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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편?…사우디, ‘중국 덤핑공습’ 비판에 “비용감소 주역” 두둔

중국이 태양광 패널, 전기자동차 등의 제품을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국으로 헐값에 수출하면서 '2차 차이나 쇼크'에 직면할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중국을 두둔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개최된 제26회 세계 에너지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을 옹호했다. 나세르 CEO는 “태양광 발전 비용감소와 관련해 중국의 큰 도움이 있었다"며 “태양광 패널과 관련해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이유는 중국이 가격을 줄이는 측면에서 많은 일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와 관련해서도 동일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며 “중국 전기차 가격은 다른 곳에 비해 33%~50%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2050년까지 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세계화와 협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중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세르 CEO의 이러한 주장은 세계 각국이 중국발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로 내수가 부진하고 재고가 폭증하자 중국은 생산된 제품을 헐값에 수출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3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도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매기겠다 예고한 상태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이달 초부터 중국 태양광 기업에 대한 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이렇듯 나세르 CEO가 중국의 저가 수출을 두둔하는 배경엔 중국이 사우디와 협력 관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방이 원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소비 감축에 노력을 이어가자 사우디는 최대 시장인 중국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FT에 따르면 아람코는 이날 중국 민영 석유화학사 헝리석화의 지분을 10%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사우디는 원유 공급처를 또 다시 확보하게 된 셈이다. 아람코는 지난해에도 36억 달러를 들여 룽성석유화학의 지분 10%를 매입했고 다른 두 기업과 합작해 정유 및 석유화학 단지를 구축했다. 아람코는 현재 원유 생산량의 40% 가량인 하루 400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을 통해 석유화학 제품으로 변환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나세르 CEO는 아울러 서방이 기후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관련해 개발도상국들의 에너지 소비 전망치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서방의 많은 정책입안자들은 에너지 전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석유와 가스의 소비는 북반구에서 40%, 남반구에서 60%씩 이뤄지고 있는데 2050년에는 남반구 비중이 80%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맥락에서 아람코는 2050년까지 배출량 순 제로(net zero)를 달성할 계획이지만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아람코는 수소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나세르 CEO는 “수소를 시장에 출시해 에너지 전환에 도울 것"이라면서도 “이를 위해선 15~20년 동안 지속되는 계약이 필요한데 우리가 제시한 수소 가격(배럴당 200~400달러)으로는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기후목표를 둘러싼 각국의 논의가 “매우 감정적이고 혼돈 그 자체"라며 “배출량을 감축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추락 멈춘 증시…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MS 등 주가↑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3.58p(0.67%) 오른 3만 8239.98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3.37p(0.87%) 오른 5010.60을, 나스닥지수는 169.30p(1.11%) 오른 1만 5451.31에 마감했다. 지난주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조정을 받은 후 이날 일부 반등하면서 3대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6거래일 간 하락세를 뒤로 하고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1%대로 반등폭을 키웠다. 매그니피센트7(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주식 중 일부가 반등하면서 나스닥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 엔비디아는 전거래일에 10% 급락한 후 이날은 4%대 반등했다. 모건스탠리가 엔비디아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반등에 힘을 실었다. 아마존닷컴과 알파벳A도 1%대 올랐다. 이달 말 실적 공개 예정인 아마존 1분기 실적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소폭 상승했다. 다만, 테슬라는 여전히 3%대 하락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세지면서 중국과 독일 모델3 차량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부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있을 매그니피센트7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3일 테슬라를 비롯해 24일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25일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A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M7 투자 비중을 섣불리 늘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UBS는 이날 배포한 투자 노트에서 7개 미국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 테슬라를 제외한 '빅6'에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반도체기업인 ARM홀딩스 주가도 장중 6%대 상승했다. 주식 투자 심리를 위협하던 중동 위험은 아직 남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직접 충돌 우려는 잠잠해졌다. 이스라엘이 라파 지역 공습에 나서면서 전선이 옮겨가는 양상이다. 호세인 아미라브돌라얀 이란 외무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란과 이스라엘 전면전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 시장은 이번주 나올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기다리고 있다. 업종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특히 금융, 기술 관련 지수가 1%대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83.0%로 봤다. 6월 25bp 인하 가능성은 16.5%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77p(9.46%) 내린 16.94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엔화 환율 급락 가능성?…“역대급 공매도로 가치 상승 취약”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락(엔화 강세)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진단했다.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이른바 엔화 숏 포지션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 엔화 반등에 취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엔화 약세에 대한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의 베팅 규모가 17만 3000계약을 웃돌았다. 이는 CFTC가 첫 집계가 시작됐던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들의 엔화 매도 포시션 또한 139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주요 9개 통화 중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엔화 가치가 급반등에 취약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코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당분간 일본과 미국 통화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어 엔화 매도 포지션이 크게 불어났다"며 “미국 경제가 약세로 돌아서거나 변동성이 뛰거나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할 경우 엔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데 이 모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4시 36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61엔을 기록하는 등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엔 154.80엔대까지 오르면서 155엔 돌파를 넘보기도 했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할 것이란 관측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탈출해도 완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한 점도 엔화 약세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엔저가 지속되자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스즈키 히로후미 최고 환율 전략가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엔화 가치 상승의 리스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포지션 변화를 목격하기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기준금리 2개월 연속 동결…5년물 LPR 3.95%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연속 동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2일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을 3.95%로, 일반 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1년물 LPR을 3.45%로 각각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인민은행은 5년물 LPR을 4.2%에서 3.95%로 0.25%포인트 인하, 1년물 LPR은 3.45%로 유지했고, 지난달에는 변동을 주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이달 역시 LPR을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5.3%로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 당국으로서는 금리 인하 같은 추가 부양책의 시급성이 감소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LPR의 선행 지표로 해석되는 정책금리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지난달 15일 2.5%로 동결되면서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안정 기조가 확인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시장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이달 5년물·1년물 LPR 동결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왕타오 UBS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예상보다 강한 1분기 성장으로 우리는 당국이 추가적인 거시 지원 정책 발표를 꺼릴 수 있다고 본다"면서 MLF의 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LPR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올해 들어 2%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는 상황과 주식시장 침체 속에 외국인 투자가 유출될 가능성 등이 중국 당국의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이렇게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가자 기회의 땅으로”...미국 진출에 시동거는 유럽 기업들

유럽 기업들이 미국 진출에 줄줄이 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삼아 사업장을 유럽에서 이전하거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눈길을 돌려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계기로 기업들의 유럽 탈출 행렬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태양광 기업 마이어버거는 지난달 중순 유럽 최대 규모인 독일 공장을 폐업했다. 이로 인해 직원 500여명은 일자리를 잃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직면한 와중에 유럽의 보조금 정책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군터 에르푸르트 마이어버거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정책 지원책이 전무하자 태양광 프로젝트를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노르웨이 배터리 회사 프레이어는 지난 2월 법인 등록지를 룩셈부르크에서 미국으로 옮겼다. 프레이어는 노르웨이에 이미 반쯤 지어진 공장 건설을 중단하고 미국 조지아주로 이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생산세액공제(PTC)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유럽 탈출 러시가 IRA를 노리는 청정에너지 기업들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석유공룡인 셸을 이끄는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장지를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NYSE로 이전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유럽 투자자들이 친환경 투자를 강조하고 있어 셸의 기업 가치가 엑손 모빌, 셰브런 등 미국 석유공룡들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돼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우리는 분명히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곳에서 위치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들과 밸류에이션 갭(격차)가 크다고 꼬집었다. 다만 사완 CEO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2025년 중순까지 비용 절감,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2025년 중순까지 다양한 시도에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같은 빅오일(거대 석유공룡)이라 하더라도 셸은 미국 석유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2018년까지만 해도 셸과 엑손모빌의 기업가치는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각각 6배, 7배로 집계됐지만 현재는 4배, 6배로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화석연료와 연관된 기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럽 최대 규모의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지난달 성명을 내고 “기후변화와 불가분하게 연관되면서 개선이 없거나 할 의향이 없는 회사는 더 이상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유럽 기업들은 상장지를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미 이전한 상태다. 독일에 설립된 글로벌 다국적 화학 기업인 린데는 지난달 상장지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장(FSE)에서 NYSE로 이전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플러터 엔터테인먼트, 퍼거슨, CRH 등도 상장지를 미국으로 옮겼다. 신규 상장 또한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이다. 실제 지난해 LSE에서 신규 상장된 횟수는 23건으로 2022년(74건)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선 IPO 횟수가 155% 급증했다. 이런 와중에 셸 마저 상장지를 미국으로 옮길 경우 그 파장이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영국 FTSE100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셸이 떠나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글렌코어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P와 글렌코어는 FTSE100 시총 각각 6위, 10위다. 한편 유럽 은행들도 미국 은행들과 경쟁력 격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시중은행으로 구성된 유럽은행연합은 이달 초 유럽중앙은행(ECB)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정이 계속 강화되면 유럽 은행들은 미국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시가총액은 각각 장부상 자산 가치의 1.9배, 1.7배 수준이다. 반면 유럽 BNP파리바와 도이체방크는 각각 0.7배, 0.5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악재 수두룩’ 테슬라, 재고 증가에 美·中서 전기차 가격 인하

글로벌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핵심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모델3와 모델Y 판매가격을 각각 기존 24만 5900위안(약 4679만원), 26만 3900위안(약 5022만원)에서 23만 1900위안(약 4413만원), 24만 9900위안(약 4755만원)으로 낮췄다. 미국에서도 모델Y의 기본 모델 가격은 4만 2900달러(약 5915만원)로 역대 최저가로 인하됐고 모델Y의 다른 두 모델도 2000달러(약 275만원)씩 할인됐다. 모델S와 모델X의 기본 트림 가격 또한 각각 7만 2990달러(약 1억 65만원)와 7만 7990달러(약 1억 755만원)로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1분기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남에 따라 테슬라가 중국과 미국에서 가격을 깎았다고 전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와중에 테슬라는 이달들어 추가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달 초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인도량(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한 38만6810대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한 수준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또 지난 14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 사업장 인력의 10% 이상을 감원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고위급 임원 2명도 포함됐다. 지난 19일에는 테슬라가 2024년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3878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리콜 대상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이달 4일 사이에 제작된 차량들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가속 페달 패드가 제자리에서 벗어나 내부 트림에 끼인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가속을 유발해 충돌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려던 일정마저 연기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에서 매우 중대한 의무가 있어 인도 방문이 연기돼야 한다"며 “올해 나중에라도 인도를 방문하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21일부터 22일까지 계획됐던 머스크의 이번 인도 방문은 테슬라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머스크 CEO는 모디 총리와 만나 거액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 테슬라의 인도 시장 진출을 선언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인도 방문 계획은 그와 모디 모두에게 시기적으로 중요했다"고 꼬집었다. 이런 와중에 테슬라 주가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19일 147.05달러에 거래를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가 150달러를 밑돌은 적은 2023년 1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주가 하락 폭은 40.81%에 달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식품 인플레, 선진국 평균 웃돌아…OECD 3위

식료품·음료 등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주요 선진국 평균 수준을 다시 웃돌았다. 주요국의 식품 물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잦아들면서 정상 궤도에 들어선 반면 우리는 여전히 과일·채소 중심으로 고물가가 계속된 탓이다.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5.32%)을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파른 모습이다. 지난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71.12%), 아이슬란드(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전 세계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밀과 천연가스의 세계 최대 수출국, 우크라이나는 세계 3∼5위권 밀 수출국이다.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 심각한 가뭄 피해도 먹거리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다. 이런 영향으로 2021년까지 5% 수준을 밑돌던 OECD 회원국의 평균 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1월 16.19%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식품 물가도 같은 기간 5∼7%를 오르내리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OECD 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9.52%) 10%를 하회한 데 이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수준인 5%대로 떨어지는 등 빠르게 정상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3.81%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5∼7%대로 올라섰고 지난 2월에는 OECD를 추월했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이 주로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사과 물가는 88.2%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문제는 식품 물가 외에도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충돌 이후 불안한 국제유가도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강달러 기조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가격을 끌어올려 최근 줄줄이 오름세인 버거·초콜릿·과자 등 가공식품 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의 하반기 물가 안정 전망에 회의론이 커지는 이유다. 커지는 불확실성에도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2.6%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안 요인이 많이 있고 여러 상황은 더 봐야 하겠지만 근원 물가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는 하향 안정화가 할 것"이라며 기 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의 고유가·강달러 현상은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라며 “국제유가 불안,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2022년에 이은 2차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반감기에도 힘 못쓰는 비트코인…“시세 상승 어렵다” 지적도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완료됐지만 시세 변동은 아직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 10분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됐다며 가격은 반간기 직후에도 6만 4000달러안팎에서 움직였다고 보도했다. 반감기는 새로운 비트코인의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비트코인은 채굴자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데, 반감기 이후 그 보상이 기존의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왔다. 실제 2012년과 2016년, 2020년 앞선 3차례의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은 이후 수개월에 걸쳐 상승해 왔다. 비트코인의 전체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이미 약 1950만개가 채굴됐고 약 150만개가 남아 있다. 이번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됐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시세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20일 오후 3시 3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53% 오른 6만4170달러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감기는 이전과 달리 시세 상승에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등은 반감기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용 디지털자산 거래소 아시아넥스트의 콕키 총 최고경영자는 “예상대로 반감기는 이미 반영돼왔기에 시세 움직임은 제한적이었다"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 앞으로 몇 주 안에 상승랠리가 펼쳐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반감기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함께 특히, 중동의 긴장 고조에 크게 출렁였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6만7000달러대에서 6만달러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회복하는 듯했던 비트코인은 지난 17일에는 불안한 중동 정세에 금리 인하 지연 전망까지 이어지며 약 50일 만에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 파라탁시스 캐피털의 에드워드 친 공동 창립자는 “거시경제적 환경이 명확해질때까지 다음 분기에 걸쳐 시세가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간엔 상장지수펀드(ETF) 유입이 가격 향방을 주도할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주가 폭락 일파만파…S&P지수 5000선 붕괴·나스닥 2%↓

인공지능(AI) 붐을 주도해온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10% 급락했다. 그 영향으로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5000선을 내주고 나스닥 지수가 2% 넘게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88% 내린 4967.2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가 5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21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05% 하락한 1만5282.01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6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6% 오른 3만7986.40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다우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인 데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6.23%) 등 일부 구성 종목이 호실적으로 선방하면서 지수 하락을 막았다. 지난해부터 뉴욕증시 강세를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 7'(M7·애플, 아마존닷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 테슬라, 엔비디아) 종목이 약세를 보인 게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AI 칩 분야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이날 10.0%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 새 2150억 달러 감소했다. AMD(-5.44%), 브로드컴(-4.31%), 마이크론(-4.61%) 등 다른 반도체 종목도 낙폭이 컸다. 넷플릭스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유료 구독자 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폭풍으로 9.1%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7월 20일(8.4%)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다. 전날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들어 25% 상승한 상태였다. 월가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AI 칩 관련 주식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6일 연설에서 견조한 미국의 성장세와 물가 둔화세 정체를 이유로 금리 인하 시기의 지연을 시사하면서 미 채권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즈호 증권의 조던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 전반에서 (주가의)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주 이번부터 이런 상황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면전 ‘급한 불’은 꺼졌지만…중동발 유가불안에 세계 경제 ‘시계제로’

이스라엘이 엿새 만에 이란에 맞보복 공습을 단행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됐던 '중동 전면전' 측면에선 급한 불이 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나라의 갈등이 중동 전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원유시장은 안도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언제든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재확인됐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앙은행들의 긴축 완화를 바라던 세계 경제 전망이 또다시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이스파한주에 보복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은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핵시설 등 주요 지점은 완전히 안전하다"며 대규모 타격이나 폭발이 없었다고 보도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의 핵 시설에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사건이 외국의 소행이라는 점은 확인되지 않았고 배후도 불분명하다"며 즉각적인 보복 계획이 없다고 일축하는 등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령관을 지낸 미 예비역 해군 제독 제임스 스타브리디스는 “이스라엘 공격은 매우 신중했다"며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이번 사태를 축소해 갈등을 낮추는 분위기"라고 CNBC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이날 장중 4% 넘게 폭등했던 국제유가는 상승폭이 크게 제한됐다. 5월물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50% 상승한 배럴당 83.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단숨에 90달러선을 돌파했던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0.21% 상승한 배럴당 87.29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양국이 본토 공격을 주고 받은 상태인 만큼 지정학적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유가 흐름과 관련해 “원유시장은 단기적 공급차질에 낙관적으로 변했지만 이러한 관측은 시시각각 뒤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유가 급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로,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억제에 실패하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뒤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웰스파고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 투자 전략 총괄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는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으로 국제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전망이 안갯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늦어지면 각국 중앙은행들도 섣불리 금리를 내릴 수 없는데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침체 우려로 6월 금리인하가 유력한 유럽중앙은행(ECB)마저도 신중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연준의 금리차 장기화는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물론 우리는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지만 그 영향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의 금리차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수입비용이 증가해 물가가 오르는 가능성이 ECB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는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만약 중동에서 갈등 확산이 일어난다면 그 영향은 전 세계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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