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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정책 흔들리나…국제유가 한 달째 82달러 횡보

최근 이란 대통령의 사망과 가자 전쟁의 격화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달 초부터 배럴당 82달러선 위아래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합뉴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원유의 40%를 생산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 세력은 유가를 높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하지만, 상황은 기대와 다르다고 보도했다. 오를 수 있는 요인에도 유가가 높은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 중 일부는 회원국들이 생산량 목표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지난 3월 OPEC 주요국과 러시아는 감산을 연장하면서 오는 6월 말까지 하루 220만 배럴, 즉 전 세계 공급량의 2%를 줄이기로 약속했다. 이는 이전에 합의된 올해 하루 370만 배럴의 감축에 추가된 내용이다. 그러나 회원국들은 올해 들어 과잉 생산에 나서면서 올해 일일 생산량이 지난해 마지막 분기와 거의 변화가 없고, 세계 석유 재고량은 기대와 달리 계속 증가해 왔다. 물론 유가가 예상외로 낮은 데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냉각되면서 지난달 가격 급등을 초래했던 위험 프리미엄은 감소했다. 또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느리게 하락하고 있다. 이밖에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성장이 여전히 미온적이고, 미국 등 비(非) OPEC 국가들이 시장에 공급을 늘리고 있다. 현재 OPEC과 그 동맹 세력은 두 가지 유형으로 감산하고 있다. 하나는 할당량을 통해 모든 회원국에 적용되는 강제 감축이고, 다른 하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일부 주요 산유국이 발표한 자발적 감축이다. 그러나 개별 생산국들이 수입 증대를 위해 할당량을 초과해 판매하면서 감산 목표량을 준수하는 다른 생산국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고 있다. 정보분석 업체 리스태드 에너지의 이코노미스트 호르헤 레온에 따르면 자발적 감산국들은 지난 달 공동의 목표보다 하루 80만6000배럴을 더 생산했다. 이라크와 카자흐스탄은 지속해 약속을 무시해 왔고, 러시아는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발표와 달리 판매량 축소를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OPEC의 지도국인 사우디마저 약간의 과잉 생산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 탓에 다음 달 2일 OPEC 각료회의에서는 회원국 간에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며, 모두를 만족시킬 타협 가능성이 작고 회원국 사이에 잘못된 행동을 하려는 유혹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JP모건은 올봄 유지보수를 한 정제공장들이 재가동에 나서고 휴가철이 오면서 다음 분기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유가를 10달러 올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캐나다를 비롯한 비OPEC 국가들의 추가 공급이 예상돼 OPEC의 전략은 훨씬 더 큰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인공지능(AI)도 전기는 쓰겠지”…美 관련주 주가↑

미 증시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이와 연관된 전통산업 승자 종목이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구성 종목 중 유틸리티 업종에 주목한 보도를 내놨다. WSJ은 지난 24일 기준 이들 종목 3개월 수익률이 15%로, 다른 업종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이 기간 S&P 500 지수 수익률은 4.2% 수준이었다. 전력업체 등이 포함된 유틸리티 업종은 일반적으로 기술주와는 거리가 먼 전통산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인공지능 확산으로 전력 소비량이 큰 데이터센터 건립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가 유틸리티 종목 주가를 밀어 올렸다. 이는 19세기 골드러시 시절 금을 찾던 이들이 아니라 '곡괭이와 삽'(Picks and Shovels)을 팔던 이들이 가장 많이 돈을 벌었다는 점에 착안한 투자전략이다. 씨티은행 분석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은 현 미국 내 전력 수요 4.5% 수준을 차지한다. 그러나 2030년에는 그 비중이 10.9%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센터나 발전소의 확장 및 추가 건립 기대는 S&P 500 지수 구성종목 중 에너지(6.4%)나 소재(5.1%) 업종 강세로도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이 인공지능 관련 고성능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술기업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과 연관된 전통산업 업종들도 인공지능 붐 수혜를 받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실적발표에서 기업들과 국가들이 기존 데이터센터를 '인공지능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산업 혁명이 시작됐다"고까지 강조했다. 뉴욕라이프투자의 로렌 굿윈 최고시장전략가는 “데이터센터 건설업자와 운영업자, 발전소 등이 현재 투자기회가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UBS의 나디아 노벨 수석 미국주식전략가는 “인공지능 관련주가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가 기본이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25년전 ‘다우 4만 돌파’ 예측한 투자자…다음 목표는?

25년 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의 4만선 돌파를 예고했다가 조롱감이 됐던 월가의 한 투자자가 마침내 웃을 수 있게 됐다. 2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주에 사는 데이비드 엘리아스는 1999년 당시 자신의 저서 '다우 40,000 : 역사상 최대 강세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을 통해 다우지수가 2016년까지 4만선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우 지수는 그가 제시한 시점보다 8년이 지나서야 4만선을 돌파했지만 엘리아스는 “예측이 없는 것보다 늦은 것이 낫다"고 WSJ에 말했다. 다우 지수는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4만선을 넘어섰고 다음날인 17일엔 40,003.59에 거래를 마감했다. 결과론적으로 엘리아스의 예측이 현실화됐지만 과거엔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었다. 저서가 출판된 다음해에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다우지수가 2000년 1월부터 2001년 9월 사이에 8235.81로 30% 급락했다. 2009년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6547.05까지 내려앉았다. 아마존사이트에선 2009년 3월 7일 당시 “이 책은 쓸모가 많다"며 “바퀴벌레 잡을 때, 벽난로에 불을 피울 때 쓸 수 있다"는 후기가 달리기도 했다. 당시 낙관론자는 엘리아스 혼자만은 아니었다. 1999년에 제임스 글래스맨과 케빈 하셋은 '다우 36,000 : 향후 상승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전략'이란 책을 출간했고 이 예측은 2021년에 실현됐다. 엘리아스의 저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다우지수에 편입돼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내용도 포함됐었는데 두 종목은 1999년에 모두 편입됐다. 저서는 또 미국 주식 수익률이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역시 맞는 걸로 나타났다. 1998년 말부터 지금까지 다우지수는 325% 이상 올랐는데 같은 기간 닛케이 225 지수는 180%, Stoxx 유럽 600은 85%, 항셍지수는 90%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남미가 향후 20년 동안 급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은 빗나갔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은 경기 침체 등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엘리아스는 향후 10년 이내 다우 지수가 67,0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00% 확신한다"며 “인공지능(AI)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WSJ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6월 ‘바이오 USA’에 中 불참…K-바이오 ‘절호 기회’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4)'이 오는 6월 3~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다. 올해 바이오 USA에는 역대 가장 많은 우리 기업이 참가할 뿐 아니라 미-중 갈등으로 중국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불참해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바이오협회(BIO)가 주관하는 올해 바이오 USA에 1500여개 기업과 2만여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바이오 USA에 12년 연속 단독 부스로 참가, 메인 전시장에 139㎡(약 42평)의 부스를 마련하고 대형 LED 패널을 활용한 '콘텐츠 월'을 설치해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준공되는 인천 송도 제5공장 등 2032년까지 조성될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를 강조하고 세계 최대인 총 132만4000ℓ의 생산능력, 고객맞춤형 위탁개발 플랫폼 서비스,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능력 등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3년 연속 단독 부스로 참가한다. 지난 3월 인천 송도 바이오플랜트 제1공장을 착공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CDMO 능력과 송도 바이오플랜트 조성계획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차바이오그룹의 미국 현지 계열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2022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현지에 세포유전자 CDMO 시설을 구축한 강점을 내세워 수주에 나설 예정이고,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완제 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핵산 치료제 CDMO 사업을 소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5일 미국 연방하원 상임위원회는 자국민의 유전자정보 해외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특정 바이오기업의 미국내 사업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연방 상·하원 통과 및 대통령 서명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반발해 이 법안의 직접 규제 당사자인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중국 유전체분석 서비스기업 우시앱텍은 올해 바이오 USA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에 일본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와 AGC바이오로직스 등은 이 법안을 기회로 여기고 미국 내 사업 확대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의 미국 퇴출이 우리 CDMO 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새로운 경쟁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법안의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0여개 중국 바이오기업도 예년과 같이 올해 바이오 USA에 참가한다. 이밖에 GC녹십자그룹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계열사 지씨셀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바이오 USA에서 '전문 파트너링 부스'를 운영, 일반 전시 부스가 아닌 독립된 부스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을 논의할 계획이고,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홍보할 방침이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바이오 USA 한국관에는 지난해 19개사보다 많은 41개의 바이오벤처가 참가해 단독부스를 운영하는 대기업과 별개로 투자상담 등 파트너십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는 미국 샌디에이고가 보스턴,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만큼, 역대 가장 많은 우리 기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가 미국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사우디, 아람코 주식 매각 추진…100억달러 추가 조달할 듯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을 이르면 6월에 추가로 매각해 최대 100억달러(약 13조6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사우디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르면 6월에 매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은 완전 공개 매각으로 이루어지며, 이에 따라 매각된 주식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사우디 리야드 증시에 상장될 전망이다. 한 소식통은 이번 매각으로 약 1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매각 계획은 아직 준비 중이며, 변경될 수 있다. 매각이 이루어지면 중동지역 역대급 주식거래가 된다. 아람코는 이와 관련 “주식 매각에 대한 결정은 주주들의 문제이며 우리가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람코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사우디 정부가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정부가 90% 이상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앞서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HSBC 등 대형 은행들이 이번 추가상장을 주관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아람코는 유가 하락과 판매량 감소로 1분기 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310억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이달 초에 밝혔다. 아람코는 지난 2019년 12월 일부 기업공개를 통해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하는 주식을 공모, 총 294억달러(약 39조원)를 조달한 바 있다. 이후 아람코 주가는 32리얄에서 1년 전 최고치인 38.64리얄까지 올랐다가 지난주 23일 29.95리얄로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채권왕’ 빌 그로스 “트럼프 당선, 채권시장에 악재…더 파괴적”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채권운용사 핌코의 공동창업자인 그로스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시장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이런 뜻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그로스는 FT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수 조 달러의 적자 지출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트럼프의 프로그램들은 지속적인 감세와 더 지출이 많은 것들을 옹호하기 때문에 더 비관적(bearish)"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당선은 더욱 파괴적(disruptive)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급증하면서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채권 전략을 그만두게 됐다며 연간 2조 달러(2700조원)의 공급 증가는 시장에 어느 정도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8.8%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4.1%의 배 이상이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전국 여론조사는 물론 선거의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주요 경합주 대상의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을 앞서고 있다. 최근에는 공화당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하다 지난 3월 초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또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창업자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도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트럼프의 선거운동을 위한 기금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공화당의 주요 자금줄인 슈워츠먼 회장은 “대부분의 미국인처럼 우리 경제와 이민, 외교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슈워츠먼은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를 요구하면서 공화당 경선 중에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측에 기부하면서 지지 뜻을 밝혔다. 그러나 크리스티의 하차 뒤 최근 수개월간 트럼프 지지 여부에 대해 입을 다물어왔다. 그로스의 이번 발언은 바이든보다 경제와 금융 시장을 더 잘 관리할 것이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훼손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의 주요 경제 공약 중 하나는 2017년의 세금 감면을 영구적으로 하겠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초당파 비영리 기구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향후 10년 동안 4조 달러(5400조 원)의 세수가 줄 것으로 추정한다. 이밖에 그로스는 이번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S&P 500 지수의 지난해 24%의 수익률이 무한정 반복하기를 희망하기보다는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며 미국 증시에 대해 상대적으로 비관적으로 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년 전 시진핑의 한 마디에…“중국 ‘전기차 굴기’ 꿈 실현됐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崛起)'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꿈이 10년 만에 실현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7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10년 전인 2014년 당시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상하이자동차(上汽·SAIC)를 방문해 전기차 산업과 관련해 중요한 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자동차 강국이 되는 길은 신에너지 차(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개발에 있다"며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출발을 하거나 우위를 점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경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전기차 산업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중심축이 되는 연설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년에 중국은 약 7만5000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판매했으며, 약 53만3000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당시 중국 시장은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중국 현지 업체들과 합작 형식으로 진출이 허용됐고, 이는 중국의 자동차 국가로의 변신에 도움이 됐다. 또 중국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대체 에너지 차량에 대거 투자했다. 이후 시 주석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기존의 서방 업체는 물론 아시아 자동차 강국인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다. 2024년 오늘날,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으며 지난해에 950만 대가 인도되는 등 다른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또한 배터리 공급망의 대부분을 통제한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가 됐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중국은 또한 414만 대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이들 중 155만 대가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그러나 이처럼 두드러진 성과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불편하게 하면서 서방과의 긴장을 가중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업체들은 치열한 자국 내 가격 전쟁과 성장 둔화로 인해 외국 수요처를 찾아 나섰고, 특히 EU와 미국으로부터 과잉 생산 능력을 수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며 엄청난 관세 등 무역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브라질은 최근 수입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을 철회했으며, 심지어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현재 최대 수요처인 러시아도 자국 내 생산을 중국 업체들에 요청했다. 사방에서 계속되는 압박에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가 최근 대형 엔진 장착 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도 대응을 경고했다. EU는 다음 달 5일까지 중국 전기차 수출업체에 보조금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와 관세 부과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지난 24일 시 주석 방문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상하이자동차 관계자들은 시 주석의 지시를 잘 기억하고 있으며 스마트 운전과 커넥티드 카와 같은 기술에 대해 꾸준히 혁신해 왔다고 말했다. 상하이자동차가 투자한 배터리 스타트업 SAIC 칭타오 뉴 에너지 테크놀로지의 경영진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블룸버그는 향후 10년 안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상하이자동차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에 약 1500억 위안(28조2000억원)을 투자한 만큼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2034년 전망은 밝아 보인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태양광·전기차 장악한 중국...‘청정수소 세계 1위’도 차지할까

글로벌 태양광, 전기차 등의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청정수소 분야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청정수소만큼은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 등이 중국을 제치고 시장 강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가 발표한 '2024 수소 공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청정수소 공급이 올해 50만톤에서 2030년까지 30배 가량 증가한 164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1640만톤 중 960만톤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된 '그린수소'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나머지 680만톤의 경우 '그레이수소'지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한 '블루수소'가 차지할 것으로 BNEF는 예상했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를 화학적 방법으로 변형해 생산된다.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시대적 대세 속에서 일반적으로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이 청정수소의 범주로 인정받는다. 이런 가운데 2030년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에서 미국이 37%의 생산 비중을 차지해 세계 최대 청정수소 생산국으로 거듭날 것으로 BNEF는 전망했다. 세액공제, 보조금 등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가장 큰 규모의 블루수소 프로젝트를 보유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다음으로 유럽과 중국이 글로벌 청정수소 생산의 각각 24%, 19%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유럽, 중국이 세계 청정수소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것이란 셈이다. 유럽에선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이 핵심 생산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전망에 힘입어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장비인 전해조(전기를 활용해 물에서 수소와 산소를 분해하는 장비)의 글로벌 규모가 2030년말까지 95기가와트(GW)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BNEF는 내다봤다. 이는 지금까지 최종투자결정(FID)을 받은 규모의 약 10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중 약 58GW 규모의 전해조는 정책주도로 성장될 것으로 예측돼 불확실성이 따를 수 있다고 BNEF는 짚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영향을 받으면 전해조 육성 정책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BNEF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韓·英 등은 금리인하 신중…ECB만 피벗 눈앞

세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물가 안정을 확신하지 못한 미국, 한국, 영국 등의 중앙은행들은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내달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비오 파네타 ECB 통화정책 위원 겸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달 금리인하에 대한 시기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 전환을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고 본다"며 “(금리인하) 컨센서스가 내부에서 퍼지고 있고 많은 의구심을 가진 위원들도 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 주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루이스 데긴도스 ECB 부총재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동성은 예상된다면서도 6월 25bp 금리인하가 타당하다고 최근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로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반등하더라도 ECB의 6월 금리인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5월 유로존 CPI는 전년 동기대비 2.5%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4월(2.4%)보다 반등한 수치다. ECB가 6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미국보다 먼저 약 2년 만에 금리를 내리게 된다. 시장에서는 ECB가 지난해 가을 이후 사상 최대인 4%를 유지해온 수신금리를 다음 달 0.25%포인트 인하하고 이어 9월과 12월에도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매파적 태도가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의사록은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며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데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다양한(Various) 참석 위원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 긴축을 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한 차례만 단행할 가능성과 여름에는 인하 없이 11월에야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오는 31일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로 알려진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2.8% 올라 전월치와 같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주요 이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올랐으니 당연히 물가 상승 압력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목표(2.0%) 수준에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지만 하반기는 0.1%포인트 높였다. JP모건은 한은이 성장률을 올리며 물가 위험을 언급한 것을 두고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 시기를 4분기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한은은 연준보다 먼저 움직였다가 원화 약세를 추가로 촉발할 수 있는 위험은 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8월이면 물가가 충분히 안정되고 한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반등하자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시기를 6월에서 8월로 바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22일 발표된 영국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전월의 3.2%보다 크게 낮았지만 전망치(2.1%)를 웃돌았다. 금융시장에선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0%)에 다가선 것보다 근원 물가(3.9%)와 소비자물가 중 서비스 물가(5.9%) 둔화 속도가 느린 데 주목했다. 한편, 일본에선 금리 인상이 과제다. 로이터통신은 소비가 아직 약한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조심스러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의 4월 소비자 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예상대로 작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아지면서 2개월 연속 둔화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코아값 급등하더니 결국…빼빼로 등 초콜릿 제품 가격 오른다

초콜릿 주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올들어 고공행진하자 초콜릿 제품들이 다음달부터 본격 인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1위 초콜릿 업체 롯데웰푸드가 다음 달 1일 가나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계획대로 전 유통 채널에서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면서 “코코아 시세가 3배 이상 올라 워낙 원가 압박이 심해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비스킷이나 다른 제품은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초콜릿 권장소비자가는 1400원으로 200원 오르고 빼빼로는 18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초콜릿이 들어간 제품에서 심한 원가 압박을 받아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당초 이달 1일부터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인상 시기를 한 달 늦췄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 10년 넘게 t(톤)당 2000∼3000달러의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러나 주산지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때문에 지난해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부터 롤러코스터를 탄 듯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는 뉴욕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이 t당 1만2000달러에 육박했다가 최근 다소 내려가 지난 23일 현재 8109달러를 보였다. 그럼에도 올해 연초와 비교하면 두배 수준이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만성적인 투자 부족에 기후변화, 나무 노령화로 작황이 부진했는데 엘니뇨 등 기상 이변과 카카오 병해로 지난해부터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024 시즌 코코아 생산이 전년보다 11% 감소해 공급이 37만4000t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2∼2023 시즌 공급 부족량은 7만4000t이었다. 병해에 걸린 코코아나무를 베어내고 다시 새 나무를 심어 수확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기 때문에 수급 불안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초콜릿 업체들은 초콜릿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코코아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몬델레즈는 올해 1분기 제품 가격을 약 6% 올렸고 허쉬는 5%가량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들 업체는 코코아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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