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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 원자재 시장 초비상…美 연준 금리인하 적신호?

올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고되자 에너지와 식료품 원자재들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냉방 수요 급증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고 폭염과 가뭄의 여파로 밀, 대두 등의 공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원자재값 상승은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새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올해 첫 4개월은 175년 만에 가장 더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올해는 역사상 상위 5위 이내의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 확실해졌고 지난해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은 61%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오는 8월에 라니냐(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상태)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자 대서양 지역에서는 폭발적인 허리케인들을, 미국 서부와 남부에서는 건조한 기후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드웰 기후리서치 센터의 제니퍼 프란시스 선임 과학자는 “올 여름엔 특히 미국 중부와 유럽에 폭염이 올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자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50% 이상 급등하고 밀, 커피 등의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트레디션 에너지의 개리 커닝험 시장 리처시 책임은 “냉방수요 급증으로 현재 풍부한 재고가 소진되면 미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당 4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0일(현지시간) 미 천연가스 7월 선물 가격은 MMBtu당 2.5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하지 않는 유럽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강세 베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극심한 더위와 허리케인으로 미국에서 수출 차질이 발생하고 남미에서 수력발전이 타격을 입어 퍼펙트 스톰이 일어나면 유럽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이 50~60% 급등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폭염은 또 생산에서 운송 및 정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원유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업 분야의 경우 폭염에 따른 공급 충격이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생산지에선 밀 수확량 추정치가 축소되자 밀 선물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펀드들도 지난 2년 동안 유지해온 약세 베팅을 줄이고 있다. 이상기후로 초콜릿 주 원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 가격이 연초대비 두 배 넘게 뛰었는데 커피 시장도 이와 비슷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달초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상기후로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스타벅스 등이 선호하는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이 수개둴 동안 30% 가량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이상기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원자재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스톤엑스 그룹의 칼 니일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이 따르면 변동성이 커진다"며 시장은 폭염에 따른 곡물 수확량, 천연가스 수요공급 변화 등의 불확실성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폭염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이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타격을 일으킬 수 있다. 전력시장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면 전기 공급이 중단될 수 있어 요금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8월엔 무더위로 미국 텍사스주에서 전기요금이 800% 넘게 폭등한 바 있다. 또 가뭄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와 같은 주요 수로에서 운송 문제가 발생하면 물류비 등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듯 폭염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돼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씨티그룹의 원자재 리서치 총괄로 지냈던 에드워드 모스는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이스라엘-하마스가 아니다"며 “전 세계적으로 올 여름 가장 큰 리스크는 허리케인 시즌"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발목 잡힌 증시, 엔비디아·MS·알파벳·아마존·메타 등 주가↓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0.06p(0.86%) 하락한 3만 8111.48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47p(0.60%) 밀린 5235.48을, 나스닥지수는 183.50p(1.08%) 내린 1만 6737.08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S&P500과 나스닥지수는 2거래일째 하락했다. 이날 시장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용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에 주목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전일 예상치를 밑돈 1분기 경영실적 발표에 19% 이상 급락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폭 하락으로, 다우지수 악화를 견인했다. 미 전역에서 117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백화점 체인 콜스도 예상 밖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22%대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1%대로 낙폭을 키웠다. 지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3%대 하락했다. 다만 AMD 주가는 0.9% 상승했다. 이날 장 후반에는 정부발 악재도 나왔다. 미 당국은 엔비디아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 같은 칩 제조업체가 대규모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중동에 배송하기 위한 라이선스 발급을 국익을 위해 늦추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아마존닷컴과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가 1%대, 알파벳A는 2%대, 마이크로소프트(MS)가 3%대 하락했다. 다만 소형주 중심 러셀2000은 1%대 상승했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1.3%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됐던 속보치 1.6% 성장과 비교해 둔화한 수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2% 성장보다는 높았다. 1분기 성장률은 작년 4분기 성장률 확정치 3.4%와 비교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21만 9000명으로 직전주보다 3000명 증가했다. 직전주 수치는 21만 5000명에서 21만 6000명으로 1000명 상향 조정됐다. 시장은 오는 31일에 발표될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존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 경제가 더 나은 균형점으로 가고 있고 다른 나라 경제에서도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 완화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 봤다.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간 높였으나 여전히 동결과 금리인상 확률이 남아있는 상태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9월 미 연준 25bp 인하 확률은 45.1%, 금리 동결 확률은 49.0%를 나타냈다. 25bp 금리인상 확률도 0.5% 정도로 반영됐다. 업종 지수를 보면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가 하락했다. 하지만 에너지, 금융, 헬스, 산업, 소재,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9p(1.35%) 오른 14.47을 나타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日 정년퇴직자 다시 일한다…인구감소·일손 부족탓

일본에서 인구 감소와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이 지난 직원을 70세까지 재고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요미우리신문은 도요타자동차, 니토리홀딩스, 아사히맥주,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도호쿠전력 등이 직원을 70세까지 고용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8월부터 전문지식이 풍부하고 업무 능력을 갖춘 65세 이상 시니어 사원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재고용 제도를 개편한다. 인테리어·가구 기업 니토리도 7월부터 직원이 60세 정년 이후 재고용 형태로 일할 수 있는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기로 했다. 니토리는 시니어 사원이 받는 급여 수준도 올려 일부 직원에게는 정년 퇴임 이전의 90%에 해당하는 보수를 지급할 방침이다. 고용 상한 연령을 70세로 높인 아사히맥주는 58세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그룹 내외 구인 정보를 제공하고,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도 촉탁 재고용 상한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변경했다. 도호쿠전력은 내년도부터 재고용 연령을 70세까지로 단계적으로 높인다. 시니어 사원 대상 처우 개선을 모색하는 기업도 있다. 스즈키는 재고용한 60세 이상 사원 급여를 정년 이전의 일반 사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는 제도를 지난 4월 시작했다. 요미우리는 “지금까지도 60세 이상 재고용 제도는 있었지만, 급여가 크게 떨어지는 형태였다"며 “(시니어 사원) 제도 개편에 맞춰 젊은 층으로부터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기업이) 초봉을 대폭 올리고 육아 지원 제도를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5∼69세 취업률은 52.0%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일본은 기업이 직원에게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보장하도록 강하게 권장하는 법을 202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도이체방크 “트럼프 재선시 금리인하 어려워…관세 공약에 물가 반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던 새 무역 제재를 시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들은 29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그(새로운 제재)와 같은 변화는 현재 강력한 성장과 디스인플레이션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공급 측면의 매우 긍정적인 효과 일부를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이미 연준의 목표를 훨씬 웃돌고 있는 데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최우선 순위로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무역 정책이 내년까지 금리가 동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가 인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은 모든 수입품과 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기본 관세 10% 부과, 중국 최혜국 지위 박탈 및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미국 수출품 관세율에 상응하는 상호관세 부과 등이다. 도이체방크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놓은 '10% 보편 관세'가 현재 그보다 낮은 수입품 관세도 인상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120bp(1bp=0.01%포인트), 근원 PCE 가격지수는 140bp 각각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을 12%에서 50%로 인상하면 PCE와 근원 PCE 가격지수도 20∼30bp 상승할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들은 “보편 관세가 세수를 늘리겠지만 동시에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관세정책은 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대선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으며 오는 12월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기본 시나리오도 올해 한차례, 25bp 인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BHP, 앵글로아메리칸 인수 포기…세계 1위 구리업체 탄생 결국 무산

세계 최대 호주 광산기업인 BHP그룹이 영국계 경쟁사 앵글로아메리칸을 인수하기 위해 3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이로써 기대를 모았던 세계 최대 구리생산업체의 탄생 역시 불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BHP 그룹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증시 상장사인 약 500달러 규모(약 69조원) 앵글로 아메리칸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BHP는 이번 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규제 위험 및 비용을 처리하는 방법을 놓고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추가 제안을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BHP의 발표는 협상 마감 시한을 채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고, 이에 앞서 앵글로 아메리칸 측도 협상 시한을 추가로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 측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자사의 가치가 과소평가 되면서 주주 이익이 침해되고 있다며 BHP의 첫 인수 제안은 물론 수정안에 대해서도 거부해 왔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하순 BHP의 인수 제안이 알려지고 이후 두 업체 간 공개적인 신경전 속에 펼쳐져 업계의 관심을 끌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BHP가 이번 인수에 나선 데는 구리 자원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되면서 글로벌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차원에서 비롯됐다. 구리는 세계의 탈탄소화 추세 속에 전기차, 전력망, 풍력 터빈 등의 산업에 두루 쓰이는 데다 인공지능(AI)의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 BHP로서는 현재 약 120만t의 구리를 생산하는데 앵글로 아메리칸의 약 83만t을 더하면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세계 최대 구리 공급업체가 될 수 있었다. 107년 역사의 앵글로 아메리칸은 칠레와 페루에 대규모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약 30%를 구리가 차지하고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수익성 좋은 구리 광산 때문에 오랫동안 주요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복잡한 구조와 틈새 상품의 특이한 혼합으로 인해 실제 인수합병 거래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날 앵글로 아메리칸 주가는 3.1% 하락했지만 지난달 하순 인수 협상 소식이 알려지기 전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같은 기간 구리와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다. BHP 그룹 주가도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약보합세를 보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CB, 기후위기 ‘미온적 대처’ 은행에 초유의 벌금부과...하루 최대 20억

유럽중앙은행(ECB)이 기후위기 대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유럽계 은행들을 대상으로 벌금을 부과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은행 4곳이 벌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차원으로 ECB가 제시한 요구사항을 시한 내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벌금은 하루 매출의 최대 5%씩 매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해졌다. 연매출이 100억유로(약 14조원)일 경우 매일 최대 140만유로(약 20억원)가 벌금으로 지불되는 셈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은 또 벌금 대상인 은행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지속되는 한 매일 부과된다고 밝혔다. 다만 벌금액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ECB가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려는 본보기 성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 은행들이 실제 납부하게 될 벌금은 더 작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조치는 은행들이 기후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ECB의 견해를 따르도록 강제하는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CB는 은행들이 기후위기로 인해 노출된 자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탄소발자국이 큰 고객사들이 파산하는 경우에 대비하려면 해당 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기후·환경과 연관된 리스크를 주도하는 요인들이 은행들의 익스포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재무적 요소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ECB는 또 은행들이 요구사항을 따르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거론해왔다. 지난해 9월 당시 ECB 은행감독위원회 의장이었던 안드레아 엔리아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벌금을 부과하는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CB는 또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속도도 조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CB 집행이사회 일원인 프랭크 엘더슨은 이달 초 블로그를 통해 기후관련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엘더슨은 또 일부 은행들은 기후와 연관된 리스크를 커버하기 위한 충당금을 마련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개선했지만 미흡한 점이 여전히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ECB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연준은 기후와 관련된 금융 리스크에 대해 중요하지만 제한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며 “연준은 기후위기 정책 입안자가 아니고 앞으로도 안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국채에 놀란 증시…MS·애플·아마존·알파벳·엔비디아·테슬라 등 보합, 메타는 주가↓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39.09p(0.74%) 내린 5266.95에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11.32p(1.06%) 떨어진 3만 8441.54, 나스닥종합지수는 99.30p(0.58%) 밀린 1만 6920.58에 끝냈다. 이날 하락세는 우량주 중심 다우지수 종목 30개 중 27개가 내려 주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아마존 등 대형 우량주는 대체로 보합권에서 머문 가운데 메타플랫폼스는 1%이상 하락했다. 이밖에 소비재와 금융, 의료, 산업 등 대부분 업종에서 골고루 하락세가 나타났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핫한' 엔비디아는 이날도 0.8% 상승해 시가총액 2위 애플과의 시총 격차를 좁혔다. 그러나 시장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주가 하락은 미국 중장기물 국채금리가 이틀째 급등한 여파로 해석된다. 미국 재무부가 440억달러 규모로 진행한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7년물 금리는 4.650%로 결정됐다. 응찰률은 2.43배로 앞선 6번 입찰 평균치 2.53배를 하회했다. 직접 낙찰률은 16.1%로 앞선 6회 입찰 평균 17.6%를 밑돌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6.9%로 앞선 평균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이 평균 15.6%에서 17.0%까지 늘어났다. 전날 2년물과 5년물 1390억달러 규모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가 악화했는데 이날 7년물 입찰마저 시장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그간 미국 국채 물량을 시장이 소화해왔으나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통상 기술주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성장주인 기술주는 고금리 환경에서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주식이 기술주라는 점에서 국채금리 상승은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LPL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수석 기술적 전략가는 “오늘은 모든 것이 말 그대로 금리에 관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물과 2년물 금리는 불편한 수준에 도달했고 일부 투자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압박했다. 연준은 5월 베이지북에서 비관적 경기 전망도 다소 늘었지만 “미국 경제는 대부분 지역에서 '살짝 혹은 완만하게(slight or modest)' 확장했다"고 평했다. 세일즈포스는 1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7% 넘게 급락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매출 가이던스도 시장 예상치에 소폭 못 미쳤다. 아메리칸에어라인스그룹은 2분기 수익 전망을 낮춘 여파로 주가가 13% 급락했다. 가용 좌석 마일당 총 매출(TRASM)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6%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 예상치는 1~3% 감소 수준이었다. S&P500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1.76%)와 산업(-1.42%), 재료(-1.42%), 유틸리티(-1.32%) 등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연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전날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마감 무렵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45.8%로 반영했다. 전날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6p 오른 14.28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장단기 금리역전하면 침체 온다는데…美 경기성장 지속되는 이유는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침체가 온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단기 채권 금리가 장기 채권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약 2년간 이어지고 있지만 침체는커녕 일자리가 늘고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미 뉴욕 증시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54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85%였다. 10년물과 2년물 간의 금리 역전 폭은 0.44%포인트였다. 이렇게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높은 현상은 2022년 7월 초 이후 약 23개월간 계속되고 있다. 이는 1978년 기록한 624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통상 만기가 긴 채권은 시간이 긴 만큼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만기가 곧 돌아오는 단기 채권의 금리가 이례적으로 더 높을 때가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금리인하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금리인하는 경기가 어려울 때 부양을 목적으로 이뤄지곤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8차례 금리 역전 상황에서 모두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1968년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은 상태가 최소 1개월 지속된 후 경기가 침체하기까지 9∼24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아직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고 지난달 일자리가 17만5000개가 추가됐다. S&P 500지수가 지난해 24%, 올해 11% 상승했다. 코로나19 때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들이 저축을 많이 해둔 것이 변화의 한 요인으로 풀이됐다. WSJ은 1986년 이 공식을 처음 발표한 미 듀크대 캠벨 하비 교수도 이번에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채권시장 지표 하나로 복잡한 미국 경제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IMF “올해 중국 성장률 5%로 상향…내년은 4.5%”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IMF는 29일 '중국 경제 연례 협의' 대표단 방중을 마치며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내년 성장률을 4.5%로 각각 전망했다. IMF는 지난달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4.6%와 4.1%로 각각 예측했는데, 이를 0.4%p씩 높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4월 WEO 예측과 비교해 올해와 내년의 예측치가 모두 0.4%p씩 상향된 것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강한 성장(5.3%)과 최근 채택된 관련 정책 조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중기적으로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로 2029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3.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부동산업계 조정의 폭과 지속 시간이 예상을 넘는 데다 글로벌 파편화 압박이 상승해 하방 리스크(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거시경제정책은 국내 수요를 지원하고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재정정책은 우선 부동산업계에 1회성 중앙정부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하고, 부동산업계 대상 1회성 정책 패키지 외에 올해 중립 재정 기조를 채택하면 내수 지원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리스크 해소, 부채 상황 통제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은 중대한 재정적 도전에 직면해 있고, 지방정부 입장에선 특히 그렇다"며 “부채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중기적으로 지속적인 재정 건전성 강화가 필요하고, '지방정부 자금 조달 특수법인'(LGFV)의 채무에 대한 구조조정은 재정 압력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을 위해 널리 활용해온 LGFV 투자 방식은 LGFV가 받은 투자금이 정부 부채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빚'이 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작년 5월 IMF는 LGFV의 빚을 합친 지방정부 총부채를 중국 GDP의 절반이 넘는 약 66조위안(약 1경2680조원)으로 추산했다. 2018년 부채 규모(35조위안)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불어난 셈이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양질의 경제 성장에는 불리한 요인에 대응하고 잠재적 불균형에 대응하는 구조 개혁이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이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소비 중심'으로 경제 균형을 잡고,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서비스 영역을 개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최근 중국의 '과잉 생산'과 '불공정 무역' 문제를 세계 경제의 위협으로 꼽으며 공세를 펴는 가운데 IMF가 중국 정부 주도의 특정 산업 지원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중국이 산업정책을 이용해 중점 산업을 지원하면 국내 자원 배분이 잘못되거나 무역 파트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정책을 축소하고 무역·투자 제한을 철폐하면 국내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파편화 압력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배경하에서 중국은 다자 무역 체계, 특히 세계무역기구(WTO)를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전기차 위기 맞어?...현대기아차, 美서 잘 팔리는 비결은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판매량 둔화가 지속되자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별로 살펴보면 판매량은 오히려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의 2차 성장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동기대비 2.6% 증가, 전분기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46.4%, 2022년 4분기 대비 15.4%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미국 전기차 시장이 크게 식은 상황이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 주요 10대 완성차업체 중 6곳에서는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50%를 뛰어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각각 57.1%, 62.8%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제네시스 GV70 전기차 판매량이 무려 822.2% 급증해 콕스오토모티브가 집계한 모든 전기차 모델 중 가장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이오닉5와 기아EV6의 판매량도 각각 18.9%, 19.7%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9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은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3%, 20.5%, 12.2% 하락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전기차 시장 둔화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며 “테슬라는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완성차업에서 전기차 판매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타페나 발데즈 스트리티 이사는 “전기차 시장에 펼쳐지는 양면의 이야기"라며 “소비자들이 일부 브랜드에 기록적인 수준으로 눈길을 돌리는 동시에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속도가 느리면서 비싼 전기차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일부 업체들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시기를 늦추고 있는 점도 전기차 시장이 둔화됐다는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브랜드마다 속도가 다르지만 수요 성장은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며 “테슬라는 새로운 모델이 전무하고 포드 파이프라인도 적지만 현대, BMW, 기아, 캐딜락 등은 눈에 띄는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기차 업체들이 현대차처럼 저렴한 전기차를 대량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의 코리 칸토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둔화로 전기차 투자 중단에 나선 업체들이 있지만 현대차와 GM 등을 뒤따라야 한다"며 “이들은 저렴한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업체들이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싶으면 전기차를 대규모로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이 오는 10월에 완공돼 생산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인 얼티엄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올해 20~30만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 GM, 포드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 경쟁력의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2024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110만대에서 내년 25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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