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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감산 종료에 국제유가 급락…카르텔 ‘유가 100달러 야망’ 물거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회원국들이 자발적 감산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하자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오는 10월부터 원유가 시장에 풀려 공급증가 우려가 고조된 영향으로, 지속적인 감산을 통해 유가를 1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석유 카르텔의 야망이 물거품으로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3.6% 급락한 74.2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월 초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8월 인도분 선물 가격 역시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3.4% 하락한 78.36달러를 기록, 80달러선이 붕괴됐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8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OPEC+는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에서 회의를 열어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감산 기조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사우디, 러시아, 이라크 등 대형 산유국 8개국이 지난해 11월 참여한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은 올해 9월 이후 1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감산 규모를 종료하기로 했다. 사우디 정부에 따르면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중단 결정으로 올 연말과 내년 중순까지 OPEC+ 전체 원유생산량은 현재 수준대비 각각 하루 50만 배럴, 18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미즈호의 밥 야거 선물 애널리스트는 석유시장의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은 이번 OPEC+ 발표로 원월물 원유 매수를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지속됐던 감산정책을 통해 유가를 100달러로 끌어올리겠단 OPEC+의 야망이 물거품으로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면하기 위해선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96달러를 웃돌아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칼럼을 통해 “OPEC+ 카르텔이 100달러 유가를 위해 끈질기게 추구한 결과 물거품으로 끝났다"고 며 “이번 유턴이 전술적 후퇴인지 전략적 전환이지 불분명하지만 유가는 지속적으로 해락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야거 애널리스트도 지정학적 위기로 페르시아만이나 아라비아반도에 총체적인 재난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앞으로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은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 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추가 감산이 당초 계획보다 더 이른 시기에 종료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놀랍도록 자세한 추가 감산 종료 기본계획은 OPEC 전망보다 국제유가가 약세를 나타낼 경우 추가 감산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OPEC의 자발적 감산 중단에도 유가가 폭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저유가는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는 특히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원유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시세 오류’에 놀란 증시, 엔비디아·아마존·메타·게임스탑 등 주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6월 첫날 장초반 시세 오류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가운데,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5.29p(0.30%) 하락한 3만 8571.03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9p(0.11%) 오른 5283.40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93.65p(0.56%) 오른 1만 6828.67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5월 31일 하루 만에 500p 이상 급등한 여파로 이날 주춤한 장세를 보였다. 반면 나스닥과 S&P500지수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장 초반 시세 오류로 소동을 겪었다. NYSE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가 99% 넘게 폭락한 것으로 표시되는 등 일부 주식 주가가 잘못 표출됐다. NYSE는 영향을 받은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이번 사태가 보안 정보 프로세서 오작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은 신제품을 선보이는 반도체기업들 주가도 주목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4% 이상 올랐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그래픽 처리장치인 '루빈'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2026년에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경쟁관계인 AMD 주가는 장중 상승하다 2%대 하락 전환했다. 하락은 리사 수 AMD CEO가 첨단 가속기인 '인스팅스 MI325X'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아마존닷컴이 1%, 메타 플랫폼스가 2%이상 올랐고 테슬라가 1%이상 하락했다. 다른 종목 중 눈길을 끈 종목은 밈(Meme) 주식으로 꼽히는 게임스탑이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20% 이상 올랐다. 과거 게임스탑 상승세를 이끌었던 밈 주식 투자자 '포효하는 키티(Roaring Kitty)' 키스 길이 레딧에 자신의 게임스탑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둔화에 주목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시장 전망치 49.6을 밑도는 수치다. 또한 지난 4월 수치 49.2보다도 더 내려가며 경기 위축을 가리켰다. 미국 상무부는 4월 건설지출이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1% 감소한 연율 2조 99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GDP 나우 모델로 예측한 올해 2분기 GDP 성장률(계절 조정 연율)에 대한 추정치는 1.8%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5월 31일 2.7%보다 큰 폭 하향 수정된 수준이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9월 미 연준의 25bp 인하 확률은 51.4%로 높아졌다. 금리 동결 확률은 41.0%로 반영됐다. 이제 시장은 이번 주에 나올 5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연준 당국자들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통화정책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업종 지수를 보면 에너지 관련 지수가 2.6% 급락했고, 산업과 유틸리티 지수는 1%대 하락했다. 금융, 부동산, 소재 관련 지수도 내렸다. 반면, 헬스, 기술,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는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9p(1.47%) 오른 13.11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비관론 무디스, 中 올해 성장률 전망 4.5% 상향 조정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로이터통신은 무디스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제조업과 수출 중심 성장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어 “1분기 중국 경제성장은 무역과 제조업 활동으로 인해 촉진됐으며 재정정책이 제조업 활동을 뒷받침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국제 신용평가사들 가운데 최근 중국 경제를 상대적으로 비관적으로 평가해온 기관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5일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2024년과 2025년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디스와 달리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대조를 이뤘다. 무디스가 약 반년 만에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0.5%포인트 높인 것은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상승세와 적극적인 중국 당국의 부양책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점을 근거로 2024년 중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4.6%에서 5%로 상향 조정했다. IMF는 이와 함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도 0.4%포인트 높인 4.5%로 변경한 바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작년과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한 중국은 내수 진작과 투자 활성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말 기준 제조업 경기 동향 등의 통계수치에서는 긍정, 부정 신호가 혼재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 석 달 만에 50 아래인 '경기 수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財新)이 이날 발표한 5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22년 7월 이래 최고치인 51.7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0.3 상승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51.5)보다도 높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 셰일업계 몸집 키우기 경쟁…M&A 시장 267조원 규모로 급성장

미국 셰일업체들이 몸집 키우기 경쟁을 벌이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이 약 2000억달러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수천 개 소규모 업체가 난립했던 미국 석유·가스 업계는 소수 대기업이 지배하는 구도로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지난해 7월부터 엑손모빌, 셰브런,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등이 발표한 셰일업체 M&A 거래액이 1940억달러(267조원)에 달한다고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이는 이전 1년간에 비해 거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장 최근엔 지난주 미국 3위 에너지 업체인 코노코필립스가 미국 내 다수 유전을 보유한 마라톤오일을 225억달러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소형 투자은행인 페트리 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 5년간 미국의 상장 석유·가스 회사가 65개에서 41개로 줄었다"며 “통합 흐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스타드는 현재 6개 업체가 셰일오일 유전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리스타드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자산 가치가 620억달러가 넘는다. 기업가치 700억달러 상당인 EOG와 300억달러로 평가되는 데번 에너지는 MA&를 하지 않은 상장사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전문가들은 데번 에너지가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마라톤오일과 인수 협상을 하다가 코노코필립스에 뺏겼다. FT는 코노코필립스와 마라톤오일 간의 거래는 MA& 시장 전략 변화를 예고했다고 말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업체들이 퍼미언 분지에서 벗어나서 먼 곳의 유전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주요 원유 생산지인 텍사스의 퍼미언 분지에 있는 엔데버 에너지 리소시즈를 사려다가 라이벌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에 밀렸다.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도 유전을 보유한 마라톤오일을 인수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셰일오일 업체 크라운록 거래를 놓쳤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한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 120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를 채 갔다. MA&가 급증하면서 독점 문제를 다루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에 나섰다. 페트리 파트너스에 따르면 FTC는 석유·가스 업계 대형 M&A 8건 중 6건에 관해 두번째 정보 요청을 했다. 20년 전엔 27건 중 1건이었다. 사모펀드 그룹 키머리지의 관계자는 “이 분야 MA&는 이제 갓 시작됐으며, 규모 확장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극에 달한 ‘미·중갈등’…韓배터리, 유럽 시장 지킬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저가공세에 미국은 '관세 100%'로 맞불을 놓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 배터리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이 '유럽'에 판매를 강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헝가리, 폴란드 생산시설 확보, 특허 관리 등을 통해 점유율을 방어할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14일(현지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다.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중국산 제품에 붙는 관세를 7.5%에서 25%로 올릴 예정이다. 이는 중국의 전기차 저가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은 지난해 정부의 지원, 저렴한 배터리 원료·인건비를 등에 업고 기존 전기차 대비 훨씬 저렴한 모델들을 시장에 공급해왔다. 실제로 중국 배터리·전기차 기업 BYD(비야디)는 지난해 전기차만 300만대 이상 판매하며 미국의 테슬라 등을 꺾고 세계1위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났다.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활동이 시장의 공정성을 흐트러뜨린다 판단하고 '관세 100%'라는 강경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고래싸움에 한국 전기차 업계뿐만 아니라 배터리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 전기차와 배터리를 판매하지 못하는 중국 기업들이 시선을 유럽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4%에서 지난해 42%까지 증가했다. 반면 한국 배터리 기업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5%를 기록했지만 중국 기업의 유럽시장 공세 강화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특유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독일에 이어 헝가리에 73억유로(약 10조9250억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헝가리와 폴란드에 2026년까지 180GWh의 배터리 생산시설 확보 등을 통해 점유율을 방어할 계획이다. 또 국내 업계는 중국 기업의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하며 기술 견제에도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경쟁사의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의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에 LG엔솔은 특허관리전문회사 튤립 이노베이션과 협력해 자사의 기술 탈취를 방어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의 유럽 시장 진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상계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벌여왔다. EU는 중국이 수십년간 막대한 보조금을 줘 자국 CATL과 비야디를 세계 1, 2위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육성하고 자국 소비자에게 오랜 기간 전기차 구매세 인하 혜택을 줘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EU는 오는 7월 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고 나서 4개월 동안 논의를 거쳐 해당 품목에 대해 영구관세를 부과할지 정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자사는 이미 폴란드 공장을 준공한 상태고 이와 관련된 영업, 마케팅, 시장조사 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U 상업용 부동산도 배출 줄여야”...국내 금융사 어쩌나

건축분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유럽연합(EU)의 새로운 환경지침이 상업용 부동산(CRE) 익스포저가 있는 글로벌 은행들에게 새로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금리 환경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피스 공실률 급증 등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CRE 포트폴리오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리모델링이 필수 사항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승인한 건물 에너지 성능지침(EPBD) 개정안이 자리잡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EU는 건물 분야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5년 수준 대비 최소 60% 감축할 계획이다. 규제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시장 매물로 내놓을 수 없어 은행들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은 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가 필수적이다. EU에 따르면 유럽에서 건축된 건물 중 85% 가량은 2000년 이전에 완공돼 에너지 효율이 저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U의 새로운 환경 지침을 충족하지 못한 은행들은 당국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와 관련된 소송에 더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에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EU에서 최대 규모의 은행인 BNP파리바는 자사가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의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대 41%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BNP파리바 측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있어서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건물 리모델링에 크게 의존한다"며 “리모델링에 상당한 가속이 필요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는 상업용 부동산에서의 탄소배출 리스크를 작년부터 평가하기 시작했지만 대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의 경우 2030년까지 영국 상업용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51% 감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ING 그룹, 내트웨스트 그룹 등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하거나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 리모델링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요구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가 막대한 은행들은 사금융을 통해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부 은행들은 배출과 연관된 비용에 따른 리스크를 전가하는 차원으로 자산유동화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금융사들도 해외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럽연합의 새로운 환경 지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이 총 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유럽엔 10조8000억원(19.2%)이 몰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CEO가 말하는 ‘AI가 하게 될 직업’ 3가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 최고경영자(CEO)가 이른바 디지털 휴먼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들을 꼽았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시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는 황 CEO가 전날 국립대만대에서 개최된 '타이베이 컴퓨텍스' 사전 행사 연설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황 CEO는 '산업혁명의 새 시대를 열다'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디지털 휴먼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디지털 휴먼'이 약사, 인테리어 디자이너, 고객 상대 컨설턴트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직업군도 언급했다. 디지털 휴먼은 소프트웨어로 만든 가상 인간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실제 사람과 유사한 상호작용과 행동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이다. 황 CEO는 아울러 “AI와 로봇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제조업에 대한 디지털 휴먼 활용이 확산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람처럼 상호 작용하고 사람의 목소리도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 디지털 휴먼 로봇을 대상으로 감각 능력을 더 발전시켜 가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에 바탕을 둔 스마트 공장 구축 계획을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등 대만 제조업체들이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제조업 현장 로봇팔 활용 시스템을 디지털 휴먼 로봇 활용으로 대체하자는 구상이다. 중국시보는 이를 통해 전 세계 약 1000만 개 공장, 46조달러에 달하는 제조업 분야에 대한 산업 디지털화를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다. 황 CEO는 “테슬라가 교류발전기를 발명했다면 엔비디아는 AI 교류발전기를 발명했으며, 이는 3조 달러 규모의 IT산업이 더 큰 규모로 더 다양한 산업에 직접적인 서비스를 하게 된 걸 의미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AI가 새로운 산업혁명"이라며 “IT 산업의 생산 가치는 3조달러에서 100조달러를 감당하는 규모로 컸고, 지혜를 생산하는 산업이 됐다"고 덧붙였다. SCMP는 황 CEO가 “컴퓨터는 더는 정보 저장이나 데이터 처리를 위한 도구가 아닌 모든 사람을 위한 지능을 생성하는 공장"이라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산업용 생성 AI와 산업용 로봇 공학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36개국의 1500개 기술제조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4일부터 나흘간 국립대만대 체육관에서 타이베이 컴퓨텍스가 열리며, 황 CEO도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앞으로 더 뛴다”...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한 ‘韓 밸류업’ 수혜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 시행 중인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은행주들이 이에 따른 수혜를 본격 입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은행주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가장 큰 수익을 낼 것이란 방향에 베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보이는 은행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장 잘 이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해외 투자자들에게 ROE(자기자본이익율) 10%를 목표치로 제시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양 회장은 분기 균등배당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고 진 회장은 발행주식 축소 등을 약속했다. 뉴욕에 위치한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틴 필포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은행주들이 최근까지도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상승 여력은 더 있다고 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들의 주주가치 제고를 더욱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 많은 투자자들이 배류업 프로그램으로 재벌 중심 대기업보다 은행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방향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는 올 들어 각각 47%, 42%, 17% 상승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4~0.53 범위에 속해 MSCI 아시아 금융 지수인 1.07를 여전히 밑돌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런던 소재 몬드리안 인베스트먼트 파트나서의 댄 켈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벨류에이션 측면으로 봤을 때 (은행주 투자에 대한) 안전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비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지저리의 그래매 포스터 이사는 “인센티브를 조금이라도 부여하면 전문성 있는 사업을 펼치는 은행 등은 쉽게 변할 수 있다"며 “반면 대기업 쪽에선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표 저PBR주인 이마트는 올 들어 주가가 20% 가량 폭락했고 삼성물산은 올해 상승폭이 4%에 불과하다. 블룸버그는 지난 3월 삼성물산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안이 부결됐다고 짚었다. 커즈웨이 캐피털의 아르준 자야라만 펀드매니저도 한국 은행주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가 운용하는 18억 달러 규모 펀드의 수익률은 올해 현재까지 동종 업계 98%를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야라만은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주가가 올해 크게 상승했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장부가치의 절반 이하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향후 10~20% 더 뛰어도 고평가로 보이지 않않아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OPEC+ 감산회의 앞두고 하락…5월에만 6% 넘게 급락

국제유가가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회의를 앞두고 하락한 가운데 월간 기준으로는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0.92달러(1.18%) 하락한 배럴당 76.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 가격은 배럴당 8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뉴욕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5월 한 달간 WTI 가격은 6% 이상 하락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 달간 7.1% 떨어졌다. 다만,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연초부터 지금까지는 각각 7.4%, 5.9%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 전략가들은 원유에 대한 수요가 둔화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의 분석가들은 “따뜻한 겨울로 인해 난방유 수요가 감소했고,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원유 수요가 부진해졌다"며 “원유 수요가 하반기에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도 어려워졌다"고 이날 투자자들에게 전했다. 한편 원자재 시장 참가자들은 주말에 예정된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감산을 유지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레이더들을 인용해 이번 OPEC+ 회의에서 생산량 감산에 변화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70%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OPEC+ 산유국들이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헤드는 “현시점에서 (OPEC+ 국가들이) 더 많은 원유를 풀어 가격 하락을 촉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성장률, 2030년 이후 2% 미만으로 뚝” 글로벌 IB의 경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30년 이후엔 2%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제기됐다. 고령화와 저출산의 여파로 경제가 활력을 잃어 거대한 역풍이 초래될 것이란 지적이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벤슨 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인구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2030~2039년에 1.8%로 떨어지고 2040~2049년엔 1.1%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 꼴찌' 수준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경제적 역동성, 재정 건전성, 혁신, 통화 안정성 등의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한국의 노동인구 비중이 현재 72%에서 2050년 52%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자 반도체, 완성차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해야 하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이는 이미 목격되고 있는 구조적인 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본유출이 심화돼 원화 가치 또한 추락할 것이라고 우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고공행진할 것이란 의미다. 한국의 장기적 경제 전망에 대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보고서는 올 1분기 경제가 깜짝 성장하면서 커진 경기회복 기대감과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또 정부가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는 연구와 투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인구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상쇄시키기 위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면서 이민 또한 장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 이코노미스트는 또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기준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재정 지출 확대의 필요성이 금리를 상승 방향으로 밀어낼 수 있어 전반적인 영향이 불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의 노년부양비가 2055년에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한 2060년보다 더 빠른 시점이다. 그러면서 국민 연금은 2055년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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