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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징조? 테일러 스위프트 제친 ‘이 노래’의 반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최근까지 집이 아닌 자동차를 숙소로 삼았던 공장 노동자 출신 미국 무명가수가 단번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백인 남성 노동자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곡이 화제에 오르면서 여론 추이가 특히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올리버 앤서니의 노래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가 테일러 스위프트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대형 스타들의 노래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리치 멘 노스 오브 리치먼드’는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초과근무를 해도 비참한 삶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노동자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이 노래는 유튜브에서 먼저 화제가 된 이후 급속도로 알려졌다. 실제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과도하게 이상적인 복지 정책과 배후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가사에 공감대를 강하게 이끌었기 때문이다. 곡 장르도 주로 미국 남부와 중서부 백인들에게 사랑받는 컨트리 장르다. 이미 이 노래에는 ‘미국 보수층의 찬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는 12일 만에 3000만 건을 넘어섰다. 보수층 열광은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순위 집계기간 곡 다운로드는 14만 7000건, 스트리밍은 1750만 건으로 집계됐다. 빌보드에 따르면, 과거 어떤 차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가수 노래가 1위로 데뷔한 것은 올리버 앤서니가 처음이다. 앤서니는 버지니아주(州) 외딴 마을 출신으로, 17세 때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했다. 그러나 업무 중 두개골이 골절되는 사고를 겪은 뒤 10년 가까이 일용직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800만 달러(약 107억 원)에 계약하자는 업계 제안을 거부한 그는 "유명해지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앤서니는 백인 보수층 노동자 정서를 자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내 정치적 성향은 중도"라고 밝혔다. hg3to8@ekn.krclip20230822083750 올리버 앤서니.AP/연합뉴스

[미국주식] 엔비디아·테슬라 주가 ‘급등’…뉴욕증시, 나스닥 뛴 혼조세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97p(0.11%) 하락한 3만 4463.6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06p(0.69%) 오른 4399.7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6.81p(1.56%) 뛴 1만 3497.59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주가 급등에 힘입어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지난 주 3대 지수는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3주 연속 하락하면서 기술주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동안 기술주 상승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그간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거침없이 상승해왔다. 연초 이후를 기준으로는 220% 이상 오른 상태다. 다만 지난주까지는 지난 7월 고점 대비 7%가량 하락했다. 이날 HSBC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78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주 종가 대비 80%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날 주가는 실적 기대로 8% 이상 올랐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실적이 최근 기술주 조정 흐름을 돌려세울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마진 압박 우려로 하락세였던 테슬라 주가도 이날 7% 이상 올랐다. 두 종목 상승은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메타 주가도 2% 이상,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도 1% 이상 상승했다. 시장은 주 후반 예정된 잭슨홀 회의도 주시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오는 25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번 연설은 오는 9월 19~2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파월 의장 의중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9월 금리 결정이 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나온 지표에 연준 의장이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채금리는 최근 들어 연준 추가 긴축 우려를 반영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도 10년물 국채금리가 4.35%를 돌파하면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4.47%까지 올라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S&P500지수내 기술, 임의소비재, 통신,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부동산, 필수소비재,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락했다. 기술주는 2% 이상 올랐다. 이날 보안 소프트웨어업체 팰로앨토 주가는 실적 호조에 14% 이상 올랐다. 전기 트럭업체 니콜라 주가는 전환사채 발행 소식과 올해 연간 인도량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경고에 23%가량 하락했다. AMC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번 주 예정된 우선주 APE 보통주 전환을 앞두고 23% 이상 폭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긴축 우려와 금리 상승 등 여러 악재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오히려 이런 흐름에 파월 의장이 덜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위스쿼트 은행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더 높은 금리에 대한 전망, 중국발 악재 등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더 이상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최근 기관투자자들과 나눈 많은 대화에서 대다수는 금리 상승을 주식에 가장 큰 걱정거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주가 하락세가 멈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연준이 10년물 국채금리의 상승이 금융환경을 더욱 긴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로 인해 "(파월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8월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주가가 이후 8주간 19%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파월이 또 다른 무언가가 무너질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지난해와 반대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연준 매파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파월 의장 연설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매도세를 두고 시장이 연설을 앞두고 어떤 포지션을 취하길 원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더 많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6.5%, 0.25%p 인상 가능성은 13.5%에 달했다. 11월 회의까지 금리를 0.25%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40%를 웃돌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7p(0.98%) 내린 17.13을 기록했다. hg3to8@ekn.krNVIDIA-SUPERCOMPUTING/ 미 기술기업 엔비디아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초저금리 시대 끝나나…"중립금리 꿈틀, 2020년 이전 못 돌아간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년에 걸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인 2%대로 떨어지더라도 금리가 2020년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경제활동이 여전히 견조해 저축의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이자율인 ‘중립금리’ 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다.통상 차입과 지출이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면 중립금리는 현재 금리보다 높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중립금리가 현재 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시 말해 중립금리는 경제활동이 장기 잠재성장률 수준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장기 균형 상태일 때의 정책금리를 말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연준은 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금리 인상 랠리를 펼쳐 22년 만의 최고치까지 끌어올렸다.이와 관련해 연준은 분기마다 장기적으로 금리가 어느 지점에 안착할지를 예측하는데 이는 사실상 중립금리 추정치로 볼 수 있으며, 이 추정치 중앙값이 2012년 4.25%에서 2019년 2.5%로 낮아졌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2%를 빼면 실질 중립금리는 0.5%로 산출되며, 6월에도 중앙값이 여전히 0.5%를 유지했다.하지만 연준 인사들의 추정치는 점점 높아져서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7명 가운데 7명이 0.5%를 상회했고 3명만이 하회했다. 1년 전에는 위원 8명이 0.5% 미만, 2명만이 그 이상이었다.애널리스트들은 현재 경제성장률이 연준의 장기 잠재성장률 추정치 2%를 크게 웃돌고 있어 현재 금리 수준인 5.25∼5.50% 수준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고, 정부의 재정적자와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가 저축 수요를 증가시켜 중립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은퇴자들이 본인들의 저축을 소비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데다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투자 기회 역시 중립금리를 밀어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 캐나다의 폴 보드리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 6월 한 연설에서 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그러나 아직 이 같은 전망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인구 고령화와 미미한 생산성 증가로 인해 미국의 실질 중립금리가 향후 수십년간 1% 미만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글로벌 노동력의 고령화와 생산의 집약도를 낮추는 기술 변화로 중립금리가 결국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이에 비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과거 중립(금리)과 같은 관측할 수 없는 추정치에 근거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천체의 별을 따라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막오른 브릭스 정상회의…G7 대항하는 협의체로 부상할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으로 결성된 브릭스(BRICS)가 오는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제15차 정상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에 맞설 전면적인 반(反)서방 연대 구축과 관련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G7과의 본격적 경쟁구도 구축에 동참해달라고 참석국들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한 당국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브릭스를 G7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비슷한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면 세계에서 우리가 낼 수 있는 집단적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브릭스는 현재 5개 회원국만으로도 전 세계 GDP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G7은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현재 브릭스에 공식적으로 가입을 요청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23개국이며 비공식적으로 가입 의사를 밝힌 국가를 포함하면 40개국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최근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브릭스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러시아의 입장도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까닭에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회의에 나와 현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다른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각국 입장에 정통한 당국자들에 따르면 특히 인도와 중국은 이 같은 외연 확장 방식에 대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브릭스를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 비동맹 협력체로 둘지, 서방에 공개적으로 맞설 정치적 협력체로 발전시킬지부터가 주요 쟁점이다.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외무장관의 경우 이달 브릭스 확장을 반서방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일부 우리를 비방하는 이들은 정치적, 이념적 선택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를 선호하지만 우리는 강대국 간의 경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브릭스 확장을 추진하면서 브릭스 내부의 긴장이 높아지고 모순이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가 서방 주도 국제질서를 비판하는 데 있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더라도 대안을 분명히 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FT에 따르면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기 위해 무역 결제에서 달러화 비중을 낮추고 현지 통화를 늘리는 내용의 합의안이 의제로 올라갈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브릭스 공동 통화’ 도입설은 의제에 오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러시아를 제재하자 미국의 ‘달러 무기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워왔다. 여기에 브라질이 목소리를 보태면서 ‘탈 달러화’는 최근 몇개월 새 힘을 얻고 있다. 중국과 브라질은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자국 통화(중국 위안과 브라질 헤알)를 활용한 무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BRICS SUMMIT PREP 브릭스 정상회의를 알리는 현수막(사진=UPI/연합) Russia and China BRICS 2019년 당시 회동한 브릭스 정상들(사진=AP/연합)

중국, 기준금리 1년 만기만 0.1%p ‘찔끔’ 인하…시장은 ‘시큰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디플레이션, 부동산 위기 등 중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 속에서 경기 부양에 나서려는 움직임이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1일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1년 만기 LPR을 인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이다.1년 만기 LPR 3.45%는 인민은행이 LPR을 홈페이지에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 4.25% 이래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다만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종전 금리를 유지했다. 이로써 5년 만기 LPR은 2019년 8월 4.85%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지난 6월 이후 석 달째 최저치를 유지하고 있다.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동결했던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지난 6월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했고, 지난달에는 동결한 바 있다.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볼 수 있다. 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민은행이 2개월 만에 1년 만기 LPR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중국에선 최근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7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5%와 2.7%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소비와 생산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6월 16∼24세 청년실업률이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원래 이달 발표됐어야 할 7월 청년실업률 수치가 돌연 비공개로 전환되는 등 중국 당국의 위기감도 감지된다.하지만 이번 조치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년 만기 LPR과 5년 만기 LPR이 각각 0.1∼0.15%포인트, 0.15%포인트씩 인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1년 만기 LPR 인하 폭은 예상보다 작았고 5년 만기 LPR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최근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린 것 역시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65%에서 2.5%로,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는 1.9%에서 1.8%로 각각 낮춤으로써 시중에 총 6050억 위안(약 11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미국 CNN 방송은 이날 인민은행 기준금리 발표 직후 "1년 만기 LPR 인하는 예상됐지만, 5년 만기 금리에 대한 조치 부재는 이코노미스트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전문 매체 포렉스라이브의 이코노미스트 이먼 셰리던은 "5년 만기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않은 것은 충격적"이라는 반응까지 보였다.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중국 선임 전략가인 싱자오펑은 "놀라운 결과로, (중국의) 은행들이 아직 잘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다음 몇 달 안에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일각에선 5년 만기 LPR 금리를 유지한 점은 부동산 시장 부양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JL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중화권 연구 책임자인 브루스 팡은 이날 인민은행의 예상을 밑돈 조치를 두고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중국 인민은행(사진=로이터/연합)

"겨울 다가오는데" 호주 LNG 파업 초읽기…가격폭등으로 이어질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호주에서 LNG 생산 공장 근로자들의 파업이 임박하자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겨울철 난방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파업에 따른 공급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호주 LNG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 일본, 중국 등은 물론 유럽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 에너지 기업인 우드사이드 노동자들은 오는 23일까지 회사측과 임금 및 근로환경 개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우드사이드 노동자들은 이르면 9월 2일부터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셰브런의 호주 LNG 사업장 노동자들도 조만간 파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셰브런의 고르곤과 휘트스톤 다운스트림 LNG 시설 노동자들은 지난 18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으며 24일 마감된다. 휘트스톤 플랫폼 노동자들의 투표는 28일 마감된다. 문제는 우드사이드와 셰브런 LNG 시설에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LNG 공급의 10% 가량이 차질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이 호주산 LNG의 최대 수입국인 것을 고려하면, 호주발 공급차질에 따른 이들 국가의 타격이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호주로부터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로 나타났으며 중국과 한국이 이를 뒤따랐다. 유럽의 경우 호주로부터 LNG를 사들이는 경우가 드물지만 겨울철 난방시즌을 약 2개월 앞두고 LNG 확보를 위한 아시아 소비국들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인스파이어드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주 공개한 투자노트에서 "파업이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LNG 가격이 겨울 초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LNG 가격은 호주 파업에 따른 LNG 수출차질 우려가 처음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지난 9일 이후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호주의 파업 리스크는 지난 몇 주간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글로벌 LNG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구매자들은 이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거래를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선물 가격은 MMBTU당 13.95달러를 보이면서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JKM 가격이 지난달 31일 10.92달러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에만 가격이 30%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지난 16일에는 14.3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 역시 이달초 메가와트시(MWh) 당 29유로 수준에서 현재 36.41유로로 25% 가량 급등했다. 지난 9일에는 43유로를 넘어서는 등 지난 6월 중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LNG선 용선료 또한 이례적으로 빠르게 치솟고 있다. 겨울철 난방시즌을 앞두고 LNG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호주발 공급불안이란 요인마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LNG 가격 정보업체인 스파크 코모디티에 따르면 태평양 지역에서 스팟성 LNG선 용선료가 최근 10만 달러선을 돌파, 지난 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LNG선 용선료가 1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작년 이맘때보다 3주 더 빨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태평양 지역 LNG선 하루 용선료가 11월에는 27만 7000달러로 집계되는 등 현 수준의 배 이상이다. 스파크 코모디티의 팀 멘델손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현상을 두고 가파른 콘탱고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탱고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웃도는 현상으로, 가격이 향후 몇 달 동안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발생한다. LNG 선사인 플렉스 LNG의 오이슈타인 칼레클레브 CEO는 "겨울에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까운 시일 내 새로운 LNG 물량이 없어 공급이 점점 더 빡빡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LNG 터미널(사진=로이터/연합)

美, 우크라에 ‘F-16’ 제공 승인했지만…"확보까지 시간 걸릴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인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식 전투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 및 정비능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가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 CNN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항공 우위로 인해 F-16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서방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직 훈련조차 시작하지 못했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지난 17일 미국이 F-16 훈련 종료 후 이전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를 넘겨받는 것은 내년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CNN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방공망 밖에서 날아드는 러시아군 제트기의 장거리 공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를 향한 반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F-16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남부 전선에 투입된 한 우크라이나 해병대원은 "장비와 화력 측면에서 항공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자국군이 F-16을 갖추게 되면 러시아군 역시 자신들과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후방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수만 있다면 많은 것들이 쉬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런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줄기차게 F-16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해왔으나, 서방의 반응은 더뎠다.이와 관련해 CNN은 "F-16 전투기에 필요한 엄청난 훈련량과 정비력을 고려하면, 아직 참전하지 않은 나토를 그 어느 때보다 참전에 가까이 끌어들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일단 우크라이나가 밤낮에 걸쳐 스스로 F-16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인 데다, 이같은 과정에서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나토 인력이 조력에 나서거나 해당 전투기를 나토 영토로 가져와 수리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CNN은 "F-16 인도를 서둘렀다가는 나토가 전쟁에 끌려들어갈 리스크가 너무 높다는 계산이 나왔을 수 있다"며 "그보다는 우크라이나가 한 손이 뒤로 묶인 채로도 반격에 성공하는 것에 베팅하는 편이 쉽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그러면서 "오리히우 전장 지하에서 전투기의 공습을 대비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 입장에서는 이런 도박은 냉담하고 무심해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영국 일간 가디언도 지난 17일 미국이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미국산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요청할 경우 이를 신속히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과 관련해 "이것이 F-16 공급 가속화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게다가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본격적인 F-16 훈련 프로그램에 앞서 영국에서 4개월간 영어를 공부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도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곳곳에 있다는 것이다.우크라이나도 연내 전투기를 넘겨받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지난 17일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F-16으로 우크라이나를 방어할 수 없을 것임은 이미 분명해졌다"고 말했다.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방 관리들은 우크라이나는 내년 중반이나 후반까지 F-16 전투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인도 지연에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그간 러시아와 나토 간 직접 대결을 꺼리는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F-16 제공에 대한 명시적 약속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조종사에 대한 훈련을 승인하면서 F-16 제공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이에 따라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11개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 대한 F-16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우크라이나는 이르면 이달 중 이 훈련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훈련에만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예상이 나온다.F-16전투기(사진=로이터/연합)

고금리에 휘청이는 유럽…파산기업 8년 만에 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유럽에서 최근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제 부진의 여파로 부도를 내는 기업들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8일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파산을 신청한 사업체는 전분기 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사업체 등록은 0.6% 감소했다.2분기 파산 기업 규모는 2015년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105.7을 기록했다. 분기별 파산 기업 규모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2015년 1분기(105.5) 이후 처음이다.숙박, 요식, 운송 등 업계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유럽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파산 신청이 늘어났다고 유로스탯은 설명했다.국가별로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향을 받은 동유럽과 발트해 국가들이 부도 상위권을 차지했다.헝가리는 파산 증가 폭이 41%에 이르며 1위에 올랐다.경제학자들은 경제 상황 혼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 요소의 조합이 지난 수년간 부실기업의 생존에 도움을 준 정부 지원이 종료되는 것과 맞물리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이 최근 경제 상황 악화로 더욱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지적이다.독일의 파산관재인전문협회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니링은 "시장이 흔들리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팬데믹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정부의 생명연장 조치가 가동돼왔으나, 이제 천천히 파괴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EU 경제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에서도 대형 백화점 체인 갤러리아가 올해 초 국내 1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안을 당국에 제출해 승인받았고, 유통업체 게리 베버의 독일 법인도 171개 점포 중 122개를 문 닫을 계획이다.뮌헨의 IFO 경제연구소는 지난달 독일 기업 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현 경영상태에 실망한 기업인들이 미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독일 경제의 상황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파산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에는 미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증시전망] 잭슨홀 회의 임박…파월, ‘매파 본색’ 또 드러낼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잭슨홀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과 어조 등에 따라 글로벌 증시 향방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국제 경제심포지엄이다.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란 주제로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며 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25일 오후 11시 5분)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이번 회의에서 주요 관심사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건 스위버 미 금리 전략 이사는 "잭슨홀에서 집중해야 할 분야는 두가지"라며 "첫번째는 연방기금금리(FFR)를 얼마나 더 올릴지, 두번째는 고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월 의장이 금융 시장에 충격을 또다시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회의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발언 직후 폭락했던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10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잭슨홀 쇼크’에 빠졌다. 최근 발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은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통화정책과 관련해 연준 내부에서의 균열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7월 FOMC 의사록에서 두 명의 워원들은 금리 동결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 파월 의장은 작년과 달리 수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이번엔 균형 잡힌 어조를 보일 것"이라며 "금리인상 사이클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점과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연설에 이어 인공지능(AI) 최고 대장주인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었다. 이는 엔비디아의 주가를 급등시켰을 뿐만 아니라 AI 관련주, 반도체주, 기술주를 동반 상승시키며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러왔다. 올해 엔비디아 주가는 200% 넘게 급등한 상태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 공개되는 엔비다아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가의 분석 기관 대부분은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CNBC에 따르면 월가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분석가 51명 중 44명이 엔비디아에 대해 ‘강력 매수’, 혹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한편, 지난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2% 이상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 본격 조정장세에 진입한 모습이다. 지난 주까지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해 각각 올해 2월과 작년 12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S&P500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도 하회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기술적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미국의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에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7개 대형 기술주(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알파벳·테슬라)가 고전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모두 최근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고 테슬라의 주가는 52주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사진=로이터/연합)

‘앉아서 뇌로 하는 건데?’ 트렌스젠더 금지한 체스 협회 ‘남성 우월’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세계체스연맹(FIDE)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transgender)가 여자 체스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FIDE가 지난 14일 내놓은 ‘성전환자 출전 지침’을 통해 여성 트랜스젠더는 ‘추가 분석’을 마칠 때까지 ‘시스젠더’(cisgender) 여성과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스젠더 여성은 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여성을 뜻한다. FIDE가 언급한 ‘추가 분석’은 앞으로 2년 안에 마칠 방침이다. FIDE는 또 여성 선수권 타이틀 보유자가 남성으로 전환한 경우 그가 가진 여성 타이틀을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랜스젠더 남성 선수가 성별을 다시 여성으로 바꾸면 기존의 여성 선수권 타이틀도 복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선수가 여성으로 전환하면 여성과의 경기를 치를 없고, 여성 선수가 남성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여성과의 승부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FIDE는 "지금까지는 이런 지침이 없이 혼란이 야기됐다"고 전했다. 이어 서두르지는 않되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라며, 성전환자 관련 규칙을 연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FIDE는 당분간 성전환자들을 FIDE가 주최하는 대회 ‘오픈 섹션’에 출전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입장은 남성과 여성이 체스 게임을 할 경우 여성이 불리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으로도 읽혀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성소수자(LGBTQ) 사회에서는 FIDE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NBC는 일각에서 FIDE가 시스젠더 남성과 트랜스젠더 여성이 시스젠더 여성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미국 트랜스젠더평등센터(NCTE)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 지침은 시스 여성과 트랜스 여성 및 체스 게임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전체 여성에 대한 ‘폄하 논란’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FIDE 결정이 "시스 여성이 시스 남성과 경쟁할 수 없다는 가정과 무식한 반트랜스 이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FIDE 체스 마스터이자 프로 체스 코치인 성전환 여성 요샤 이글레시아스도 "체스에서 여성을 돕고, 성차별과 성폭력에 맞서 싸우고,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주려면 트랜스 여성 선수를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의 원칙 프로젝트’(APP) 소속 존 슈웨페 정책 담당자는 체스에서 트랜스 여성이 시스젠더 여성보다 "생물학적 이점"이 있는지를 묻는 소셜미디어 ‘엑스(X)’ 설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여성 천재보다 남성 천재가 더 많고, IQ이 낮은 남성이 IQ이 낮은 여성보다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생물학적으로 그렇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NBC방송은 남성과 여성 사이 IQ 차이가 크다거나 남자가 여자보다 더 똑똑하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나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5년과 2006년에 그렇게 결론을 냈던 연구 결과들은 모두 오류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몇 년 새 여러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트랜스젠더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추세인 가운데, ‘뇌’를 활용해 승부를 내는 체스계에서 벌어져 특히 눈길은 끌었다. hg3to8@ekn.krking-1743384_1280 체스 판.(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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