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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잭슨홀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 내용과 어조 등에 따라 글로벌 증시 향방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국제 경제심포지엄이다.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란 주제로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며 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25일 오후 11시 5분)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한다.
이번 회의에서 주요 관심사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메건 스위버 미 금리 전략 이사는 "잭슨홀에서 집중해야 할 분야는 두가지"라며 "첫번째는 연방기금금리(FFR)를 얼마나 더 올릴지, 두번째는 고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월 의장이 금융 시장에 충격을 또다시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회의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발언 직후 폭락했던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10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잭슨홀 쇼크’에 빠졌다.
최근 발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은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통화정책과 관련해 연준 내부에서의 균열이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7월 FOMC 의사록에서 두 명의 워원들은 금리 동결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 파월 의장은 작년과 달리 수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이번엔 균형 잡힌 어조를 보일 것"이라며 "금리인상 사이클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점과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 연설에 이어 인공지능(AI) 최고 대장주인 엔비디아 실적 발표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5월 엔비디아는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었다. 이는 엔비디아의 주가를 급등시켰을 뿐만 아니라 AI 관련주, 반도체주, 기술주를 동반 상승시키며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러왔다. 올해 엔비디아 주가는 200% 넘게 급등한 상태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 공개되는 엔비다아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가의 분석 기관 대부분은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분석가 51명 중 44명이 엔비디아에 대해 ‘강력 매수’, 혹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2% 이상 하락하는 등 이달 들어 본격 조정장세에 진입한 모습이다.
지난 주까지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하락해 각각 올해 2월과 작년 12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S&P500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도 하회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기술적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의 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에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기술주 중심으로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을 주도한 7개 대형 기술주(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아마존·알파벳·테슬라)가 고전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모두 최근 고점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고 테슬라의 주가는 52주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