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서예온

pr9028@ekn.kr

서예온기자 기사모음




[단독]서울관광재단 ‘유령행사’ 의혹은 사실…공금 횡령으로 번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7 16:10

2021년 개최했다며 3억2000만원 지급된 ‘함께하는 평화콘서트’ 실제 개최 정황 없어

재단 측 “오해” 해명 해왔지만, 세종문화회관 “그런 행사 없었다” 확인

실제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공연 일정표에서도 찾아 볼 수 없어

“유령행사 사실이라면 공금 횡령,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필요”

서울관광재단 이미지

▲서울관광재단 이미지. 사진=서울관광재단 영상 이미지 캡처

서울관광재단의 2021년 서울관광홍보마케팅 사업을 둘러싸고 제기된 '유령행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약 3억2000만원의 재정이 지급돼 사실상 공금 횡령이 이뤄진 셈이다. 그럼에도 재단 측은 “행사가 개최됐다"는 해명을 계속하면서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예산을 회수하는 한편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시와 세종문화회관, 재단 등에 따르면, 그동안 재단은 A대형기획사에게 용역을 맡겨 시행했던 '2021년 서울관광통합마케팅' 사업의 일부로 3억2000만원의 돈이 들어간 '함께하는 평화콘서트'가 실제 열리지 않은 '유령행사'라는 의혹을 부인해왔다.


재단이 추진한 2021년 서울관광통합마케팅 사업은 약 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관광 해외 광고 제작, 축제 및 이벤트 연계 마케팅, 서울 관광 홍보 등 3개 분야로 진행됐다. '함께하는 평화콘서트'는 이중 축제 및 이벤트 연계 마케팅의 하나였다. 민간협력사업(20억9000만원)의 일부로 기획됐으며 A사는 당해 7월1일부터 12월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 행사를 진행했다면서 약 3억2000만원의 사업비를 받아갔다. 해당 업체가 제출한 사업 결과 보고서에는 전자세금계산서까지 버젓이 첨부돼 있었다.


문제는 시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감사에서 해당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는 것이다. 시 감사위원회는 2023년 4월 펴낸 감사 보고서에서 “A사가 용역 시행 사실 증빙자료로 제시한 위 행사는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행사 장소 세종문화회관에 공문으로 문의한 결과 '해당 행사가 없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단 측은 이 사실을 부인해 왔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최근 며칠새 본지와의 여러 차례 통화에서 “행사는 개최됐지만 출연진 교체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시 감사위의 '유령행사' 지적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당시 행사 개최 여부를 묻는 본지 질의에 “해당 기간 세종대극장에서 그런 공연이 열린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실제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에 적시된 당시 공연 일정표를 봐도 해당 콘서트는 없었고, 행사 장소인 '세종대극장'의 무대에선 다른 공연들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반도평화네트워크라는 단체가 같은 해 10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유사한 명칭의 행사를 개최한 것은 확인됐지만 무대가 세종대극장이 아닌 'M씨어터'로 적시돼 있어서 해당 행사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행사가 있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을 뿐 본지의 사진, 동영상, 홍보 자료 등 개최 근거 제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시 한 관계자는 “시 감사위가 세종문화회관으로부터 그런 행사가 없었다고 확인 공문을 받았던 것으로 아는 데 재단의 오해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면서 “그 말이 사실이라면 시 감사위원회가 허위 사실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얘기고 감사 결과를 정정했어야 하는 데 그런 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유령행사를 개최해 공금 3억2000만원을 가져간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공금 횡령에 해당하는 무거운 잘못"이라며 “진상을 규명해 잘못 지급된 예산을 회수하고 관련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