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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뉴욕증시, 또 왜…알파벳·메타·애플·MS·테슬라·엔비디아 등 주가 줄줄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또다시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63p(0.76%) 하락한 3만 2784.30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9.54p(1.18%) 밀린 4137.2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25.62p(1.76%) 내린 1만 2595.61로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 기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해 기술적 조정 영역에 진입했으며 이날 낙폭을 확대했다. 장 막판 지수가 낙폭을 축소하긴 했으나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다. 전날 클라우드 실적에 대한 실망에 9% 이상 하락한 구글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이날도 2% 이상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메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나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중동 지역 불확실성으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확대하고, 광고 매출이 둔화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 투자자들 우려를 샀다. 이밖에 대형 기술 중에서 애플이 2.4%, 테슬라가 3.1%, 엔비디아가 3.4%, 마이크로소프트(MS)가 3.7%이상 떨어졌다. IBM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장난감 업체 마텔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연말 쇼핑 시즌에 수요 둔화를 경고하면서 7% 이상 떨어졌다. 포드 주가는 회사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6주째 이어진 파업을 끝내기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에도 1% 이상 하락했다. 포드는 마감 후에는 발표한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이상 하락 중이다. 이날은 장 마감 후 아마존과 인텔도 실적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해 주가는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13% 이상 오르고 있다. 인텔은 예상치를 웃돈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해 마감 후 거래에서 6%가량 상승 중이다. 개장 전 나온 미국 성장률 지표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악화한 투자 심리를 돌려세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은 거의 5%에 육박해 경기 침체 우려를 무색게 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4.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 4.7%보다 높은 수준으로 2분기 2.1%의 두 배를 웃돈다. 이번 수치는 2021년 4분기(7.0%↑) 이후 7개 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경기 침체 신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올해 미국 성장률은 2.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9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32억 달러(4.7%) 증가한 297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석 달 만에 증가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인 2.0% 증가보다도 증가 폭이 컸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1만명 늘어난 21만명에 달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20만7000명보다 많았으나 여전히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강한 지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근거를 마련해준다. 국채금리는 7년물 국채 입찰 호조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투자자들을 안심시키지는 못했다. 2년물 금리는 9bp 이상 하락한 5.05%를, 10년물 금리는 11bp 떨어진 4.84%를, 30년물 금리는 10bp가량 떨어진 4.98%를 나타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에도 이러한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진정한 문제는 이 추세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계속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분기를 단언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투자자들은 모멘텀이 감속되는 것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CNBC에 "월가가 빅테크 실적에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고, 아마존과 애플도 미국의 경제 전망 악화를 고려할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7년물 국채 입찰에서의 강한 수요는 여전히 투자자들이 테이블에서 치워지지 않은 지정학적 위험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9.4%를 기록했다. 12월 회의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9.6%, 0.25%p 이상 인상할 가능성은 19.8%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9p(2.43%) 오른 20.68을 기록했다. hg3to8@ekn.krCANADA-CHINA/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임계점? 지상군 격돌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hg3to8@ekn.kr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제거를 위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지상전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은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 내에 밤새 탱크 등을 동원해 급습을 가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주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상태로, 지난 22일부터 산발적으로 제한적 규모 지상 작전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이 전면적 지상전을 개시할 경우 다른 무엇보다 일명 ‘가자 지하철’ 땅굴부터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가자 지하철은 하마스 거점이자 보급선, 은신처, 방공호, 기습통로 등 하마스의 거의 모든 것으로 꼽히는 시설이다. 이 지하 터널은 길이가 거의 500㎞에 달하며, 주요 지점과 건물을 거미줄처럼 잇는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눈을 피한 ‘아날로그’ 통신으로 기습을 감행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로켓과 탄약 보관소로도 사용된다. 이스라엘군은 지상군을 대거 투입하기에 앞서 공습 등으로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 정보 없이 터널에 접근할 경우 내부에 설치된 수많은 부비트랩으로 인한 병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지상군 투입 계획을 거론하며 "적군은 기갑·보병부대를 마주치기에 앞서 공군의 폭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텔아비브대학 모셰 다얀 중동아프리카연구센터의 하렐 초레브 선임연구원도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땅굴 공격 전망에 "기본적으로 가자지구 지하도시의 기반시설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하마스의 중추를 분쇄하고, 가자지구 안이든 어디에서든 그들의 리더십을 파괴하겠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다만 이 경우 가자지구 전역을 광범위하게 타격하게 되는 만큼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포함해 대량 사상자를 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하산 알하산 연구원은 CNN에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사회적으로, 지리적으로 깊이 뿌리박혀있다"며 "이스라엘이 이를 물리치려면 가자지구를 지형적으로, 인구적으로 영구히 바꿔놓아야만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안으로는 하마스 무장세력이 집중된 일부 지역 제한전을 펴는 것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하 터널 탐색을 위한 로봇과 드론 외에도 액체 물질 스펀지 폭탄을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를 분리해놓은 금속 막대를 제거하고 투척하면 내부 액체가 섞이면서 거품이 부풀어 오른 뒤 바로 단단해져 땅굴 입구와 틈새를 막는 방식이다. 또 이스라엘은 남부 네게브 사막의 군 기지에 ‘리틀 가자’라고 불리는 가자지구 축소판을 만들어 시가전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좁은 거리와 미로 같은 터널을 이용한 하마스의 게릴라 전술에 대비, 적군을 색출하고 교전하는 모의 전투로 감을 익히는 것이다. 실제 전면적인 지상전이 시작되면 이스라엘군은 지상 근처의 초소형 무인기(드론)·공격헬기부터 감시·자폭 드론, 전투기, 가장 높은 고도의 전략 정찰기까지 층층이 공군력을 동원해 공중을 철저히 장악하고 보병 전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후 포병을 통해 시가지에 길을 뚫고 3층 높이 장갑 불도저 등 기갑 전력을 선두로 한 지상군 병력이 이를 지나가는 작전을 벌일 전망이다. 이스라엘 군 지도부가 여러 차례 ‘육해공 입체 작전’을 거론한 점을 고려하면 해군까지 포함하는 전면 공격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공격과 제한적 작전이라는 두 가지 방안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 비교해 분석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2014년 미군이 대규모 지상공격을 감행했던 도시 이름을 딴 ‘팔루자 모델’, 두 번째는 이슬람국가(IS·다에시) 테러 조직에 대응한 국제 연합군이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전을 벌인 ‘모술 모델’이다. 하지만 CNN은 이 양 갈래 시나리오와 관련해 "두 가지 버전 모두 상당한 사상자를 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9년 전인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전격 침공했던 때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로켓포를 쏘지 못하도록 막고 땅굴을 분쇄하고자 가자지구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하마스가 오히려 더 깊고 길게 땅굴을 파는 결과를 낳았을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 2000여명이 사망한 데 따른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와 군 지도자들의 일관된 발언이나 가자지구 국경 안팎에서 이뤄지는 이스라엘군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TV 연설에서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점은 전시내각의 만장일치 합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지난 21일 밤 보병 지휘관들에게 "우리는 가자지구에 진입할 것"이라고 했고,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지난 19일 접경지에 집결한 장병들에게 가자지구를 곧 "안쪽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20일에는 크네세트(의회)에 출석해 공습에 이은 지상전으로 하마스를 파괴하고 숨은 저항 세력을 제거한 뒤, 가자지구에 하마스를 배제한 새로운 정권을 수립하는 3단계 지상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hg3to8@ekn.krMIDEAST ISRAEL PALESTINIANS GAZA CONFLICT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에 의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EPA/연합뉴스

미 국채금리 5% 뚫리자…연준 양적긴축 조기종료 가능성에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되자 통화 긴축의 일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긴축(QT)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채권시장의 악순환 리스크가 연준의 양적 긴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적 긴축이란 연준이 보유 채권을 매각해 시장의 달러화를 흡수하는 정책으로, 채권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달러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양적 완화(QE)의 반대 개념이다.연준은 연간 7200억 달러(975조원)의 속도로 국채 포트폴리오를 축소할 정도로 4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한 국채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거의 2조 달러(2700조원) 상당의 연방 재정적자를 메우려는 재무부의 노력도 더욱 어렵게 하는 실정이다.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장기 국채금리 급등에 따라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이 줄 수 있다고 했지만, 양적 긴축에 관해서는 그러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금리 인하 시작 후에도 현재의 과정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최근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은데다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연준으로서는 기존 방침의 재고 압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차입 비용의 급증은 경제의 경착륙을 초래하고, 덩달아 주식과 기업 신용과 같은 더 위험한 자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블룸버그는 연준의 양적 긴축은 이전에 시행됐을 때는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종료됐으며,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에도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관리자인 잭 매킨타이어는 "필요하다면, 또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계속 메시지를 보낸다면, 그들은 매우 빠르게 바뀔 수 있다"라며 연준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채권 자경단은 인플레이션이나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채권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국채의 대량 매도에 나서는 투자자들을 말한다. 현재 미국 국채 시장은 25조8000억 달러(3경5000조원) 규모다.최근 장기 국채 발행 물량이 늘었지만 투자자들이 매수에 주저하는 모습이고, 이번 달 10년물 및 30년물 국채 경매 또한 저조했다.일본 투자자를 포함해 한때 대규모 매수자들도 조용하다.사정은 이렇지만 재정적자 확대로 인해 국채 공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로 끝난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는 1조7000억 달러(2300조원)에 달했다. 도이체방크 AG의 수석 국제전략가인 앨런 러스킨은 눈에 띄는 랠리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 수익률이 상승하는 시장은 양적 긴축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이어 대출 기관들로서는 미실현 손실이 늘고, 채권 수익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는 악순환을 낳을 가능성을 갖고 있다"라고 경고했다.5%에 달하는 높은 국채금리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짐 드마레 글로벌시장 책임자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에서 높은 단기 국채 수익률이 주요 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연쇄효과를 우려했다.그는 사람들이 높은 국채 수익률에 만족하기 때문에 다른 산업 분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혁신적인 산업, 혁신적인 기업으로 자본이 흘러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위험하다"라고 강조했다.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석유수요 피크 온다는데…엑손모빌·셰브론은 ‘메가딜’ 성사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석유수요가 앞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도 미국 석유공룡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이와 정반대 행보를 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업계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두 건의 메가딜(대규모 인수합병)이 성사됐다.지난 11일 엑손모빌이 미국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인수 협상 타결을 발표했고, 이로부터 10여일 뒤 셰브론의 미국 에너지기업 헤스 코퍼레이션 인수 소식이 전해졌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투입 금액은 나란히 500억달러(약 67조7000억원)를 넘는다. 또 거대 석유업체들은 원유 시추와 정제 활동을 확대하고 있지만, 풍력과 태양열, 전기차 배터리 같은 대체 에너지에는 돈을 잘 쓰지 않는다.이런 행보는 전기차 보급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로 석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다수 에너지 전문가의 관측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셰브론의 인수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4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다른 화석연료 수요가 2030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2020년 팔린 자동차 25대 가운데 하나만 전기차였지만, 올해는 5대 중 하나가 될 정도로 보급 속도가 빠르다.이런데도 석유업체들이 잘못된 베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 IEA 임원들의 생각이다.하지만, 석유업계는 세계가 앞으로 오랫동안 그들의 제품이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IEA의 주장을 일축한다.엑손모빌에 합병되는 파이오니어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주요 기업들도 그렇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원유 및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셰필드 CEO는 "누가 제트 연료를 대체할 것인가. 누가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것인가. 그 모든 것을 대체할 대안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대규모 인수·합병(M&A)에 대한 석유업체들의 또다른 논리는 석유 수요는 계속되지만, 수요 감소에 따라 유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유가가 내려가면 많은 회사가 매우 낮은 가격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거대 산유국들과 경쟁하기가 더 어려워지는데, 몸집을 키우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두 건의 계약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비교적 높은 상황에서 체결됐기 때문에 향후 유가가 떨어지면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인수하는 기업들이 모두 미국 또는 주변 국가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분쟁 격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셰브론에 인수되는 헤스는 신흥 산유국으로 떠오르는 남미 가이아나 유전에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고, 미 중북부 노스다코타주의 셰일오일 개발권도 갖고 있다.엑손모빌에 합병되는 파이오니어는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의 수익성 높은 퍼미안 분지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 분쟁 확대 위협으로 국제적 투자가 복잡해지자 석유 메이저들이 점점 더 서반구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셰브론의 인수 발표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에 나선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북부 해안 타마르 가스전의 문을 닫으라는 지시를 받은 지 보름 만에 나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셰브론은 2019년 이후 아제르바이잔과 덴마크, 영국, 브라질 등 국가 내 자산을 매각했다.JP모건에 따르면 파이오니어 인수로 엑손모빌의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약 31%에서 45%로 늘어난다.미 석유공룡 셰브론(왼쪽)과 엑손모빌

포드·UAW, 임금협상 잠정 합의…‘빅3’ 동시파업 종료되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6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미국 자동차 ‘빅3’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초유의 파업사태가 종식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측 협상 대표는 24일 밤(이하 현지시간)부터 직접 만나 최종 이견조율에 들어갔으며 결국 25일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UAW는 포드의 모든 근로자에게 직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이는 아직 교섭 중인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에 압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두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합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숀 페인 UAW 회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포드에게 돈을 내라고 말했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면서 "우리는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페인 회장은 포드가 지난 9월 15일 이번 파업이 시작되기 전보다 50% 더 많은 돈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고 덧붙였다.척 브라우닝 부회장도 이번 합의로 근로자들은 일반임금 25% 인상 외에 생활비 수당 인상과 3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당 임금은 40달러 이상이 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힘든 싸움 끝에 선의의 협상을 거쳐 오늘 밤 역사적인 잠정 합의에 도달한 UAW와 포드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이번 잠정합의안은 회사 내 노조원 5만7000명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과거 미국 자동차노조 파업 때는 한 업체와 UAW간 합의가 이루어지면 다른 회사들도 이와 같은 합의를 한 바 있다.브라우닝 부회장은 임시직 근로자들은 지난 22년 동안 이루어진 인상분보다 더 많은 150% 임금인상 혜택을 보며 퇴직자는 연간 보너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피켓 시위에 나선 조합원들의 힘과 추가 파업 가능성 덕분에 가장 유리한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앞으로 지역 노조 위원장과 교섭 위원장으로 구성된 전국 노조지도자 협의회가 오는 29일 디트로이트로 이동해 합의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조합원들에게 권고할지 여부를 투표하게 된다. 설명은 페이스북 라이브 동영상으로도 이루어진다.포드 측은 이번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다며 루이빌의 켄터키 트럭 공장과 시카고 조립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앞서 미국 매체들은 24일 밤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본사에서 협상이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숀 페인 회장과 노조의 최고 포드 협상가 척 브라우닝이 모두 참석했다고 밝혔다.이번 UAW 파업은 25년 만에 가장 긴 미국 자동차 파업으로 기록됐다.25일(현지시간) 포드 미시간 공장 밖에서 시위 중인 노조원 두 명이 작별 포옹을 하고있다(사진=로이터/연합)

월가의 돌변…전기차 불황에 관련주 전망도 줄하향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자 전기차 관련주들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향후 전기차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어 이와 연관된 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원료 채굴 등 전기차 산업과 연관된 기업들을 추종하는 ‘Bloomberg Electric Vehicles Total Return Index’ 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14%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2월초 최고점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30%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 지수는 지난 9일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날 연중 최저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기차 시장에 불황 조짐이 뚜렷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와 관련된 계획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는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했던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을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중반부터 내년 중반까지 2년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했다고 보도했다.매리 바라 GM CEO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점점 더 진행될수록 험난해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드도 주력 전기차인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일시적으로 축소한 데 이어 연간 전기차 60만대 생산 목표를 올해 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이젠 월가에서도 전기차 사업과 관련된 기업들의 기대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와중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전기차 산업 전반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실제 서학개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온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 홀딩스는 건설비용 증가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최근 공식 발표했다. 그 여파로 지난 20일 2.27달러였던 리사이클 홀딩스 주가는 23일 1.23달러로 하루 만에 반토막났다. 파이퍼 샌들러의 찰스 네이버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12개월 동안 업계의 전기차 판매 증가율 전망치가 대폭 수정됐음을 목격했다"며 "얼리어답터 다음의 구매층은 예상만큼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금리에 이어 경기침체 두려움이 전기차 대중화를 지연시키는 요인들로 지목했다. 금리가 높을수록 자동차 대출이자가 증가하고 업체들의 자본조달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채굴하는 기업인 알버말과 리벤트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네이버트 애널리스트는 두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고 알버말 목표주가를 기존 255달러에서 155달러로 하향했다. 리벤트 목표주가의 경우 33달러에서 19달러로 낮췄다. 그는 또 리튬 시장이 향후 12∼24개월 동안 수요 둔화와 공급 증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66% 가량 폭락한 상황이다. TD 코웬의 게이브 다우드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EV고(EVgo)의 목표주가를 기존 6달러에서 4달러로 낮췄고 리튬이온 배터리 스타트업 프레이어 배터리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자본력이 부족한 전기차와 연관된 스타트업들이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전기차 제조업체인 피스커와 루시드 그룹, 배터리 제조업체인 퀀텀스케이프와 프레이어 배터리 등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테슬라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엔화 환율 다시 연중 최고치로 급등…‘1달러=150엔’ 재돌파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대를 다시 돌파하면서 엔화 통화가치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은 물론 다음주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25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0.44엔에 거래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자 작년 10월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이 단행됐던 범위까지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정부가 작년 9월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음에도 엔화 환율은 다음달인 10월에 달러당 최고 151.95엔까지 치솟았다. 당국이 두 차례 추가 개입에 나선 뒤에야 엔화 환율이 마침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3일에도 미국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50.18엔까지 오르며 심리적인 저항선인 150엔선을 돌파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직후에 147.3엔까지 급락했다. 당시 일본 당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했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엔화 통화가지차 또 다시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시장에서는 일본 외환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IBC의 비판 라이 글로벌 외환 전략 총괄은 "(당국 개입) 위험이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약세는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발생한 양국간 금리차 확대의 영향이 크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30∼31일 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미일 금리차 확대에 대응해 다시 금융완화 정책에 일부 변경을 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마켓 리스크 어드바이저리의 후카야 코지 파트너는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는 일본은행이 정책을 바꾸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장기금리 상한선을 변경하거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또는 마이너스 금리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가동 중인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마이너스 단기 금리(-0.1%)를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상한은 종전 0.5%에서 사실상 1.0%로 올려 통화정책에 일부 변경을 가한 바 있다.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공화·민주 둘 다 피 본 美 하원의장 ‘막장 드라마’, 승자는 결국 트럼프?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초유의 미국 하원의장 공백 사태 및 의회 파행이 22일 만에 해소된 가운데, 국가적 손실을 초래한 ‘치킨 게임’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아간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25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4선인 마이크 존슨 의원을 미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존슨 의장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했다. 재석한 민주당 의원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자당 원내대표에게 투표했다. 이에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 이후 3주 넘게 지속된 하원의장 공석으로 인한 하원 마비사태가 끝났다. 존슨 의장은 하원 진출 이후 이렇다 할 보직을 역임한 경력이 없어 하원의장으로서의 정치적 중량감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당내에선 대표적인 ‘친트럼프 의원’ 중 한 명으로 꼽혀, 소수 강경파의 ‘몽니’에 힙 입어 하원의장의 지위를 얻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존슨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며 "그는 2020년 대선 결과 인준에 반대했고 낙태와 우크라이나 원조에도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며, 성소수자 규제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 일부 이슬람 국가 출신자들에 대한 이민 금지 행정 명령에도 지지를 밝힌 바 있다. 하원의장 선출 전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 "나는 이기는 후보 마이크 존슨과 함께 가길 강력하게 제안한다"는 글을 올려 지지를 표명했다. 선출 직후에는 "그는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축하 글을 남겼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 선봉대 격인 극소수 강경파들이 지난 3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처리한 케빈 매카시 전 의장을 축출한 이후, 새 하원의장까지 가져간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세밀하게 나뉜 하원 권력 균형추 때문이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21명, 민주당 212명으로 9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공화당 의원 5명만 ‘반기’를 들어도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의안을 처리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를 이용한 공화당 강경파 20여명은 공화당 내분을 노린 민주당 동조에 힘입어 메카시 전 의장 뿐 아니라 첫 번째 후임 의장 후보로 선출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까지 축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프리덤 코커스 공동설립자로 초강경파의 일원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을 두 번째 후보로 밀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는 당내 중도파 등 20여명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선출을 저지, 반격을 시도했다. 이후 공화당은 세번째 후보로 톰 에머 원내수석부대표를 선출했으나, 강경파 의원들이 또다시 물러서지 않아 후보 선출 4시간 만에 사퇴했다. 대 우크라이나·이스라엘 군사 지원, 2024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가운데 하원 마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형국이 ‘치킨게임’으로 흐른 것이다. 결국 당내 중도파 등은 결집한 초강경파 20여 명을 이기지 못한 채 하원 본회의에서 강경파가 미는 존슨 후보에 찬성표를 몰아줬다. 이에 따라 이들 배후에 자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후 정치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한번 과시하게 됐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들도 이번 사태의 ‘승자’로 꼽힌다. 이들은 친트럼프 후보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2번째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가 낙마하자 그를 지지하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내 물의를 빚었다. 그 끝에는 결국 자신들과 정치적 성향이 가까운 의원을 하원의장으로 만들어냈다. 2년마다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선거를 치러야 하는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로서는 고도로 결집된 ‘마가 공화당원’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공화당내 다수 의원들과 여당이자 하원 소수당인 민주당은 자동적으로 이번 사태의 ‘패자’로 꼽히게 됐다. 특히 민주당은 공화당 소수에 동조해 내분을 키웠지만, 결과적으로 메카시 전 의장보다 강경한 보수파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가까운 존슨 의장을 협상 파트너로 맞게 됐다.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인 셈이다. 매카시 전 의장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하루 앞뒀던 지난달 30일 임시예산안을 발의함으로써 여야 합의 하에 셧다운이라는 파국을 막은 인물이기도 했다. 그러나 존슨 신임 의장이 대폭적인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마가 공화당원들의 뜻을 충실히 이행하려 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국정 의제들은 벽에 부딪힐 수 있다. 이미 한시가 급한 바이든 행정부는 신임 하원의장 선출 소식 직후 곧바로 정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다양한 현안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추가 예산 약 560억달러(약 75조원)를 의회에 긴급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존슨 의장 선출을 축하하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필요에 대응하고 22일 내로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을 피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요한 현안에서 정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가능한 한 접점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USA-TRUMP/NEW YORK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진짜 지상전? 바이든 "필요하다면"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지상전 명분을 일부 긍정하고 나서 추이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상황이 하마스 기습 공격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이스라엘 대응 권리를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잔인한 파괴 행위 이후 이스라엘 국민이 느끼는 분노를 완전하게 이해가능하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자국민 학살에 대응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지난 7일 감행한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공격 전인) 10월 6일 이전의 현상 유지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면서 "이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포에 빠지게 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할 수 없도록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이는 이 위기가 끝나면 그다음 단계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것은 두 국가 해법이며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내 파트너 등 모든 당사자가 평화로 향한 길로 가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공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동등하게 안전하게 존엄과 평화 속에서 나란히 살 자격이 있다"면서 "나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공격하는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는 중단돼야 하며 그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는 "민간인 뒤에 숨어 있고, 이는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마스를 쫓는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부담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전쟁법을 준수해 작전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인질 석방을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지상전 연기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이어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며 "문제는 그들을 구출할 방법이 있느냐 없느냐인데 구출할 수 있다면 구출해야 한다"고 강조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지원과 관련,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위해 파트너들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과 관련, "미국인을 포함해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파트너들과 24시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 발표와 관련,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팔레스타인이 쓰는 (인명피해) 수치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간 관계 정상화 협상과 관련해선 "하마스의 공격 이유 중 하나가 전반적인 지역 통합을 향한 진전 때문이라는 것이 내 직감"이라면서 "우리는 그 일을 뒤로 미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란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에 미군이 9·11 테러 이후에 중동 지역 내 주둔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들이 이 군대에 대항해 움직일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며 그는 이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내 경고"라고 압박했다. hg3to8@ekn.krBide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미국주식] ‘뚝’ 뉴욕증시, 간밤 무슨 일이…알파벳·애플·아마존·엔비디아 등 주가↓, MS만↑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밀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45p(0.32%) 하락한 3만 3035.93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91p(1.43%) 밀린 4186.7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8.65p(2.43%) 내린 1만 2821.22로 마쳤다. S&P500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4200 아래에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최근 고점대비 11%가량 하락해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 시장은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술 기업들 실적과 장기 국채금리 상승세 등을 소화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주요 기술 기업 중에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성장률이 22%로 직전 분기 28%에서 둔화했다. 이에 알파벳 주가는 9% 이상 하락해 나스닥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알파벳 하락률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다. 나스닥지수 하락률도 올해 2월 21일 이후 가장 컸다. 알파벳 주가 급락에 S&P500 통신서비스 관련주는 5.9% 급락했다. 전날 늦게 실적을 발표한 MS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과 매출을 발표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알파벳과 대조적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매출 증가율도 가속화됐다. MS 주가는 3% 이상 올라 주요 기술주 중에 나 홀로 올랐다. 애플과 아마존 주가도 1%, 5% 이상 하락했고, 엔비디아와 메타도 4% 이상 떨어졌다. 보잉은 분기 손실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예상보다 손실 규모가 큰 데다 올해 737맥스 여객기 인도 목표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고, 가이던스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3% 이상 하락했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거의 25%가량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81.4%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다. 장 마감 후에는 IBM과 메타가 실적을 발표했다. IBM은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장 마감 후 거래에서 1% 이상 오르고 있다. 메타도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과 매출을 발표해 마감 후 거래에서 3% 이상 오르고 있다. 시장이 국채금리 움직임도 주시하는 가운데, 이번 주 27일 예정된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발표를 앞두고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질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높은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올랐을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 8월에는 전월 대비 0.1% 상승,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상승했었다. 국채 금리는 장기물 금리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2bp가량 오른 5.13%에 그쳤으나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는 13bp, 15bp 오른 4.96%, 5.09%까지 올랐다. S&P500지수 내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통신서비스 관련주는 5.9%가량, 임의소비재와 부동산 관련주도 2%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약세 분위기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가파른 주가 반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채권 금리 상승이 계속 주식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주식시장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 말까지 매도 압력을 막기 위해서는 가파르고 높은 폭의 주가 랠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광범위한 시장 약세 수준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입증의 부담은 강세론자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도 눈을 뗄 수가 없다"라며 "우리는 1982년 이후 이와 같이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며, 이는 분명 주식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11월 기준 금리 동결할 가능성은 99.7%를 기록했다. 12월 회의까지 동결 가능성은 75.0%, 0.25%p 이상 인상 가능성은 25.0%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2p(6.43%) 오른 20.19를 기록했다. hg3to8@ekn.krGOOGLE-PIXEL/ASSISTANT 인공지능을 표현하는 구조물과 구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로고.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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