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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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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LNG 의제는 왜 쏙 들어갔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5 06:03

관세협상 이어 정상회담 의제에도 빠진 것으로 알려져
1300km 가스관 건설 등 투자비 너무 많아 경제성 없어
트럼프 정부, 경제성 없는 사업에 동맹국 참여 강요 한계
알래스카 북부에 러시아 기술 수출터미널 건설 방식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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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아크틱 LNG2 프로젝트에 사용된 중력기반구조물(GBS) 방식의 LNG 수출터미널. 사진=노바텍

한미 관세협상에 이어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의제는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한국과 일본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참여를 강요한 것과는 완전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동맹국 참여를 강요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협상 의제에서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알래스카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판매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어 이를 위해 기존 가스배관 건설이 아닌, 북극에 직접 LNG 수출터미널을 짓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알래스카 LNG는 주요 의제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방미단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LNG분야 인사들이 들어갔지만, 전반적인 미국산 LNG 수입 관련해서 참여한 것일 뿐, 알래스카 LNG 의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미 관세협상에서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전 미일 관세협상에서는 일본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지분 참여 및 물량 수입에 합의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사실 이 발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일본의 최대 에너지 공공기관인 일본에너지금속광물기구(JOGMEC)은 공개 자료를 통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자료에서는 결론적으로 프로젝트가 고비용, 높은 환경 리스크로 인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준공을 목표로 하는 2030년경에는 LNG 공급과잉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35년경에는 다시 글로벌 LNG 공급부족이 발생해 러시아와 알래스카의 LNG 공급이 긴요할 것이지만, 생산시기가 늦어지면 착공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 임기 내에 착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참여요구를 받은 국가들이 결국 사업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및 일본과의 무역 합의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포함시키려 시도했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그룹은 이 프로젝트의 2단계 사업 비용을 600억달러(약 83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현재 추산되는 440억달러(약 61조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1300km 가스관 건설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1300km 가스관을 통해 남부로 운송해 남부 니키스키지역에 수출터미널을 구축해 아시아로 판매하는 사업이다. 시행사인 글렌파렌그룹은 총사업비로 440억달러를 예상했다.


하지만 총사업비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 날 수 있고,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 사업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참여를 강요당하는 한국, 일본 등은 참여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을 반드시 실현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알래스카 지역을 발전시켜 북극항로 주요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방식으로 알래스카 LNG 사업 진행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부 가스전에 바로 수출터미널을 구축해 아시아와 유럽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기존 파이프라인 건설방식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 8월 중순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 사로프에서 열린 원자력산업 종사자 및 과학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북극권뿐 아니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도 LNG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미 북극권에서 야말 및 아크틱 프로젝트를 통해 LNG 생산 및 수출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북극 에너지 수출을 위해 확보한 원자력 쇄빙선과 중력기반구조물(GBS) 방식의 LNG터미널 기술이 사용됐다. 이 기술을 알래스카 LNG 사업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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