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항공업계가 엔데믹 이후 여객 부문에서 매출을 크게 올리고 있지만 화물 부문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바닥을 치던 여객 수요 대신 화물 매출이 선방했던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업계는 화물 운임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에 따라 여객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국제선 화물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131만4781톤으로 전년 동기(155만2587톤) 대비 15.3% 감소했다. 2019년 동기(133만4153톤) 보다 1.5% 줄어들었다. 올해 연간 국제선 화물은 약 272만톤~294만톤으로 예측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4~6월) 매출 3조5354억원, 영업이익 4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화물 수요 감소가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9638억원 기록했다. 이는 여객기 운항이 늘면서 여객기 하부 화물칸(Belly Cargo)을 활용한 화물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운임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또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도 운임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전 세계 항공화물운임을 추적하는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에서 홍콩-북미 노선의 지난 6월 운임은 1kg당 4.9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6% 하락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올해 5월 항공화물 수송 능력은 전년 동월 대비 15%가량 증가했지만 수요는 5% 줄었다고 발표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국내 항공화물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를 보면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의 지난해 2분기 국내 화물 수송량은 각각 6829톤, 7497톤, 5823톤이었지만 올해 동기 세 항공사의 화물 수송량은 모두 5000톤대로 떨어졌다. 항공화물 수익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분기 화물 사업에 대해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약세, 여객기 하부 화물칸(Belly Cargo) 공급 증가 등으로 경쟁심화 및 운임 감소 추세를 전망한다"며 "이에 적극적인 신규 수요 개발 및 효율적 노선 운영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항공업계는 엇갈리는 여객수요와 화물수요를 반영해 화물기를 여객기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화물기로 개조한 16대의 여객기(B777 10대, A330 기종 6대)를 다시 여객기로 복원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개조 화물기 7대(A350 4대, A330 3대)를 모두 여객기로 되돌렸다.kji01@ekn.kr제주항공 화물 전용기가 짐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