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전세사기 이슈로 인해 빌라 및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전세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반면 소형 아파트 전세나 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세입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16일 본지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다세대·연립(빌라 등)주택 전세거래는 총 5만8721건으로 전년 7만6347건 대비 23.08% 감소했다.같은 기간 오피스텔은 2만1487건으로 전년 2만6129건 대비 17.7% 줄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전세거래는 같은 기간 13만2574건으로 전년 12만2781건 대비 7.97% 증가한 수치다. ‘반전세’로 불리는 아파트 준월세 역시 5만441건으로 전년 4만7229건 대비 6.8% 증가했다.이는 임대차 시장에서 빌라 수요자들이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역전세를 우려해 소형 아파트 반전세 시장으로 진입함에 따라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임대차 시장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경제만랩이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올해 1~10월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이하) 전월세 거래량은 11만 4962건인데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실거주인 만큼 가격이 떨어지면 세입자가 반길 일이나 구할 수 없는 매물이라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2년 전 마포 일대 3억5000만원 대에 거래됐던 오피스텔 매물이 최근 2억8000만원까지 나와 확인해봤더니 보증보험이 안 되는 매물이었다. 세입자들이 외면해서 가격이 지속 떨어지는 것이다. 아마 가격이 더 떨어져도 보증보험이 안 된다면 이 매물은 세입자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증보험은 전세사기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사기 이슈로 연립다세대 상품 회피현상이 있고 보증보험 사고 및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금 반환보증 자격 허들을 높였지만 이미 전세가율이 높아 반환보증가입이 안 돼 계약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 보증부월세를 선택하거나 소형아파트 보증부 월세나 전세를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지 않을까 전망된다"고 분석했다.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지방자치단체가 접수한 전세사기 피해는 1212건이다. 피해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 6월(4173건) 이후 누적 접수는 총 1만543건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다세대주택이 32.2%, 오피스텔이 26.2%, 다가구주택이 11.3% 등 비아파트가 전체의 69.7%를 차지했다. 주요 사기 유형 중 무자본 갭투자(전세금과 매매가 차액만 내고 세입자가 사는 집을 매수) 또는 동시진행이 의심되는 건수가 2536건(41.8%)으로 전세사기를 인정한 건수(6063건) 가운데 최다였다.주요 사기유형 중 무자본 갭투자 또는 동시 진행이 의심되는 건수가 2536건(41.8%)으로 전세사기를 인정한 건수(6063건) 가운데 최다였다.영등포 일대 공인중개업소 A관계자는 "영등포 오피스텔 투룸 한 채가 2억9000만원의 전세 매물이 나와 있는데, 최근 해당 오피스텔 집주인이 2억8000만원에 집을 내놓기도 해서 깡통전세를 우려하게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kjh123@ekn.kr최근 전세사기 이슈 등으로 인해 빌라 전세 기피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아파트 보증부 월세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서울 빌라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