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런던(영국) 나유라 기자] 우리은행 런던지점이 적극적인 딜 소싱과 원활한 연계 영업을 바탕으로 우리금융그룹 내 글로벌 전초기지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우리은행은 유럽의 금융중심지인 영국 런던에 일찌감치 진출해 3년 연속 20억 달러(한화 2조5782억원) 이상의 자산, 1000만 달러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런던지점은 지금까지 다양한 IB 딜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내 IB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금융주선기관(MLA)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국제금융시장 중심지 런던...우리은행, 3년 연속 1천만 달러 순이익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런던지점의 총자산은 2017년 15억7000만 달러(한화 2조242억원)에서 2018년 19억9000만 달러, 2019년 21억2000만 달러, 2020년 23억9000만 달러, 2021년 23억3000만 달러, 2022년 31억 달러로 5년새 2배 불었다. 작년 말 기준 영업이익 2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년 연속 20억 달러 이상의 자산과 1000만 달러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영국 런던이 전 세계 외환 거래량의 43%를 차지하는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은행 런던지점의 이러한 성과는 더욱 눈에 띈다. 영국 런던의 외환 거래량은 미국 뉴욕(16.5%), 싱가포르(7.7%), 홍콩(7.5%), 프랑스 파리(2%) 규모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크다. 국제은행대출 점유율 역시 런던이 15.9%로 프랑스 파리(13%), 뉴욕(9.9%), 독일 프랑크푸르트(7.1%)보다 압도적이다. 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 지점장은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독보적인 글로벌 넘버원 마켓인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1978년 영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시장상황에 맞춰 딜 취급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우리은행이 보유한 기업금융 DNA를 런던에 꾸준히 이식했다. 실제 해당지점은 현재 글로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 및 참여, 유라시아 전역 역외대출, 유럽법인·헝가리사무소 등 연계 딜 유치, 기업고객 대상 저금리 외화자금 조달, 해당 국가 통화 자산 및 부채 헤지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전수일 지점장은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기존 상업은행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을 가장 빠르게 하고 있는 곳"이라며 "우리은행 전체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글로벌IB 중심센터와 글로벌 머니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IB딜 대부분이 자체소싱...95% 이상 자금 자체 조달"전 지점장은 런던지점의 경쟁력으로 적극적인 딜 소싱과 원활한 연계영업을 꼽았다. 그는 "IB딜은 약 70%가 자체 소싱이고, 기업여신은 한국 및 독일, 인도 등 해외점포와의 연계영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머니마켓으로 95% 이상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 타 해외 점포에 자금 조달, 자금 중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나 딜 취급 범위가 다양하다는 점도 다른 금융사와 차별화된 우리은행만의 강점이다. 전 지점장은 "런던지점 특성상 EMEA를 아우르는 딜을 전부 취급할 수 있어 지역적 한계가 거의 없고, 산업 전반적으로 다양한 딜을 시도할 수 있어 많은 기회가 있다"고 했다. 런던지점은 IB딜을 수행할 때 큰 딜은 본점 심사부에서, 작은 딜은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 심사센터를 통해 승인받고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IB 딜을 취급하고 있다.◇ "유럽 IB 시장서 경쟁력 있는 금융주선기관 도약 목표"최근 우리은행 런던지점이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기업예금 유치다. 영국의 기준금리가 연 5%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지점장은 "은행은 주로 수신 및 머니마켓을 통한 크레딧 세일즈를 통해 자금을 펀딩하고, 주된 비즈니스 활동에 투자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와 같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은행들 역시 적절한 금리를 책정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에 따른 자금조달 경색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런던지점은 기업예금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라인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은행의 주된 업무는 수익 창출이 아닌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주기 위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경쟁적인 금리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은행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도모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중장기적으로 유럽 IB딜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지점장은 "지금까지 딜을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이제 글로벌 IB딜에 참여하는 단계를 넘어 주도적으로 딜을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며 "실제 IB 딜을 취급할 때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시현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 참여 비중이 점차 늘고 있어, 같은 딜을 하더라도 예전보다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기반으로 주선비중을 높여 유럽 내 IB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금융주선기관(MLA)로 위상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ys106@ekn.kr우리은행 런던지점.(사진=나유라 기자)우리은행 런던지점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사진=나유라 기자)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