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 상반기 실적을 두고 주요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NH) 산하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투자금융(IB) 등 수수료 수익은 감소했지만, 매크로 환경 개선에 힘입어 자체적인 자산 운용 성과가 호전됐기 때문이다. 단 하나증권의 경우 차액결제거래(CFD) 등 1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 전년 대비 실적이 급감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95.52%, 49.38%, 8.5%씩 증가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미국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및 원·달러 환율 안정화로 증권사의 자체적인 운용수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익 감소, IB 부진 영향KB증권의 경우 작년 상반기 적자(-1132억원)를 기록했던 상품운용손익이 올 상반기 2612억원 흑자전환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자기매매 손익도 전년 동기 대비 136.3% 커진 39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기준금리가 상승하며 이자수익 부문도 수혜를 봤다. NH투자증권의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38.7% 커진 7761억원을 기록했으며, KB증권도 동 기간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단 여전히 높은 글로벌 기준금리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3사의 합계 수수료 수익은 1조2961억원으로 작년 대비 15%가량 줄어든 수준이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소폭 상승했지만, 침체된 IB 시장 분위기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하고, 높은 시장금리 때문에 각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발행시장(ECM) 부문 중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1년 넘게 조 단위 코스피 상장사를 찾아볼 수 없다. 실제로 올해 증권업계 ECM, DCM 부문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KB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1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8%나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KB·신한·하나·NH금융그룹 산하 증권사 별 영업이익 추이
기업
2023년 상반기
2022년 상반기
증감율
NH투자증권
4719억원
3159억원
49.38%
KB증권
4546억원
2325억원
95.52%
하나증권
638억원
1405억원
-54.60%
신한투자증권
2566억원
2365억원
8.50%
출처=각 사
◇ 하나증권 ‘1000억원 충당금’에 발목 또 다른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인 하나증권의 경우 유달리 실적 부진이 심각하다. 하나증권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38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54.6%나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346억원으로 75.1% 줄었다. 2분기 실적으로 한정할 경우 영업손실 329억원이 발생, 적자 전환됐다.예년에 비해 높은 충당금이 하나증권의 발목을 잡았다. 작년 상반기 하나증권의 충당금 등 전입액은 38억원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는 1051억원으로 약 28배 늘었다. 하나증권의 충당금 적립 전 이익 규모는 1689억원으로, 작년(1443억원)에 비해 증가해 사업 수익성에 큰 문제는 없었다.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PF발 악재로 증권사들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우려,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라고 권고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달 20일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국내 증권사 IB 관련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충당금 산정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사실상 충당금을 늘리라는 권고사항인 셈이다. 회계기준에 따르면 충당금은 비용으로 처리돼 이를 더 쌓을수록 이익이 줄어든다. 실제로 KB증권 역시 전년 대비 45.5% 가량 증가한 211억원의 충당금을 올 상반기에 쌓았다.특히 올 2분기 주가조작 사태 등으로 논란이 됐던 CFD 사업과 관련, 하나증권의 CFD 잔액 규모가 큰 것도 충당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하나증권의 CFD 거래 잔액은 하나증권이 3400억원에 달했다. KB증권(664억원), 신한투자증권(582억원), NH투자증권(134억원)에 비해 큰 규모다. 이 때문에 전체 충당금 중 CFD 관련으로만 500억원 규모가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하나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시도 있었고, CFD 등 충당금을 잡아야 할 자산들도 많았다"며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신상품 출시로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영업 체질 개선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따른 수익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suc@ekn.kr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