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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 門’ 더 좁아졌다···올해 승진률 더 하락

대기업 임원으로 승진하는 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확률은 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100대 기업 임원 승진 확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임원 승진 문턱은 지난해 직원 119명당 1명꼴에서 올해 122.5명당 1명으로 높아졌다. 확률이 작년 0.84%에서 올해 0.82%로 낮아진 것이다. 조사는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임원의 정의는 사내·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 임원으로 내렸다. 대상 기업 전체 직원 수는 86만1076명으로 전년 대비 1만1670명(1.4%) 늘었다. 같은 시기 임원 수는 7135명에서 7028명으로 감소했다. 회사별 분위기는 엇갈렸다. KB금융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6.2명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승진 확률(16.2%)이 높았다. 현대코퍼레이션(7.45%), 키움증권(4.95%), LX인터내셔널(4.72%) 등도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미등기임원 숫자가 10명 이상 되는 곳 중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은 기업은행이었다. 직원 1127.7명당 임원이 1명 배출됐다.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별'을 달 확률은 0.09%로 계산된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도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38.9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비교적 많이 올라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등이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임원이 활약하고 있다. 이와 달리 유통 분야는 직원 330.5명당 1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에너지(188.2명) △조선중공업(166.2명) △자동차(147.1명) △운송(140.3명) △전자(136.6명) △금속철강(114.7명) △정보통신(102.5명) 등도 임원을 달기 쉽지 않았다. 4대그룹 대표 기업들은 임원 1명 당 직원 수가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0.3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뛰었고 현대자동차도 143명에서 151.6명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116.1명에서 116.2명으로, SK하이닉스는 163.9명에서 165.9명으로 변경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이 되면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를 지금보다 더 축소하고 핵심 직무 중심의 인력구조 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년 수출 0.9% 증가 전망···불확실성에 상승세 둔화”

내년도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0.9% 가량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2%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 매출액 1000대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2026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업종별로는 '선박'(5.0%), '전기전자'(3.1%) 등 6개 업종의 내년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3.5%), '철강'(-2.3%) 등 4개 업종은 내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은 '글로벌 업황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33.7%)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개척'(22.8%)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67.3%)를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그 외에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8.6%), '중국발 세계시장 공급과잉'(8.6%), '미·중 무역갈등 심화'(8.6%)도 수출 감소 전망의 원인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대부분(95.3%)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77.3%)하거나, 악화(18.0%)될 것으로 봤다. 내년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이라 답한 기업은 4.7%에 그쳤다.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63.0%),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14.8%),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1.1%), '미·중 무역 갈등 심화'(11.1%) 등을 들었다. 기업들이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평균 1375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또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수출단가 조정'(28.0%), '생산 원가 절감을 통한 비용 흡수'(25.8%),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 개척'(16.5%)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의 최대 현안이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통상 불확실성을 체감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통상환경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세제지원 및 외환시장 안정 등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 내수둔화 시대의 생존 해법은

내수둔화와 비용상승이 겹친 지금, 많은 소상공인들은 디지털 전환과 AI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당장 내 가게와 무슨 상관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임대료·인건비·에너지요금·플랫폼 수수료 등 눈앞의 비용에 시선이 쏠린다. 그러나 디지털전환과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비용을 낮추고, 매출을 키우며, 리스크를 줄이고, 사람의 역량을 높이는 실전 도구다. 아래에서는 소상공인이 마주한 네 가지 과제(비용·매출·리스크·사람)를 중심으로 디지털전환·AI의 역할을 짚어본다. 첫째, 운영 효율로 비용을 낮춘다. 판매·날씨·지역행사 데이터를 반영해 발주·재고(식당·마트) / 소모품·약제(미용실) 수요를 예측하면 과잉재고·품절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전단·배너·메뉴판·서비스안내판 시안은 AI 초안에 사진과 가격만 교체해 제작 시간을 단축한다. 에너지 비용이 부담이면 피크 시간대에 맞춰 조리·조명·냉난방(식당·마트), 드라이·열기기 사용(미용실) 스케줄을 표준화하고, 장비 매뉴얼의 절감 팁을 추출해 루틴에 반영한다. 둘째, 수요창출로 매출을 키운다. 상품·메뉴·시술 소개 페이지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짧게 비교 실험한 뒤, 클릭·예약·구매 전환이 높은 문구를 자주 쓰는 템플릿으로 고정한다. 리뷰를 요약해 핵심 키워드를 뽑고, 이를 배달앱·지도·인스타·네이버 등 채널 검색 노출에 반영한다 셋째, 선제 대응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매출 급락, 회전율 악화, 불만 급증 같은 이상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무엇을 할지·누가 맡을지·언제까지 끝낼지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재고경보가 발생하면 대체품목을 제안하고, 이어서 동네마트는 가격과 진열을 조정하고, 식당은 세트·메뉴 구성을 손보고, 미용실은 예약 슬롯과 동선을 조정하는 식으로 작은 규칙을 연쇄적으로 적용하면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넷째, 사람의 역량을 키워 시간을 절약한다. AI가 레시피·시술가이드·장비매뉴얼을 읽어 절차, 주의점, 실수 Top3를 쉬운 언어로 제공하면 신입도 빨리 배우고 덜 실수한다. 오픈/클로즈 체크리스트, 위생·안전 점검표를 표준화하면 교대 시 품질이 흔들리지 않는다. 채용이 어려운 시대, 교육 속도와 현장 적응력이 곧 경쟁력이다. 이제 업종별로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현장형' 예를 들어보자. 식당의 경우 날씨·요일 기반으로 식재료 수요를 예측하고, 품절시 대체 메뉴를 안내한다. 점심/저녁도 차등 세트를 자동 제안한다. 리뷰 키워드(“따뜻함", “바삭함")를 메뉴설명·간판카피에 즉시 반영한다. 미용실의 경우 사전상담 챗봇으로 얼굴형 및 모발 상태에 맞춘 스타일을 3가지 제시한다. 노쇼 예방 리마인드와 시술 후 홈케어 가이드를 자동발송한다. 후기 요약으로 디자이너별 강점을 도출한다. 동네마트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해 자동 할인 라벨과 그 재료로 만드는 3분 레시피 카드를 생성한다. 품절 시 대체상품 추천으로 매출·마진을 동시에 방어한다. 공방·크래프트는 스토리텔링, 네이밍과 다국어 상세페이지로 해외 마켓 진입 장벽을 낮춘다. 기억해야 할 점은, 소상공인의 디지털전환은 'IT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영 습관의 업데이트'라는 사실이다. 경영지표를 보고, 루틴으로 붙잡고, 순간을 설계하고, 신뢰로 지키면 매출·마진·충성도를 동시에 올릴 수 있다. 오늘의 선택은 간단하다. “고객 경험을 표준화하라." 그 순간, 식당도 미용실도 동네 마트도 가격 프레임에서 내려와 경험 프레임으로 갈아탄다. 그리고 그 프레임 위에서 AI는 작은 자동화의 연쇄로 매일 묵묵히 성과를 쌓는다. 손님은 최저가 대신 '늘 같은 품질'이라는 안심을 기억한다. 그 기억이 충성도가 되고, 충성도가 내일의 매출이 된다. 가격이 아니라 경험으로 기억되는 가게가 이긴다. 박주영

‘인터넷신문인의 밤’ 개최…본지 박규빈 기자 언론윤리대상 우수상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5 인터넷신문인의 밤' 행사를 개최하고 '2025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수상자에 시상했다. 이 행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산업부 박규빈 기자는 전문분야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인터넷신문인의 밤'은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의 대표적 하반기 행사로, 전국 인터넷신문 발행인들이 한 해를 되돌아보고 소통과 화합을 다지는 자리다. 김기정 인신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협회는 정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정부 및 국회와의 소통, 포털 현안, 뉴스 저작권 현안, 자율심의 정상화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 다양한 현안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거대한 물결은 과거 디지털 전환의 물결만큼이나 언론 환경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으며 큰 과제와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며 “이처럼 현안이 많은 시기일수록 회원사 간의 굳건한 연대와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2025 인터넷신문 언론윤리대상' 시상식이 함께 진행돼 매체부문 6개 매체, 기자부문 37명의 기자(16편 수상작)가 상을 받았다. 매체부문 대상은 IB토마토가 수상했다. 이밖에 △종합/시사 부문 우수상은 일요신문 △경제 부문 우수상은 메트로신문, 비즈한국 △전문 부문 우수상은 뉴스포스트, 메디컬투데이가 받았다. 기자부문에서는 더팩트 서다빈 기자와 여성경제신문 허아은·박소연·장세곤·김민·김성하·서은정 기자가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본지 박규빈 기자를 비롯해 △종합/시사 부문 노컷뉴스(양민희·강지윤), 뉴스핌(지혜진·윤채영·신도경) △경제 부문 서울와이어(황대영·천성윤·정윤식·박동인), 시사저널e(노경은), 아시아타임즈(김정일·정상명·김미나), 프라임경제(박진우), 한양경제(임동수·조시현) △전문 부문 1코노미뉴스(안지호·신민호·조가영), 뉴스펭귄(곽은영), 뉴스포스트(김주경·최문수·최종원), 투데이코리아(김유진·김시온·김지훈), 히트뉴스(황재선·이현주) △지역 부문 드림투데이(전경훈) 기자가 기자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박규빈 기자는 지난 9월 15~17일 '하늘 위 숨겨진 위험, 우주방사선' 기획 시리즈(총 3회)를 통해 항공기 승무원들이 우주방사선 피폭에 노출돼 있음을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층 조명하고 공중산업재해의 위험성을 보도함으로써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CJ제일제당, 식품 선방에도 영업익 25.6%↓

CJ제일제당이 올해 3분기 식품사업의 선방에도 바이오와 사료 사업의 실적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5326억원, 영업이익 2026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9%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6% 감소했다. 이는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실적이다.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바이오와 F&C(Feed&Care) 부문의 성장이 둔화됐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식품 부문은 선방했으나, 바이오와 F&C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식품사업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4% 늘어난 2조984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1685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 부담 등으로 국내 식품사업에서 일부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3% 빠졌다.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4% 줄어든 979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1.9% 감소한 220억원을 기록했다. 고수익 제품인 트립토판, 알지닌, 핵산 등의 시장 경쟁 심화와 유럽 내 라이신 시황 부진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 천연 조미소재인 '테이스트앤리치(TasteNRich)'는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생산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다. Feed&Care부문은 매출 5692억원과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에서의 사료 판가 하락과 높은 기저 부담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4분기 글로벌전략제품을 중심으로 'K-푸드 신영토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은 프리미엄 조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이스트엔리치'의 신규 수요를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웨이브'를 이끌 수 있도록 글로벌 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신라免, 첫 제주 로컬 디저트 특별관 ‘스윗 제주’ 선봬

신라면세점이 제주 로컬 디저트 특별관 '스윗 제주'를 선보인다. 11일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제주점 4층에 제주 로컬 카페 겸 디저트 브랜드와 협업해 디저트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스윗 제주(Sweet Jeju)'를 열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스윗 제주는 신라면세점에서 첫 선보이는 제주 지역 로컬 디저트 특별관"이라며 “최근 K-문화와 미식 체험을 선호하는 외국인 제주 여행객들의 여행 패턴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스윗 제주는 제주 여러 지역에 흩어진 유명 베이커리와 카페들의 대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소개하며, 대상 브랜드로는 △몽그레 △귤메달 △구아우쇼콜라 △바솔트 △플러스 제주 총 5곳이다. 몽그레는 제주 보리와 녹차, 땅콩 등 제주산 재료로 만든 구름 모양 찰보리 과자 브랜드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선물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착즙쥬스를 판매하는 귤메달은 제주의 대표 상징인 감귤의 다양한 품종으로 만든 음료를 선보인다. 구아우쇼콜라는 현무암을 형상화한 초콜릿인 '현무초콜릿'이 대표 제품으로, 제주를 구현한 모양새과 부드럽게 녹는 독특한 식감으로 최근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바솔트도 현무암에서 착안해 제주산 재료를 사용한 디저트를, 플러스제주는 아침미소목장샌드와 감귤 로쉐 등 다채로운 제주 특화 상품을 각각 선보인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신간] 매너가 사람을 만들고, 말은 세상을 바꾼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화 '킹스맨'에서 비밀요원 해리 하트가 남긴 명언이다. 이 말은 본래 영국의 신학가이자 정치가인 위컴의 윌리엄(1324-1404)이 남긴 말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매너란 의미겠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은 말이란 의미겠다. 전 행정가이자 정치인 이필형은 신간 『말이 세상을 바꾼다』에서 이렇게 단언한다. 그가 말하는 '말'은 연설이나 수사학의 언어가 아니다.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흙냄새 나는 진심의 언어다. “세상을 바꾸는 건 제도가 아니라 말의 힘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주 요지를 한 문장으로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말은 씨앗이다"라는 문장으로 화두를 던진다. 인생의 굴곡 속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것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누군가의 짧은 한마디였다는 고백이다. 가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수많은 실패를 겪은 그는, 좌절의 순간마다 아버지의 말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를 떠올렸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회복력에 대한 믿음이었다. 이필형은 말이 가진 치유력과 창조력을 함께 바라본다. “한 줄의 말이 사람을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 그는 실제 행정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인, 청년, 아이들, 지역 주민들의 일상 속에는 제도보다 빠르고, 정책보다 오래가는 '진짜 말'이 있다. 저자는 그런 말들이 공동체를 바꾸고,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 책은 화려한 언변의 기술서가 아니다. 말의 태도에 관한 책이다. 듣는 사람을 향한 존중, 말의 무게를 아는 성찰이 전편을 관통한다. 그는 정치의 언어보다 사람의 언어를 신뢰한다. “정치는 제도로 움직이지만, 세상은 결국 말로 움직인다"는 문장은 이 책이 지닌 철학을 압축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상처와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빛나는 흉터'라 부르며, 그 안에서 배운 지혜를 나눈다. “흉터는 우리가 살아냈다는 증거이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다." 그의 글은 거창하지 않지만, 읽는 이를 조용히 끌어올린다. 『말이 세상을 바꾼다』는 궁극적으로 '한 줄의 기적'을 믿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말의 기적'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세상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하이엔드라며 품질은 그대로?…아파트 브랜드 전쟁의 내막

“너 래미안 살아?, 난 디에이치 살아." 아파트 단지명 앞에 붙는 브랜드가 집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한 지 20년 이상이 지났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브랜드, 그것도 대형 건설사의 1군 브랜드가 붙지 않으면 아파트가 잘 팔리지도 않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런 고가의 브랜드 아파트들도 상당수 부실 시공으로 논란을 일으킨다. 마케팅 차원에서 아파트 브랜드 경쟁을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품질과 안전에 더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포주공 2단지·3단지를 각각 재건축한 반포래미안·반포자이는 2000년대 지어질 때만 해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브랜드인 '래미안'과 GS건설의 브랜드인 '자이'를 대표하는 단지였다. 당시 보기 드물었던 수영장과 사우나, 골프장, 헬스장 등 각종 생활 인프라 시설을 갖춰 '커뮤니티 아파트'의 시초를 연 곳이기도 하다. 각 개별 세대 아파트 창틀이 쇠창살로 이뤄져 있던 과거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쇠창살 창틀이 사라지고 입면분할 통창으로 시공해 세대 내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조망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첫 단지들로도 유명하다. 2009년 나란히 완공된 이 단지들은 거의 10년간 각각 래미안과 자이를 대표하는 단지로 항상 홍보 제일선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단지들이다. 이 아파트들이 각종 언론과 신문 지상에서 집값의 바로미터로 차용되면서 아파트 브랜드의 인지도 역시 수직상승했다. 래미안이 첫 선을 보인 2000년과 자이가 론칭한 2002년 당시만 해도 브랜드 아파트의 개념은 생소했다. 20세기까지만해도 현대건설이 현대아파트, DL이앤씨가 옛 사명인 대림산업에서 차용한 대림아파트 등 시공사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1999년 롯데건설의 롯데캐슬을 필두로 2000년 DL이앤씨의 '이편한세상', 2003년 대우건설이 '푸르지오'를 내놓는 등 새천년을 맞아 대형 건설사들이 일제히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시공사 이름이 아닌 생소한 아파트 브랜드 정착을 위해 건설사들이 택한 것은 톱 탤런트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광고모델로 이병헌, 신민아를 기용했고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광고모델로 김태희와 김남주를 내세웠다. GS건설의 자이는 이영애가 전면에 서는 등 브랜드 아파트 출범 초기만 해도 아파트 브랜드 광고 모델이 되는 것이 '톱 스타'의 보증 수표였다. 2010년을 넘어서는 톱스타 모델들이 사라져갔다. 래미안 퍼스티지나 반포자이 등이 전 국민이 선호하는 '드림 아파트'로 일반 대중에 깊숙이 각인되면서 이제 배우들의 홍보 없이 브랜드 하나만을 내세워도 충분히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래미안'이라는 세 글자가 단지명 앞에 붙기만 해도 전 국민이 고급 아파트로 인식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현재 건설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중 가장 먼저 등장한 브랜드는 DL이앤씨의 '아크로'다. 다만 1999년에 론칭된 아크로는 10년 이상 하이엔드 개념의 브랜드가 아닌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브랜드로 사용되다가 2013년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 한 아크로리버파크 분양 당시 하이엔드 브랜드로 리뉴얼됐다. 우리나라 건설사 맏형인 현대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들었다. 현대건설의 주거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는 2006년 론칭했다. 10대 건설사 브랜드 대부분이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늦은 등장이었다. 현대건설이 경쟁사 대비 아파트 브랜드를 늦게 내놓은 것은 '압구정 현대'로 대표되는 현대아파트의 상징성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파트 시장 선호도가 일제히 브랜드 아파트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현대건설도 언제까지나 과거의 현대아파트만을 고집할 순 없었다. 결국 현대건설도 한 발 늦게 힐스테이트를 선보였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앞서 등장한 래미안과 푸르지오, 자이 등이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선점한 상황에서 고전했다. 시공능력평가 수위를 다퉜지만, '힐스테이트'는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타사 경쟁 브랜드들에게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힐스테이가 래미안이나 자이 등에 밀리는 경우가 많아 현대건설 입장에선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현대건설은 결국 2015년 더욱 고급화를 지향하는 하이엔드 컨셉의 '디에이치'를 출시, 프리미엄 브랜드 시대를 개척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뒤쳐졌던 힐스테이트의 약점을 극복하고 하이엔드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그러자 이번엔 반대로 다른 건설사들이 현대건설의 뒤를 따랐다. 대우건설이 써밋을 론칭했고 롯데건설 르엘,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10대 대형 건설사 중 7곳이 프리미엄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라는 '투 트랙'의 주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반포 지역의 브랜드 아파트가 개별 세대 직결 지하 주차장 완비, 커뮤니티 시설, 지상에 차 없는 단지로 대표되는 3세대 신축 아파트의 시대를 열었다면 하이엔드 브랜드로 대표되는 2010년대 후반~2020년대부터 등장한 4세대 신축 아파트는 '원스톱 주거의 고급화'로 대표된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실내 운동장을 갖추고 단지 내 입주민 전용의 영화관 시설을 갖추는가 하면 커뮤니티 시설에서 조식과 중식, 석식을 서비스하는 등 호텔 급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런 초고급 스펙을 갖춘 4세대 신축 아파트는 서울 강남 지역의 일부 고가 아파트로 한정돼 있다. 아직도 비강남 및 지방 신축 아파트 대부분은 기존 브랜드에다 스펙도 3세대에 머물러 있다. 또 4세대 신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파트 시장의 대세가 되면서 기존 일반 드랜드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의 불만도 커져가고 있다. 이미 공사 중인 단지들의 경우 건축 사양과 무관하게 고급 브랜드를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쳐 시공사와 마찰이 벌어지기도 한다. 건설업계 내에서도 고심이 깊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모든 시공사가 '투 트랙 브랜드'를 운영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는 일반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간 차별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일반 브랜드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계륵'이 될까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닌 일반 브랜드를 적용하면 차별을 하냐는 항의가 높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시공사 입장에서도 공사비 기준에 따라 브랜드를 결정하는데 일방적으로 브랜드를 높여달라는 요구를 들어줄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하이엔드 브랜드가 득세하고 일반 브랜드가 '찬밥 신세'가 되는 분위기 속에서 여전히 단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GS건설의 '자이' 등은 상대적으로 '원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더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래미안은 굳이 더 상위 레벨의 브랜드 없이도 '래미안'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시장에 먹힌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필요없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히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굳이 다른 브랜드를 운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앞으로도 오직 하나의 래미안 브랜드 상품성 강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아파트 브랜드 경쟁 속에 가장 지켜져야 할 근본은 주택의 품질이라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더욱 안전하고 튼튼한 시공을 기대하지만 정작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도 2023년 입주 이후 약 30여 세대에서 창호에 금이 가고, 곰팡이나 결로 현상이 신고되는 등 부실자재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GS건설이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는 입주한 지 3개월만에 커뮤니티와 지하주차장에서 침수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배그랑자이에서도 세대 내부에 악취가 발생해 공사 당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건설사 간 마케팅 차원의 일환을 넘어서서 품질 시공과 안전 보장, 층간소음 해소 등 입주민 주거의 '삶의 질'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고급화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실거주를 하면서 불편함을 겪지 않고,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건설사들이 설계·시공의 품질에 더 신경써야 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기를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급하게 공사 속도를 높이다 보니 고급 브랜드가 적용된 사업장에서도 마감 공사가 꼼꼼하지 못한 곳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입주 초기에 하자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이런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 포항 ‘수산물 직거래·유통 대축제’ 성료

이랜드리테일의 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이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북 포항시 영일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 '2025년 수산물 직거래·유통 상생 대축제'에 성공적으로 참여했다고 11일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수산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의 하나다. 이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국산 수산물을 직거래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참여 업체에게 신규 판로를 개척할 기회를 주는 수산물 유통 분야의 통합 상생 모델이다. 이번 축제에서 킴스클럽은 직거래 기반으로 제조한 간편 수산물 6종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였다. 판매 품목은 △자연별곡 완도전복미역국 △자연별곡 완도톳 전복내장죽 △완도 데친전복손질 △가시제로순살고등어 △두마리 그대로 제주통갈치 △국산손질 꽃게다. 이 밖에 킴스클럽은 지역 생산자와의 신규 판로 개척 차원에서 축제 기간 중 진행된 유통 상생 상담회를 통해 구룡포 소재 건오징어 생산업체 '울릉수산'과 업무협약 맺었다. 이랜드리테일 킴스클럽 관계자는 “이번 상생 대축제는 소비자에게 신선한 수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여 킴스클럽 수산물을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전국 수산인의 신규 판로 개척에 함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손경식 “韓 산업환경 급변···노·사·정 머리 맞대고 해법 찾아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산업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역량을 모아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손 회장은 11일 경총회관에서 김지형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유연성과 안정성이 조화된 노동시장을 구축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노동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낡은 법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활력은 감소하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리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법원과 사회 각계에서 갈등적 노사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최근 통과된 개정 노동조합법은 단체교섭 질서 등 우리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화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정 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노동조합법 개정에 이어 추진하는 정년연장, 주 4.5일제 등 주요 노동정책 과제는 임금체계, 고용경직성 등 노동시장 전반과 연관된 사안"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사 모두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하고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해법이 제시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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