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0.1℃까지 치솟았다. 1907년 근대 기상이 시작된 이래 10월 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기록(공동기록)을 세웠다. 13일에는 전북 고창이나 경북 문경 등지에 70~90㎜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10월 중순임에도 폭염과 폭우를 걱정하게 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폭우가 각각 발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두 현상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재해(Compound Events)'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철에 집중됐던 위험이 장마전선의 북상과 대기·해양 순환의 변화에 따라 늦여름과 가을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두 편의 연구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폭염·폭우 위험이 언제, 어디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달라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 폭염·폭우 복합재해, 발생 빈도 늘고 가을까지 확장 경희대 지리학과·기후사회과학융합학과 김지현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한반도의 폭염·폭우 복합재해 변화를 분석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성경민(제1저자)·채여라 박사와 프린스턴대 김태림 연구원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1986~2025년 기상청 관측소 57곳의 지상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폭염과 극한 강수가 결합하는 복합재해의 위험이 커지는 데는 개별 재해의 강도 변화뿐 아니라 발생 빈도의 증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합재해 위험이 기존의 6~8월 여름철에 머물지 않고 9월 이후 가을철로 확장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2024년 가을철 복합재해 발생일수의 표준화 편차는 7.29로, 과거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극단적인 값을 기록했다. 표준화 편차는 관측값이 장기 평균에서 표준편차 몇 배만큼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7.29라는 값은 통상적인 연도별 변동 범위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발생 확률을 정확하게 산정하거나 기후변화의 인과관계를 단독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 위험 양상도 달랐다. 서해안은 복합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빈도 노출 지역으로, 남동부 내륙은 발생 빈도와 별개로 한 번의 재해가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지역으로 구분됐다. 전국에 동일한 방재 대책을 적용하기보다 지역별 재해 특성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러한 가을철 위험 증가의 대기 순환 배경으로 북서태평양과 일본 부근의 고기압성 순환 이상을 제시했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 남동부와 동중국해에서 황해를 거쳐 한반도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높은 기온과 많은 수증기가 함께 공급될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은 늦여름과 가을에도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복합재해가 위험한 이유는 피해가 단순히 더해지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지친 사람과 열에 노출된 노동자는 뒤이은 폭우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농작물은 고온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침수 피해까지 겪을 수 있고, 전력·교통·배수시설도 서로 다른 유형의 재난에 연이어 노출된다. ◇ 9월 장마전선 중심축 약 213㎞ 북상 복합재해가 가을까지 확장되는 배경을 이해하려면 동아시아 장마전선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의 문수연·김옥연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김형준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npj 기후 및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동아시아 여름철 전선의 장기적인 위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1979~2025년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ERA5 재분석자료를 활용해 전선의 위치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 특히 9월 10~30일 전선의 중심 위치가 과거보다 북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북상 폭은 위도 약 1.92도, 거리로 환산하면 약 213㎞에 달했다. 이는 여름철 후반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전선성 강수와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이 과거와 다른 지역과 시기에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선은 성질이 다른 공기 덩어리가 만나는 경계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전선을 따라 유입되면 공기가 상승하면서 구름이 발달하고 강수가 집중될 수 있다. 동시에 전선 주변의 고온다습한 공기는 인체의 열 방출을 어렵게 해 열 스트레스를 키운다. 연구에서 활용한 습구 글로브온도(WBGT)는 기온뿐 아니라 습도와 복사열, 바람 등의 영향을 반영해 사람이 체감하는 열 부담을 평가하는 지표다. 기온이 같더라도 습도가 높으면 땀의 증발을 통한 체열 방출이 어려워져 열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은 전선의 위치 변화에 따라 열 스트레스와 전선성 강수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커지는 양상을 분석했다. 다만 전선의 북상만으로 모든 지역의 폭염·폭우가 증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피해는 북서태평양고기압의 위치와 강도, 수증기 공급, 대기 순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방재 체계에도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에 맞춰 설계된 대응 체계가 9월 이후에도 충분히 작동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계절별 재난 대응 기간을 고정하기보다 관측과 예측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폭염과 호우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 '여름철 3개월 방재'에서 벗어나야 두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동아시아의 기후위기는 단순히 여름철 기온이 오르고 비가 많이 내리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폭염과 폭우가 결합하는 시기가 달라지고, 장마전선의 위치가 이동하는 만큼 대응 전략의 재설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선 방재 기간을 6~8월에 한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9월 이후에도 폭염과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기상 관측과 예보를 바탕으로 방재 인력과 시설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폭염 대응과 집중호우 대응을 따로 계획하는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 고온에 노출된 노동자와 취약계층, 침수 위험에 놓인 농경지와 도시 기반시설을 복합재해 관점에서 관리해야 한다. 지역별 대책도 달라져야 한다. 반복적인 재해 노출이 문제인 서해안에서는 예·경보와 상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단기간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남동부 내륙에서는 급격한 기상 변화에 대비한 대피·복구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위험도와 대책은 지역별 관측자료와 재해 특성을 토대로 검증해야 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내일날씨] 아침 기온 ‘뚝’ 쌀쌀…경기·강원 북부 오후 비](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4.31d68a24c5a045acb64d5077f0812d57_T1.png)
![국내 초미세먼지·오존 오염, 노년층 파킨슨병 위험 높인다 [환경포커스]](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2.65d4155fae584bb88d8894c26b2e295d_T1.png)
![[특별기고]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http://www.ekn.kr/mnt/thum/202610/news-a.v1.20260309.6da2d9924cff4330ba2d79e006e3834d_T1.jpg)
![[내일날씨] 비 그치지만 아침부터 전국 쌀쌀…강풍까지 불 듯](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3.9d8056337ec1447bb25d0da8e84c324b_T1.jpg)



![[EE칼럼] RPS 제도 개편에 부쳐](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40327.7415137c06b3447fb5ed9a962071f204_T1.jpg)
![[내일날씨] 전국에 비…낮부터 그치고 기온 ‘뚝’](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2.5e85843605084f22a102757c961e166d_T1.png)



![“SK하이닉스, 손절할까 버틸까”...월가 고수는 ‘찜’했다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4.edb80817953b45779a09ed1ccd960651_T1.jpg)

![[은행 풍향계] “매일 캐시백 골라 쓴다”…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출시 外](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4.ebc9318e0ef642f8bfd0cc505c343e3c_T1.jpg)




![[EE칼럼] 공급망에서 핵심기술이 중요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10/news-a.v1.20251113.f72d987078e941059ece0ce64774a5cc_T1.jpg)
![[EE칼럼] 자원공급망 완성을 위한 국제협력 전략과 지속적인 실행이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40311.b55759f13cc44d23b6b3d1c766bfa367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지지의 힘과 통치의 책임 사이](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이슈&인사이트] 은행 문 닫는 30분, 포용금융과 일자리도 닫힌다](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51106.a8abc0924bc74c4c944fec2c11f25bb1_T1.jpg)
![[데스크 칼럼] 강남 아파트 가격 하락, 부동산 정책 성공 아냐](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08.36a64ceb7d2e4e5782280b30c2241fa8_T1.jpg)
![[기자의 눈]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독설…이재명 시장도 주진우 의원도](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4.0ad97360dbe84997b4531937001b821f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