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중순인데도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여름에 몇 차례 겪는 일로 여겨졌던 폭염이 이제는 초여름부터 일상화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탓이라고 한다. 기후변화는 전체적인 기온을 끌어올려 폭염을 강화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단순히 기온 상승과 폭염 발생으로 끝나지 않는다. 도시에서 폭염은 도시열섬(Urban Heat Island) 현상을 심화시킨다. 도시열섬은 다시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을 키운다. 이른바 '열의 악순환'이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인구 밀집, 콘크리트 구조물, 녹지 감소 등이 겹치면서 주변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도시가 바로 기후위기의 핵심 전장(戰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도시열섬(UHI)은 도시 지역의 기온이 주변 교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도시가 마치 거대한 섬처럼 주변보다 뜨거워진다는 의미다. 도시열섬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태양열을 강하게 흡수한 뒤 밤에도 천천히 방출한다. 반면 숲과 토양이 줄어들면서 식물의 증발산에 의한 자연 냉각 기능은 약화된다. 여기에 자동차와 산업시설, 냉방기기에서 배출되는 인공열까지 더해진다. 특히 고층 건물이 밀집한 도심은 바람길을 차단하고 복사열을 가두는 '도시 협곡(Urban Canyon)' 효과까지 나타난다. 이 때문에 도시에서는 해가 진 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서울 도심의 야간 기온이 외곽 경기도보다 2~5℃ 이상 높은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이러한 도시열섬 현상 때문이다. ◇기후변화, 폭염, 도시열섬의 상승작용 최근 기후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폭염, 도시열섬이 서로 독립적인 현상이 아니라 상호 증폭 관계에 있다고 분석한다. 기후변화로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폭염 발생 빈도와 강도가 커진다. 폭염이 발생하면 도시의 건물과 도로는 더 많은 열을 저장하게 되고 도시열섬 현상도 강화된다. 강화된 도시열섬은 다시 폭염의 체감온도와 지속시간을 늘린다. 특히 야간에 문제가 심각하다.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새 방출되면서 시민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지고, 냉방 수요가 증가해 더 많은 인공열이 배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서울은 도시열섬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모두 갖춘 대표적 메가시티다. 약 950만 명의 인구와 수도권을 포함한 2,500만 명 규모의 도시권, 고밀도 고층 건물, 넓은 불투수 포장면, 대규모 에너지 소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백종진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날씨 및 기후 극한 현상(Weather and Climate Extreme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2021년 서울 폭염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폭염 기간에는 비폭염 시기보다 도시열섬 강도가 더욱 커졌고, 특히 초저녁 시간대에 폭염과 도시열섬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낮 동안 건물과 도로에 저장된 열이 해가 진 뒤 대기로 방출되면서 야간 기온 상승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시열섬과 폭염의 상호 증폭 효과는 낮보다 밤에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폭염이 단순히 낮의 문제가 아니라 열대야와 수면장애, 심혈관계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 24시간 재난임을 보여준다. ◇뜨거워지는 세계의 메가시티 서울만이 문제가 아니다. 도시열섬은 전 세계 메가시티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일본 도쿄는 고층 건물과 인공열 증가로 야간 열섬 현상이 심각한 도시로 꼽힌다. 미국 뉴욕은 녹지 분포의 불균형으로 저소득층 지역의 폭염 피해가 더 큰 '열 불평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는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열섬 강도가 빠르게 증가한 대표 사례이며, 인도의 델리는 극심한 폭염과 도시열섬이 결합해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고온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국 난징농업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 전 세계 1만 개 이상의 도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도시 인구가 두 배 증가할 때마다 열 노출의 불평등이 약 9%씩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도시 규모가 커질수록 폭염의 피해 역시 불평등하게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도시가 얼마나 뜨거워지는지는 기후뿐 아니라 도시의 형태에도 크게 좌우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임정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에서 전 세계 2213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건물이 조밀하고 높은 '고밀도·고층 도시'일수록 도시열섬 강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층 건물은 태양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고, 건물 사이 공간은 열을 가두며, 바람의 흐름까지 방해한다. 이 때문에 도시 내부의 열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한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광화문 일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늦게까지 방출되며 열대야를 더욱 심화시킨다. ◇도시를 식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은 '녹지' 전문가들은 도시 열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방법으로 녹지 확대를 제시한다. 나무는 그늘을 제공해 지표면 가열을 줄이고, 잎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증발산 작용을 통해 주변 공기를 직접 냉각한다. 즉, 나무는 자연의 에어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영국 서리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도시와 환경 상호작용 (City and Environment Interac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 공원의 냉각 효과가 주변 지역 약 300m까지 확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나무 그늘은 잔디밭보다 인간이 체감하는 열 스트레스를 훨씬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시계획 분야에서는 '3-30-300 규칙'이 새로운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집에서 최소 3그루의 나무가 보이고 △지역 면적의 30% 이상이 나무 수관으로 덮이며 △300m 이내에 공원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준이 도시민의 건강과 폭염 완화에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르면, 서울 역시 가로수 확대, 포켓공원 조성, 학교 숲 확대, 옥상녹화, 수직정원 설치 등을 통해 도시열섬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공간 확보가 어려운 도심에서는 건물 외벽을 녹화하는 수직정원과 옥상녹화가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기후위기 시대에 공원과 숲은 더 이상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다. 녹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폭염을 완화하며, 미세먼지를 줄이고, 시민 건강을 보호하는 핵심 인프라다. 녹지는 장식이 아니라 도시를 식히고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기후 방패'인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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