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탄력받는다

정부가 미국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험이 커지자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를 확대할 계획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난방과 냉방을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설치비 지원 및 전기요금 누진제 면제 등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추가경정예산 5245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이다. 이 가운데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위해 주택 대상 난방 전기화 사업에 56억원, 사회복지시설 전기화 사업에 13억원을 편성했다. 보급 초기인 점을 감안해 온난지역(제주·경남 등)과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비의 70%(국비 40%, 지방비 30%)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편성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관련 정규 예산이 583억원이므로 여기에 추경까지 더하면 총 예산은 652억원이 된다. 국내 대부분의 가정은 난방 에너지를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두 에너지원 모두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다. 정부는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도 낮추는 차원에서 냉난방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히트펌프를 적극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제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제주의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며 “예를 들면 전기차로 바꾸고 집 난방 같은 것도 히트펌프로 바꿔야 한다. 잘하고 있지만 속도를 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2022년 기준 국내 히트펌프 보급량은 약 36만대 수준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물 부문에서 난방 등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4360만톤임을 감안하면 히트펌프만으로 건물 부문 배출량을 약 12%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히트펌프 지원 정책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며 공기열 히트펌프도 지열·수열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공식 인정됐다. 하지만 공기열 히트펌프의 문제점이 있다. 냉방과 난방을 전기로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있다. 일정 구간 이상으로 소비하면 전기료는 대폭 올라 간다. 히트펌프로 자칫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부는 지난달 13일 주택용 히트펌프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소비자가 선택할 경우 히트펌프에 사용된 전력을 별도로 계량해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요금제는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히트펌프는 아직 비용이 높아 가스 기반 난방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2025년도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실적 조건에서 공기열 히트펌프의 균등화열생산비용(LCOH)은 기가칼로리(Gcal)당 19만5643원으로, 가스보일러(11만4145원), 열병합발전(11만2547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에경연은 히트펌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출권 가격 정상화와 전기요금 누진제 미적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배출권 가격은 톤당 1만5000원대로, 분석 당시 1만원대보다 약 50% 상승했고 히트펌프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도 완화됐다. 다만 해당 연구에서는 배출권 가격이 톤당 5만원 수준에 도달해야 경제성이 확보될 것으로 분석돼, 히트펌프의 경제성 확보까지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UG, 본사 인근 카페에 친환경컵 사용…4만개 일회용컵 사용 줄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일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은 에너지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복지 제공에 기여한 우수 기관을 발굴해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HUG는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HUG본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옥 인근 지역 카페 12곳과 협업해 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을 제공받고 사옥 내 전용 반납함에 반납하면 임직원이 1건당 3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적립 받는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인 'Habit Using Green CUP(허그컵)'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앞서 2024년 사내 '일회용컵 ZERO'를 달성한 HUG는 이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자 이번 사업을 시행했고, 지역 사회와 함께 친환경·탄소중립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HUG는 탄소중립 실천과 이재명 정부의 친환경 정책 지원을 위해 공사 직원들과 일회용품 사용저감을 위한 지역구성원과 다회용컵 업체, 공사 직원등 3자가 적극 참여하는 허그컵(다회용컵) 순환 이용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시켰다. 특히 HUG는 다회용컵 이용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참여유인을 명확히 제공해 공사와 다회용품 공급업체, 지역카페 등 3자간 협력 기반의 역할을 분담했다. 또 정부 탄소중립 포인트제 연계를 통해 ' 다용도컵 사용-반납-포인트 적립'을 통합한 순환형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지역 카페에서 음료를 신청하면 허그컵이 제공됐고, 각층에 위치한 반납함에 컵을 빠짐없이 반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공사직원도 탄소중립 포인트 가입 홍보를 통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저감과 지역상생을 모두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HUG의 탈플라스틱 활동사업으로 인해 연간 4만1000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였다. 이는 이산화탄소 1톤 저감 및 플러스틱 폐기물 615kg의 감축 효과를 가쟈왔다. 공사는 현재 424명 전 직원이 허그컵 사용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이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 공기업으로써 지역과 상생하는 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허그컵 사업으로 소나무 231그루 식재 효과는 물론, 지역 카페의 일회용컵 사용이 줄고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 비용도 절감되는 등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2028년 지속가능성 의무 공시…30조 자산기업부터 시작[환경포커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 도입을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이행지원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회계기준원(KAI)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했다. 세미나에서는 정부의 단계적 공시 의무화 로드맵과 함께 지난 2월 공개된 구체적인 공시 기준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발표에서는 2028년 초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일정과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식, 기후 시나리오 분석, 재무제표와의 연계성 확보 등 기업 실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핵심 사항들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한 공시 대응을 넘어 경영 전략과 내부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기준실 유하은 3팀장은 “이번 공시기준서는 기업이 여건과 능력에 맞춰 공시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준 대신 공시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르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 발표 내용을 질문과 대답 형태로 정리했다. Q. 지속가능성 공시는 언제부터 시작되고, 어떤 기업부터 적용되는가? 전체 확대 일정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는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최초 적용 대상은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인 초대형 코스피 상장사(58개사, 약 6.9%)이고, 이후 단계적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정책 방향은 초기 충격을 줄이면서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2030년 이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 대상이 아닌 기업도 사실상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시 의무화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Q. 공시는 어디에 제출하고, 재무제표와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기업 내부 프로세스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지속가능성 공시는 원칙적으로 재무제표와 동일한 일반목적 재무보고서의 일부로 제공돼야 한다. 즉, 재무정보와 별개의 보고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정보 패키지로 취급된다. 다만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 부담을 고려해 거래소 공시 형태로 먼저 시행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사업보고서에 포함되는 법정공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공시는 재무제표와 동일한 시점에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기업은 재무 결산 일정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 비재무 데이터 확정 시점을 맞추는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된다." Q. 공시는 어떤 구조로 작성해야 하는가? 핵심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공시는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거버넌스에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지속가능성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설명하고, 전략에서는 해당 이슈가 사업모형과 가치사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술한다. 위험관리에서는 식별·평가·관리 체계를 보여주고, 지표 및 목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정량적 성과와 목표 달성 수준을 제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 네 요소가 서로 연결된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체크리스트식 공시가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를 설명하는 보고가 요구된다." Q. 어떤 정보를 공시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중요성(Materiality)'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공시 대상 정보는 투자자 등 주요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즉, 해당 정보가 기업의 현금 흐름, 자금조달 능력, 자본비용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중요 정보로 간주된다. 기업은 기준서뿐 아니라 산업 관행, 글로벌 프레임워크 등을 참고해 정보를 식별하고, 단계적으로 선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중요성 판단은 일회성 작업이 아니라 매 보고기간마다 재평가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해 공시를 생략하는 경우에도, 생략하게 된 그 판단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Q. 지속가능성 정보와 재무제표는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지속가능성 공시는 재무제표와 강하게 연결돼야 한다. 동일한 데이터와 가정을 가능한 한 일관되게 사용해야 하고,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기후 변화나 환경 규제와 같은 요인이 자산 손상, 투자 계획, 현금 흐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와 미래 관점에서 설명해야 한다. 가능하면 정량적 정보로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측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질적 설명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핵심은 지속가능성 정보가 재무 성과를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Q. 온실가스 배출량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는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제 기준인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을 기본으로 산정한다. 스코프(Scope) 1은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이며, 스코프 2는 구매한 전기나 열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이다. 모든 배출량은 CO₂ 환산량으로 통합해 산출하게 되고, 지역 기반 방식(해당 지역 전력생산의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이 기본 공시 형태로 요구된다. 기업은 지분율 접근법 또는 통제 접근법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해야 하며, 그 선택 근거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비교 가능성과 기업별 특수성을 동시에 반영하기 위한 구조다." Q. 기존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규제와 충돌하지 않는가? “제도 설계는 이중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되어 있다.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규제에서 요구하는 산정 방식이 있는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는 해당 방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업 내에서 서로 다른 기준이 혼용될 경우에는 각각의 방식에 따라 배출량을 구분해 공시해야 한다. 또한 지구온난화지수(GWP) 등 일부 기준도 국내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허용된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기준을 지향하면서도 국내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인 기업의 실무 부담을 완화하는 절충적 구조라고 볼 수 있다." Q. 스코프 3, 즉 공급망 배출은 언제부터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가? “스코프 3는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포함한다. 원칙적으로는 15개 카테고리를 고려해 공시해야 하므로 데이터 확보 어려움이 크다. 이를 고려해 최초 적용 이후 3년간 공시가 유예되며, 2028년 적용 기업은 2031년부터 공시하게 된다. 이 유예 기간은 단순한 면제가 아니라 준비 기간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업은 이 기간 동안 협력업체 데이터 확보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산정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Q. 기후 시나리오 분석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기후 시나리오 분석은 의무 사항이다. 기업은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과 기회에 대해 자신의 전략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다만 모든 기업에 동일한 수준의 정교한 분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기후 위험 노출도가 높고 자원이 충분한 기업은 정량적 모델 기반 분석을 수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질적 분석부터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분석이 아니라 반복적 개선 과정이라는 점이고, 매 보고기간마다 분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Q. 모든 정보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가? “원칙적으로 중요한 정보는 모두 공시해야 하지만, 지속가능성 '기회'와 관련된 정보 중 상업적으로 민감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공시를 생략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면제 적용 사실은 반드시 밝혀야 하고, 매 보고기간마다 계속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 반면 '위험' 정보는 면제 대상이 아니며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해 공시를 생략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비축유 208일의 의미와 나프타 비축 과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세계 에너지 안보의 급소가 됐다. 일부 선박 통항이 재개됐지만 전체 물동량은 전쟁 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이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 비축유 반출을 결정했다. 한국도 2,246만 배럴 방출에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가장 자주 호출되는 숫자가 “208일"이다. 그러나 이 숫자를 곧바로 “한국 경제가 208일 버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비축유 규모는 얼마나 쌓아두었느냐의 문제이고, 비축일수는 그 물량이 며칠 분이냐의 문제다. 같은 재고도 무엇을 하루 기준 유량으로 잡느냐에 따라 비축일수는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정부 설명과 해외 보도도 208일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생존 일수는 아니라고 짚고 있다. 한국이 2002년 이후 하루 기준 유량을 하루 평균 소비량에서 하루 평균 순수입량으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제 기준이 묻는 것은 “평소 얼마나 쓰느냐"보다 “외부에서 석유가 끊기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IEA가 회원국에 요구하는 90일 비축 기준 역시 순수입을 기준으로 한 비상 대응 능력을 본다. 하지만, 한국의 비축 일수 논쟁에서 더 본질적인 변수는 나프타다. 나프타는 휘발유·경유 같은 최종 연료가 아니라 석유화학 원료다. 그런데 한국처럼 나프타 수입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나프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재고도 전혀 다른 비축일수로 보일 수 있다. 특히, IEA에 보고할 때 적용되는 기준처럼 수입 나프타가 원유와 석유제품 하루 평균 순수입량 계산 과정에서 사실상 양쪽에서 두 번 다 빠지는, 이른바 '이중 공제' 구조가 생기면 숫자는 실제보다 더 넉넉해 보이게 된다. 결국 IEA 기준으로 208일은 연료 공급의 비상 지표로는 의미가 있어도, 석유화학 공장까지 정상 가동되는 산업 안보의 숫자로 읽기는 어렵다. 반대로 정부가 민간 의무 비축분을 제외하고, 실제 전략비축유 규모를 짤 때 더 현실적으로 붙들어온 기준은 60일이다. 요지는 단순하다. 외부로부터 석유 유입이 끊겨도 원유와 제품을 합쳐 한국 경제가 60일은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 전략비축 약 1억 배럴은 정책 설계상 약 “110일짜리 창고"가 아니라 “60일짜리 비상 버팀목"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제도도 원유 45일분과 석유제품 15일분을 합쳐 60일을 맞추는 방식으로 짜여 왔다. 문제는 이 60일 체계에서도 나프타를 제품으로 따로 쌓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방식은 원유 비축 속에 나프타 생산분이 들어 있다고 보고, 원유를 더 보유하는 방식으로 나프타 약 10~11일분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다. 평상시에는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 국면에서 원유 속에 “들어 있는" 나프타와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제품 나프타는 대응 속도도 기능도 다르다. 더욱이 지금은 그 한계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약 70%, 수입 나프타의 54%가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실제로 나프타 조달 차질로 국내 나프타 분해 공정(NCC)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한국처럼 석유화학산업 비중이 큰 나라에서 물어야 할 질문은 “주유소가 얼마나 버티느냐"만이 아니다. “석유화학 공장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나프타 제품 비축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한국은 그동안 나프타를 원유 속 간접 비축으로 처리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산업 안보를 설명하기 어렵다. 더구나 나프타는 정제공정에서 휘발유 생산과 맞물려 운용되는 경질유분이어서, 저장과 운용의 실무적 가능성 자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원유 총량만 보는 비축 정책에서 벗어나, 연료 안보와 산업 안보를 함께 보는 나프타 비축 체계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208일이라는 숫자의 안도감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때 실제로 돌아가는 경제를 기준으로 한 비축이다. ekn@ekn.kr

[EE칼럼] 재생에너지만으로 호르무즈 사태를 막을 수 있는가?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전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가 봉쇄된 지 한 달이 넘었다. 브렌트유는 110불을 넘었고, 천연가스 동북아 현물가격 지수인 JKM도 2배가 넘게 오르고 있고 항공유 폭등으로 항공권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각종 운송비 인상으로 물류비가 오르고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암모니아 가격 인상이 비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농상물 가격까지 올라붙어서 모든 생필품과 서비스 요금도 오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70%, LNG의 20%가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 에너지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는 재생에너지 가속패달을 밟아서 에너지 안보를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증설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이런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비오고 구름끼면 발전할 수 없는 태양광 패널과 언제 불지 언제 안불지 모르는 풍력 터빈이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정유 공장의 휘발유와 경유를 대체하고, 석유화학 원료를 공급하며, 선박과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가?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중에서 일부 전력 부문을 담당할 수 있을 뿐 총체적인 에너지 안보의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 일부 전기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처하는 방안은 현실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전력 전체 계통으로 놓고 보면 해가 지면 멈추고 바람이 그치면 서는 간헐적 발전원을 배터리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5-6배 정도 물량을 늘리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근본적으로 기후 여건에 따라 급변하는 에너지원으로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공장과 제철소의 에너지 목숨을 맡기겠다는 것은 아직은 무모한 도박이다. 독일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독일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일변도 정책을 추진하면서 러시아에 천연가스 수입의 50%를 의존했다. 에너지 안보라는 개념 자체가 실종된 상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이한 결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참담한 대가를 치렀다. 메르츠 총리가 경제기후행동부를 실패한 조직이라 선언하고 해체하고 경제에너지부로 회귀한 것은 뒤늦은 반성이었고 독일 출신 유럽 집행위원장인 폰데어라이언도 메르켈의 탈원전은 전략적 실수라고 반성했다. 다른 나라 어디에도 송전망을 연결할 수 없는 독립계통인 한국의 현실을 가만해보면 우리의 롤모델은 유럽 11개국과 송전망이 연결된 독일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 에너지 안보는 낭만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이고 정권을 뛰어넘은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공급원의 전방위적 다변화이다. 중동 편중에서 탈피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원유·LNG 도입선을 분산하고,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둘째, 지분물량 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 확대와 상사 기능의 확대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 투자나 지분 물량을 늘려서 언제든지 수급이 가능해야 하고 상사 기능을 육성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빠르게 활용해야 한다. 안정적 공급은 에너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원자재, 소재, 부품까지의 공급망 관리가 핵심이다. 셋째, 기저 전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다. 원자력 발전을 미리 확대하고 정비해서 기저전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금 인식해야 한다. 유럽의 원전 회귀는 필연적인 선택이며 심지어 독일 및 유럽은 생존을 위해 석탄발전까지 돌리면서 친환경보다 에너지 안보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우리도 현재 존재하는 석탄 발전기는 적극 유지하고 활용하면 전력가격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안보의 대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중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친환경이라는 구호가 아니라 당장 내일 공장을 돌리고 국민의 에너지 가격 안정을 지킬 수 있는 냉철한 에너지 전략이다. 미래 세대에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전에, 먼저 불이 꺼지지 않는 나라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조홍종

[기후 리포트] 빌딩 벽면의 변신…전기 생산하고, 냉방 수요도 줄이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FKI타워(구 전경련회관). 지상 50층, 지하 6층 규모인 이 건물은 10년 전 미국 소재 웹사이트 아메리칸 아키텍처 닷컴이 '올해의 빌딩(Building of the Year)'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건축 관련 상을 받았다. 2013년 준공된 이 건물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 설비시스템을 갖춰 건물 유리벽면 전체와 옥상 부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태양광 패널은 전체 3279개로,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빌딩 조명에 필요한 전력 60~70%를 충당한다. 여름철에는 사무실 내부로 들어오는 뜨거운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고, 겨울철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게 하는 커튼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전력 수요 급증이 동시에 심화되는 가운데, 건물의 '벽면'을 활용한 새로운 태양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옥상 중심 태양광을 넘어, 건물 외벽 자체를 발전 설비로 전환하는 건물 파사드 일체형 태양광(building façade photovoltaics, FIPV)이 도시 에너지 시스템과 기후 대응 전략을 동시에 바꿀 수 있는 핵심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기술이 단순한 재생에너지 확보 차원을 넘어 도시의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는 복합적 솔루션임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건물 외벽 일체형 태양광(FIPV)은 건물의 외장재 자체를 태양광 발전 기능을 가진 재료로 대체해 외벽이 곧 전력 생산 설비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단순히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건축 외피와 발전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FIPV는 콘크리트 벽면에 적용되는 불투명형 패널과 창문에 적용되는 반투명 태양광 유리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설치 과정에서는 외벽 구조 안전성, 풍하중, 내구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한데, 전력 생산을 위한 배선과 인버터 등 전기 시스템이 함께 구축하게 된다. 또한 패널과 외벽 사이에 공기층을 두어 과열을 방지하고 단열 성능을 높이는 열 관리 설계도 중요하다. 특히 고층 건물이 밀집한 도시에서는 옥상보다 넓은 외벽 면적을 활용할 수 있어 공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 FIPV는 건물을 단순한 에너지 소비 공간이 아니라 에너지를 생산하고 절감하는 복합적인 인프라로 전환시키는 기술로 평가된다. ◇전 세계 잠재력 732TWh… “도시 자체가 발전소로" 연구팀은 위성 기반 건물 데이터와 3차원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전 세계 FIPV 잠재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기술 조건에서 FIPV는 연간 약 732.5TWh(테라와트시, 1TWh=10억 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300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가구를 기준으로, 2억 가구 이상이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연구팀은 “이는 단순히 새로운 발전원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내부에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특히 건물 외벽 면적은 옥상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기존 태양광의 공간 제약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FIPV는 일반 태양광과 달리 직사광보다 산란광(diffuse radiation)에 더 크게 의존하는 특성을 보여, 고층 건물이 밀집된 도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전력 생산 + 냉방 절감… “에너지 수요 자체를 줄인다" 이 기술의 핵심은 단순 발전이 아니다. FIPV는 건물 외피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차양(shading)과 단열(insulation) 기능을 제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295.6TWh의 전력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건물 전력 사용량의 평균 8.1%를 줄이는 수준이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태양의 직사광선을 차단해 실내로 열이 들어오는 것을 줄이고, 동시에 추가적인 열저항층 역할로 냉방 부하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특히 폭염 시기에 중요하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순간, FIPV는 전력 생산과 수요 억제를 동시에 수행해 전력망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2050년 최대 37.7Gt 감축… “작은 온도, 큰 의미" FIPV가 본격적으로 확산할 경우 기후변화 완화 효과도 상당하다. 논문에 따르면 2050년까지 누적으로 최대 37.7Gt(기가톤, 1Gt=10억톤)의 이산화탄소(CO₂), 377억톤을 감축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1년에 배출하는 전체 온실가스의 양이 CO₂로 500억 톤인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연구팀은 이같은 감축으로 지구 온난화를 약 0.052°C 억제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0.05°C라는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기후 시스템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는 기후 임계점(tipping point)에 도달하는 시점을 지연시키는 '시간 확보' 효과로 해석된다. ◇경제성: “비싸지만 결국 이익"… 80% 지역에서 순지출 감소 FIPV의 가장 큰 논쟁은 경제성이다. 실제로 균등화 발전 단가(LCOE)는 kWh당 약 0.147달러로, 대규모 태양광(약 0.044달러)보다 높은 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총 비용'이 아니라 '총 효과'다. 연구 결과, 전 세계 도시의 80% 이상에서 생애 주기를 통해 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생산과 냉방 부하 감소 효과를 합산했을 때, 시스템 수명(25년) 동안 전체적으로 비용이 절감된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25년을 기준으로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세계 평균이 약 6.45%로 나타났는데, 이는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일부 지역(서유럽, 남아시아, 브라질)은 15%를 초과해 매우 빠른 자금 회수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냉방 절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수익'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즉, FIPV는 발전 설비이면서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건축 자재라는 이중적 성격을 가진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좁은 국토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이 연구는 특히 한국과 같은 국가에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한국은 좁은 국토에 인구 밀도가 높고, 고층 건물이 밀집된 도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전통적인 대규모 태양광 확대에 불리하지만, FIPV에는 오히려 유리하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FIPV 잠재력은 연간 약 10.7TWh로, 세계 10권 내에 들어간다. 한국은 특히 ▲공간 제약 해결: 옥상 대신 벽면을 활용함으로써 토지 문제를 회피할 수 있고, ▲도심형 분산 전원 구축: 도심에서 직접 생산·소비가 가능해 송전망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폭염 대응 효과: 여름 냉방 수요가 큰 한국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 다만 다만 한계도 존재 한다. 한국은 중위도 기후로, FIPV 효과가 열대 지역보다 다소 제한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태양열 유입이 줄어들어 난방 수요를 늘리는 방향을 작용, 순절감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가스 및 지역난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부정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발전소가 아니라 도시 인프라의 재정의" 이번 연구는 FIPV를 단순한 태양광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건축·기후 대응이 결합된 '통합 인프라'로 정의한다.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를 줄이며, 도시 열섬을 완화하고, 탄소를 감축하는 복합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특히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초기 투자비 절감을 위한 세제 혜택, 탄소배출권 보상, 도시 설계 인센티브 등이 결합될 경우 FIPV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사고] 2026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수상자 발표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하는 2026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공모 결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서부발전이 기후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 6일까지 진행한 공모전의 응모작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심사위원회의 공정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2026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은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 고비용 시대에 에너지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ESG 및 나눔 문화기부 등으로 적극 실천하고,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에너지 나눔 문화를 실천한 기업 및 단체 등의 우수사례를 발굴해 알리고자 2024년 제정한 기후부 장관상입니다. 시상식은 다음달 2일 14시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진행됩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사고]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22일 개최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이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이 ESG 경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기업 활동의 근간이 되는 자연자본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경영 전반에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포럼은 국제적인 자연자본 공시(TNFD) 이슈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전략과 기업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산·학·연·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현재 글로벌 사회는 '네이처 포지티브(자연 회복 지향)' 실현을 위해 생물다양성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 지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연자본 공시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 및 미래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필수 요소입니다. 이번 포럼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문의: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준비위원회 T. 02-6749-3149, E. eknzero@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 리포트] 과거 30년 배출한 온실가스 51조 달러의 경제 피해 유발

과거에 개인과 기업, 국가 단위에서 배출한 탄소가 이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켰고, 미래에도 대기 중에 남아서 훨씬 큰 손실을 발생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1990~2020년 사이에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현재까지 51조 달러(7경7000조원) 이상의 경제 피해를 유발했고, 이렇게 배출된 온실가스가 향후 2100년까지 지금까지 피해의 10배를 유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도어(Doerr) 지속가능성대학원 연구진은 최근 '네이처'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과거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현재와 미래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화폐 단위로 정량화하는 통합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개인과 기업,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구체적으로 따진 이번 연구의 결론은 기후변화 논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탄소는 부채다"…미래까지 이어지는 경제적 책임 연구진은 탄소 배출을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피해를 발생시키는 '경제적 부채'로 규정했다. 이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과거 배출로 이미 발생한 손실보다, 해당 배출이 미래에 초래할 손실이 최소 10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가 단발적 충격이 아니라 경제 성장률 자체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구조적 요인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의 배출은 미래 경제에 대한 일종의 '지연된 비용 청구서'인 셈이다. 논문의 분석에 따르면 개인의 소비 행동 역시 구체적인 경제적 피해로 환산된다. 특히 2022년 기준 개인 전용기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테일러 스위프트(팝스타), 플로이드 메이웨더(복서), 제이 지(래퍼) 같은 인물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개인 전용기 사용으로 인해 오는 2100년까지 각각 100만 달러(약 15억 원) 이상의 미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일반 개인의 행동에서도 구체적인 비용이 산출된다. 장거리 항공편 연 1회(10년 지속)는 약 2만5000달러, 육류 소비 지속은 수천 달러 규모 추가 피해를 유발한다. 반대로 채식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은 각각 약 6000달러의 피해 감소 효과를 나타낸다. 이는 개인의 소비 선택이 단순한 생활 방식이 아니라 전 지구적 경제 손실과 직접 연결되는 행위임을 보여준다. ◇기업 책임 순위: '탄소 메이저'의 압도적 영향 기업 단위에서는 화석연료 기업들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는 1988~2015년 누적 배출량을 기준으로 기업별 책임을 분석했다. 주요 기업 순위 (경제적 피해 기준)를 보면, 1위은 사우디 아람코(사우디아라비가 국영 석유기업)로 2020년까지 약 3조 달러 피해를 유발했고, 2100년까지 약 64조 달러 추가 피해를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엑슨모빌(미국 석유기업)은 2020년까지 약 1.6조 달러의 피해를 유발했고, 미래에도 약 29조 달러의 피해를 더 가져올 것이다. 이밖에도 가즈프롬(러시아 가스기업), 이란 국영석유회사(이란 국영석유), 페멕스(멕시코 국영석유), 인도석탄(인도 국영석탄), 쉘(글로벌 석유기업), BP(영국 석유기업), CNPC(중국 국영석유), 쉐브론(미국 석유기업) 등이 앞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의 공통적으로 이미 발생한 피해보다 미래 피해가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국가별 책임 순위: 가해국과 피해국의 역설 국가 단위 분석에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의 누적 배출을 기준으로 경제적 피해를 산출했다. 배출 책임이 큰 국가(가해국) 순위에서 1위는 미국으로 약 10조1800억 달러의 피해를 끼쳤다. 2위는 중국으로 8조7000억 달러, 3위 유럽연합(EU)은 약 6조4200억 달러, 4위 브라질은 약 3억 5500억 달러, 5위 러시아는 약 3조 2700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입은 피해 규모가 국가(피해국)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는데, 피해를 입은 규모가 약 16조 2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2위는 유럽연합으로 약 7조5700억 달러, 3위는 중국으로 6조5500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4위 일본은 3조8500억 달러, 5위 인도 2조8400억 달러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최대 가해국이면서 동시에 최대 피해국으로 나타났다. 경제 규모가 클수록 손실의 절대 금액도 커진다는 것 특징이다. 또, 배출과 피해는 국가 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한국의 경우는 중위권에서 '가해국이자 피해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배출 책임에서 약 7200억 달러(1086조원)로 중상위권(16위)이었고, 피해 규모는 약 8300억 달러(1252조원)로 1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글로벌 배출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은 국가이면서, 동시에 다른 국가에 유의미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 국가인 셈이다. ◇기후 문제는 이제 '정산 가능한 경제 문제' 이 연구는 기후변화를 윤리적 논쟁에서 경제적 책임 문제로 전환시켰다. 개인은 소비를 통해, 기업은 생산을 통해, 국가는 산업 구조를 통해 각각 정량화 가능한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중요한 사실은 이미 발생한 피해보다, 앞으로 발생할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과거 탄소 배출이 미래에 초래할 경제적 손실은 이미 발생한 피해보다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의 피해를 보상하는 것만으로는 배출에 따른 전체 '기후 부채'를 결코 청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금은 단순한 환경 대응이 아니라 미래 경제 손실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를 고려한 정책 선택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금 조정 속 산업금속 강세…알루미늄·구리 30%↑ 자금 이동 신호

금 가격이 조정을 받는 사이 비철금속 시장은 이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이 30% 이상 오르며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에 따르면 알루미늄 현물가격은 지난해 4월 톤당 2355.5달러에서 올해 3월 말 3292달러로 3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구리는 9749달러에서 1만3240달러로 35.8% 올랐고, 니켈도 33.5% 상승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중반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1년 만에 두 배 수준까지 뛰었다. 반면 귀금속 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 가격은 지난해 3월 말 3071.6달러에서 올해 3월 4413.55달러로 43.7% 상승했지만, 올해 1월 중순 5405달러 고점 이후 18%가량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은 가격은 변동성이 더욱 컸다. 은은 지난해 하반기 급등하며 올해 1월 118.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3월 말 67.8달러로 42.8% 급락했다. 단기간 급등 이후 빠르게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귀금속 전반의 투자 매력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비철금속 시장은 향후 유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은 통상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귀금속→비철금속→에너지→농산물' 순으로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비철금속 강세는 공급과 수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구리는 광산 생산 차질과 신규 투자 부족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고, 니켈과 알루미늄 역시 주요 생산국의 공급 조절과 에너지 비용 영향으로 생산 여건이 제한돼 있다. 이 같은 강세는 공급과 수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구리는 광산 생산 차질과 투자 부족 우려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며, 니켈과 알루미늄 역시 주요 생산국 정책과 비용 변수 영향으로 공급 측 제약이 거론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확대, 전력망 투자 증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등이 비철금속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는 구리 등 주요 산업금속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정학적 변수로 에너지 가격이 먼저 급등했지만, 상황이 완화될 경우 비철금속 중심의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 역시 비철금속 상승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7월까지 비철금속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영토 확보 목적이 아닌 만큼, 이해관계가 맞으면 단기간 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전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면 다음 상승할 원자재는 비철금속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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