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속 ‘생각하는 힘’ 키운다…현장 맞춤형 에너지 교육 눈길

기후위기 속 에너지 전환이 인류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미래세대가 에너지와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현장 밀착형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12일 재단 회의실에서 '2026년 에너지 소양 교육 교사연구회 중간 워크숍'을 열고 상반기 연구 성과를 점검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이한 '에너지 소양 교육 교사연구회'는 전국 초·중등 교원으로 구성된 20개 연구회가 참여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업 모델과 교수·학습자료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이다. 교사들은 실전 수업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 중심의 탐구형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신영준 경인교대 교수의 '국가 교육과정과 에너지 교육' 특강과 함께, 개발 중인 교수·학습자료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이 진행됐다. 참가 교사들은 교육과정과의 연계성,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 설계, 현장 적용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받으며 교재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 진행된 발표 및 토론 자리에서는 초·중등 교육 및 교과 구분 없이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과 개선방안을 공유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교육의 구체적인 확산 방안을 모색했다. 이주수 재단 대표이사는 “교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고민하고 연구한 성과가 실제 수업으로 이어져, 미래세대가 에너지를 보다 쉽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며 “우수한 교육 자료가 전국 학교 현장에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 워크숍에서 수렴된 전문가 의견과 피드백을 반영해 교수·학습 자료를 최종 보완하고, 하반기 중 실제 교육 현장에 보급해 에너지 교육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수도권·충남 체감 33도 무더위…동해안·경남 곳곳 비

오는 13일 수도권과 충남권,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이어지겠고, 동해안과 경상권에는 비가 내리겠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3일) 수도권과 충남,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무덥겠다. 동해안과 경상권에는 비 소식이 있다.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북동산지에는 비가 이어지겠고, 오후부터 밤 사이에는 경남 남해안·동부 내륙에도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울릉도·독도 30~80㎜, 강원 동해안·산지 20~60㎜, 경북 동해안·북동산지 20~60㎜, 경남 남해안·경남 동부 내륙 10~40㎜다. 충청 내륙과 전북 동부, 경상 내륙에는 낮부터 저녁 사이 소나기가 내리겠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 강수량은 대구·경북 내륙, 경남 중·서부 내륙 5~40㎜, 대전·세종·충남 내륙, 충북, 전북 동부 5~20㎜다. 아침 최저기온은 19~24도, 낮 최고기온은 27~34도로 예보됐다. 한편,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가뭄 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경남 밀양·양산·창녕, 전북 정읍 등 10곳은 '경계', 경북 안동·상주·포항 등 15곳은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경남 거제도 '관심' 단계로 들어섰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에너지전환시대에 천연가스개발이 중요한 이유

기록적인 여름 폭염과 같은 이상기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모든 것이 기후변화 탓이라고 이야기한다. 기후변화의 주원인은 이산화탄소 방출이다.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은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로부터 시작된다. 현재 화석연료가 일차에너지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에너지전환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과 활용을 늘려야 한다.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 지구적인 노력은 아직 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산업 규모가 큰 미국, 중국, 인도 등 전 세계 탄소 방출이 많은 국가의 획기적 변화 없이는 지구의 탄소중립은 요원한 것이 사실이며 현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탄소증립이 훨씬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탄소배출의 2%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어떻게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 될까? 4차산업 시대로 들어서면서 생산 자동화와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의 수요가 급증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전력의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여 바야흐로 전기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많은 국가는 신재생과 원자력을 활용하여 전력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력의 60%를 석탄과 천연가스가 차지하고 있다. 즉, 완벽한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기존의 전력 생산을 신재생, 원자력, 수소 등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바꿔야 하고 동시에 늘어날 전력수요도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2050년까지 남은 25년간 탄소중립 목표와 에너지전환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달성할 수 있을까?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또한 전력 생산의 35%를 석탄이, 27%를 LNG가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에너지원 공급 현실과 에너지 인프라 전환 및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도 현재는 90% 이상을 대부분을 석탄과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기반하여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계획 자체보다는 실효성 있는 탄소중립 정책의 실행에 필요한데 그 실천은 큰 희생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내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확보가 더 아프게 다가오는 우리에게 미래의 에너지전환은 그냥 나중 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다가오는 “전기의 시대"에 늘어나는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원자력과 천연가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위해서는 탄소배출이 많은 석탄을 대신해 탄소배출이 60% 수준인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력과 달리 천연가스는 일차에너지원으로서 냉난방에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천연가스는 수소의 생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다만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층에 주입하여 저장 격리하는 이산화탄소 지중저장(CCS) 분야가 연계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 탄소중립의 늦은 속도와 큰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지금의 에너지전환 시대에는 천연가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 탄소중립 정책이 본래 시간표대로 수행되더라도 에너지전환의 가교 에너지원으로서 천연가스의 역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수소에너지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CCS 기술과 연계되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만약 탄소중립이 우리의 청사진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늦어진다면 천연가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생산이 완료된 가스전은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천연 가스전은 자체로 탄소중립이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불확실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시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천연가스와 이를 활용한 수소 생산과 CCS 분야를 연계한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되면 에너지 신산업화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국내 가스전 개발과 그 활용인 CCS가 중요한 이유이다. bienns@ekn.kr

마르는 지구, 빈곤해지는 식탁…2050년 ‘식량 재난’ 온다

전 세계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 남부 지방은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며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의 주요 강들 역시 역대 최저 수위를 경신하며 물류와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식량 위기'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 국내외 가뭄 상황 '심각'… 강물 마르고 댐 바닥 드러내 국내 상황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난 수준에 도달했다. 경남 18개 시군의 농업용수 평균 저수율은 35%로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4%에 불과하다. 특히 경남 밀양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농업용수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했고, 백안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1.2%까지 추락했다. 호남평야의 젖줄인 섬진강댐 저수율은 19.5%까지 떨어지며 가뭄 '경계' 단계에 접어들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경남 지역에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력을 투입해 경남지역에 농업·생활용수 공급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뭄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이 선포된 것은 지난해 8월 강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해외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다뉴브강은 독일에서 흑해까지 10개국을 관통하는 구간 대부분에서 역대 최저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수자원 당국은 다뉴브강 수위가 종전 최저치보다 10㎝ 더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원전 냉각수 확보에 비상이 걸려 루마니아는 다뉴브강 암반을 폭파해 물길을 바꾸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시행했다. 미국에서도 최대 저수지인 미드호의 수위가 1040.5피트로 1937년 댐 조성 이래 약 9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기후변화가 부른 '복합 재난'… 2050년 식량 안보 위협 문제는 이러한 가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폭우가 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나타나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기후변화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학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가뭄이 향후 글로벌 식량 공급망을 파괴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98억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가뭄이 식량 안보의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50년까지 전 세계 62개국이 10% 이상의 농작물 손실을 경험하고, 24개국에서는 그 손실이 20%를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대두(콩)는 특정 국가에서 최대 92.7%까지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작물로 꼽혔다. 이탈리아 토리노 공과대학과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은 지난 5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역사적 극한 기후 상황에서 전 세계 천수답(비에 의존하는 논) 생산 손실이 10.1%에 달하고, 이는 21억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칼로리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인도 간디나가르 기술연구소(IITGN) 연구팀은 최근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및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서 중등도 가뭄 발생 시 주요 농업 지역의 작황 실패 확률이 25% 이상에 이르고, 옥수수와 대두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 40~50%까지 치솟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뭄은 식량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떨어뜨린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 생물과학부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셀(Cell)'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가뭄 스트레스를 받는 식물은 철분 흡수 능력을 스스로 차단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가뭄이 농작물의 수확량 감소뿐 아니라 철분 함량 등 영양학적 질을 떨어뜨려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 “비만 기다리는 시대 끝났다"… 선제적 대책 절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술적 해결을 넘어 통합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는 지난 2월 한 인터뷰에서 “재난 대응은 수자원 확보라는 기술적 해결을 넘어 대중의 인식과 소통을 고려해야 한다"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회적 반응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던 강원도 강릉을 비롯해 국내 지자체들은 대체 수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릉시는 연곡 지하수 저류 댐 설치 등 대체 수원 마련을 통해 실효적인 가뭄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통영 욕지도에서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62억 원을 투입해 지하수 저류 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개 시설 확대와 기후 내성 작물로의 전환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 가능한 관개 확대와 작물 전환을 결합할 경우 가뭄으로 인한 손실의 62%를 방지하면서도 생산량을 14%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정부의 경우 가뭄 취약 지역 농민들에게 콩류, 수수 등 물을 적게 필요로 하는 내한 작물로 재배 작물을 변경할 것을 공식 주문하고 나서고 있다. 가뭄은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직면한 이 거대한 마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학계, 그리고 시민 모두의 선제적이고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불 끄기 넘어 일상 전체로”…에너지 실천, 청소년들 앞장선다

기후위기 속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책임 있게 쓰고 행동하는 데 직접 앞장서겠다고 나섰다. 단순히 불을 끄는 절약을 넘어 물과 음식, 교통, 인터넷 등 일상 전체가 에너지와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주체적인 변화를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김정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사단법인 에코나우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공모전을 통해 수집한 미래세대의 에너지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청소년과 전문가, 정책 관계자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행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부터 진행된 공모전에서 전국 초·중·고교생 4954명의 참가자들의 응답을 분석한 '미래세대 에너지행동 인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에너지 문제에서 가장 크게 공감한 대목은 보이지 않는 '디지털 에너지'였다. 전체 응답자의 64.3%가 '당연하게 누려온 스마트폰, 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 역시 에너지를 통해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가장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적은 비용에 익숙해져 책임 없이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와 '물과 음식, 교통 등 모든 일상에 막대한 에너지가 쓰인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는 청소년들이 단순히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느냐의 문제를 넘어 에너지의 가치와 환경적 영향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이 직접 선택하고 약속한 '실천 에너지 행동 TOP 5'로는 △전기 절약(안 쓰는 플러그 뽑기, 불 끄기, 적정 냉방 온도 준수) △친환경 소비(배달 음식 줄이기, 일회용품 자제, 친환경 제품 구매) △물 절약(양치 컵 사용, 샤워 시간 단축) △친환경 이동(대중교통 및 자전거 이용) △자원 순환(올바른 분리배출, 다회용품 사용) 등이 꼽혔다. 행사 관계자는 “기후 변화에 대한 불안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느낄 때 찾아오지만, 이번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들은 무력감을 행동으로 바꿨다"며 “작지만 실천하는 경험이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내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과 교사 대표단은 기성세대와 국회를 향해 '2026 대한민국 청소년 에너지행동 선언문'을 공식 발표했다. 청소년들은 선언문을 통해 △에너지가 일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할 것 △에너지의 소중함과 환경적 영향을 생각하며 책임 있게 사용할 것 △청소년 4954명의 다짐을 계기로 대한민국 모두가 에너지행동에 동참하도록 앞장설 것 △용기를 내어 에너지에 대한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할 것 등을 다짐했다.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는 최근 청소년들이 이끌어낸 기후 헌법소원 판결을 언급하며 “청소년의 목소리가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큰 파도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포럼은 청소년들의 다짐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생활 방식을 바꿔나가는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수도권·남부 체감 33도 무더위…동해안 20~60㎜ 비

오는 12일 수도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고, 동해안에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2일) 수도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올라 무덥겠다. 동해안 지역에는 비 소식이 있다. 오전부터 강원 동해안·산지에, 밤부터는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에 비가 내리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20~60㎜,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산지 20~60㎜다. 아침 최저기온은 17~24도,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예보됐다. 한편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경남 밀양·양산·창녕, 전북 정읍 등 10곳은 '경계', 경북 안동·상주·포항 등 15곳은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낙동강·수도권 주민 소변서 녹조 독소 검출…“체내 유입 과학적 입증”

낙동강과 수도권의 녹조 발생 수계 주변 주민들의 소변에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이 검출됐다. 녹조 독소가 물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넘어 사람의 생체시료에서 직접 확인됐다는 점에서 녹조 문제를 수질 관리 차원을 넘어 환경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보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 등은 11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과 수도권 주민을 대상으로 한 녹조 독소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총괄하고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이승준 경북대 응용생명과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낙동강 유역과 기타 녹조 발생 수계 주변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9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서 150건의 소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29건(19.3%)에서 남세균 독소인 MC가 검출​됐다. MC 중에서는 MC-LR, MC-YR, MC-RR 등 3종이 확인됐고, 일부 시료에서는 여러 종의 MC가 동시에 검출되기도 했다. MC-LR 검출회수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검출 농도 범위는 MC-LR 0.75~3.65ppb(μg/L, 10억분의 1), MC-YR 1.10~23.63 ppb, MC-RR 1.21~2.33 ppb였다. 가장 많이 검출된 MC-LR은 대표적인 간독성 MC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0년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Group 2B)'로 분류했다. 지역별로는 수원·의왕·평택 등 경기도권에서 소변 60건 가운데 12건(20.0%), 낙동강권에서는 90건 가운데 17건(18.9%)에서 MC가 확인됐다. 강 주변에서는 79건 중 16건(20.3%), 호수·저수지 주변에서는 71건 중 13건(18.3%)이었다. ◇녹조 독소의 소변 검출 의미는 소변에서 MC가 검출됐다는 것은 적어도 독소가 단순히 물속에 존재하는 것과 달리 조사 대상자의 체내로 들어간 뒤 소변을 통해 배출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체지표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곧바로 '녹조 독소가 신장을 손상시켰다'거나 '건강 피해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조사를 진행한 경북대 응용생명과학과 이승준 교수는 “한두 차례의 단기 조사이므로 체내 잔류 수준이나 위해성을 100% 단정하거나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녹조에 노출된 주민들의 체내로 MC가 실제로 유입돼 순환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람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MC 농도를 놓고 건강 위해성을 판단할 수 있는 국제적인 기준은 없다. 사람의 생체시료에서 MC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정저우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첨단연구저널(Journal of Advanced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건강한 성인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변 샘플의 66.12%에서 MC-LR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 농도는 최고 4.22ppb까지 나타났다. 중국 정저우대학교와 하이난성 인민병원 연구팀은 지난해 공개한 논문에서 생식 병원을 방문한 633명의 남성 자원봉사자 소변을 분석한 결과, 70.6%의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당시 소변 내 MC-LR의 중앙값 농도는 0.03ppb였다. 연구팀은 MC 수치가 정액량 감소, 정자 농도 및 정자 수 감소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검출 자체보다 노출 경로와 건강 영향 밝혀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원수·공기·농산물 등 환경시료와 소변·혈액·비강 등 생체시료를 연계해 조사하고, 동일 주민을 반복 추적해 독소가 언제, 어떤 경로로 체내에 들어왔으며 어떻게 이동하고 배출되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녹조 발생 지역 주민과 농·어업 종사자 등 노출 가능성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소변검사뿐 아니라 혈액검사와 간·신장 기능검사를 병행하고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녹조 관리의 관점을 기존의 '원수와 먹는물에 독소가 있는가'에서 '주민이 실제로 어느 정도 노출되고 있는가'로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이승준 교수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등에 따르면 남세균 독소는 주로 피부 접촉 및 호흡기(코·입) 흡입을 통해 체내로 유입된다"면서 “금강 백제보 등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카누 연습 후 물에 빠지는 등 경각심 없이 노출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기후에너지환경부나 교육부 등 범부처 차원의 대응과 조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에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녹조 독소의 인체 노출 가능성이 전국에서 확인됐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낙동강처럼 해결 방안이 있는 경우에는 녹조를 불가피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양호와 대청호 등에서 녹조는 발생하지만, 용수 공급과 홍수 조절 등 다른 기능을 가진 댐을 단순히 녹조가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없애자는 식의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취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낙동강의 보를 개방하거나 해체하면 물의 흐름이 회복돼 녹조를 저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여름 녹조 대응을 위해 낙동강 하류 4개 보를 부분 개방했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는 수위를 90㎝, 합천창녕보는 60㎝, 창녕함안보는 54㎝ 낮추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수위가 내려가면 일부 취·양수장의 취수가 어려워지고 가뭄으로 수량이 부족해 그나마 수문을 제대로 열지도 못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제는 녹조 관리를 단순 수질 관리에 한정하지 말고 환경보건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면서 “녹조 관리 정책의 최종 목표를 주민들의 '노출 저감'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김성환 장관 “AI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우려만큼 많지 않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이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를 예정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전체 용수 수요 추계에 나서기로 했다. 김 장관은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AI 데이터센터 용수 확보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현재까지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보면 해남의 40메가와트(MW) 규모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이 월 2400톤 수준"이라며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물 사용량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밝힌 수치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만8800톤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냉각 과정에서 주로 물을 사용한다. 김 장관은 반도체 공장과 비교하면 데이터센터의 용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는 물 사용량이 굉장히 많다. 데이터센터는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는 크지만 물은 주로 냉각 용도로 사용한다"며 “SK의 요청에 따르면 1000MW당 대략 (하루) 400톤 정도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요청하고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용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울산 같은 경우 1000MW 데이터센터 건설 시 하루에 물수요량이 2만6000톤 정도가 된다"며 “이는 울산 취수원 취수량의 10분의 1"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장관이 밝힌 SK·해남 사례와 김 의원이 제시한 울산 전망치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해남의 40MW 데이터센터가 월 2400톤을 사용한다는 수치를 용량에 비례해 1000MW로 단순 환산하면 월 6만톤, 하루 약 2000톤 수준이다. 김 의원이 제시한 울산 1000MW 데이터센터의 하루 2만6000톤과 비교하면 약 13배 차이가 난다. 김 장관이 언급한 SK의 1000MW당 400톤을 비교하면 울산 전망치와 무려 65배 차이가 난다. 데이터센터의 용수 사용량은 냉각 방식과 설비 구성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물을 증발시켜 열을 방출하는 증발식 냉각은 상대적으로 많은 물을 소비하는 반면, 외부 공기를 활용하는 공랭식이나 물을 순환해 재사용하는 방식 등은 직접적인 용수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가동률과 지역의 기후 조건 등도 실제 물 사용량에 영향을 미쳐 여러 조건을 따지지 않고 수치만으로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 의원은 최근 남부지방의 가뭄 상황도 거론했다. 그는 올해 7월 울산 강수량이 28㎜에 그치는 등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어 농작물이 마르고 일부 지역에서는 소방차와 급수차까지 동원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물 부족 가능성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한국환경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2030년 기준 기후변화 영향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연간 427만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런 물 부족이 예상되는 대한민국에서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면 물 사용량이 얼마나 더 들지에 대한 예측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정확한 용수 수요 파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가급적 빨리 기업들이 요청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규모와 그에 필요한 물 필요량을 전체로 다 추계해 보려고 한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과 잠정적인 추계량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 보고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골칫거리 폐PVC의 반전…70℃ 저온 공정으로 ‘고급 윤활유’로 전환

재활용이 까다로웠던 폴리염화비닐(PVC)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합성윤활유로 전환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폐PVC를 다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기존의 '재활용'을 넘어, 자동차와 산업기계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윤활유 원료인 폴리알파올레핀(PAO)으로 전환하는 '업사이클링' 기술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텍사스 A&M대학교, 캘리포니아공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염소 57% PVC, 왜 재활용이 어려웠나 PVC는 건축자재, 배관, 전선 피복, 카드, 의료용품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재활용이 특히 어려운 플라스틱으로 꼽힌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염소 함량이다. PVC 무게의 약 57%가 염소로 구성돼 있어 열적·화학적 처리 과정에서 부식성이 강한 염화수소(HCl)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PVC 제품에는 가소제와 안정제, 난연제, 무기 충전제 등 다양한 첨가제가 들어간다. 이들 물질은 재활용 과정에서 촉매를 비활성화하거나 최종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기존의 열분해 방식 역시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데다, 최종적으로 얻어지는 제품의 경제적 가치가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PVC 재활용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느냐'보다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얼마나 높은 가치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 ◇70℃에서 PVC의 염소를 빼고 윤활유 원료로 전환 연구진은 이 문제를 PVC의 화학적 특성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핵심 기술은 탈(脫)할로겐화-알킬화(dehalogenation-alkylation)​다. 약 70℃의 비교적 온화한 조건에서 저가 촉매인 염화알루미늄(AlCl₃)을 이용해 PVC에서 염소를 제거하고,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반응성 부위에 알파(α)-올레핀(분자 끝에 반응성이 높은 이중결합을 가진 탄화수소)을 결합시킨다. 동시에 길다란 PVC 고분자 사슬을 적절한 길이로 절단해 적합한 분자량을 가진 윤활유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물질이 비닐 유래 폴리알파올레핀(vinyl-derived polyalphaolefin, vPAO)이​다. 최종 분자는 길다란 중심 사슬 옆으로 갈래 사슬이 달린 '빗 모양(comb-like)'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진은 이 구조가 윤활 표면에서 안정적인 경계막을 만들어 마찰과 마모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폐PVC에서도 고성능 윤활유 생산 이번 연구의 중요한 부분은 실험실에서 만든 순수 PVC에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파이프와 카드, 장갑, 장난감 등 여러 종류의 PVC 제품이 섞인 실제 폐기물 혼합물을 원료로 사용했다. 실제 폐기물에는 탄산칼슘과 같은 무기 충전제와 금속 화합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테트라하이드로푸란(THF)이라는 유기용매에 폐PVC를 녹인 뒤 불용성 첨가제를 걸러내는 전처리 과정을 거쳤다. 연구진은 폐PVC를 THF에 녹인 뒤 불용성 충전제를 여과하고, 물과 이소프로판올을 이용한 침전 과정을 통해 금속염과 유기 첨가제를 제거했다. 이러한 전처리는 불순물이 핵심 촉매인 염화알루미늄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후 탈염소화-알킬화 반응을 진행해 윤활유를 생산했다. 탈염소화 효율은 99.98% 이상으로 나타났고, 최종 윤활유 속의 잔류 염소 농도는 100ppm 미만으로 낮아졌다.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화수소는 산화아연(ZnO)을 이용해 중화했다. ◇점도지수 최대 130…상용 PAO보다 뛰어난 내마모성 이렇게 얻은 vPAO는 성능 시험에서도 눈여겨볼 결과가 나왔다. vPAO는 PVC 사슬의 절단 정도와 결합하는 α-올레핀의 길이를 조절함으로써 분자량과 점도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었다. 점도지수(VI)는 최대 130에 달했고, 마찰계수도 약 0.08~0.15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실제 폐PVC 혼합물에서 제조한 v10PAO(탄소 10개짜리 α-올레핀인 1-데센을 사용해 만든 vPAO를 의미)는 상용 PAO10(점도 등급이 10인 상용 PAO 계열 윤활유)과 PAO40(점도 등급 40인 윤활유)보다 마모 부피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내마모성이 vPAO의 독특한 빗 모양 분자 구조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중심 사슬에 긴 옆 사슬이 결합된 구조가 마찰면에서 효율적으로 배열돼 고압과 강한 전단 조건(빠르게 서로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윤활막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폐기물은 싸고 윤활유는 비싸다…경제성도 확보 이 기술이 산업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성이다. 연구진의 기술경제성 분석(TEA)에 따르면 연간 5만t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가정할 경우 연간 약 1억6000만 달러의 매출과 1960만 달러의 순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부수익률(IRR)은 22.8%, 투자회수기간은 약 4.26년으로 추산됐다. 분석에서는 PVC 폐기물 가격을 톤당 약 870달러로, 생산되는 PAO 윤활유의 시장가격을 톤당 약 3000~6000달러로 가정했다. 폐플라스틱을 저가의 원료로 사용하는 대신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전환함으로써 경제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상업화 가능성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현재 공정에서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PVC 폐기물이 아니라 α-올레핀이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1-데센과 같은 α-올레핀의 가격과 공급 안정성이 전체 공정의 경제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등 다른 폐플라스틱에서 α-올레핀을 생산해 이를 다시 PVC 윤활유 제조에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PVC 폐기물뿐 아니라 다른 폐플라스틱까지 하나의 순환형 화학공정으로 연결할 수 있다. ◇'재활용'에서 '고부가가치 업사이클링'으로 이번 연구의 의미는 PVC를 얼마나 많이 재활용할 수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핵심은 폐기물에 포함된 탄소를 얼마나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PVC 외에도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염화폴리에틸렌(CPE) 등 다른 할로겐화 고분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폐플라스틱을 단순히 다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기계적 재활용이나 연료로 전환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화학적 업사이클링'​으로 폐플라스틱 자원화의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대량의 폐PVC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다양한 첨가제가 포함된 폐기물을 경제적으로 전처리하며, 염소 부산물을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험실 규모에서 확인된 수율과 윤활 성능이 대형 상업설비에서도 유지되는지 검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PVC 폐기물이 고급 윤활유의 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 향후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재활용률' 중심에서 '폐기물의 경제적 가치 극대화'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폭염으로 죽은 농작물, 보상 길 열린다...‘기후보험법’ 기후특위 소위 통과

폭염 등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기후보험'를 활성화하고 적응 체계를 구축하는 법안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 기후특위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기후위기 적응 및 회복력 강화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번 제정안은 현재와 미래의 기후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조사·예측·평가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기후 적응역량을 높이고 취약성을 줄여 사회 전반의 기후 회복력과 국민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기존 탄소중립기본법에 분산되어 있던 기후위기 적응 정책을 별도 법률로 체계화한 이번 법안은 기존 온실가스 감축 중심의 대응을 넘어 기후 영향 평가부터 적응대책 수립, 취약계층 보호까지 종합적으로 규율하도록 마련됐다. 법안에는 기후재난 및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후위기 적응정보관리체계' 구축·운영 근거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위기 취약실태와 위험도를 등급화한 '기후위험지도'를 작성해야 하며, 관련 정책을 논의할 '기후위기적응 정책협의회'도 신설된다. 아울러 폭염·한파 등 기후위기에 취약한 노인, 야외노동자, 농·어업 종사자 등 취약계층과 취약지역에 대한 실태조사 및 지원사업 시행 근거를 명시했다. 특히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신속한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기후보험'의 개발 및 운영을 활성화하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책무를 명확히 했다. 김정호 기후특위 위원장은 “이번 제정안은 기후위험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가·지역 정책과 취약계층 보호에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입법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후특위는 오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법안을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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