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그렇게 더웠는데…세금 들인 ‘기후보험’ 지급 실적 ‘전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올여름, 지방자치단체들이 기후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며 도입한 '기후보험'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염특보 시 신속 지급을 내세운 선진형 보험은 까다로운 조건에 묶여 아직까지 지급 사례가 전무했고, 전 주민 무료 가입을 내세운 보험은 가입 사실조차 모르는 주민이 태반이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기후보험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서 주무 부처와 보험업계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지자체 기후보험의 한계를 털어놓으며 전면적인 제도 재설계를 촉구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것은 제주도가 올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일용직 건설근로자 기후보험'이다. 기상청 폭염특보 발령 시 손해사정 없이 정액을 보상하는 이른바 '지수형 보험'으로 주목받았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승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장은 “제주도 기후보험은 지수형을 표방했지만 '실제 공사 중지'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사실상 실손보험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올여름 극심한 폭염이 이미 지나갔음에도 실제로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가 아직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폭염특보가 내려져도 현장 공사 작업이 공식 중단돼야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구조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 도민 무료 자동 가입을 내세운 경기도 기후보험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정광민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의 발제에 따르면, 경기 기후보험의 손해율은 약 22%에 불과했다. 정 교수는 “손해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은 온열질환이나 한파 등 담보 범위가 협소하고 취약계층 기준도 좁게 설정된 탓"이라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현희 손해보험협회 일반보험팀장은 “전 도민 무료 가입이다 보니 본인이 가입된 사실조차 모르는 데다, 직접 진단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 손해사정 문턱도 높다"고 짚었다. 이어 “지수형 보험의 경우 특보 발효 시 즉시 지급하고 싶어도 보험사가 취약계층 명단이나 계좌 정보 등 필수 데이터를 넘겨받지 못해 자동 지급이 불가능한 구조적 모순이 있다"고 토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자체 보조금만 쥐여줄 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지자체별 기후위험 지도와 취약계층 데이터를 통합하는 정보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며 “그래야 보험사도 현실에 맞는 특화 상품을 내놓을 수 있고 취약계층도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아침 최저 12℃, 낮 최고 31℃…동해안 곳곳 비

오는 8일 수도권과 강원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침 최저기온은 12~21℃, 낮 최고기온은 25~31℃로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보됐다. 동해안에는 늦은 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해상에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최고 4m의 높은 물결이 일겠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8일) 늦은 오후 강원 북부 동해안·산지를 시작으로 밤에는 그 밖의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로 비가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40㎜,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5~10㎜다. 해상에는 거센 풍랑이 이어지겠다. 동해 남부 해상과 남해 동부 해상, 남해 서부 동쪽 먼바다, 제주도 해상은 바람이 시속 30~70km(초속 9~2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0~4.0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오후부터는 서해 중부 바깥 먼바다와 서해 남부 북쪽 바깥 먼바다에도 바람이 시속 30~60km(초속 8~16m)로 강해지고 물결이 최고 3.5m까지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조금 낮아 쌀쌀하겠다. 전남권을 중심으로는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올라 다소 덥겠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화려한 축제 뒤 쓰레기 대란, 이젠 주최측에 책임 물어야”

축제와 대규모 행사가 끝난 뒤 남겨진 쓰레기로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주최 측에 쓰레기 감량이나 처리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1회용품 규제가 상설 매장에만 맞춰져 있어 야외 행사 관리에 구조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7일 발간한 '문화예술 축제·행사의 자원순환 관리체계 구축 과제' 보고서를 통해 축제·행사 폐기물 관리체계를 '사후 청소'에서 '사전 감량'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의 1회용품 규제는 음식점, 대규모 점포, 체육·공연시설 등 업종과 고정 시설 위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야외 광장이나 공원, 임시 부스 등에서 단기간 열리는 축제 전체를 하나의 관리 단위로 묶어 규제하기 어렵다. 행사 전체를 기획·운영하는 주최사나 행사대행사의 1회용품 관리 책임 역시 법률상 명확하지 않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에도 행사 개최 전 감량계획을 세우거나 사후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결국 행사 기간 쏟아져 나온 쓰레기의 수거와 처리 부담은 고스란히 관할 지자체의 몫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실제 관리 체계를 바꿨을 때의 감축 효과는 뚜렷하다. 지난해 전남 강진군 지역축제 5곳을 조사한 결과, 기획 단계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한 축제는 미도입 축제 대비 전체 폐기물 발생량이 약 24%, 버려진 1회용품은 37% 이상 감소했다. 생산·처리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도적 강제성이 없다 보니 2024년 기준 전국 지자체가 계획한 지역축제 1170곳 중 다회용기를 도입한 곳은 340곳(29%)에 불과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문제 해결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하며 관련 법 개정을 촉구했다. 우선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일정 규모 이상 축제의 주최자에게 1회용품 관리 책임을 부여하고, 폐기물관리법에 행사별 폐기물 감량계획 수립과 사후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문화예술진흥법과 관광진흥법을 정비해 축제에 투입되는 국고·지방 보조금 지원이나 문화관광축제 지정 시 폐기물 감량, 다회용기 사용 실적 등 친환경 평가 기준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행사 폐기물 관리는 끝난 뒤 얼마나 잘 치웠느냐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발생량을 얼마나 줄이도록 설계했는가의 문제"라며 “최종 수거·처리는 지자체가 맡더라도 주최 측의 사전 감량 책임을 명확히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전기차보다 내연차에 가깝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는 흔히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결합한 '친환경차'로 인식된다. 배터리를 충전해 일정 거리를 전기로 달리고, 배터리가 소진되면 기름을 태우는 엔진을 가동해 주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도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등에서 PHEV의 환경 성능은 예상보다 크게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보다는 내연차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최근 '공정한 경쟁을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유틸리티 팩터를 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럽경제지역(EEA)에서 2021~2023년 등록된 PHEV의 실제 운행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인증값과 실제 배출량 차이 커 핵심은 PHEV의 공식 이산화탄소(CO₂) 인증 방식이다. PHEV는 시험 과정에서 전기모드와 엔진모드로 주행한 결과를 단순 평균하는 것이 아니라, 유틸리티 팩터(UF)​라는 값을 적용해 두 주행모드의 배출량을 합산한다. 문제는 이 UF가 차량의 전기주행거리가 길수록 실제 도로에서도 더 많은 거리를 전기로 달릴 것으로 가정한다는 데 있다. 즉, 배터리가 커지고 전기주행거리가 늘어나면 인증상 CO₂ 배출량은 크게 낮아진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자가 얼마나 자주 충전하는지, 전기 주행거리가 몇 %를 차지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ICCT가 EEA의 실제 운행자료를 분석한 결과, PHEV의 실제 CO₂ 배출량은 공식 인증값보다 훨씬 높았다. 2021년에는 실제 배출량이 인증값의 3.5배, 2023년에는 무려 4.6배​에 달했다. 반면 실제 도로에서 PHEV가 전기모드로 주행한 비중은 2021년 약 26%에서 2023년 약 17%로 오히려 낮아졌다. 그 결과 PHEV의 실제 CO₂ 배출량은 순수한 내연기관차보다 약 18% 낮은 수준에 그쳤다. 적어도 실제 운행만 놓고 보면 '전기차에 가까운 친환경차'라는 이미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충전하지 않는 PHEV'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PHEV의 환경성은 결국 얼마나 충전하고, 얼마나 전기로 달리느냐​에 달려 있다. 매일 충전해 출퇴근 대부분을 전기로 주행하는 PHEV라면 엔진 사용이 크게 줄어들어 환경성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충전을 거의 하지 않고 장거리 주행을 주로 한다면 오히려 무거운 배터리까지 싣고 엔진으로 달리게 돼 연비가 낮아진다. 따라서 같은 PHEV라도 실제 사용 방식에 따라 연료 소비와 CO₂ 배출량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ICCT가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차량의 기술적 성능만으로 친환경성을 판단해 인증값을 낮추는 것보다, 실제 운행에서 나타나는 전기주행 비중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PHEV 자체가 '나쁜 차'라는 뜻은 아니다 이번 분석을 두고 PHEV가 전기차보다 환경성이 나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 보고서가 직접 비교한 핵심은 PHEV의 공식 인증값과 실제 도로 배출량의 차이다. ICCT는 “PHEV의 친환경성을 평가할 때 배터리 용량이나 전기주행거리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충전 행태와 전기주행 비중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PHEV의 환경성을 결정하는 것은 차량의 제원만이 아니라 운전자의 실제 사용 방식인 셈이다. 이에 따라 PHEV의 인증 과정에 적용되는 UF를 실제 운전자들의 운행자료에 맞게 조정하고, 변화하는 운행 특성을 반영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폭염 늘어나니, 고금리 대출도 늘었다… 기후 재난이 부른 ‘부채의 덫’[기후신호등]

지구온난화로 세계 각국에서 폭염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소리 없는 재난'으로 자리잡았다. 태풍·홍수와 달리 눈에 보이는 흔적은 남기지 않지만 취약계층의 생명을 조용히 앗아가기 때문이다. 올여름 유럽은 극심한 폭염에 시달렸고 한국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잠정 집계에 따르면 5월 15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온열질환자는 3959명이 발생했고,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의 여름, 이제 '폭염의 계절'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6~8월) 전국 최고기온 평균은 30.2℃(역대 5위)로 평년(1991~2020년 평균) 28.5℃보다 1.7℃ 높았다. 최근 고온 현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전국적으로도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 발생일수가 2001~2010년에는 연평균이 10일 미만이었으나, 2021년 이후에는 연평균이 20일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여름철 최고기온 평균이 1986년 27.2℃에서 2026년 30.5℃로 약 3.3℃ 높아졌다. 특히 8월 평균 최고기온은 28.3℃에서 32.0℃로 3.7℃ 상승했다.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날이 1986년에는 서울에서 하루도 없었지만, 1994년에는 15일, 2018년 22일, 2025년 13일, 2026년 7일을 기록했다. ◇고령층·야외 노동자에게 집중된 폭염 피해 폭염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여름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1394명으로 전체의 35.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866명(21.9%)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자 679명(17.2%), 농림어업 숙련종사자 295명(7.5%) 순이었다. 온열질환은 특히 야외에서 많이 발생했다. 실외 발생 환자는 2964명으로 75.1%였으며, 실외 작업장이 1039명(26.3%), 논밭 495명(12.5%), 길가 468명(11.9%)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폭염=야외 활동'이라는 공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내 발생 환자도 985명(24.9%)이나 됐으며, 집에서 발생한 경우가 351명(8.9%), 실내 작업장이 326명(8.3%)이었다. 냉방시설이 부족하거나 전기요금 부담으로 에어컨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가정 역시 폭염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폭염도 지역마다 피해 양상 달라 폭염 피해는 지역의 인구구조와 산업 특성에 따라 크게 달랐다. 질병관리청 수도권질병대응센터 연구팀이 서울·인천·경기·강원의 2025년 온열질환 발생 특성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강원권에서 1808명의 온열질환자와 11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울은 65세 이상 고령층이 환자의 37.6%를 차지했고, 길가와 운동장·공원 등에서 발생한 환자가 46.0%에 달했다. 특히 오전 시간대 발생 비중이 높아 고령층의 아침 산책이나 이동 중 폭염 노출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와 인천은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근로현장형 피해가 두드러졌다. 경기에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8.9%를 차지했다. 농촌 특성이 강한 강원은 농림어업 종사자의 비중이 14.5%로 높았고, 논밭에서 한낮 농작업을 하다 온열질환에 걸리는 사례가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폭염 대응 역시 지역 맞춤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층이 많은 도시는 오전 순찰과 경로당 중심 건강관리를 강화하고, 산업지역은 작업시간 조정과 휴식·수분 공급을 집중 점검할 필요가 있다. 농촌에서는 한낮 농작업을 줄이고 이·통장 등을 활용한 고령 농업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사회적 취약성이 폭염 피해 키워" 폭염 피해는 기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경북대 이효정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응용통계연구소, 일본 교토대 의학대학원과 함께 전국 219개 시·군·구의 기후·인구·의료·노동환경 등 18개 변수를 분석한 결과, 온열질환 발생에는 기온과 습도뿐 아니라 고령화, 독거노인, 취약 노동자 등 사회적 요인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와 독거노인, 취약 노동자 등 사회적 취약성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온열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반면 기온과 습도 등 열 환경의 영향은 지역별 차이가 상대적으로 컸다. 고위험 '핫스팟' 지역에서는 사회적 취약성이 온열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컸다. 고령층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은 냉방비 부담과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폭염에 더 취약하다. 같은 35℃라도 누구에게나 같은 위험이 아니라는 뜻이다. 의료 접근성과 전력 사용량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쳤고, 노동 취약성은 건설현장과 산업단지 등 야외 노동이 많은 지역에서 강하게 작용했다. 따라서 폭염 대응에서도 기온 지도뿐 아니라 고령화·주거·노동·의료 접근성 등 사회적 취약성 지도를 함께 활용해 '가장 약한 고리'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해야 한다. ◇“기온 몇 도냐보다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가 중요" 폭염 대응도 기상청의 기온 특보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환경연구원(KEI) 채여라 선임연구위원 등 연구팀은 최근 발간한 정책 보고서에서 사람이 실제 경험하는 열 스트레스와 작업환경, 건강 상태 등을 반영한 '수요자 중심 폭염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인천지역 건설·제조·배달 노동자 30명을 대상으로 개인별 착용 기기로 실증조사를 진행했다. 심박수와 현장 기상정보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높아질수록 작업자의 생리적 부담이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같은 기온에 노출돼도 작업 강도와 휴식시간, 수분 섭취, 건강 상태에 따라 실제 열 스트레스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른 폭염'이다. 봄과 초여름에는 인체가 아직 고온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해 한여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에서도 온열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계절별 인체 적응 수준까지 고려해 폭염 대응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상·노출·생체정보 수집 △체감 영향 분석 △위험집단 세분화 △대상별 맞춤 대응 △효과 평가와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는 5단계 '체감형 폭염 대응체계'를 제시했다. 폭염 특보를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실제로 위험한지를 파악해 필요한 사람에게 휴식·냉방·수분 공급 등 실질적인 보호조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어컨, 가장 강력한 생명줄이자 기후 딜레마 폭염 속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생명을 구하는 수단은 냉방이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 적절한 실내 냉방은 핵심적인 폭염 적응수단이다. 최근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발표한 연구는 가정용 에어컨의 생명 보호 효과를 수치로 보여줬다. 연구팀은 2010~2020년 미국 본토 3108개 카운티의 약 3000만 건의 사망 기록과 지역별 기온, 가정의 에어컨 사용 수준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정용 에어컨 사용으로 폭염 기인 사망이 연간 약 5267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에어컨이 폭염 적응의 효과가 빠르고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수단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에어컨을 사용할 경제적 여력이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때문에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가구는 폭염에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폭염 적응정책은 냉방기기 보급을 넘어 냉방비 부담을 낮추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냉방 복지'까지 포함해야 한다. 동시에 에어컨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전력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기후변화를 심화시키는 역설도 발생한다. 노후주택 단열 개선과 고효율 냉방기 보급, 취약계층 냉방비 지원을 함께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도시숲과 가로수, 쿨루프, 옥상녹화 등으로 도시의 열 자체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저소득층 재정 파탄 낸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의 사한 시에 교수 등은 “극단적인 폭염이 저소득층 가구의 재정을 위협하고 고금리 대출의 악순환에 빠뜨린다"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미국의 미시적 대출 데이터와 위성 관측 기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낮 평균기온이 33℃를 초과하는 극한 폭염일수가 한 달에 약 2일 증가하면 고금리 소액대출(Payday loan)의 신청 수요가 약 0.4% 증가했다. 폭염으로 야외 노동자의 작업시간이 줄면서 소득이 평균 0.15% 감소하는 데다 냉방비와 온열질환 치료비 같은 추가 지출이 발생한 결과다. 대출 수요는 늘었지만 대출기관은 신규 신용 공급을 0.32% 줄였고, 기존 대출의 채무불이행률도 평소보다 약 3% 증가했다. 특히 폭염으로 당월 대출을 1% 늘린 가구는 이후 3개월 동안 대출 규모를 3.1% 추가로 늘리는 등 장기적인 '부채의 덫'에 빠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폭염이 단순한 건강 문제가 아니라 소득과 주거, 에너지, 금융까지 연쇄적으로 충격을 주는 사회경제적 재난이라는 의미다. ◇폭염 대응도 '기후정의' 관점에서 접근을 치솟는 기온, 늘어나는 온열질환자는 폭염이 이미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건강·복지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완화'와 함께 이미 닥친 위험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적응'이 동시에 필요한 이유다. 폭염 사망을 줄이려면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기상특보만으로는 부족하다. 폭염 예보가 나오면 고령자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미리 파악해 전화나 방문으로 건강상태와 냉방 여부를 확인하는 능동적인 건강관리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 건설·농업 등 야외 노동 현장에서는 '물·그늘·휴식(Water, Rest, Shade)' 원칙을 적용하고, 지역사회에는 무더위쉼터와 냉방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도시의 열 자체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시숲과 가로수, 그늘막, 쿨루프, 옥상녹화 등 생활권 단위의 미기후 개선은 에어컨 의존도를 낮추면서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다. 냉방을 이용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용 에어컨이 폭염 기인 사망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취약계층의 냉방비 지원과 노후주택 단열 개선, 고효율 냉방기 보급 등 '냉방 복지'가 폭염 정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별 기후환경과 인구구조, 노동조건, 주거환경, 냉방 접근성까지 분석해 가장 취약한 곳에 자원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체감형·수요자 중심 기후적응'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후특위 숙제 떠안은 기후환노위…2030 NDC 운명의 2년[이원희의 기후兵法]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지난달 말 활동을 종료하면서 기후특위가 다루던 현안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몫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하지만 범여권 내부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하반기 국회의 기후정책 논의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여야가 감축 속도와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어떤 접점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5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기후환노위 간사에 최기상 의원을 내정했다. 당초 간사를 맡았던 이소영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따른 후속 인선이다. 최 의원은 판사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전반기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기후·에너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의원은 아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교체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이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기후에너지 분야 비영리단체인 기후솔루션을 설립해 탈석탄 등 온실가스 감축 이슈를 주도해왔다. 이에 화력 등 전통 발전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반면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의원이 중기부에서 기후테크 기업 지원 등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거시적인 에너지 정책을 직접 다루는 데에는 부처의 역할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간사 교체와 함께 하반기 국회에서 범여권에 놓인 과제는 내부의 기후정책 방향을 다시 정리하는 일이다. 지난달 처리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과정에서도 이견이 그대로 드러났다. 개정된 탄소중립법은 2018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온실가스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감축하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목표를 정하도록 했다. 하한은 매년 일정한 비율로 온실가스를 줄여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선형 감축 경로'를 토대로 설정했다. 선형 감축은 기준연도부터 탄소중립 시점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일정한 속도로 줄여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에서는 기후변화 피해를 줄이려면 초기에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조기 감축'이 필요하다며 선형 감축 경로를 적용한 데 대해 비판해왔다. 초반 감축량이 적을수록 미래세대가 떠안아야 할 감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압박 속에 범여권에서 균열이 나타났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고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개정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초기에 더 많이 감축하는 방향으로 탄소중립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결국 선형 감축이 포함된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범위형 목표를 설정하면서 실제 규제 기준을 하한에 맞추면 상한의 실질적인 규범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가 2031~2049년 감축목표를 법률에 규정하지 않은 점을 미래세대의 기본권 보호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환경단체의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는 산업계 부담과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선형 감축 수준의 하한을 제시했다. 민주당 대다수 의원들은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앞으로 기후환노위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이 감축 속도와 산업정책을 두고 선형 이상의 감축이라는 공통된 입장을 마련할지, 각기 다른 목소리를 계속 낼지가 변수로 꼽힌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도 변수다. 정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를 반영하는 한편 신규 원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 민주당의 기후에너지 전문 의원들은 에너지전환포럼 등 탈탄소·에너지전환을 강조해 온 단체들과 정책적 접점이 많았다. 그러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원전을 포함한 안정적인 전원 확보에도 무게를 두면서 기존 에너지전환 진영과의 간극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숙제로 떠오른다. 민주당에서 기후에너지 정책을 주도해 온 의원 중 한명인 김성환 의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으로서 대규모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이소영 의원도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민주당에서는 기후에너지전문 의원인 박지혜 의원에게 기후에너지 의제를 주도할 역할이 한층 커지게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정책 방향이 선명하다. 기후에너지 전문 의원인 김소희 의원을 중심으로 원전과 기후테크를 탄소중립의 주요 수단으로 내세우고 있다. 탄소중립법 논의에서도 기업이 제시한 선형 감축 경로를 포함시키도록 했다. 여기에 국힘 쪽에서는 김기현·나경원·윤재옥 의원 등 4·5선 중진급 의원과 전반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지낸 이철규 의원이 기후환노위에 합류하면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최근 보수기후환경네트워크(CCEN)를 통해 기후테크 기업의 연구개발(R&D)부터 실증·사업화, 투자와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기후테크기업 육성 및 기후테크산업 생태계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동시에 AI·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와 원전 산업 생태계를 이유로 제12차 전기본에 대형 신규 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2기 이상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원전·기후테크를 결합한 보수 진영의 기후 의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국회의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2030년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 국회의 임기가 끝나는 2028년 4월 이후 2030년까지는 불과 2년여밖에 남지 않는다. 사실상 이번 하반기 국회와 내년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제도와 예산이 2030년 NDC 달성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후특위가 탄소중립법 개정으로 2050년까지 가는 법적 이정표를 세웠다면, 이제 기후환노위에는 그 목표를 실제 감축으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가 넘어왔다. 범여권에는 감축 속도와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내부 이견을 정리하는 일이, 국민의힘에는 원전·기후테크를 앞세운 기후정책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 각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네팔 수력발전소 터널서 9일 만에 2명 구조…“추가 생존자 목소리 확인”

네팔 대홍수 발생 9일 만에 매몰된 수력발전소 터널 안에서 현지 직원 2명이 구조됐다. 여기에 수색 현장에서 터널 내부 고립자들의 목소리가 확인되는 등 추가 생존자가 갇혀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구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네팔 정부에 따르면, 네팔군 등 합동 구조대는 이날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 수색 작업 중 네팔인 직원 2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이들은 해당 발전소 소속 기계반장과 기계 감독관으로 확인됐다. 네팔 에너지부와 내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구조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현지 방송에는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생존자가 구조대원의 어깨에 업혀 터널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보도됐으며, 현재 의료진이 이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현장에서는 추가 생존자 구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수색 작업에 참여한 람 네우파네 네팔 의원은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에 “수색 도중 터널 안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며 “구조팀이 '당황하지 마세요, 구조하러 왔습니다'라고 외치자 터널 안에서 '알겠습니다'라는 응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당국은 트리슐리 3A를 포함한 인근 발전소 2곳의 터널 내부에 약 90명의 직원이 여전히 생존한 채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구조 소식으로 인근 상류 지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근로자 수색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생존자가 발견된 트리슐리 3A 발전소는 한국인 직원 9명이 실종된 '어퍼트리슐리(UT)-1' 발전소에서 하류로 불과 약 6㎞ 떨어진 곳이다. 한국인 실종 열흘째를 맞은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역시 이날 네팔군 헬기와 열화상 드론을 투입해 실종자들의 유력 대피 경로인 옐로브리지 하단과 메인캠프 동쪽 산악지역 등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주말날씨] 전국 맑으나 동해안·제주 비…태풍 ‘크로반’에 강풍 주의

주말 동안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동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겠고, 해상에는 매우 높은 물결이 일겠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5일 오후부터 밤사이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에 비가 내리겠고, 늦은 오후부터는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다. 5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산지·중산간 5~20㎜, 강원 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5~10㎜, 강원 동해안 5㎜ 미만이다. 일요일인 6일에는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산지, 제주도에 비가 이어지겠다. 6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10~60㎜, 강원 동해안·산지,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5~10㎜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서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크로반'은 5일부터 서쪽으로 방향을 튼 뒤 점차 남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를 직접 통과하지는 않겠으나 제주도와 남해안은 간접 영향권에 들어 강풍과 높은 파도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제주도 일부 지역에 강풍경보를 발효했다. 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순간풍속 시속 55km(초속 15m) 이상, 산지에는 시속 70km(초속 2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특히 전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은 순간풍속 시속 70km(초속 20m) 이상, 산지는 시속 90km(초속 25m) 이상의 돌풍이 몰아치며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풍랑특보가 발효된 동해 남부 해상과 남해 동부 해상, 남해 서부 먼바다, 제주도 해상은 물결이 2.0~4.0m(남해 먼바다·제주 해상 최대 5.0m 이상)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주의가 필요하다. 전라권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올라 다소 덥겠다. 5일 아침 최저기온은 16~23℃, 낮최고기온은 25~31℃, 6일 아침최저기온은 17~23℃, 낮최고기온은 24~30℃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청주시 “구역 제한 필요” vs 소각업계 “매립 금지 대안”…폐기물 법개정 맞대결

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원정 쓰레기' 반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충북 청주시가 정부를 향해 “민간 소각장이 쓰레기를 반입해 처리할 수 있는 구역을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 수도권 쓰레기가 규제 허점을 틈타 지방으로 무분별하게 밀려오는 사태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민간 소각업계는 당장 수도권 직매립 중단에 대한 대안이 없는 만큼 해결책을 찾기 위한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미수 청주시 폐기물지도팀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직매립금지 폐기물 적정처리 방안 마련 설명회'에 참석해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해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이날 청주시가 제시한 핵심 요구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의 영업구역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 체계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공공 소각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더라도 관할 구역 외 민간 소각장에 위탁 처리를 맡길 수 있는 데다, 입찰 시 지역 제한을 두기 어려워 수도권 폐기물이 지방 민간 소각장으로 무제한 유입되는 실정이다. 청주시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실질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민간 처리 대행 시 영업구역을 '반경 100km 이내'나 권역별(수도권·중부권·남부권·동남권 등)로 묶는 등의 방식으로 관외 무분별한 반입을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개정도 함께 촉구했다. 공공 소각시설에만 국한된 현행 지원 제도를 개편해, 민간 소각시설 주변 주민들에게도 실질적이고 합당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법적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시 면적은 전국 0.94%, 인구는 1.7%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국 민간 소각 용량의 무려 15.9%(6개소)가 집중돼 있다. 올해 1월 수도권 직매립 금지 조치 이후 청주시 관내 민간 소각시설로 반입된 수도권 생활폐기물은 지난 7월 기준 이미 1만9455톤에 달하며 계약 물량만 2만3000톤을 넘어섰다. 장 팀장은 “수도권 지자체들이 자체 소각시설 확충을 미룬 채 관외 민간 위탁에만 의존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 간의 극심한 쓰레기 갈등을 해소하고 발생지 처리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간 소각업계는 수도권 직매립 중단에 대한 단기 대안이 없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간의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석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전무는 “공공 소각장 신·증설 추진 시설 대부분이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어 2030년 전국 직매립 금지 시 약 140만~150만 톤의 미처리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장 전무는 “민간 소각장이 완충 역할을 하며 연착륙을 돕고 있는 만큼 관외 유입에 따른 지역 갈등은 정부와 지자체가 풀 숙제이며, 민간은 공공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 전무는 청주시의 '민간 소각장 영업구역 제한' 요구에 대해 “폐기물 처리업체 선정은 입찰 가격 기준으로 이뤄지기 마련이며, 특정 지역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환경 문제 이슈별로 관리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기-기후 통합 관리를”

“기후변화 문제나 대기오염 같은 여러 환경문제를 개별적으로 관리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이제는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APCEH)의 조슬린 모트 박사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월드 클린 에어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통합해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PCEH는 서울 종로구에서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서태평양 지역의 환경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포럼은 '제7회 푸른하늘 맑은 공기의 날'을 맞아 (사)세계맑은공기기후연맹(GACA, 이사장 김윤신)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 주최했다. 행사 주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함께 지키는 맑은 공기, 함께 이루는 기후적응'이었다. 모트 박사는 기조연설에서 “서태평양 지역에서 연간 150만명의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WHO의 초미세먼지(PM2.5) 기준 (연평균 권고 기준 5㎍/㎥)이 달성된다면 110만 명의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평양 지역 인구의 99%가 국가 환경기준이 설정된 곳에서 살고 있지만, 국가별 기준이 WHO 기준보다 훨씬 느슨하고, 그런 국가 기준 마저 달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폭염(기후변화)가 대기오염에 영향을 주고, 대기오염이 다시 기후에 영향을 준다"면서 “적절한 정책을 펼치면 맑은 공기와 온실가스 감축, 더 나은 건강을 함께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문제가 다양한 리스크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한 가지 잘 된 정책은 여러 가지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모트 박사는 “각국이 대기정책을 수립하고 예측(조기경보 등)·보호(취약계층 보호 등)·학습(결과 모니터링과 개선 등) 등의 단계를 통해 이행한다면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염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령층, 실외 노동자 등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과 최경호 환경보건학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송지현 한국대기환경학회장(세종대 교수), 류재근 일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아주대 이재영 교수, 고려대 전성우 교수,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이종한 기후환경정책담당관 등과 해외 전문가들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푸른 하늘의 날(9월 7일)' 은 우리나라가 주도해서 채택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이자 국가 기념일이다. 지난 2019년 9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푸른 하늘의 날'을 최초로 제안하였고, 그해 12월 제74차 유엔총회에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을 채택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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