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갈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 [기후신호등]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생산성과 경제를 혁신할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거대한 환경 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AI 혁명의 심장부인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하면서 전력망과 수자원 체계, 나아가 지역사회와 기후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14개 주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Data Center Moratorium)' 법안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확장을 제한하는 정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이 AI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우려끼지 겹치면서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Anthropic)조차 “AI 개발 자체에 국제적 모라토리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AI 혁신을 지탱하는 인프라가 역설적으로 AI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AI는 거대한 산업시설 위에서 작동 많은 사람들은 AI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서 작동하는 '가상의 기술'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AI는 수많은 서버와 반도체, 냉각설비가 집적된 거대한 산업시설 위에서 움직인다. 사용자가 챗GPT 같은 AI에 질문을 입력하거나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에서는 수만 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동시에 작동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최근 UN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30년 945TWh(테라와트시, 1TWh=10억k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프랑스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도 엄청나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에는 연간 약 9조3000억 리터(93억㎥)의 물을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내 소양호 저수량(29억㎥)의 3배가 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주민 약 13억 명의 연간 생활용수 사용량에 맞먹는다. 전자폐기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연간 250만 톤 규모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카베 마다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AI는 단순히 가상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 실체를 가진 인프라"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는 깨끗해 보일지 몰라도 그 환경 비용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대신 치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붐은 어떻게 시작됐나 현재의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은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배경에는 AI 패권을 둘러싼 국가와 기업의 무한 경쟁이 있다. 특히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물론 바이두·알리바바그룹·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까지 초거대 AI 모델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 큰 모델, 더 많은 데이터,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만~수십만 개의 GPU를 수용할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이 폭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여러 연구기관들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의 상당 부분이 AI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오늘날 데이터센터 문제는 AI 산업이 만들어낸 환경적 외부효과의 상징, 즉 AI 산업이 사회 전체에 환경 비용을 떠넘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이 때문에 AI의 환경 비용이 줄이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벌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제도화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주(州) 의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인 미국 주의회 협의회(NCSL)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최소 14개 주에서 데이터센터의 건설 제한 또는 모라토리엄(Moratorium, 신규 건설 유예)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뉴욕주다. 뉴욕주는 20MW 이상 전력을 사용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책임 있는 데이터센터 개발법(Responsible Data Center Development Act)'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텐 곤잘레스 뉴욕주 상원의원은 기후 전문매체 인터뷰에서 “공공요금 인상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환경 자원을 지키며 뉴욕의 에너지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북버지니아에서는 전력망 연결 신청이 폭증하면서 신규 시설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졌다. 이에 버지니아 의회는 전력망 상호연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와 버몬트 주는 영향 평가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허가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포괄적 감독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아시아·남미, 한국에서도 같은 고민 미국 외에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아일랜드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은 유럽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 중 하나다. 하지만 전력망 수용 능력이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데이터센터들이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1%를 소비하는 상황에 이르자 아일랜드 국영 전력망 운영기관인 에어그리드(EirGrid)는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을 사실상 제한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농업지역과 충돌했다. 특히 미든메이르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농업용수와 전력망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커졌다. 결국 네덜란드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하이퍼스케일(수십만 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대형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싱가포르는 2019년부터 약 3년 동안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국토가 좁고 물과 에너지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은 재생에너지 활용과 고효율 설비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만 선별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가뭄 속에 추진된 데이터센터 계획이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구글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물 사용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주민 식수보다 데이터센터가 우선시되고 있다"고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AI 산업 육성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이 추진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 용인·하남·김포·부천 등 여러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 반대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전자파와 소음, 비상발전기 운영, 송전선로 증설, 경관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전력 당국도 걱정이 많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 송배전망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이제 데이터센터를 국가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AI 자체를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근에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정말 규제해야 할 대상이 데이터센터인가, 아니면 데이터센터를 끝없이 필요로 만드는 AI 개발 경쟁 자체인가 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 지역에서 건설을 막으면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막히면 텍사스로, 미국에서 막히면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식이다. 결국 근본 원인은 AI 산업의 끝없는 규모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업 앤트로픽의 공동창업자인 잭 클라크는 여러 공개 발언에서 “현재 AI 산업에는 가속 페달은 있지만 브레이크 페달은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환경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과거의 국제 환경 규제를 떠올린다.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는 성층권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화불화탄소(CFC)의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했다. 현재 협상 중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역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역시 언젠가는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일부 연구자들은 AI 개발 경쟁이 결국 에너지와 물, 광물 자원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사회가 개발 속도를 조절하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반면 AI 모라토리엄의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지적도 많다. 염화불화탄소는 특정 산업과 특정 물질을 규제하는 문제였지만 AI는 국가 경쟁력과 군사력, 경제 성장의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 중동 국가들까지 AI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AI 연구는 핵시설이나 대형 화학공장처럼 쉽게 감시할 수 없다. 어느 한 국가가 규제를 거부하면 다른 국가들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 'AI의 환경 한계'에 대해 본격 논의 오늘날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논쟁은 단순히 서버 건물을 더 지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AI 무한경쟁이 초래한 환경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그리고 인류가 AI 발전에 어떤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이다. 미국 14개 주의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추진, 아일랜드의 전력망 제한, 싱가포르의 건설 중단, 네덜란드의 입지 규제, 우루과이의 물 갈등, 한국의 전력망 문제는 바로 “AI 혁신의 속도를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당장 글로벌 AI 모라토리엄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논쟁 자체가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AI 논의가 저작권, 가짜뉴스, 일자리 감소 같은 사회적 문제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물과 전기, 토지와 광물을 소비하는 거대한 AI 산업 시스템이 가져온 문제로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20세기 환경정책이 석탄과 석유, 자동차와 공장을 규제하는 과정이었다면, 21세기 환경정책은 데이터센터와 AI를 규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UN과 각국 정부도 이제 'AI의 환경 한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전력 사용량과 물 사용량 공개, 재생에너지 의무화, 가뭄 지역 입지 제한, 폐열 재활용, 통합 환경영향평가 도입 등과 같은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논쟁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인류가 미래의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는 있다. 어쩌면 긴 논쟁의 끝에는 “AI에 관한 몬트로올 의정서", “파리 AI 협정"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원가 절반도 못 건지는 하수도 사업…정부, 요금 현실화 재추진

정부가 원가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하수도요금 현실화에 다시 나선다. 하수도 사업의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노후 시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체계 개편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 요금 현실화 유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수도처리장 에너지자립률은 현재 18.7%에서 30%로 높이는 계획도 마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26~2035)'을 공시하고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가하수도종합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하수도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법정계획이다. 중앙정부의 도시개발·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하수도 정비계획 수립의 기준이 되는 하수도 분야 최상위 계획으로, 유역하수도정비계획과 하수도정비계획의 상위 계획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하수도요금 현실화다. 현재 전국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45.3%에 불과하다. 주민이 내는 하수도요금으로 실제 처리 비용의 절반도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광역시는 73.4% 수준이지만, 일반 시·군 지역은 32.2%에 그쳐 지역 간 격차도 크다. 정부는 이미 제2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에서도 요금 현실화를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년 요금 인상에 나섰음에도 주민 반발과 물가 부담, 정치적 요인 등으로 인상 폭이 제한됐고, 같은 기간 하수처리 원가도 상승하면서 현실화율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실제로 전국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5년 40.4%에서 2019년 47.9%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해 지난해 45.3%를 기록했다. 정부가 제2차 계획에서 제시했던 80% 목표와는 차이가 크다. 이처럼 하수도 요금 수입만으로 운영이 어려운 만큼 부족한 재원은 지방재정과 국고 지원으로 충당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하수도 관련 국고 투자비용은 2조568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2035년까지 특·광역시 요금 현실화율을 80%, 시·군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가정용·일반용·대중탕용·업무용·산업용 등 업종별 요금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누진제 구간 조정과 업종 통합 여부 등을 포함한 연구용역을 내년까지 추진한다. 또 요금 현실화율이 높은 지자체에는 국비를 우선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검토한다. 정부는 국고 지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의 자발적인 요금 현실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에는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률은 18.7%에 그친다. 수질 기준 강화와 노후 시설 증가로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에너지 생산 확대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하고 태양광 발전을 확대해 2035년 에너지 자립률 30% 달성을 추진한다. 슬러지를 활용해 만드는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연간 3억9000만N㎥, 태양광 발전량은 연간 125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바이오가스 활용 고도화, 하수처리장 유휴부지 태양광 설치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은 지난달 15일 열린 제3기 국가물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위원회는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안을 포함한 물관리 법정계획 4건이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부합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주말 날씨] 전국 30도 안팎 초여름 더위…일요일 소나기 ‘주의’

주말에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낮 기온이 30℃ 안팎까지 오르며 초여름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요일에는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1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3일 토요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거나 구름이 많겠다. 최저기온은 13~20℃(도), 최고기온은 26~32℃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 안팎까지 오르며 다소 덥겠고, 강수 예보는 없어 야외 활동에는 무리가 없겠다. 일요일인 14일에는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는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전국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최저기온은 15~20℃, 최고기온은 25~31℃로 예보됐다. 14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동부와 강원내륙, 충북, 대전·세종·충남내륙, 전북동부, 전남동부내륙, 경북서부내륙, 경남서부내륙 등에서 5~30㎜ 수준이다. 제주도에는 오후부터 밤 사이 비가 내리겠고,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획 ] ③ 뜨거워지는 바다, 발전소 온배수의 경고

기후위기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발전소 온배수 문제가 새로운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수국가산단 일대에서 추진 중인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와 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반세기 넘게 발전소 온배수를 직접 규제하는 법적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본지는 여수 LNG발전소 논란을 계기로 전국 온배수 문제의 실태와 제도적 허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발전소 온배수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는 이를 직접 규제하는 법적 장치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발전소들은 관류냉각 방식으로 사용한 해수를 주변 수온보다 7~8도 높은 상태로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온배수 배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현행법상 온배수는 물재이용법상 배출수로만 분류된다. 방류 허용 온도 기준은 40도지만 실제 해양생태계 영향을 고려한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온배수 영향이 검토되지만 강제성은 제한적이다. 발전소 운영 이후 장기간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실질적인 제재 수단은 부족하다. 반면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연방수질오염관리법에 온배수 관련 규정을 두고 있으며 환경보호청은 인위적 열 배출로 인한 평균 수온 상승 폭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냉각탑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폐쇄순환 냉각방식 도입을 조건으로 발전소 재허가를 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냉각탑 도입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냉각탑은 냉각수를 반복 사용해 온배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높다는 이유로 대부분 발전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류냉각 방식을 선택해 왔다. 최근에는 온배수 속 화학물질 문제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발전소들은 냉각수 설비에 해양생물이 부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아염소산나트륨 등 염소계 약품을 사용한다. 환경단체들은 이 물질이 해양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연구와 규제는 미흡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온배수 문제와 관련해 “배출 온도와 배출 물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히며 제도 점검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수 LNG발전소 논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값싼 전력 생산을 위해 해양생태계 부담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보다 엄격한 환경 기준과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반세기 동안 사실상 방치돼 온 온배수 문제가 이제는 국가 차원의 환경·에너지 정책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 앞바다에서 시작된 논란이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전반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수자원공사, 차기 사장 공모…“국민 물복지 향상 이끌 역량 요구”

한국수자원공사가 신임 사장 공개모집에 착수하면서 윤석대 사장의 임기 종료가 가시화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0일 신임 사장 초빙공고를 내고 공개모집 절차에 들어갔다. 향후 임원추천위원회 심사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가 선임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 사장 임기는 3년으로, 2023년 6월 19일 취임한 윤 사장의 임기는 오는 18일 만료된다. 공사 규정상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지만, 공사가 신임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하면서 윤석대 사장은 사실상 연임 없이 임기를 마칠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사장은 수자원공사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로서 물 공급 안정과 물에너지 확대·보급, 수질 및 녹조 관리 등 공공기관으로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물관리 전문기관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국민 물복지 향상을 이끌 역량도 요구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특위 활동, 8월 말까지 연장…탄소중립법 개정 분수령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이 오는 8월 말까지 연장됐다.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시한이 이미 수개월 지난 상황에서 기후특위가 재가동되면서 향후 두 달이 탄소중립법 개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회는 11일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기후특위는 오는 8월 31일까지 활동을 이어가며 탄소중립기본법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법 등 주요 기후 관련 법안을 심사하게 된다. 이번 연장으로 기후특위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위한 기회를 한 번 더 얻게 됐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9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 이후인 2031~2049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재는 국회에 올해 2월 28일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라고 요구했지만, 국회는 시한을 넘긴 채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기후특위는 지난해 4월 출범해 관련 논의를 이어왔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난달 활동 기한이 종료됐다. 특히 산업계 부담과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면서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법률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합의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과감한 감축목표를 담기를 원했지만, 국민의힘과 산업계에서는 완화된 기준을 넣기를 요구했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서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산업, 고용 등 국가 전반의 생존이 걸린 핵심 과제"라며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등 핵심 법안을 차질 없이 의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도 “헌법재판소가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에 2031~2049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빠져 있다며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리고 법 개정을 명령했지만 기후특위는 결국 빈손으로 임기를 마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재난 앞에 선 농민과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 헌재 판결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국회가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과학적 감축 경로를 탄소중립기본법에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안 처리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감축 목표의 수준과 산업계 부담 완화 방안, 정부의 역할 등을 둘러싼 여야 입장 차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후특위가 8월 말까지 실질적인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탄소중립법 개정이 또다시 장기 표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내륙 곳곳 소나기…주말엔 습도 낮은 ‘땡볕더위’ 찾아온다

오는 12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주말에는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 상층에 찬 공기가 머물면서 본격적인 무더위보다는 대기 불안정에 따른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는 영하 15도 이하의 찬 공기가 자리하고 있다. 반면 지표면은 낮 동안 강한 햇볕으로 달궈지면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상승해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구름대가 발달해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저녁 사이 수도권과 강원, 충청 내륙, 전북 북동부, 경북 내륙과 산지, 경남 북서 내륙 등에 소나기가 예상된다. 12일에도 강원 중·북부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쪽에서 유입되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을 차지하면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 유입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비 대신 더위가 다소 강해질 전망이다. 13일 아침 최저기온은 13~19도, 낮 최고기온은 26~32도로 예보됐다. 14일은 아침 최저기온 15~20도, 낮 최고기온 24~31도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와 내륙 일부 지역은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습도가 높지 않아 체감온도가 크게 오르는 '찜통더위'보다는 강한 햇볕 아래 기온만 높아지는 '땡볕더위'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오는 13일 중부지방은 가끔 구름이 많겠고 남부지방과 제주는 대체로 흐리겠다. 14일에는 전국에 구름이 많겠으며 제주도는 남쪽 해상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밤 사이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내륙 지역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소나기가 이어질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중국 ‘일대일로’ 17년간 CO₂ 1억3400만톤 배출 [기후 리포트]

중국의 초대형 국제 인프라 사업인 '일대일로(一带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BRI)' 사업이 건설 과정에서 배출한 온실가스(CO₂)가 1억34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실제 공사가 이뤄진 국가가 아니라 중국과 호주, 일본, 미국 등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국경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대일로 사업은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육해공에 걸쳐 인프라·무역·금융·문화 교류의 경제벨트로 잇는 사업을 말한다. 그러나 일대일로 사업에 포함된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 시설은 가동 후 약 2년 이내에 건설 단계에서 발생한 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내용은 중국 난징대학과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일본 도쿄대학 등의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연구에서 제시됐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환경 과학 기술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최근 '706개 이상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초국경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 기회'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105개국 706개 프로젝트 전수 분석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4년까지 105개국에서 추진된 일대일로 프로젝트 706개를 대상으로 건설 단계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프로젝트 단위로 분석했다. 도로·철도·발전소·학교·주택·수자원 시설 등 총 28개 유형의 인프라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전체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1억3400만 톤(CO₂ 환산)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0.02% 수준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세계 전체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연구진은 “철강과 시멘트 같은 감축이 어려운 산업에서 발생한 일회성 대규모 배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부문별로는 운송 인프라가 전체 배출량의 54%인 7300만 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 건설이 운송 부문 배출량의 74%를 차지했다. 전력 인프라는 전체의 32%인 4200만 톤을 배출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력 인프라 배출량의 83%가 화석연료 발전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수력발전이 2100만 톤, 태양광 발전이 1100만 톤, 육상풍력이 300만 톤을 각각 차지했다. 건물과 수자원 시설은 총 1900만 톤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다. ◇94%는 공사장 아닌 공급망에서 발생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온실가스 대부분이 공사 현장이 아니라 건설 자재 공급망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전체 배출량 1억3400만 톤 가운데 94%인 1억2600만 톤은 철광석 채굴, 시멘트 생산, 금속 제련, 자재 운송 등 상류(upstream) 공급망에서 발생했다. 실제 건설 현장의 장비 운전과 연료 사용 등 직접 배출은 6%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일대일로 사업의 탄소 문제는 굴착기나 덤프트럭보다 철강·시멘트 공장 굴뚝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배출의 핵심 원인은 철강과 시멘트였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량은 약 7140만 톤으로 전체의 53.3%를 차지했다. 시멘트는 3780만 톤으로 28.2%를 기록했다. 두 자재를 합치면 전체 배출량의 약 81.5%에 달한다. 이는 철강 생산 시 석탄 기반 제철 공정이 필요하고,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는 석회석을 고온으로 가열하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저탄소 철강과 저탄소 시멘트를 사용하는 '청정 조달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전체 배출량은 1억3400만 톤에서 4900만 톤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탄소 집약적인 공급원을 사용할 경우 배출량은 2억1400만 톤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호주·일본·미국까지 연결된 '숨은 탄소' 연구진은 공급망을 추적해 배출이 실제로 어느 나라에서 발생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배출량의 약 절반이 프로젝트가 진행된 국가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체 내재 배출량의 약 31%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 원천국이었다. 중국산 철강이 대규모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식적인 일대일로 참여국이 아닌 호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구리와 알루미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의 약 3분의 1이 호주와 연결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과 미국 역시 각종 산업 자재 공급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대일로의 탄소 발자국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인프라가 제공되는 장소와 탄소가 배출되는 장소가 서로 다른 공간적 단절(spatial disconnect)"이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로 상쇄 가능할까 연구진은 일대일로 사업에 포함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143개를 별도로 분석했다. 태양광·풍력·수력발전 시설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경우 연간 7500만~1억48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일대일로 전체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1억3400만 톤의 온실가스와 비교할 때 상당한 규모다.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약 2년이면 건설 단계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으며, 최적 조건에서는 1년 만에 건설 과정의 탄소 부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것이 실제 상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력망 상황, 설비 이용률, 프로젝트 완공 여부 등에 따라 실제 감축 효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는 '잠재적 감축 가능성'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이 건설 현장이 아니라 자재 공급망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제안한 주요 감축 전략은 △저탄소 철강과 저탄소 시멘트 사용 확대 △폐철강과 재생 골재 등 재활용 자재 활용 확대 △구조 설계 최적화를 통한 자재 사용량 절감 △공공조달과 보조금 등을 통한 저탄소 자재 시장 육성 △도시 개발 계획과 연계한 인프라 규모 최적화 등이다. ◇“인프라의 탄소 문제는 국경을 넘는다" 이번 연구는 인프라 사업의 탄소 배출을 단순히 건설 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사업의 탄소 발자국은 중국뿐 아니라 호주·일본·미국 등 세계 각국의 광산·제철소·시멘트 공장과 연결돼 있다. 연구진은 향후 국제 인프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망 투명성 강화와 저탄소 자재 조달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가 장기적으로는 건설 과정의 탄소를 상쇄할 수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철강과 시멘트 생산 자체를 탈탄소화하고 국제 공급망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해외 원전과 철도, 항만, 발전소, 산업단지 등 대규모 인프라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동시에 세계적인 철강·시멘트 생산국이기도 하다. 앞으로 해외 인프라 사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시공 능력이나 금융 조달 능력을 넘어, 해당 사업에 투입되는 철강과 시멘트가 얼마나 적은 탄소를 배출하며 생산됐는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국제 금융기관들의 기후 리스크 평가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래의 인프라 수출 경쟁은 '누가 더 빨리 짓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적은 탄소로 짓느냐'의 경쟁으로 바뀔 수 있다. 이는 한국 철강·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가 단순한 환경 규제 대응이 아니라 국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 과제가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기획 ] ② 뜨거워지는 바다, 발전소 온배수의 경고

기후위기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발전소 온배수 문제가 새로운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수국가산단 일대에서 추진 중인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와 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반세기 넘게 발전소 온배수를 직접 규제하는 법적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본지는 여수 LNG발전소 논란을 계기로 전국 온배수 문제의 실태와 제도적 허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발전소 온배수 논란은 더 이상 가설이나 우려에 머물지 않는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온배수로 인한 어업 피해와 생태계 변화가 확인되면서 갈등이 현실화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다. 법원은 지난해 발전소 온배수로 인해 인근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고 수십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발전소 온배수 피해가 사법적으로 인정된 첫 사례 가운데 하나다. 통영 천연가스발전소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발전소 배수구 주변에서는 누런 거품과 악취가 발생해 어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냉각수에 포함됐던 플랑크톤과 미생물이 고온 환경에서 폐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어민들은 멸치 산란장과 어장의 먹이생물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정치망 어업은 조업을 사실상 포기할 정도로 어획량이 감소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계 연구 결과 역시 우려를 뒷받침한다. 영흥화력발전소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는 수온이 3도 상승할 경우 요각류 유생의 폐사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온 상승폭이 5도에 달할 경우 일부 해양생물 유생은 하루 만에 70% 가까운 폐사율을 보였다. 먹이사슬의 중간고리인 동물플랑크톤도 영향을 받았다. 발전소 냉각계통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량 폐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 국내 주요 발전소들이 바다에 배출한 온배수는 약 3978억톤에 달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600억톤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과 발전소 온배수가 결합될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미 여름철 고수온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국지적 열오염이 추가될 경우 해양생태계의 회복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피해 사례는 여수 LNG발전소 논란이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니라 향후 국내 에너지 정책 전반이 직면할 과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AI로 기후 주장 5만건 분석…허위정보 검증 플랫폼 만들 것”

기후변화 및 에너지 관련 허위 주장을 검증하고 기자들이 보도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후·에너지 이슈는 과학·산업·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일반 국민은 물론 언론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아서다. 한국기후변화학회와 숙명여자대학교 지구환경연구소는 10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공동으로 '2026 기후 커뮤니케이션 포럼'을 올해 처음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숙명여대 탄소중립대학원 기후환경커뮤니케이션전공, 비영리 미디어단체 클리프(CLIP),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 기후환경언론포럼 등이 참여했다. 안영환 숙명여대 교수는 이번 포럼에 대해 “기후위기 시대에는 과학적 사실 자체만큼이나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고 사회적으로 이해되는지가 중요하다"며 “학계와 언론이 함께 새로운 공론장의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나 숙명여대 교수는 “미디어는 기후위기와 관련해 사회 공동체의 비용과 위기의 심각성을 진단하고 정책에 대한 공동의 지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관련 소비나 조작된 정보를 유통시키는 역할도 한다"며 “기자들도 알게 모르게 허위·오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관련 주장을 검증하고 관련 정보를 기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보 제공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며 “검증이 필요한 주장과 관련 근거를 미리 제공해 보도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언론 기사 속 기후 관련 주장을 자동으로 추출·분석하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에서는 최근 1년간 30개 언론사의 기사 약 8만3000건을 수집한 뒤 기후 관련 문장을 선별하고 검증 가능성, 중요도, 유형 등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약 5만4000건의 기후 관련 주장을 추출했다. 추출된 주장들은 기후정책, 에너지, 산업·경제, 재난·영향 등 여러 분야로 분류됐다. 향후 플랫폼이 구축되면 기자들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사실 확인이 필요한 기후·에너지 관련 주장을 보다 쉽게 검증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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