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에 가물어가는 경남…농업용수 가뭄 ‘경계’ 두 배 급증

연일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경남 지역의 농업용수 가뭄 비상대응 '경계' 단계 지역이 하루 만에 8곳으로 두 배 급증했다. 경상남도는 3일 기준 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농업용수 가뭄 단계가 '경계'로 상향된 지역이 전날 4곳 에서 8곳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기존 밀양시·양산시·의령군·산청군에 이어 창원시·거제시·창녕군·하동군이 추가로 경계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 경남 지역 평균 농업용수 저수율은 평년 대비 55.8% 수준인 40.4%까지 떨어졌다. 단계별로는 저수율 50% 이하인 '경계' 8곳, 60% 이하인 '주의'(진주·통영·김해·함안·고성·합천) 6곳, 70% 이하인 '관심'(사천·남해) 2곳으로 집계됐다. 경상남도는 낙동강 물을 인근 저수지에 양수하거나 지하수를 논에 직접 공급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으나, 양산과 거제 등 일부 지역은 급수차량까지 동원해 논에 물을 대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 상황이 이어질 경우 밀양시 등이 조만간 최고 단계인 '심각'(저수율 40% 이하) 지역으로 격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남부 지방의 가뭄과 함께 수도권 역시 전례 없는 무더위로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기상청은 3일 오후 4시를 기해 서울 동남·서남권과 경기 하남·오산·여주 서부에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야외 활동 중단과 무더위쉼터 이동 등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AI로 기상재해 피해 막는다…초단기예측 기술 개도국 전수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세계기상기구(WMO)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위험기상 조기경보 역량 강화에 나선다. 대한민국의 초단기예측 AI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기상재난 대응을 위한 조기경보 시점을 대폭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충북 진천군 기상기후인재개발원에서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스리랑카, 네팔, 이란 등 6개국 기상청 관계자 10명을 대상으로 '제5회 기상-인공지능 활용 역량 강화 과정'을 개최한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연구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교육을 WMO 회원국 대상으로 확대한 첫 국제 교육 과정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수 시간 이내에 급격히 발달하는 극한기상이 늘면서 위험을 빠르게 알리는 '조기경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기경보의 핵심은 '초단기예측'이지만, 많은 개도국이 레이더 장비나 계산 자원, 전문인력 부족으로 최신 기술 도입에 한계를 겪어왔다. 기상청은 이번 교육을 통해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개도국의 신속한 기상 탐지와 조기 경보 체계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은 참가국들이 자국 여건에 맞춰 AI 기반 초단기예측 모델을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2주간 실무 중심으로 진행된다. 파이썬과 딥러닝 기초 역량 강화를 시작으로, AI 모델 실행 및 평가, 국가별 맞춤형 과제 설계·발표까지 단계별로 이뤄진다. 실습에는 국립기상과학원의 핵심 AI 기술인 '나우알파(NowAlpha)'와 'D2D'가 활용된다. 나우알파는 레이더 자료를 분석해 6시간 뒤 강수 분포를 1km·10분 간격으로 예측하는 모델로, 참가자들은 실행부터 모델 조정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다룬다. 아울러 레이더가 부족한 개도국을 위해 위성 자료를 레이더 데이터로 변환하는 D2D 기술도 전수해 관측 환경이 열악한 국가의 조기경보 역량을 높인다. 기상청은 이번 교육이 WMO의 핵심 프로젝트인 '모두를 위한 조기경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국가 간 기상재난 대응 기술 격차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현석 국립기상과학원장은 “기상재해 대응의 핵심은 신속한 경보 전달을 통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한국의 기상 AI 기술과 교육 경험이 WMO 회원국들의 조기경보 시점을 앞당기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국제 협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탄소 조기 감축 채택하라”…시민 2만 명 국회에 메시지 전달

국회가 의결한 탄소중립법 개정안의 '선형 감축' 채택을 두고 기후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 시기에 감축량을 늘리는 '조기 감축' 대신, 매년 일정 비율만 줄이며 미래 세대에 부담을 미루는 '선형 감축'을 하한선으로 설정했다는 이유에서다. 기후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3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기에 많이 줄이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 서한 캠페인에 시민 2만376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메시지를 받은 의원은 정혜경 진보당 의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는 2031~2049년에 적용할 정량적 감축 목표가 명시되지 않은 점을 지목하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2일, 2018년 대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문제는 배출권 거래제 등에 적용되는 목표 하한선이 매년 일정한 비율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선형 감축'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케이팝포플래닛은 “선형 감축은 미래 세대에 감축 부담을 떠넘기는 처사"라며 “헌재 결정 취지를 살려 조기 감축을 유일한 경로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달 29일 청년기후의회와 범청년행동 등 27개 청년·시민사회단체 역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경제 성장 논리에 밀려 시민 공론화 결과를 저버린 채 선형 감축 경로를 수용했다고 규탄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경남 덮친 ‘극한 폭염’ 수도권으로 이동…온열질환 속출에 중대본 2단계로 격상

경남 지역을 강타한 극한 폭염이 수도권 등 서쪽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춘천, 대전, 광주 등의 낮 최고기온이 당분간 37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한반도를 덮친 무더위가 최소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 예방 등 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남 지역을 덮친 극한 폭염이 서쪽으로 이동해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건조하고 뜨거운 동풍이 산맥 서쪽에 위치한 수도권과 충청·전라 지방으로 유입되면서 서쪽 지역의 폭염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과 춘천의 낮 최고기온은 37도, 인천·홍성 35도, 대전·전주·광주는 36~37도까지 치솟는 등 35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오후 대전, 전주, 광주 등 일부 충청·호남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나, 비가 그친 뒤 습도가 높아지면서 체감 더위는 오히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열대야 기세는 이달 중순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3일까지 전국 낮 최고기온은 31~38도 분포로 평년(29~33도)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내륙 중심으로는 35도 이상 올라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로선 태풍 영향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13호 태풍 '돌핀'이 오키나와 인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직접 영향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태풍의 이동 경로에 따라 한반도 폭염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폭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온열질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총 1889명으로 집계됐다. 경기 연천에서는 야외 작업 중이던 40대 남성이 휴식 중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는 등 추가 사망 사례도 확인됐다. 연일 계속되는 고온 현상으로 농·수축 산업계의 재산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누적 43만2450마리로 집계됐으며, 수온 상승에 따른 양식장 어류 피해도 누적 16만5196마리에 달한다. 특히 양식장 어류 피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6만5400마리)과 비교해 2.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또한 가뭄 경보 발령 대상도 '경계' 운문댐, '주의' 밀양댐·영천댐·임하댐·성덕댐, '관심' 섬진강댐·평림댐으로 늘었으며, 녹조 경보도 '경계' 대청호, '관심' 해평·사연호·물금매리·칠서·강정고령·공산지에 발령됐다. 행안부는 지난 2일 13시를 기해 전국적인 극한 폭염에 대응하고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폭염으로 인해 중대본 2단계가 가동된 것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렸던 2023년 8월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 현장 밀착 관리 △취약계층 및 근로자 보호 △가뭄 지역 재정 긴급 지원 △사회기반시설 및 전력 관리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냉방 수요 증가에도 전력 수급은 아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예상 최대전력수요는 오후 6~7시 기준 88.9기가와트(GW) 수준이다. 다만 휴가가 끝나는 8월 중순 이후에는 냉방 수요와 산업용 전력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력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산업용 수요가 본격 증가하는 8월 셋째 주,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인 98.9GW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전남·경상 최고 39도 ‘극단적 폭염’…곳곳 소나기 지나도 찜통더위

오는 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며 매우 무덥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많겠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올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일부 전남권과 경상권을 중심으로는 낮 최고기온이 39도, 최고 체감온도는 38도 이상까지 치솟겠다.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야외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온열질환 예방 등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일부 지역에는 기습적인 소나기 소식도 있다. 오후(12~18시)부터 저녁(18~21시) 사이 충청권과 전라권, 경상 서부 내륙, 제주도 산지·중산간에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전북·광주·전남 등 전라권이 5~60㎜,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과 경남·경북 서부 내륙이 5~40㎜, 제주도 산지·중산간이 5㎜ 안팎이다. 소나기가 내리는 동안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으나, 비가 그친 뒤에는 높은 습도로 인해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3~27도, 낮 최고기온은 31~37도로 예보됐다. 한편, 잇따른 폭염으로 전력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오늘(3일) 전력피크 예상시간은 18~19시로, 최대전력은 88.9기가와트(GW)로 예상된다. 공급예비력은 16.1GW이며, 공급예비율은 18%다. 계통한계가격(SMP)은 일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53.6원까지 치솟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사고] 제2회 에너지경제-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공동 세미나 9월 10일 개최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 속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체계를 탐색하고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는 기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AI로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은 이와 관련한 법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기가와트(GW)급 친환경 분산 발전원을 구축할 필요성도 커져 전력 관련 법제와 제도를 어떻게 정비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다음 달 10일 공동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를 주제로 진행됩니다. 특히 AI 에너지 정책·규제에 따른 기업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정부에 요구하는 정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과 AI 기본법 시행 과정에서 우려되는 경영 분쟁에 기업이 대응할 전략을 논의합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전력 수요 관점에서 현행 직접구매계약(PPA) 제도도 점검합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특성과 이에 필요한 리스크 관리 방안, ESG 공시 의무화의 의미와 경영 리스크 대응 전략 등을 함께 고민합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정부에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을 제언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업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에너지와 법률, ESG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AI 시대 에너지 산업의 미래 비전과 정책 방향, 기업의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경남 양산 오늘 42.5도…최고기온 또 경신, 유독 기온 높은 이유는

경남 양산이 또다시 국내 기상관측 역사를 새로 썼다. 2일 오후 1시 13분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41.7도(℃)를 기록하며 전날 세운 41.6도를 넘어 국내 기상관측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특히, 이날 오후 1시16분에는 42도마저 초과했고, 오후 1시 25분에는 42.5도를 기록했다. 양산은 지난달 31일 41.4도, 8월 1일 41.6도에 이어 사흘 연속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난달 29일부터는 닷새 연속 40도를 넘기며 전례 없는 극한폭염을 이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무더위가 아니라 여러 기상·지형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는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과 상층의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동시에 덮고 있다"며 “하층에서는 덥고 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상층에서는 공기가 하강하면서 압축돼 기온이 오르는 승온 효과까지 더해져 폭염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 지역의 지형도 기록적인 고온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풍 계열의 공기가 영남알프스 등 산지를 넘으면서 수분을 잃고 더욱 뜨거워지는 푄현상이 나타났다"며 “산을 넘어온 고온건조한 공기가 경남 내륙으로 유입되면서 양산의 기온을 더욱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양산의 분지 지형도 극한폭염을 키운 원인으로 꼽혔다. 천성산(920.2m), 금정산(802m), 매봉산(703m) 등 700~900m급 산지로 둘러싸인 양산은 외부 공기와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대표적인 분지다. 기상청 관계자는 “양산 주변에서는 지상 바람이 수렴하면서 뜨거운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고온 공기가 계속 축적되면서 주변 지역보다 기온이 더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한 햇볕과 메마른 토양도 폭염을 더욱 심화시켰다. 기상청에 따르면 양산의 7월 누적 일사량은 지표면적 ㎡당 582.49MJ(메가줄)로 평년보다 약 36% 많았다. 장마 이후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태양에너지가 지표에 지속적으로 축적됐고, 토양 수분이 크게 줄어 증발에 사용될 에너지가 감소하면서 대부분의 열이 지표를 달구는 데 쓰였다. 인근 진주의 토양 수분도 평년의 26.3%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적은 강수량과 지속적인 강한 일사가 기온 상승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며 “건조한 토양 역시 지표 가열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시화에 따른 열섬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산은 물금신도시와 동면 일대 등 대규모 도시개발이 이뤄지면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면적이 크게 늘었다. 낮 동안 저장된 열이 밤에도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아침 기온이 점차 높아지고, 이 열이 다음 날 폭염을 더욱 심화시키는 '열축적'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산에서는 40도를 넘는 시점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오후 3시가 넘어 40도에 도달했지만, 이후 점차 앞당겨져 이날은 오전에 이미 40도를 넘어섰다. 이는 밤사이 식지 못한 열이 계속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이후 이어진 고기압 정체와 강한 일사, 건조한 토양, 푄현상, 분지에 의한 열축적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양산에 기온 상승의 최적 조건이 형성됐다"며 “현재 기압계가 크게 바뀌지 않는 만큼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타는 더위 vs 찌는 더위, 견디기 더 힘든 쪽은? [기후 신호등]

지난 1일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41.6℃까지 치솟으며 국내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부산도 지난달 29일 38.8℃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22년만에 최고 기온을 보였다. 올여름 폭염은 단순히 '더운 여름'이 아니다. 장마가 끝난 뒤 숨이 턱 막히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가 하면, 며칠 뒤에는 피부가 타들어 갈 듯한 건조한 열기가 전국을 덮친다. 같은 폭염이라도 성격은 전혀 다르다. 습도가 높아 땀이 마르지 않는 '찌는 듯한 더위'가 있는가 하면, 토양까지 바짝 말라 공기 자체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타는 듯한 더위'도 있다. 두 얼굴의 폭염은 반복되고 있다. 2018년 홍천과 수도권에서는 40℃를 웃도는 기록적인 건조 폭염이 발생했다. 올여름도 영남 등 남부지방에 가뭄이 나타나는 가운데 경북 경산과 포항 등 곳곳에서는 푄(Foehn) 현상까지 겹치며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졌다. 반대로 지난달 장마 직후 서울 등 도심은 열대 지방을 방불케 하는 습한 폭염에 휩싸였고, 농촌 비닐하우스는 '습식 사우나'를 연상시키는 위험한 작업 환경으로 변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여름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는 44℃의 건조 폭염 속에 등산객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 유럽은 사하라의 뜨거운 공기가 갇힌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45℃ 안팎의 기록적인 고온과 산불 피해를 겪었다. 반면 지난 4~5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기온 상승에 높은 습도까지 겹치면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웃 일본은 최근 여름철 기온과 습도가 방콕·싱가포르를 닮아가는 '열대화' 현상으로 막대한 노동 손실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여름 폭염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온이 얼마나 높은지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타는 듯한 건조한 폭염(dry heatwave)'​과 '찌는 듯한 습한 폭염(humid heatwave)'​을 구분해야 할 정도로 폭염의 성격이 다양해지고 있다. 두 폭염은 발생 원인도 다르고 인체를 위협하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결과는 같다. 사람의 체온 조절 기능을 무너뜨려 생명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어느 쪽도 더 안전하지 않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들은 건조한 폭염과 습한 폭염 모두 인간의 생존 한계를 위협하는 '승자 없는 죽음의 게임'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뭄이 부른 '불의 역습'…타는 듯한 건조한 폭염 건조한 폭염은 대부분 토양의 수분 부족, 즉 가뭄에서 시작된다. 평소에는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토양 속 수분을 증발시키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토양이 메마르면 이 에너지가 증발이 아닌 공기를 직접 가열하는 데 쓰이면서 지표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중국 학술원 대기물리연구소 연구진은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 발표한 논문에서 2023년 중국 북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당시 폭염은 이상 고기압뿐 아니라 평년보다 4배나 강력해진 토양 수분-온도 피드백(feedback)이 결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국립부경대학교 김상단 교수팀은 최근 '한국수자원학회 논문집'​에 발표한 논문에 강릉과 서울 등 국내 주요 도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폭염 발생 약 한 달 전 토양이 건조할수록 여름철 극한 고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음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건조한 폭염이 무서운 이유는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특성 때문이다. 토양이 마를수록 공기는 더 뜨거워지고, 더 뜨거워진 공기는 다시 토양을 더욱 건조하게 만든다. 이러한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강력한 현열(顯熱, sensible heat)이 형성되고, 대기 순환의 도움 없이도 폭염이 장기간 유지·증폭될 수 있다. 현열은 물을 증발시키는 데 쓰이지 않고 공기나 지표의 온도를 직접 높이는 데 사용되는 열을 말한다. 토양이 마르면 태양 에너지가 물을 증발시키는 대신 공기를 직접 달군다는 의미다. 부경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한국형 폭염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한국에서의 복합 극한 사건이 단순히 대기 순환의 문제만이 아니라, '토양 수분 결핍 → 증발산 억제 → 잠열 감소 및 현열 증가 → 지표 가열 강화'라는 물리적 과정을 통해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바다와 폭우가 만든 또 다른 폭염…찌는 듯한 습한 더위 습한 폭염은 기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온도는 건조한 폭염보다 낮더라도 높은 습도가 체온 조절 기능을 무너뜨리면서 훨씬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3월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서 대규모 습한 폭염이 인근 해수면 온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따뜻해진 바다가 대기로 더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육지의 습도가 높아지고, 이 수증기가 폭염을 더욱 치명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습한 폭염이 치명적인 이유는 인간이 체온을 낮추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 땀의 증발을 막기 때문이다. 땀이 흘러도 증발하지 못하면 몸속 열은 계속 축적되고, 결국 체온 조절 시스템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폭우도 역설적으로 폭염을 키울 수 있다. 중국 화중사범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5월 'npj 기후 대기과학(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육지 면적의 73.4%에서는 기온보다 습도 이상 현상이 폭염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기간 비가 내린 뒤에는 토양에서 대량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지표면 습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이 과정에서 습한 폭염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반도에서 나타나는 습한 폭염은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주변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겹치는 이른바 '이중 열돔(double heat dome)'이 형성되면서 뜨겁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장기간 갇히게 된다. 장마나 집중호우가 끝난 뒤에는 토양에 머금은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지표면 습도를 더욱 끌어올리면서 한증막 같은 환경을 만든다. 경북 남부와 동해안 등에서는 산맥을 넘는 공기의 푄(Foehn) 현상까지 더해져 체감온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한반도의 습한 폭염은 바다와 대기, 토양, 지형이 함께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기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답은 “둘 다 치명적" 오랫동안 과학계는 습구온도 35℃를 인간의 생존 한계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기준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지적한다. 호주 국립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3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 실제 폭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건조한 폭염과 습한 폭염 모두 습구온도 35℃보다 훨씬 낮은 조건에서도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건조한 폭염에서는 습도가 낮아 땀이 비교적 잘 증발한다. 하지만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땀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 기온이 40℃ 안팎까지 치솟고 이런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땀만으로는 열을 배출하지 못해 결국 체온이 위험 수준까지 상승한다. 반대로 습한 폭염에서는 기온이 30℃ 초반이라도 높은 습도 때문에 땀이 거의 증발하지 않는다. 신체의 냉각 장치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열사병과 사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 결국 건조한 폭염은 지나치게 높은 기온이 문제이고, 습한 폭염은 열을 내보낼 수 없는 환경이 문제라는 차이가 있을 뿐, 두 폭염 모두 인간의 생존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가장 먼저 쓰러지는 사람들…고령층과 야외 노동자 폭염의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지 않다. 가장 취약한 집단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나이가 들수록 땀샘 기능과 혈액순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체온 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직사광선을 피할 그늘이 없는 환경에서는 현재 수준의 폭염만으로도 고령층이 반복적으로 생존 불가능한 조건(non-survivable conditions)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임산부와 어린이,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경제적 이유로 냉방시설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계층과 장시간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폭염의 직접적인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심혈관 질환자는 열로 인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심장에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된다. 또한 만성 콩팥병 환자는 탈수로 인해 신장 기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향정신성 의약품,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등 항콜린성 작용을 하는 약물은 체온 조절 경로에 영향을 주거나 땀 분비를 억제하여 고열 발생 위험을 높인다. 신체 조절 기능이 성인보다 미숙하거나 신진대사가 활발한 어린이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온만 봐서는 안 된다…폭염 대응도 달라져야 폭염 대응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중국 하해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3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에서 “건조한 폭염과 습한 폭염의 발생 원인이 서로 다른 만큼 지역 특성에 맞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폭염 경보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최고기온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토양 수분 상태를 반영하는 가뭄지수(SPI)​와 습도 또는 습구온도를 함께 고려하는 입체적인 폭염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 도시에서는 그늘이 생명을 구하는 기반시설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순히 그늘 아래로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열사병 위험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도시 녹지 확대와 가로수, 그늘막 설치는 폭염 적응을 위한 가장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대책 가운데 하나다. 냉방 복지도 중요하다. 선풍기는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습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는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추지 못할 수도 있다. 실내 기온이 37℃ 이상일 때는 선풍기만 사용하면 오히려 탈수를 가속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에어컨을 사용하거나 시원한 물로 몸을 식혀야 한다. 전문가들이 에어컨 접근성을 폭염 대응의 필수 인프라로 강조하는 이유다. 기후변화는 이제 단순히 평균기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폭염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건조한 폭염은 대지를 태우고, 습한 폭염은 사람의 체온 조절 기능을 가둔다. 앞으로는 기온만 바라보는 시대를 넘어 토양 수분과 습도까지 함께 살펴야 진짜 폭염의 위험을 읽을 수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극한 더위’ 경남 양산 41.6도 찍었다···관측 이래 최고기온

'극한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오후 2시8분 경상남도 양산의 기온이 41.6도까지 올라갔다. 국내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지 122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일 양산의 기온은 낮 12시14분 40도를 넘어섰다. 이후 열기가 지속적으로 쌓이며 2시간여 만에 41.6도를 찍었다. 양산에서는 전날에도 '최고 기록'이 세워졌다. 무더위가 지속되며 오후 한때 기온이 41.4도까지 올랐던 것이다. 올해 이전에는 2018년 8월1일 강원도 홍천에서 41.0도가 관측됐었다. 국내에서 기온 등 순위를 관리하는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04년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일최고기온을 보면 부산 금정구(40.5도), 경남 창원(40.4도), 경남 김해(40.2도) 등에서도 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우리나라에 폭염이 이어지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고 있기 때문이다. 북태평양고기압 탓에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이를 통해 들어온 열은 이중 고기압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대기 상층 티베트고기압에서 기류가 하강하면서 햇볕을 가려줄 구름도 발달하기 힘든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양산 오늘 41.6도로 국내 최고기온 기록 재경신

8월 첫날 경남 양산의 낮 기온이 또다시 국내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기상청 관측망 자료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 9분 경남 양산시 동면 금산리에 위치한 양산 기상 관측지점의 기온이 41.6도(℃)를 기록했다. 양산 지점은 지난달 29일 이후 나흘 연속으로 40도를 넘었다. 전날 양산에선 기온이 41.4도까지 올라, 기상청이 기온 등의 순위를 관리하는 97개 기후 통계 관측 지점을 기준으로 1904년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기온 기록이 세운 바 있다. 한편,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 영향으로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이를 통해 들어온 열은 이중 고기압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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