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장관 “신규댐 과학적 근거 미흡, 디지털 트윈 활용해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건설 검토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더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물관리 IT 기술인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후부 환경 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검토 중인 7개 신규 댐의 과학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보고 근거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24년 7월 기후부 전신인 환경부는 총 14개의 신규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 중 7개 댐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고, 나머지 댐은 검토 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기후부에서 검토 중인 댐은 △경기 연천 아미천댐 △충남 지천댐 △경북 김천 감천댐 △경남 의령 가례천댐 △경남 거제 고현천댐 △울산 울주 회야강댐 △전남 강진 병영천댐이다. 김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기후대응댐이라고 해서 14개 댐을 지으라고 했고 그 중에 10개 댐을 직접가봤다"며 “필요 없는 댐들이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했다는 이유로 수자원공사에서 모든 댐이 다 필요한 것처럼 보고하는 게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실제 주변 지역 홍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대충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반대하는 사람의 주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해당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 조사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어 좀 더 명확히 해야 한텐데 지금까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는 과학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예컨대 지천댐이 필요한지 아닌지 기본적으로 디지털 트윈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 관리 시설을 3차원 가상공간에 복제하고 실제 데이터를 반영해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홍수 예측, 재해 대응, 효율적인 운영 등 물관리 의사결정을 돕는 시스템을 말한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김 장관 질의에 “과학적인 것을 더 면밀하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디지털 트윈 등을 통해 주민들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디지털트윈은 홍수 피해를 막는 치수에 집중해있고 가정이나 공장에 용수를 공급하는 이수에는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즉 홍수와 같은 재난 외 상황에서 각 세부 지역마다 유량이 시시각각 어떻게 변하는지의 데이터는 부족해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표현하기는 부족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영기 수자원조사기술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물이 제일 적을 때와 많을 때의 비율차이가 400배가 넘는 나라"라며 “디지털트윈은 모델링이기 때문에 인풋데이터가 얼마나 오랜 기간 들어가고 그것이 어떻게 해석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원이 만들어진 지 8년정도 됐는데 현재 데이터를 쌓고 있는 단계"라며 “유량 자료의 전체적인 평균은 있지만 지역마다 유량이 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업무보고] 수공,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10GW로 확대…양수발전도 개발

한국수자원공사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1.5기가와트(GW)에서 10GW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수발전도 기존 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을 밝혔다. 현재 국내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유한 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외에도 태양광과 조력발전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1위 공기업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사장은 “현재1.5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2030년까지 10기가와트 규모로 신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주변 주민의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주민 이익 공유형 사업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태양광은 전력 개통이 확보된 지역과 임하댐처럼 대수력발전과 교차 송전이 가능한 지역은 즉시 추진하고 설치면적 확대와 신기술 적용 등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육상태양광은 도로 및 취·정수장 등 유휴부지별로 기준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임하댐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이 많은 낮에는 대수력발전을 멈추고 태양광이 멈추는 밤에는 대수력발전을 가동해 전력망 사용을 최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총 보급목표는 6.5GW로 잡았다. 0.2GW 규모로 추진 중인 새만금 조력발전에 대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기본구상 용역을 오는 3월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수열에너지에 대해서는 “대형건물과 데이터센터 등과 연계해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알렸다. 수자원공사는 기존 댐을 활용해 양수발전을 2030년까지 0.1GW 보급한다. 현재 국내 양수발전은 총 4.7GW로 한수원이 전부 운영하고 있으나 수자원공사도 댐 운영 공기업으로서 양수발전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사장은 “양수발전은 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 중에 있다"며 “기존 영주댐과 임하댐 등 후보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조속히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양수발전은 잉여 전력을 활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상부댐의 물을 다시 하부댐으로 흘려보내며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등으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전력을 생산해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5일 전국 곳곳 눈·비…기온 평년보다 높아

오는 15일 전국 곳곳에서 눈과 비가 내리겠다. 기온은 이번주 동안에는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다. 14일 기상청 예보브리핑에 따르면 15일 새벽부터 중부와 경북,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비와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내륙·산지에 5~10㎜, 그 밖의 전국은 5㎜ 안팎으로 예보됐다.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1~5㎝, 강원 내륙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1㎝ 안팎이다. 지표 부근 기온이 낮아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출근길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겠다. 15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3℃(도)에서 10도, 최고기온은 5도에서 17도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15일부터 18일까지 각각 8도, 5도, 6도, 7도로 낮 동안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겠다. 다만 기온은 다음주부터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오는 20일 서울 지역의 최저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며 강추위가 다음주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국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갑작스러운 한파 탓으로 수년간의 감소세를 보이던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의 독립 정책 연구기관인 로듐 그룹(Rhodium Group)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2025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 추정치'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4년 대비 약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년 이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급속도로 확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과 암호화폐의 에너지 사용 증가 등 전력 부문 관련 배출량 증가(2025년 약 3.8% 상승)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예년보다 추운 겨울철로 인해 건물 난방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4년 대비 배출량이 6.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듐 보고서는 “과거 및 예측된 부문별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전력 사용량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상업용 건물이며,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채굴 시설 및 기타 대용량 전력 사용자들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2025년에 운송 부문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많았지만, 배출량 증가폭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도로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 자동차가 더 많이 운행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와 AI 데이터 센터 확대 추진은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거의 확실히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력에너지 믹스에서 석탄 발전의 비중이 4년 만에 다시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로듐 분석가들은 당시 미국의 정책 환경 하에서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8~56%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제 그 예측치를 2035년까지 26~35% 줄이는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듐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장기 전망이 급격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020년 여름 美 플로리다를 덮친 기름오염 덩어리 미스터리 풀렸다

지난 2020년 여름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해변에서 이상한 물건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 병, 고무 덩어리 등이었다. 표면에는 검고 끈적한 기름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지역 환경단체는 이를 '타르-쓰레기(tar-trash)'라 부르며 사진을 공개했다. 쓰레기에 기름 덩어리(타르볼)이 엉켜있다는 의미다. 타르볼(tar ball)은 바다에 유출된 석유가 파도·햇빛을 맞고 증발·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덩어리 형태로 굳은 잔해를 말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플로리다 인근에서는 어떤 대형 기름 유출 사고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기름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그리고 왜 하필 플라스틱과 함께였을까. 학계에서도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나섰다. 노스이스턴 대학 및 우즈홀 해양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를 포함한 20여 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뭉쳤다. 이들은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단서 1: 현지에 없는 기름 처음에는 멕시코만의 오래된 해저 자연 유출 가능성이 의심됐다. 멕시코만에서는 해저 단층을 따라 수천~수만 년 동안 원유가 소량씩 지속적으로 유출된다. 2010년 발생했던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시추선 폭발 사고 같은 규모가 큰 인위적 사고도 있었다. 당시 490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상태가 이상했다. 풍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성분은 놀랄 만큼 잘 보존돼 있었다. 무엇보다 기름이 플라스틱 표면에 얇게 코팅된 채 붙어 있다는 점이 기존의 기름 오염 사례와 달랐다. 연구팀은 이 기름이 가까운 곳에서 새어 나온 것이 아니라, 먼 거리에서 이동해 온 흔적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단서 2: 기름의 '지문'을 읽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정밀 화학 분석이었다. 연구팀은 플로리다 해변에서 수거한 타르-쓰레기의 기름 찌꺼기를 대상으로 이차원 가스크로마토그래피(GC×GC)와 초고해상도 질량분석(FT-ICR MS)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원유 속 극미량의 생물지표 물질—호판, 스테란, 황 화합물—의 조성을 비교해 기름의 출처를 사실상 '지문(fingerprint)'처럼 특정할 수 있다. 호판(hopanes)과 스테란(steranes)은 원유 속에 남아 있는 고대 미생물의 흔적이다. 풍화에도 안정적인 물질이어서 이들 물질의 양과 비율로부터 원유의 기원과 형성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기름의 화학적 조성이 2019년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따라 3000㎞ 이상을 오염시켰던 '브라질 미스터리 기름 유출 사고'의 잔여 기름과 거의 일치했다. 두 지점 사이의 거리는 약 8500㎞. 적도를 넘어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거리였다. 한편, 2019년 8월부터 12월까지 브라질 북동부 해안을 초토화한 기름 유출 사고는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였으나 그 정확한 발원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당시 브라질 당국은 원유 운반선이나 1944년 침몰한 독일 보급선 'SS 리오 그란데' 호에서 기름이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서 3: 어떻게 그런 항해가 가능했을까 일반적으로 바다에 유출된 기름은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증발·분산·침전되는 풍화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수백 ㎞ 이상 이동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이번 기름은 약 240일 동안, 하루 평균 30~40㎞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비밀은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플라스틱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hydrophobic)' 표면을 갖고 있어 기름이 쉽게 달라붙는다. 한 번 달라붙은 기름은 햇빛과 파도, 미생물에 의한 분해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된다. 다시 말해, 플라스틱은 기름에게 부유식 보호막이자 운송 수단 역할을 한 셈이다. 플라스틱과 기름이 결합한 타르-쓰레기는 해류라는 거대한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남적도 해류에서 시작해 북브라질 해류, 가이아나 해류와 카리브 해류를 거쳐 멕시코만의 루프 해류, 그리고 플로리다 해협까지 이어지는 경로다. 연구진은 여기에 기후변화로 강도가 커진 허리케인과 폭풍이 간헐적인 가속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강한 바람과 파도는 부유 쓰레기를 한 번에 수백 ㎞씩 이동시키며, 예상 경로를 벗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끝나지 않은 항해 이 사건을 통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더 이상 수동적인 오염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름과 중금속, 유기오염물질을 함께 실어 나르는 이동형 복합 오염체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타르-쓰레기를 ▶플라스티타(Plastitar, 플라스틱(Plastic)과 타르(Tar)의 합성어) ▶페트로플라스틱(Petroplastic, 석유(Petroleum)와 플라스틱의 합성어) ▶플라스토-타르볼(Plasto-tarball, 플라스틱과 타르볼(Tarball)의 합성어) 등으로 부르지만 본질은 같다. 하나의 오염이 다른 오염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눈에 보이는 기름띠가 사라진 뒤에도, 오염은 조용히 이동한다. 플로리다에 도착한 것은 오염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 작은 플라스틱 조각, 더 많은 타르-쓰레기는 지금도 대서양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것은 해저로 가라앉고, 어떤 것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생물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8500㎞를 건너온 이 기름의 항해는 플라스틱 오염, 해류 시스템, 기후변화가 결합될 때 무엇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더욱이 분명한 사실은 그 오염의 항해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중부지방 눈·비 예보…도로 살얼음 주의

오는 13일 새벽까지 중부지방에 눈과 비가 내리겠다. 내린 눈과 비가 도로에 얼어붙을 있어 출근길 교통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13일 예상 적설량은 강원 내륙·산지 3∼8㎝, 경기 남동부와 충북 북부 1∼5㎝, 충남 서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 1∼3㎝, 전북 동부와 경북 북부 내륙 1㎝ 안팎, 경기 남서부와 충북 중·남부는 1㎝ 미만이다. 예상 강수량은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5㎜ 안팎, 충청권과 울릉도·독도, 서해5도 5㎜ 미만, 전북과 경북 북부 내륙·산지는 1㎜ 안팎으로 예보됐다. 아침 최저기온은 –8∼4도, 낮 최고기온은 –6∼8도로 예상된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도로 결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데이터센터의 대반전: 전력망의 ‘애물단지’에서 ‘충격 완화 장치’로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 곳곳에서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전기를 소비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시설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 처리 장치(Graphics Processing Unit, GPU) 26만 장을 들여와 AI 개발에 활용할 경우 엄청난 전력 소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GPU 26만장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약 600메가와트(㎿)의 전력이 소모되고, 이는 신형 대형원전 APR1400급 1기 발전용량(1400㎿)의 절반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와 정반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잡아먹는 '괴물'이 아니라, 오히려 전력망을 안정시키는 핵심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의 대반전인 셈이다. ◇“전력 부담 주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의 타파 이번 연구는 미국 에메랄드 AI 연구팀이 주도했고 오라클과 엔비디아, 전력연구소(EPRI) 등에서도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지난달 게재됐다. 다만 이 연구는 일반 데이터센터가 아닌 AI를 학습시키는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연구 결과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는 '항상 일정한 전력을 끊임없이 소비해야 하는 시설'로 인식돼 왔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도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력망 운영자 입장에서는 관리가 까다로운 존재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력 오케스트레이션(power orchestration)'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상황에 맞춰 스스로 전력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핵심은 하드웨어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AI 작업의 특성을 활용해 전력 소비를 유연하게 만드는 방식이l다. ◇전력소비 조절하는 세 가지 '제어 손잡이' 연구팀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조절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수단을 제시했다. 첫째, GPU의 클럭(clock) 속도 조절(dynamic voltage and frequency scaling, DVFS)이다. GPU의 연산 속도를 미세하게 낮추면 성능 저하는 최소화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GPU는 원래 화면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산 장치인데, 구조적으로 동시에 매우 많은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 특화돼 있어, 지금은 AI 연산의 핵심 장비가 됐다. 클럭은 GPU가 1초에 몇 번 계산을 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기준 속도다. DVFS는 GPU의 전압과 클럭 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전력 소비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핵심 포인트는 조금 속도를 느리게 하는 대신 훨씬 적은 전력으로 계속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GPU가 항상 100% 최고 속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메모리 접근, 데이터 대기 시간 등으로 이미 병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럭을 5~10% 낮춰도 계산 완료 시간은 거의 차이가 없거나 체감 성능 저하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의 실험에서도 클럭 속도를 조절해 전력은 크게 줄였지만 AI 서비스 품질(QoS)은 유지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는 “GPU는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그 자체가 전력망을 돕는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GPU는 전력 소비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전력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손잡이가 된 것이다. ◇급하지 않은 작업을 일시 중지할 수도 두번 째 방법은 작업 일시 중지다. 즉각적인 응답이 필요 없는 AI 학습 작업은 전력 수요가 급한 순간 잠시 멈출 수 있다. AI 모델 학습은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반복 구조를 가진다. '데이터 일부를 읽음 →계산 수행 → 모델 변수 업데이트 → 다음 데이터로 이동'의 과정이 수백만~수십억 번 반복된다. 중요한 점은 이 반복 과정은 연속적일 필요가 없고 중간 상태만 정확히 저장하면 언제든 다시 이어서 계산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시스템은 일시 중지 가능한 작업 선별해 안전한 지점에서 저장하고, GPU에서 해당 작업 해제하고 GPU 연산을 중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GPU의 전력 사용 급감한다. 이후 전력 피크가 해소되면 저장된 체크포인트에서 그대로 이어서 학습을 계속하게 된다. 작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작업을 '느리게 하는 것(DVFS)'보다 아예 멈추는 것이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한 가장 큰 전력 감축 수단이기 때문이다. 세번 째 방법은 자원 재할당이다. 특정 작업에 투입되는 GPU의 개수를 조정해 전력 사용량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AI 학습은 보통 병렬 처리로 이루어진다. 여러 개의 GPU가 데이터를 나눠 계산한다는 의미다. 이 때 GPU 숫자와 성능이 늘 비례하지는 않는다. 동기화 지연이나 메모리 병목현상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GPU를 절반으로 줄여도 성능은 절반으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원의 재할당은 우선 작업별 GPU 최소 요구량 파악하고, GPU를 덜 써도 가능한 작업을 식별한 다음, GPU 개수를 줄인다. 이렇게 확보한 GPU는 다른 작업에 할당하거나 작업을 쉬게 한다. 전력 소모가 많은 GPU를 하나 줄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발전기를 끄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효과 입증 이런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하면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의 요구에 따라 빠르고 정밀하게 반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오라클의 실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256개의 엔비디아 GPU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대상으로 실증한 결과,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피크 시간대에 AI 서비스 품질(QoS)을 유지하면서도 약 3시간 동안 전력 사용량을 최대 2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성과가 대규모 배터리(ESS) 설치나 설비 교체 없이 순수하게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 달성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AI 작업을 전력 유연성에 따라 플렉스(Flex, 전력 유연성 단계) 0에서부터 플렉스 3까지 네 단계로 분류했다. 실시간 응답이 필수적인 챗봇이나 검색 서비스는 '플랙스 0'으로 묶어 성능 저하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수일 이상 걸리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 작업은 '플렉스 3'으로 분류해, 전력 상황에 따라 속도를 늦추거나 잠시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시뮬레이터가 각 작업의 전력과 성능 간 관계를 예측하는데, 오차율은 4.52%에 불과했다. 덕분에 '서비스 수준 협약(SLA)'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최적의 전력 감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가상 발전소' 이 기술은 특정 국가나 특별한 설비에 의존하지 않는다. 표준 하드웨어와 기존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전력망 제약이 심한 유럽 국가 등에서도 즉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망 운영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발전소나 송전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수요를 관리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한 대가로 요금 할인이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논의는 이제 “얼마나 전기를 더 쓰느냐"에서 “어떻게 전기를 똑똑하게 쓰느냐"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AI 시대의 전력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가, 역설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그 자체에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일반 데이터센터에서도 전력 유연성 개념을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일반 데이터센터는 웹 서비스, 금융 거래, 데이터베이스 운영 등 실시간성과 연속성이 필수적인 업무가 대부분이어서 작업을 일시 중지하거나 지연시키는 방식의 전력 조정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야간 정산, 백업, 로그 분석과 같은 배치성 작업이나 내부 분석 업무에 한해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간대에 작업을 늦추거나 자원을 줄이는 방식이 가능하지만 그 효과는 AI 학습 작업에 비해 크지 않다. 또한 CPU 중심의 일반 서버는 GPU 중심의 AI 서버에 비해 단위 자원당 전력 밀도가 낮아 자원 재할당이나 클럭 속도 조절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전력 규모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자산이라기보다는 일부 상황에서만 참여할 수 있는 보조적 수요반응 자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히트펌프·청정메탄올, 녹색채권 발행 대상 추가

히트펌프와 청정메탄올 등 차세대 저탄소 기술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정부는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을 확대해 중소·중견기업의 탈탄소 투자를 위한 민간 자금 조달을 본격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6년 '한국형 녹색채권 및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번 지원사업은 지난해 12월 말 개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반영해 차세대 저탄소 기술을 폭넓게 지원하고 자금 지원 범위도 넓혀 기업의 탈탄소 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개정으로 새롭게 녹색경제활동에 포함된 히트펌프, 청정메탄올, 탄소중립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녹색채권 발행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핵심 기술에 대한 민간 자금 조달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형 녹색채권 자금 지원 범위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중소·중견기업은 시설자금뿐 아니라 녹색경제활동과 관련된 운전자금에 대해서도 녹색채권 이차보전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건설·조선업 등 업종 특성을 고려한 시설자금 인정 기준을 새로 마련해 녹색채권 발행 접근성도 높였다. 이차보전은 대출 이자 비용의 일부를 정부나 공공기관이 보전해주는 제도다. 채권시장 진입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기업 지원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1년간만 이자비용을 지원했으나, 앞으로는 최대 3년까지 지원 기간을 확대해 기업의 금융 부담을 완화한다. 지원 수준은 1차년 중소기업 3%p, 중견기업 2%p이며, 2·3차년은 1차년도 지원액의 50% 내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한 녹색채권 또는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기업당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거래소와의 협조를 통해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기업에 대한 상장수수료 및 연부과금 면제 기간도 올해 12월 31일까지 1년 연장한다.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은 오는 12일부터,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지원사업'은 오는 21일부터 환경책임투자종합플랫폼(gmi.go.kr)을 통해 참여 신청을 받는다. 모집 공고와 자격 요건, 지원 내용 등 자세한 사항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누리집(mcee.go.kr)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누리집(keit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영태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탈탄소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녹색금융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형 녹색채권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민간 주도의 녹색투자를 확대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무행동의 비용과 우리의 선택

유엔환경계획(UNEP)이 1997년을 첫 시작으로 매 5년마다 발간하는 Global Environment Outlook (GEO) 시리즈는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미래환경보고서로, 각국 정부가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점검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환경진단서다.작년 12월에 발간된 7번째 GEO가 보여주는 지구환경 상태는 충격적이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폭염과 가뭄, 홍수는 일상이 되었고, 이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 물가, 사회적 취약성으로 직결된다. 생물다양성 손실은 단순한 종 감소를 넘어 생태계 기능 약화를 가져왔고, 오염은 지역 환경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공중보건 위기로 확대되었다. 특히, 기후위기,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이라는 이른바 '삼중 위기(triple planetary crisis)'는 각각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 위기로 작동하고 있다. 현재의 정책과 경제 구조가 유지될 경우, 기후 위기와 환경 악화는 단순한 자연생태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식량과 에너지 가격 변동, 생산성 저하, 건강 비용 증가, 재정 부담 확대, 사회적 불안정으로 전이된다는 것이 GEO-7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이다. GEO-7이 던지는 질문은 더 이상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가 아니라 '이미 발생한 피해의 비용을 누가,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가?'이다. 관련해서 환경 대응을 도덕적 선택이나 가치의 문제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대응을 미루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줄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 지금 전환에 나설 경우 얻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편익과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손실을 비교하면 후자, 즉 '무행동의 비용(cost of inaction)'이 전자 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지구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성장 전략이 얼마나 큰 비용을 초래하는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GEO-7 보고서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선 환경을 더 이상 일개 부문 정책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정책 구조는 환경, 에너지, 산업, 국토, 재정 등을 분리해 다루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시스템 위기 관점에서 보면, 이런 분절적 접근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병목현상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전력망과 입지 갈등, 산업 전환 비용, 도시 구조와 에너지 수요는 서로 연결돼 있으며, 조정 능력의 부재는 곧 전환 지연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전환의 속도를 '지속 가능한 속도'로 재정의해야 한다. 독일이나 영국처럼 이미 상당한 전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가와 달리 우리의 전환 성과는 미미하다. 전환의 속도가 느리다는 점에서, 속도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무작정 가속하는 전략은 현실적 제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전력망 제약, 높은 인구 밀도와 입지 갈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와 산업경쟁력 문제, 요금 체계의 경직성 등은 전환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장애물을 앞두고 멈추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환의 속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환에 수반되는 비용보다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비용, 즉 더 큰 재난과 복구비 증가, 건강 피해, 공급망 리스크 증가, 지역 갈등의 확대는 천문학적 규모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전환비용은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997년 발표된 첫번째 GEO의 메시지가 '경고'였다면, 30년이 지나 발표된 7번째 보고서는 그 경고가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진단서다. 문제는 더 이상 환경이 나빠질 것인가가 아니다. 이미 나빠진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다. 전환을 미루는 것은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더 큰 비용을 미래로 전가하는 결정이다. The Guardian의 최근 보도가 이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The Guardian은 GEO-7을 인용해 현재의 식량 및 화석연료 생산 방식이 시간당 약 50억 달러에 달하는 환경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환경 위기가 먼 미래의 추상적 위험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경제적 손실로 누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환경보고서이지만 경제・정책보고서로 읽히는 GEO-7이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전환과 환경 대응은 '도덕적 선택'을 넘어 '경제적 선택'의 문제로 다뤄져야 하며, 투자를 미룰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지금 전환에 나설 경우 얻을 수 있는 경제·사회적 편익보다 크다는 점이다. 이제 남은 선택은 분명하다. 경고를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진단에 맞는 처방을 실행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병오년을 맞이하여 지속가능한 전환 속도를 만들어 가는 의미있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조용성

[기후신호등] 트럼프 2기 ‘광풍’ 1년…한국, 휩쓸리지 않게 기후정책 중심 잘 잡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오늘은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급진 좌파와 관료들이 만들어낸 규제와 거짓말의 시대는 오늘로 끝났다"고 말하면서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전반을 사실상 '적폐'로 규정했다.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당시 발언은 상징적 수사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바이든의 모든 흔적을 지울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1년간의 국정 운영은 실제로 '바이든 지우기(ABB: Anything But Biden)'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입증해 왔다. 특히 기후와 에너지, 환경, 과학, 보건 정책은 트럼프 개인의 발언과 신념에 직접적으로 종속되면서 급격한 후퇴를 겪었다. 당장 지난 7일(현지 시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산하기관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 등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탈퇴하기로 한 유엔 산하 기관 중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포함됐다. 비 유엔기구 중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국제에너지포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인천에 본부를 둔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들어있다. GCF는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국제금융기구다. '기후 신호등'은 백악관 행정명령, 연방정부 공식 예산안, 각 부처 장관 발언, 국제기구 기록,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년간 벌어진 핵심 사건들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에 미친 구체적 영향과 향후 정책적 대응 과제를 살펴본다. ◇'녹색 사기'와의 전쟁에 기후·환경 정책 퇴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 취임 당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후변화를 “수십 년간 미국 산업을 옥죈 정치적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후 위기라는 말은 미국 노동자에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허구"라고 말하며, 국제 사회의 기후 대응 기조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주재 미국대사에게 파리기후협정 탈퇴 의사를 담은 공식 서한을 즉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에 제출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같은 날 배포한 설명 자료에서 파리협정을 “미국에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불공정 협약"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협정 규정에 따라 통보 1년 뒤인 오는 22일 공식적으로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연방 정부 차원의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는 1995년 COP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지난해 4월 2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31개 환경 규제 철회 계획을 발표했다. 젤딘 청장은 특히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채택한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에 대해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공식 폐기하기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 판단은 발전소와 자동차,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근거로 작동해 왔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기후 정책의 근간을 허무는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띄우고 재생에너지를 압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3일, 행정명령 14156호에 서명해 “국가적 에너지 비상사태(National Energy Emergency)"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미국은 땅속에 묻힌 에너지를 두고도 외국에 의존해 왔다"면서 이를 즉각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해 2월 5일 열린 상원 에너지위원회 청문회에서 “기후 위기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라고 발언하며,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개발을 가로막아 온 각종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같은 달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단됐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 심사를 전면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무부는 지난해 3월 북극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과 멕시코만, 대서양 연안에서의 석유·가스 시추 제한을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설정된 연방 차원의 시추 금지 구역을 사실상 원상 복구한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2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공화당 후원 행사 연설에서 풍력 터빈을 가리켜 “아름다운 해안선을 망치고 새를 죽이는 크고 못생긴 구조물"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백악관은 신규 해상풍력 사업 허가를 전면 보류하는 행정명령을 공식화했다. 매슈 지아코니 미 해양에너지관리국(BOEM) 국장 대행은 지난해 3월 18일 내부 공문을 통해 “모든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건설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로드아일랜드주 앞바다에서 건설 막바지 단계에 있던 '레볼루션 윈드(Revolution Wind)' 프로젝트를 포함해, 수조 원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됐다. 지난해 7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태양광·풍력 투자 세액공제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재생에너지협회는 이 법안이 “미국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평가했다. ◇과학·보건 예산 삭감과 이념 개입, 그리고 '과학 망명'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과학과 보건 분야를 '연방 관료주의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5월 백악관이 의회에 제출한 2026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국립보건원(NIH) 예산은 전년 대비 약 44% 삭감된 267억 달러(약 38조 원)로 편성됐고, 국립과학재단(NSF) 예산도 56%나 줄었다. 일론 머스크와 러셀 보트가 공동 주도한 정부효율부(DOGE)는 지난해 6월 각 연구기관에 인력 감축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NIH에서는 수천 명의 연구자가 해고됐고, 특히 임용 초기 단계에 있던 신진 연구자와 박사후 연구원들이 대거 직장을 잃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3월 보건부 내부 회의에서 mRNA 백신 연구 목록을 별도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백신 기술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기존 백신 권고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보건부는 지난해 4월 성별 정체성, 성소수자(LGBTQ+) 건강,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연구 과제 수백 건에 대해 “기관 우선순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구비 지원을 종료한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7월 1일부로 국제개발처(USAID)를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흡수 통합했다. 국무부는 이 과정에서 해외 원조 예산의 90% 이상을 삭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지역의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백신 임상시험과 전염병 감시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대한 글로벌 보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환경 악화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대학 소속 연구자들의 해외 이동이 급증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대학은 지난해 8월 '과학을 위한 안전한 장소'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불과 2주 만에 미국 과학자 120명 이상이 지원했다. ◇관세 중심 통상 전략과 고립의 심화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2일 백악관 연설에서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표현하며 전면적인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우리는 더 이상 호구(suckers)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을 향한 압박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지목하며 “중국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의 기술과 일자리를 훔쳐 갔다"고 비난했다. 기존 관세에 추가 관세를 누적 적용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와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불확실성이 급속히 확산됐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전면 관세 정책은 1930년대 보호무역 이후 가장 큰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말 언론 인터뷰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그린란드는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필수적인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4월에는 파나마 운하 통제권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만들었고, 중국이 사실상 이를 장악하도록 방치했다"며 “미국 선박이 미국이 만든 운하에서 차별받는 일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군사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년 새해 벽두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기습적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이 작전으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마두로는 독재자이자 마약 범죄자"라며 “미국은 더 이상 불량 국가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19세기식 힘의 외교가 21세기에 되살아난 사례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정치적 지지층 결집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스스로를 국제 질서에서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엔 대규모 투자 요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은 수출 중심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었다.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관세 혜택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관세율이 15%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는 지난해 9월 조기 폐지됐다. 철강과 가전 산업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50% 인상과 파생 제품 관세 확대로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안보 측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표현하며 방위비 분담금 100억 달러 인상을 요구했고, 주한미군 재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상호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향후 4년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대규모 LNG 구매를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를 단기적 변수로 보기보다 구조적 위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종종 즉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정책은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기후 부정, 과학 경시, 거래 중심 외교다. 한국은 트럼프의 발언을 단순한 말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전제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급망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저탄소 기술 경쟁력 확보, 실리 중심의 대미 협상 전략, 그리고 탄소중립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면하더라도 기후위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심화되는 기후 위기를 고려하면 트럼프 정권 이후에 미국이든, 유럽연합이든 전 세계가 다시 기후 대책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도 현재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기후정책의 중심을 잘 잡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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