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 5호 기술이전 협상 마무리 단계…기상청 “2031년 발사 가능”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기업 간 핵심기술 이전 지연으로 발사 차질 우려가 제기됐던 천리안위성 5호 개발사업이 기술이전 계약을 위한 막바지 절차에 들어갔다. 기상청은 연말이나 내년 초 계약이 체결되면 당초 목표인 2031년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지난 5일 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열린 언론인 정책 현장취재를 통해 이 같은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후속 위성 발사 전까지 관측 공백을 막기 위해 기존 천리안위성 2A호를 2032년까지 연장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내놨다. 지난달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천리안위성 5호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22건의 이전이 지연되면서 2031년 발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천리안위성 5호 개발을 맡은 LIG D&A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6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기술이전 비용과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은 기술이전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입장이다. 김도형 국가기상위성센터장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LIG D&A 간 기술이전 가격 협상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참여자 동의와 외부위원회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계약이 완료되면 전체 개발 일정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리안위성 5호는 2018년 발사된 천리안위성 2A호의 후속 위성으로 총사업비 6668억원을 투입해 2031년 2분기 발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사업에 착수해 현재 예비설계를 진행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위성이 지상의 기상현상을 더욱 세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지역을 기존보다 4배 더 촘촘하게 살펴볼 수 있어 구름과 기상현상의 변화를 더욱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기상 관측채널도 16개에서 18개로 확대된다. 특히 대기 하층 수증기를 관측하는 적외선 채널을 추가해 구름의 발달과 대기 상태를 더욱 세밀하게 파악할 계획이다. 산불 감시에 활용되는 적외선 채널의 공간해상도도 개선돼 작은 규모의 산불 탐지와 확산 상황 분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기상 관측 기능도 강화된다. 기존 3개였던 관측 센서를 4개로 늘려 태양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입자와 지구 주변 자기장 변화를 감시한다. 이를 통해 태양활동에 따른 위성 장애와 항공기 운항 위험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관측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2A호의 연장 운영도 중요한 과제다. 당초 운영 종료 시점은 2029년 7월이지만 후속 위성 발사까지 약 2년간 추가 운영해야 한다. 김 센터장은 “현재 센서 성능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남은 연료량을 고려하면 2031년 말에서 2032년까지는 충분히 사용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천리안위성 2A호의 관측 자료를 AI와 결합해 미래 하늘상태까지 예측하는 기술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상청은 2A호의 관측영상에 AI를 적용해 7시간 뒤까지 하늘상태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구름의 이동 방향과 속도를 바탕으로 미래 위치를 추정했지만, 새로운 기술은 구름의 생성과 발달·소멸까지 예측한다. AI가 10분 간격으로 미래 위성영상을 생성한 뒤 구름의 양을 분석해 맑음·구름많음·흐림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관측 후 16분 만에 7시간 뒤까지의 하늘상태 예측자료를 생산할 수 있다. 기상청은 예측 성능도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기상청이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지상관측자료와 비교한 결과, 구름많음·흐림에 대한 적중률은 기존 방식보다 약 30% 향상됐고 오보율은 약 19% 감소했다. 지난 9월 16일 남부 내륙의 구름 소멸 사례에서는 1·3·5시간 뒤 예측이 실제 관측과 86~93% 일치했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기상청, 극한기상 속 예보관 전문성 강화…AI 활용 능력도 높인다

기상청이 기후변화로 빈번해지는 극한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예보관 전문교육을 강화한다. 기존 단기교육에서 벗어나 6개월 이상 장기교육을 운영하고 인공지능(AI)과 기상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 기상청은 5일 충북 진천 기상기후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언론인 정책 현장취재를 통해 이 같은 교육 운영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진천 신청사로 이전한 인재개발원은 예보관 양성을 비롯해 기상·기후·지진 분야 전문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핵심은 지난 9월 시작한 '예보관 과정'이다. 교육기간은 총 27주로, 대기역학과 기상관측 등 전문지식부터 위험기상 판단, AI를 활용한 예측정보 분석까지 종합적으로 교육한다. 교육은 기상이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예측의 불확실성과 위험기상의 영향까지 고려해 예보를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생들은 태풍과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 사례를 분석하고 위성·레이더·수치예보 자료를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훈련을 받는다. 교육과정에는 실제 예보 생산과 언론 소통을 포함한 현장실습도 편성됐다. AI 교육도 정교화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 AI 교육을 처음 도입한 데 이어 올해 교육 규모를 확대하고 기상업무에 특화된 전문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수치예보와 기후예측, 관측자료 품질관리 등 기상업무 전반에서 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기관장과 부서장 등 간부급을 대상으로 AI 기술의 정책적 활용과 윤리·책임성 교육을 실시하고, 실제 부서 업무에 적용하는 실습도 진행한다. 김정식 기상기후인재개발원장은 “기후변화로 기상현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AI 기반 예측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예보관의 전문성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첨단 수치예보 기술을 현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예보관을 집중 육성해 위험기상에 대한 예측과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재개발원의 예보관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하범철 항공기상청 예보 담당 주무관은 “평소 예보에 활용하는 수치예측자료가 어떤 이론과 근거를 바탕으로 생산되는지 깊이 이해할 기회도 얻었다"며 “앞으로 예보 판단의 근거를 더 자신 있게 설명하고 국민에게도 정확하게 예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상청은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재난안전 담당자와 소방·군 관계자까지 교육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더불어 세계기상기구(WMO) 지역훈련센터로서 개발도상국 기상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국제연수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AI 붐 뒤에 숨은 ‘물의 위기’…데이터센터, 전력만큼 물도 먹는다 [기후 신호등]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눈부신 발전 뒤에는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인 데이터센터(DC)가 있다. 스마트폰으로 AI에 질문을 던지거나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동안 전 세계 DC에서는 수많은 서버가 쉼 없이 작동하며 막대한 열을 내뿜는다. 그동안 DC의 환경적 영향은 주로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학계와 환경 전문가들은 전력 문제에 가려져 있던 또 다른 환경 부담, DC의 물 소비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던 DC가 이제 '물 먹는 공룡'이라는 또 다른 부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력은 송전망을 통해 장거리로 공급할 수 있지만, 물은 지역 하천 유역과 대수층에 묶여 있는 자원이다. DC가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면 그 부담은 시설이 들어선 지역의 주민과 농업, 다른 산업에 직접 돌아갈 수 있다. AI 인프라의 확장이 지역 수자원과 어떤 충돌을 빚고 있는지, 이를 해결할 기술과 정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DC는 왜 물을 마시는가…냉각과의 전쟁 DC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전력을 소비하면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로 방출한다. 서버 과열은 기기 고장과 성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DC는 24시간 365일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대형 DC에서 활용하는 증발 냉각은 물이 기화할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냉각탑에서 물을 증발시켜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은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유리하지만, 현장에서 물을 직접 소비한다. DC의 물 사용은 시설 내부의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 소비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전소가 냉각수 등으로 소비하는 간접 사용으로 나뉜다. 물을 적게 쓰는 공랭식 냉각은 전력 소비가 늘어날 수 있어, 물과 전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바이바브 바하두르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워터 리서치 (Water Research)'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I용 고성능 컴퓨팅 랙의 전력 밀도는 2028년까지 랙당 최대 1M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하이퍼스케일 DC 한 곳의 직접 물 소비량은 하루 200만~1900만L에 달할 수 있다. 미국 카네기과학연구소 로렌조 로사 박사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 9월 '환경 과학 기술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DC의 전력 소비량이 현재 연간 415 TWh(테라와트시, 1 TWh=10억 kWh)에서 2030년 945~1065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접 물 수요도 현재 연간 3130억~7640억L에서 2030년 약 1조2000억L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네덜란드 전체 가구와 지자체의 연간 물 취수량에 맞먹는 규모다. 1GW 규모의 대형 DC 클러스터 하나가 연간 소비하는 물은 1000만~4000만㎥에 이를 수 있다. AI 인프라 확장은 전력 수요뿐 아니라 지역 수자원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수요의 등장이다. ◇ 전 세계 데이터센터 4곳 중 1곳이 물 부족에 노출 로렌조 로사 박사 연구팀은 전 세계 9347개 DC의 위치와 수문학적 모델을 결합해 물 부족 노출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DC의 25%인 2315곳이 이미 연간 최소 1개월 이상 물 부족을 겪는 지역에 입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61곳은 연간 1~4개월, 831곳은 5~8개월, 523곳은 9~12개월 동안 물 부족에 노출됐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3℃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물 부족 지역에 노출되는 DC가 730곳 증가해 전체의 33%인 3045곳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별로는 인도의 DC 73%가 물 부족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93%에 달한다. 중국은 전체의 42%가 물 부족 지역에 위치한다. 미국은 전체 DC의 39%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1%가 물 부족 지역에 입지해 있다. 스페인 역시 DC의 64%가 물 스트레스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DC가 물 사용량을 유연하게 줄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뭄이 발생했다고 서버 가동을 중단하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전 세계 DC의 41%가 지자체 상수도 수요가 큰 지역에, 28%가 관개농업용수 수요가 높은 지역에, 18%가 제조업용수 수요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역 수자원을 우선 확보하면 가뭄 때 주민의 식수와 농민의 농업용수가 위협받을 수 있다. DC의 물 소비는 산업용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와 산업 간 수자원 배분의 형평성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 물 없이 식히고, 바닷물과 하수를 활용한다 DC의 수자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체 수자원과 고효율 냉각기술이 연구·도입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연구팀은 지난 7월 '그라운드워터(Groundwater)'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수층 열에너지 저장(ATES)을 DC 냉각 대안으로 제시했다. ATES는 지하 대수층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해 냉각과 난방을 계절별로 연계하는 기술이다. 여름에는 차가운 지하수를 끌어올려 서버를 냉각하고, 열을 흡수한 물은 온수 우물에 다시 주입해 저장한다. 겨울에는 이 온수를 인근 건물의 난방에 활용한 뒤 식은 물을 냉수 우물에 재주입한다. 연구팀은 이 방식이 냉각수를 증발시켜 손실하지 않기 때문에 냉각용 물 소비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하수를 직접 냉각에 활용하면 기존 공랭식 냉동기보다 냉각 전력 소비를 최대 70%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해수와 지하 염수, 석유·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가수를 담수화해 DC 용수로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바이바브 바하두르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워터 리서치(Water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역삼투압(RO), 기계적 증기 압축(MVC), 최소방류(MLD)·무방류(ZLD) 기술을 결합한 담수화 시스템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담수화 과정의 물 회수율을 높이면 DC의 지역 수자원 스트레스 영향을 4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버를 특수 절연액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액체 침매 냉각도 물 소비와 냉각 에너지를 줄이는 대안으로 꼽힌다. 도시 하수처리장의 재이용수를 냉각수로 활용하면 음용 가능한 상수도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다만 기술 도입은 물 소비 감소뿐 아니라 전력 사용, 농축수 처리, 지역 지질 조건 등 다른 환경 부담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중국 '동수서산'의 역설…서부 이전이 물을 아끼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동부 연안의 전력·수자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수서산(東數西算)'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동부의 데이터 연산 부하를 기온이 낮고 풍력·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서부의 8대 국가 컴퓨팅 허브로 이전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DC를 서늘한 지역으로 옮기는 것만으로 물 절약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중국 상하이 퉁지(同济)대학교 종시파 교수는 지난 9월 '환경과학기술 회보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동부와 서부의 데이터센터 48개 프로젝트 쌍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서부 이전으로 전체 물 소비를 줄인 프로젝트는 27개(56.2%)에 그쳤다. 나머지 21개(43.8%)는 물 소비가 증가하거나 절감 효과가 미미했다. 프로젝트별 물 소비 변화율은 -63.5%에서 +110.4%까지 나타났다. 서부 이전이 오히려 물 소비를 늘리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내몽골·간쑤 등 서부 지역은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높아 전력 생산의 간접 물 소비가 동부보다 클 수 있다. 둘째, 동부 기존 시설이 이미 외기 직접 냉각을 적용하고 있다면 서부에 습식 냉각탑을 설치하는 것이 불리할 수 있다. 셋째, 서부 내륙은 건조한 지역이 많아 현장 취수가 늘면 수자원 스트레스가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이는 DC를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건식·저수율 냉각기술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망을 함께 고려해야 실질적인 물 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지속가능한 디지털 인프라를 위한 4대 과제 이처럼 최근에 나온 연구를 종합하면 DC의 물 문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첫째, 수자원 수용성을 고려해서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DC 인허가 과정에서 전력망 계통 평가뿐 아니라 해당 지역 유역의 수자원 수용성 평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가뭄 취약 지역이나 생활·농업용수와의 경합이 심한 지역은 입지 적정성을 엄격히 평가해야 한다. 둘째, 물 사용량 공개와 평가 기준 표준화다. 사업자의 직접·간접 물 소비량을 구분해 공개하고, 물 사용 효율(WUE)과 지역 수자원 스트레스 지표를 표준화해야 한다. 정책 당국과 지역사회가 DC의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대체 수자원과 저수율 냉각기술 확대다. 하수 재이용수와 빗물, 해수·염수 담수화수 등을 활용하고, ATES와 액체 침매 냉각 등 물 소비를 최소화하는 기술의 상용화를 지원해야 한다. 다만 물 소비 감소가 전력 소비 증가나 다른 환경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는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 넷째, 전력·수자원·지역난방의 통합 관리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전력망과 저수율 냉각기술을 연계하고, DC의 폐열을 인근 지역 난방에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DC 내부의 효율 개선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어렵다. ◇ 한국의 과제…수도권 집중과 수자원 부담 한국은 초고속 통신망과 전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주요 DC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DC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은 인구와 산업시설이 밀집해 지자체 상수도 수요가 높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와 대규모 DC 단지가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가뭄 때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간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로 여름철 이상고온과 강수량 불균형이 심해지면 냉각수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수자원 공급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DC가 수도권에 집중되면 전력망 부담뿐 아니라 냉각용수 수요도 특정 지역에 몰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DC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전력 공급 능력뿐 아니라 지역 수자원의 지속가능성도 입지와 운영의 핵심 조건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따뜻한 겨울이 온다...역대급 엘니뇨 12월에 절정

올겨울 전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대체로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발생한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한 수준으로 발달하면서 한반도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2.6도 높았다. 1950년 이후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로, 과거 강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1997년(2.4도)과 2015년(2.3도)의 기록을 넘어섰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서태평양에 모여 있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확장하며 발생한다. 기상청은 감시구역의 3개월 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으면 강한 엘니뇨로 분류한다.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줄어들고 한반도 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 영향으로 한반도에 따뜻하고 습윤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겨울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상청은 올해 5월 시작된 엘니뇨가 오는 12월 최성기를 맞아 역대 가장 강한 수준으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기상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2026년 11월~2027년 1월) 전망에 따르면 11월 평균기온이 평년(7.0~8.2도)보다 높을 확률은 60%로 나타났다. 12월 역시 평년(0.5~1.7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예상됐다. 내년 1월에는 평년(-1.5~-0.3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로 전망됐다. 강수량은 11월과 12월에 평년보다 대체로 많고 내년 1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1월에는 일시적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한반도의 겨울철 날씨는 엘니뇨 외에도 인도양과 대서양의 해수면 온도, 북극 해빙, 유라시아 대륙의 눈덮임 등 다양한 기후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올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더라도 단기간 강한 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겨울 강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대체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기후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한파 등 급격한 날씨 변화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주말날씨] 토요일 아침 영하 5도 ‘뚝’…일요일 중부지방 비

이번 주말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춥겠다. 토요일인 7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일요일인 8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다. 6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7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5도, 낮 최고기온은 8~14도로 예보됐다.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상권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져 얼음이 얼거나 서리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15도로 크게 벌어지겠다. 오전까지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어 건강관리와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8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으며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에서 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7~15도로 예상된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 사이 인천·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 비가 시작되겠다. 오후에는 그 밖의 수도권과 강원도,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로 확대돼 밤까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와 서해5도 5㎜ 안팎, 강원도와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는 5㎜ 미만이다. 해발고도 1000m 이상 강원 높은 산지에는 비 대신 눈이 내려 1㎝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주말 영하권 추위…찬바람에 체감온도 ‘뚝’

주말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며 초겨울 추위가 찾아오겠다.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비를 뿌린 저기압이 빠져나간 뒤 6일부터 중국 북부지방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주변에 서쪽은 고기압, 동쪽은 저기압이 자리하는 '서고동저' 기압계가 형성되겠다. 이러한 기압 배치로 북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한반도 북쪽 대기 상층의 영하 30도에 달하는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겠다. 6일 최저기온은 1~11도, 최고기온은 8~16도로 전날보다 5도 안팎 낮겠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동'인 7일에는 추위가 절정에 이른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영상 5도, 낮 최고기온은 8~14도로 예보됐다.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1도, 체감온도는 영하 3도까지 내려가겠다. 경기 연천과 강원 대관령은 영하 5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일요일인 8일에도 추위가 이어진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7~15도로 예상된다. 북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오전부터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 비가 시작돼 오후에는 충청권 일부 지역까지 확대되겠다. 기온이 낮은 강원 내륙과 산지에는 눈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 이번 추위는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지다가 11일부터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약속은 쌓이는데 성과는 제자리…COP31 앞에 놓인 ‘실행의 벽’

오는 9일 개막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이 또다시 선언적 합의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튀르키예가 의장국을 맡고 호주가 협상을 주도하는 이번 총회는 '이행의 COP(Implementation COP)'를 표방한다. 의장국은 기존 선언과 목표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번 총회에서는 과거 당사국총회에서 채택한 합의와 선언의 이행 로드맵과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의제가 유독 눈에 띈다. 가장 주목받는 쟁점은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이다. 국제사회는 2021년 COP26에서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고, 2023년 COP28에서는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촉구하는 합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COP30에서는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최종 합의문에 담지 못하면서 감축 시기와 이행 방식을 둘러싼 과제를 남겼다. COP30에서 로드맵 합의가 무산된 이후 브라질 COP30 의장단은 지난 3일 별도의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각국의 에너지 수급과 경제 여건을 고려해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2033년까지 국제 공동행동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당사국 전체가 합의한 공식 결정이 아닌 자발적 이행 지침으로,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와 퇴출 시한은 담기지 않았다. 이번 총회에서는 화석연료 수요를 줄일 구체적인 수단으로 전기화 확대가 추진된다. 의장국인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세계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5%로 높이는 '35 by 35' 목표를 제시했다. 수송과 건물 난방, 산업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전력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기화 목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에너지 소비 구조와 산업 체계의 전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총회 역시 선언적 합의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회성 CF연합 회장(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지난 4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포럼(AFORE)'에서 “화석연료 소비는 줄어들어야 하지만 화석연료의 퇴출을 선언하는 것과 화석연료 없이도 작동할 수 있는 경제를 구축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조달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2024년 COP29에서 선진국 주도로 개도국에 제공하는 기후재원을 2035년까지 연간 최소 3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재원 규모의 적정성과 국가별 분담 책임, 실제 자금 집행을 놓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올해 6월 협상에서는 선진국의 재원 제공 의무를 논의할 작업프로그램의 세부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기후위기에 책임이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이 오히려 부채를 떠안으며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의 환경영향을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약속도 논의되고 있다. COP31 의장국인 튀르키예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등을 담은 '안탈리아 AI 서약'을 추진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발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이행 기준과 점검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기존 기후협약의 한계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선 국제선언에서도 이행 책임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2024년 COP29에서 채택된 '녹색 디지털 행동 선언'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의 환경영향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글로벌 데이터 랩(Global Data Lab)의 국제 기후협력 이니셔티브 평가에서 책임성 지수가 1점 만점에 0점을 기록했다. 결국 COP31이 내세운 '이행의 COP'가 또 하나의 구호로 남지 않으려면 선언을 넘어 각국의 책임과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반복된 합의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감축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내일날씨] 아침 최저 1도까지 ‘뚝’…강풍에 체감온도 더 낮아

오는 6일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전국의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춥겠다. 5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6일 아침 최저기온은 1~11도, 낮 최고기온은 8~16도로 예보됐다. 아침 기온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날보다 5~8도가량 낮아지겠으며 낮 기온도 평년(15~20도)을 밑돌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일부 강원 북부 산지와 전남 해안에는 순간풍속 시속 70㎞ 이상의 강풍이 예상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은 대체로 맑겠으나 새벽에는 구름이 많겠다. 이른 새벽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남 북부와 충북 중·북부에는 한때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기후변화에 유럽 스키장 절반 ‘눈 부족’ 위기…겨울 스포츠 산업 흔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하면 유럽 스키장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눈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눈 생산에 필요한 전력·용수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겨울 스포츠와 관광산업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은 3일(현지시간) 공동 발표한 '스키장을 위한 기상·기후 서비스' 보고서에서 기온 상승과 적설량 감소가 스키장 운영과 겨울 관광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유럽 28개국 스키장 2234곳 중 53%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할 경우 인공눈 생산설비 없이 안정적인 적설량을 확보하기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눈이 덮여 있는 기간이 10년마다 평균 5일씩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져 저지대 스키장일수록 운영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에서는 해발 800m 이하 지역의 강설일수가 1970년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겨울철 기온이 0도가 되는 고도도 50년 전 약 600m에서 현재 약 850m로 높아졌다. 2022~2026년 스위스 빙하의 연평균 융해 속도는 과거 관측된 어느 5년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빨라졌으며, 2021년 이후 빙하 부피의 약 20%가 사라졌다. 스키장들은 자연 적설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눈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운영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인공눈을 만들 수 있는 기상 조건이 줄어들고 생산 효율도 낮아져 전력 사용에 따른 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눈 생산에 필요한 용수 확보도 과제로 떠올랐다. 여름철 강수량 감소와 빙하에서 공급되는 하천 유량의 감소가 겹치면 물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 전력요금 상승까지 더해질 경우 설비 확충에 따른 투자비와 유지비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스키장뿐 아니라 숙박·외식·관광 서비스 등 산악지역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설량 감소로 겨울철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지역 사업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리프트와 제설설비 등 장기간 사용하는 시설의 투자금 회수에도 불확실성이 커진다. WMO와 FIS는 스키장 운영자들이 단기 기상예보뿐 아니라 계절별 전망과 장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경영과 시설 투자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개장·폐장 시기와 인력 운영, 에너지·용수 확보 계획을 조정하고 겨울 스포츠에 집중된 관광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한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10월 기온 변동폭 역대 4위…30도 늦더위에 가을 폭우까지 ‘극과 극’

지난 10월 전국 기온이 한 달 사이 14도나 오르내리며 역대 네 번째로 큰 변동폭을 기록했다.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이례적인 늦더위가 나타난 데 이어 중·하순에는 잦은 비와 급격한 기온 하강이 반복되는 등 기후변동성이 두드러졌다. 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10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15.8도로 평년(14.3도)보다 1.5도 높아 1973년 이후 역대 다섯 번째로 높았다. 특히 중순 평균기온은 17.9도로 평년보다 3.5도 높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달 12일에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1도까지 오르며 10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대전 31.5도, 정읍 31.1도, 구미 30.0도 등 전국 곳곳에서도 관측 이래 10월 최고기온 기록이 새로 쓰였다. 그러나 하순 들어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국 일평균기온은 18일 19.8도에서 22일 9.8도로 나흘 만에 10도 하락했다. 이후 25일 16.9도까지 올랐다가 28일 다시 8.1도로 떨어지는 등 큰 폭의 기온 변화가 반복됐다. 10월 한 달 동안 전국 일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12일(22.1도)과 가장 낮았던 28일(8.1도)의 차이는 14도로,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컸다. 기상청은 북대서양에서 시작된 대기 파동이 강화되고 하순에는 우랄산맥 부근에 블로킹이 발달하면서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번갈아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강수량도 시기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10월 상순 전국 강수량은 0.5㎜로 역대 세 번째로 적었지만 중순에는 59.8㎜, 하순에는 48.2㎜의 비가 내렸다. 한 달 강수량은 108.5㎜로 평년(63.0㎜)보다 72% 많았으며, 2024년부터 3년 연속 평년 수준을 웃돌았다. 잦은 가을비는 도심 교통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8일 서울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 침수와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특히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주변 도로의 극심한 정체로 차량 출차가 제한되면서 일부 시민들이 4~5시간 동안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기상청은 엘니뇨 발달에 따른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활동 억제가 중·하순 잦은 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남동쪽에 발달한 고기압을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발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달 23~26일에는 제30호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장시간 비가 이어졌다. 김연지 기자 yonzgonz@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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