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무위 국감, 증인 실종과 호통의 데시벨](http://www.ekn.kr/mnt/thum/202310/2023101601000675200033791.jpg)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시즌이 돌입됐지만 정무위 국감에서 주요 증인들이 대거 빠지며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정무위 국감장에는 횡령사고 등을 책임질 CEO급 증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해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마저 국감 직전 열린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권 관련 증인들이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며 "종합국감 때 다시 간사님들이 관련된 증인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에 나선 상황이다.최근만 해도 ‘역대급’ 금융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지만 증인 불참 역시 ‘역대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경남은행에서는 무려 3000억원 횡령 사고가 있었고 KB국민은행은 고객사 내부정보를 빼돌려 주식투자에 활용해 127억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DGB대구은행에서도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계좌 부당개설이 드러났다.하지만 지난 4일 의결된 정무위 증인 30명 명단에는 지주회장 뿐 아니라 은행장들도 포함되지 않았다.이 기간 책임을 통감해야할 주요 인사들은 ‘국감 외유’에 나선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모두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이유로 출국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국감은 목소리가 커질수록 ‘알맹이’는 죄다 빠진 공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빠진 자리는 사실상 ‘객(客)’인 준법감시인들이 자리를 채웠다.지난 10일 의결된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명단에는 우리은행 박구진, 국민은행 이상원, 신한은행 이영호, 하나은행 이동원, NH농협은행 홍명종, BNK경남은행 정윤만, DGB대구은행 우주성 등 준법감시인만 포함됐다.증권업계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증권사 최고경영자로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 부회장은 이회전기 매매 정지 직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량 매도 의혹으로, 홍 사장은 PF 상품 꺾기 관련 소비자 보호 실태 파악이 부실했다는 이유로 각각 소환 됐다.하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덕연 사태(CFD발 반대매매 사태)’와 관련한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황현준 키움증권 사장은 빠져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특혜 환매 의혹 역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며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수장 최현만 회장 역시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요구서 발부는 7일전까지 이뤄져야한다. 이제 오는 20일 열리는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은행권과 증권가에서는 다소간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는 항변을 내놓는다. 국감의 권위 하락도 한몫을 한다. 재계총수와 금융지주 회장, 증권사 CEO를 불러 망신주기와 의원 개개인의 몸값 높이기에 활용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하지만 논란이 된 사태를 일으킨 금융권의 항변 내용을 들어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개인적인 직원의 일탈, 피해자 호소 프레임이 대부분이다.실제로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면 당당히 나와 국민들을 상대로 설명할 기회를 피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의원님들의 ‘호통의 데시벨’을 이미 뛰어넘는 다는 점은 그간 무수히 되풀이된 국정감사의 교훈이기 때문이다.김현우 에너지경제 자본시장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