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데스크칼럼] 정무위 국감, 증인 실종과 호통의 데시벨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시즌이 돌입됐지만 정무위 국감에서 주요 증인들이 대거 빠지며 ‘맹탕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정무위 국감장에는 횡령사고 등을 책임질 CEO급 증인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국회 정무위원장인 백해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마저 국감 직전 열린 정무위 회의에서 "금융권 관련 증인들이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며 "종합국감 때 다시 간사님들이 관련된 증인도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에 나선 상황이다.최근만 해도 ‘역대급’ 금융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지만 증인 불참 역시 ‘역대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경남은행에서는 무려 3000억원 횡령 사고가 있었고 KB국민은행은 고객사 내부정보를 빼돌려 주식투자에 활용해 127억의 부당이득을 올린 사실이 적발됐다. DGB대구은행에서도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계좌 부당개설이 드러났다.하지만 지난 4일 의결된 정무위 증인 30명 명단에는 지주회장 뿐 아니라 은행장들도 포함되지 않았다.이 기간 책임을 통감해야할 주요 인사들은 ‘국감 외유’에 나선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모두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이유로 출국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국감은 목소리가 커질수록 ‘알맹이’는 죄다 빠진 공회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빠진 자리는 사실상 ‘객(客)’인 준법감시인들이 자리를 채웠다.지난 10일 의결된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증인명단에는 우리은행 박구진, 국민은행 이상원, 신한은행 이영호, 하나은행 이동원, NH농협은행 홍명종, BNK경남은행 정윤만, DGB대구은행 우주성 등 준법감시인만 포함됐다.증권업계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증권사 최고경영자로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과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 부회장은 이회전기 매매 정지 직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량 매도 의혹으로, 홍 사장은 PF 상품 꺾기 관련 소비자 보호 실태 파악이 부실했다는 이유로 각각 소환 됐다.하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덕연 사태(CFD발 반대매매 사태)’와 관련한 김익래 전 다움키움그룹 회장·황현준 키움증권 사장은 빠져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특혜 환매 의혹 역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되며 정치권의 공방이 이어졌지만 미래에셋증권의 수장 최현만 회장 역시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요구서 발부는 7일전까지 이뤄져야한다. 이제 오는 20일 열리는 금융위·금감원 종합감사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은행권과 증권가에서는 다소간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는 항변을 내놓는다. 국감의 권위 하락도 한몫을 한다. 재계총수와 금융지주 회장, 증권사 CEO를 불러 망신주기와 의원 개개인의 몸값 높이기에 활용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하지만 논란이 된 사태를 일으킨 금융권의 항변 내용을 들어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개인적인 직원의 일탈, 피해자 호소 프레임이 대부분이다.실제로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면 당당히 나와 국민들을 상대로 설명할 기회를 피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의원님들의 ‘호통의 데시벨’을 이미 뛰어넘는 다는 점은 그간 무수히 되풀이된 국정감사의 교훈이기 때문이다.김현우 에너지경제 자본시장부장

[데스크 칼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처신과 품격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가 거침없다. 대통령 재임 시절보다 더 왕성하다. 정치 전면에 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 재임 중 "퇴임 후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던 자신의 희망사항과는 전혀 딴판이다. 경남 양산 사저 인근에 개인 사비를 들여 ‘평산책방’을 열고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개봉했다. 사사건건 정치적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낸다.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파행 운영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자 이번에도 가만있지 않았다. 최근에도 문 전 대통령의 그런 두 일정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9.19 평양 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을 찾았다. 퇴임 이후 첫 공식 행사 참석이다. 9.19 평양 공동선언의 핵심은 상대방을 겨냥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모두 중지한다는 ‘9.19 군사합의’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 도중 건강 악화로 서울 면목동 한 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방문했다. 퇴임 후 경남 양산의 사저에 줄곧 머물러오다 모처럼 서울 방문하는 길에 두 일정을 하루에 모두 소화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의 이 두 일정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을 가진 지 일주일 되는 날이었다. 또 이 대표의 단식 20일째이자 이 대표가 건강악화로 입원한 지 이틀째이고 법무부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두 번째 제출한 날이기도 했다. 김정은과 푸틴은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무기거래와 군사협력 등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로 미사일을 펑펑 쏘며 도발을 서슴지 않아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김정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으로 국제사회 비난과 규탄의 대상인 푸틴이 손잡은 것이다. 남북 9.19 군사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인류의 평화를 깨뜨린 장본인들이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 김정은과 푸틴의 악수 장면을 목도하고 일주일 뒤 9.19 군사합의 기념식에 직접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최근 폐기 논란이 일고 있는 9.19 군사합의를 ‘최후의 안전핀’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다"며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라고 꼬집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당시 이룬 남북 평화 및 화해 성과를 5년 만에 기념하고 자축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시기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짝사랑도 때가 있고 원칙이 있는 법이다. 우리의 안보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는 북-러 정상회담 직후라면 전직 대통령의 처신은 신중했어야 했다. 당초 잡힌 일정이라도 취소하는 게 옳았다. 굳이 기념하고자 했다면 영상축사 또는 축전으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었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의 이 대표 단식 병원 방문도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 자리에서 "빨리 기운 차려서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에도 이 대표 단식 진정성 및 체포안 처리방향에 대한 당 안팎의 논란이 한창일 때였다. 이 대표는 검찰로부터 소환수사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의 명분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원내 권력을 장악한 거대 정당의 대표가 극단적인 투쟁 방식의 단식을 선택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민주당은 국회 재적의원 298석 중 과반을 훨씬 넘긴 168석을 차지하고 있다. 단식 말고도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국정을 얼마든지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단을 가졌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간 우리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국회에서 막강한 거대 야당의 힘을 유감없이 행사했다. 입법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조직 또는 정책·예산 운영 등을 제한했다. 국무위원 탄핵안 또는 해임안을 잇따라 가결했다. 걸핏하면 특검 도입 및 국정조사·청문회 실시를 위협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 윤석열 정권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면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탄핵 등의 방식으로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다. 우리 국회는 이미 현 민주당보다 적은 야당 의석으로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적이 두 번이나 있다. 설령 국회가 다수 의석을 차지한 야당 주도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통령을 탄핵하지 못하면 대선이든 총선이든 선거로 해당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 그런 절차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고 그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다. 개명천지 야당 주도의 국회에서 그 야당 대표의 단식을 야당 지지자 말고 민주주의 수호 투쟁이라고 누가 인식하겠는가. 이 대표는 여러 차례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언하고 검찰 수사나 있을 수 있는 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도 당당하게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단식 중 검찰의 소환수사 관련 출석날짜를 편의적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고 나아가 단식에 따른 건강악화 속도조절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들도 솔직히 엿보였다. 결국 이 대표의 체포안은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민주당 내 40표 가까운 이탈표가 발생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고 구속의 기로에 섰다. ‘방탄’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단식도 급기야 24일째를 맞은 지난 23일 중단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목숨을 걸고 하는 단식을 멈추도록 권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이고 인간적인 도리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인 지난 5월 10일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을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일 수 있다. 국민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본인의 필요와 의지만 중요하다고 보는 정무적 감각을 탓 하는 것이다. 이 대표 단식의 성격은 다소 달랐다. 단식의 주체가 제1야당 대표이기 전에 10가지 안팎의 중대 혐의를 받는 피의자다. 그 단식 자체도 이미 첨예한 진영대결의 대상이자 현장이 됐었다. 문 전 대통령이 그런 단식을 아무리 만류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 대표 단식 병원을 직접 찾은 것은 스스로 진영싸움의 전사(戰士) 참전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전직 대통령이 정치의 한복판에 섰다는 뜻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단식 이틀째인 지난 1일 이 대표에 격려 전화도 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4~5분 가량 이어진 통화에서 이 대표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함께 윤석열 정부에 정권을 넘겨 준 지난 대선 패배의 공동 책임자다. 그 책임의 멍에를 평생 지고 살 것까지는 없다. 그렇더라도 전직 대통령이라면 적어도 자중하고 염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마땅하다. 지미 카터(98)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대통령의 교본이다. 무능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아 미국 정치에서 드물게 재임에 실패했지만 퇴임 후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미국의 땅콩 산지로 유명한 곳이자 자신이 나고 자랐던 고향 플레인스로 돌아갔다. 퇴임 이듬해인 1982년 비영리단체인 카터센터를 설립, 전 세계 저소득층을 위한 집짓기운동인 ‘해비타트’(habitat) 활동을 펼쳤다.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한 1994년엔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담판을 통해 제네바합의의 물꼬를 텄다. 카터는 그 공로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백악관 생활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미국 전직 대통령들이 해온 고액 강연이나 회고록 출간 등 경제활동도 거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요즘 왜 그럴까. 현행 헌법상 전직 대통령의 대통령선거 도전은 불가능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묶여 있어서다. 개헌의 단골메뉴인 대통령 중임제가 도입되지 않는 한 문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에 오를 수 없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의 최근 모습을 보면 다시 정치하려는 것 같다. 대선에 또 나가는 것만 정치하는 게 아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일 수 있다. 벌써부터 문 전 대통령이 친문재인 세력의 구심점으로 나섰다는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정부 성과 ‘흠집 내기’나 ‘흔적 지우기’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 사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이념 공세’ 또는 ‘정책 뒤집기’가 지나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의 최근 처신에 대한 비판이 그가 억울하더라도 참으라는 게 아니다. 시기와 형식을 가려서 대응하라는 것이다. 절제가 필요할 때다. 전직 대통령 본인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있으면 나설 측근 참모들은 많지 않는가. 그런 충성스러운 참모들조차 없다면 본인의 덕이 부족한 점을 원망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대체로 불행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도 40%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역대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정치적 목소리를 많이 내고 있다. ‘잊혀진 삶’을 언급한 대통령 치고 너무 의외다. 막상 퇴임하니 잊혀지는 게 그리 두려웠는가. 그렇지 않다면 퇴임 또는 탄핵 후 수사를 받고 철창 신세 등을 면치 못했던 전직 대통령들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떠올랐는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실패한 김영삼·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렇지 않았다. 후임 대통령 시절 감옥을 가는 등 온갖 시련과 수모를 겪었어도 비교적 조용한 퇴임생활을 했다. 물론 일부 전직 대통령이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점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현직 대통령이 과거처럼 전직 대통령들을 초청해 오찬 또는 만찬을 함께 하며 자문하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된 것 같다. 현직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초청 오찬 또는 만찬은 국가 통합 및 화합의 필요성이 있을 때 협조를 당부하거나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경험과 지혜를 얻는 자리였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의 불행한 대통령 역사를 딛고 전직 대통령의 품격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부디 자중했으면 한다.구동본 프로필 사진 편집 구동본

[데스크칼럼] 대리인 비용과 잼버리 사태

며칠전 지인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 인근 유명 남도 한식당에서 점심 자리를 가졌다. 광화문 인근 회사를 다녔을 적 자주 점심을 했던 단골식당이었다. 지인이 광화문에서 보자고 하길래 오랜만에 가보고 싶기도 했고 해서 주저하지 않고 추천했고, 포털에서도 검색해보면 상위에 뜨는 맛집이다.음식도 깔끔하고 남도 맛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재료들이 공수돼 올라왔는데 문제는 바로 ‘모기’였다. 식사 전날 예약을 했는데 당일 점심에 갔더니 지하방으로 배정을 받았고 9월 가을의 문턱 손님들을 반기고 있던 건 쫄쫄 굶고 있던 여름의 불청객 모기였다.지인들과 점심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왱왱거리는 모기들이 괴롭히기 시작했고 도저희 참을 수 없어 직원한테 정식 항의를 했다. 모기 때문에 점심을 먹을 수가 없다고. 그가 한 조치는 고작 전기모기채 한 개를 준 것이다였다. 직원이 와서 전기모기채로 직접 모기들을 잡아준 것도 아니었다. 이제 모기한테 뜯기지 않기 위해 전기모기채로 모기를 잡으면서 점심을 먹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거짓말 안하고 적어도 30~40마리 정도 모기를 잡은 것 같다.점심 나오기 전 점심을 먹으면서 계속 전기모기채에 잡혀서 모기가 타 죽는 ‘지찍’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점심을 먹어야 했다. 점심을 준비하는 직원들, 식사를 나르는 직원들, 건물을 유지하는 직원들이 왔다갔다 하면서도 우리 테이블에서 전기모기채로 모기를 지찍하면서 잡고 있었지만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아! 뭔가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이건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없는 것 아닌 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손님이 모기에 뜯기건 말건, "우리는 그냥 돈 받고 받은 만큼 식사만 제공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건 주인 있는 식당이라면 직원들이 이런 마인드로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 뭔가 잘못돼가고 있는 것 아닐까, 특히 이 식당 직원들은 지하방에 모기들이 창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방에 손님 예약을 받았고, 우리팀 손님 4명이나 모기를 뜯기라고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하방에 모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점심 손님 예약을 받았으니 모기를 미리 퇴치했었어야 했다. 이를 위해 모기약을 뿌리거나, 아니면 전기모기채를 항의하는 손님 손에 직접 쥐어주기 전에 직원들이 직접 손에 쥐고 모기들을 잡았어야 했다. 손님들이 비싼 식대를 지불하고 외식을 하는 이유는 그러한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이다.이 시점에 다시 상념에 드는 것은 최근 아쉽게 막을 내린 새만금 잼버리 사태이다. 여성가족부, 행전안전부, 전북도, 새만금개발청 등 잼버리와 연관된 모든 정부 기관들이 서로 졸속 운영과 관련된 책임을 떠넘겼는데 그 사이 잼버리 기간 초반 전 세계에서 온 청소년들은 새만금 영지에서 이같은 공무원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모기밥이 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잼버리 대회 파행의 원인이 됐던 폭염과 모기 등 해충, 분뇨 등의 문제가 대회 준비 때부터 이미 경고됐었다는 것이다. 여가부, 행안부, 전북도, 새만금개발청 등 주무 부처 어느 한 곳에서라도 주인 의식을 발휘했었더라면 새만금 잼버리가 한국 단체 관광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식당 주인이나 우리 국민이나 비슷한 댓가를 치르게 됐다. 경영학에서 대리인 이론에 따르면, 주인-대리인 관계에서는 대리인의 선호 혹은 관심 사항과 주인의 그것이 일치하지 않거나 주인이 대리인에 비해 전문지식과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리인이 주인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면 대리인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도덕적해이, 역선택, 무임승차 문제 등 ‘대리인 비용’이라는 암묵적 비용이 초래한다. 항상 식당 주인·국민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돈내고 밥 먹는 손님들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데스크 칼럼] 가계신용, 위험관리 주력할 때

경기회복 기조를 이어가자니 금융권의 건전성이 우려되고 돈줄을 옥죄자니 내수위축이 염려다. 가계부채 관리를 둘러싼 딜레마다. 대출정책은 정부와 실수요자 간에 동상이몽이 계속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었다. 잔액 기준으로 6월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7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9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특히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완만하게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누증을 방지하기 위한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당 비율이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4분기 기준 스위스(128.3%), 호주(111.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인 105.0%를 기록했다. 과거 초저금리 기조 속에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영끌, 빚투가 유행처럼 번진데다 코로나19라는 특수성 속에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생계형 대출까지 확대된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기 위한 규제가 조기에 도입되지 못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정부의 근본 기조는 확고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문제는 빚을 내서 자산을 불리려는 실수요자들의 의지가 정부의 의지보다 더 높다는데 있다. 최근 정부가 도입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두고 정부 스스로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가계부채 총량이 더 불어나서는 안된다는 정부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가계대출규제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부동산 대출규제의 단계적 정상화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출범후 첫 가계대출 관리방안임과 동시에 금리상승이 진행중인 상황이었던 만큼 대출수요자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당시 발표안에는 취약차주 보호 정책의 일환으로 이자부담을 줄이고자 50년 만기 정책모기지를 도입, 보금자리론·적격대출 최장 만기를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할 계획도 포함됐다. 대출만기를 확대해 소득이 적은 신혼부부들이나 청년층의 대출금액을 늘려주고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복안이었다. 50년 만기 주담대 도입 초기만 해도 정부의 의중은 명확했다. 고금리 시대에 차주들은 금융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당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강조하는 상생금융 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주택금융공사의 50년만기 정책모기지를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터는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과 2금융권인 보험사들까지 잇따라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며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고, 금리 고점론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50년 만기 대출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국이 뒤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지목하고, 그 책임을 금융사들에게 돌리면서 50년 만기 주담대도 금융시장에서 종적을 감추게 됐다.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 어느 한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당국이라고 왜 모르겠는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는 것은, 정부와 차주 모두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적게나마 간과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가계부채를 확대하는 것은 현재 소비를 늘려 단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것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소비위축 효과가 부채 확대에 따른 소비진작효과보다 커지면서 장기 성장에 부정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 속 가계대출 부실화에 대한 긴장감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진 상황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가계는 적절한 규모의 가계신용 운영을, 정책당국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신중히 살펴 근시안적 결정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홍범도 논란으로 본 국가 vs 민족

국가란 무엇인가?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추모 논란. 최근 국가와 민족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무엇을 더 중시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련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상 그동안 대한민국이란 국가보단 민족끼리가 더 중시되어 왔던 흐름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을 기념하는 ‘건국절’을 제도적으로 정부 주도로 챙겨오지 못하고 있고,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을 광복절로만 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분들을 기리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을 좀더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모든 독립활동에 대해 추앙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과 지향점을 가지고 독립운동에 참여했는지를 이제 따져보자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그것도 현직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77주년 기념 경축사에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규정했다. 조선 이씨 왕조체제나 대한제국으로 돌아가거나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독립운동은 아니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독립운동 계승에 대해 설명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사회민주주의 계획경제의 길을 택한 북한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선택한 대한민국과는 엄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이런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일제시대 무장투쟁을 전개하며 독립운동을 해온 홍범도의 육사 내 흉상 이전의 논란도 정리해 볼 수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의열단 소속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북한군 소속으로 대한민국 침략에 선봉에 선 김원봉을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라고 치켜세워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범도 장군도 넓게 보면 마찬가지다. 일제시대 무장 독립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련 공산당원으로 활동했으며 소련군 대위 계급장으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1921년 소련군 적군에 의해 수 천명의 독립군이 학살당한 ‘자유시 참변’에 관여했다는 기록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럴진데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선에서 싸워야 하는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사관학교에 그의 흉상을 그대로 두고 생도들에게 경례를 받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광주광역시에서는 중공 인민해방군의 행진곡을 작곡하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일원으로 전선 위문활동을 한 전력이 있는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그의 이름을 내건 다양한 문화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혈세로 반(反)대한민국 세력을 추앙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보단 민족을 더 중시하는 이념에서 나온 형태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초대 이승만 대통령과 경제발전에 커다란 공을 세운 박정희 대통령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폄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철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 철학이 이념"이라며 ‘실용’보다 ‘이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국민들도 대한민국이란 국가는 어떻게 건국됐고, 나에게 무엇인지. 건국에 기여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발전시켜온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성찰 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동상과 한국 돈 지폐를 장식하고 있는 인물들의 교체는 필요 없는지.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데스크 칼럼] 진에어 사태, 보상보다 소통이 먼저였다

지난 20일 일요일 낮 12시 일본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에서 300명이 넘는 여행객들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오려던 국내 여객기가 엔진 문제로 결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이날 공교롭게도 기자도 가족과 함께 문제의 여객기 승객이었던 탓에 공항 현장에서 발생한 고객 항의사태와 해당 항공사인 진에어의 대응을 목도할 수 있었다.비행기 엔진의 기계적 결함은 승객 안전에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아무리 정비 작업을 거쳤더라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경우도 어쩌면 비행기가 착륙 뒤 결함을 발견했거나, 비행 중 사전 이상신호를 감지한 항공사가 정상운항 불가 또는 순연을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공항에서 승객 집단항의 사태가 발생했고, 언론에 크게 알려져 기업 이미지 손상을 초래한 데에는 진에어의 초기대응 미숙과 그릇된 사후처리 인식 때문임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초기에 사실 해명 부실, 현장책임자 부재, 보상만능주의 인식, 고객불신을 초래하는 의혹행위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었다.사건사고가 터졌을 경우, 정확하고 솔직한 사실 해명은 해결의 기본수칙이다. 기자가 판단하기에 진에어가 공항에서 비행기 결함 문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승객들에게 알리고 준비된 대응매뉴얼에 따른 후속조치를 제시했다면 사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진에어는 초반부터 ‘단순 지연’이라 얘기했다가 출발(이륙)시간을 넘기자 ‘안전점검 때문’이라고 말을 바꿨고, 결항 2∼3시간 경과 뒤에야 ‘엔진(부품) 결함’이라고 해명했다.이같은 결항 원인이 드러나기까지 진에어 책임자는 현장에 없었다. 답답해 하는 승객들은 2시간 이상을 탑승구에 배치된 일본인 직원과 타사 파견인원으로부터 불확실한 결항 해명과 ‘미안하다’ 말만 되풀이 들어야 했다. 승객 불만과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진에어 관계자도 승객이 원하는 후속조치 답변을 시원하게 주지 못했다. 오죽하면 승객 내부에서 ‘요즘 여행성수기라 임시비행편을 마련하기 힘들어 그럴거야’라는 동정론까지 나올 정도였다.이날 일본 공항경찰이 동원될 정도로 승객 집단항의사태를 촉발시킨 것은 진에어의 이해할 수 없는 승객 차별대우 ‘의혹’이었다고 본다. 의혹이라고 한 까닭은 항공사가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진에어는 임시방편으로 귀국이 급한 승객부터 우회 귀국시키기 위한 조치로 다른 항공사 잔여석을 협조받아 부산으로 가는 수십명의 좌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잔여석 일부 중 부산이 아닌 ‘인천’으로 막바로 가는 또다른 비행편이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태가 급작스레 험악해졌다.대합실에서 임시비행기 소식을 장시간 고대하고 있던 나머지 승객들이 발끈해 탑승구로 몰려가 집단항의하면서 아수라장이 돼 버렸고, 일본공항 경찰까지 출동하기에 이르렀다.더욱이 이같은 의혹 행위에 현장의 진에어 관계자는 ‘죄송하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후 책임자 호출과 즉각적인 후속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진에어는 회사 차원 보상을 언급하면서 사태를 무마하려했다. 그리고, 삿포로 여행객 귀국이 완료된 뒤 진에어는 승객 개인별 10만원씩 보상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일단락했다.진에어를 포함해 이른바 ‘저가(저비용) 항공기’는 가격의 메리트 때문에 여행객들이 선호한다. 싼 만큼 대형항공기 수준의 부수적인 서비스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저가이더라도 위기대응 서비스에서 소통 부재와 차별이 있어선 안된다. 이참에 진에어와 공항 직원들의 사태해결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똑같은 부실 대응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에너지경제 이진우 유통중기부장(부국장)

[데스크칼럼] 초전도체주, 금융당국의

잔치는 끝났다. 초전도체를 둘러싼 진위 논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보도로 사실상 막이 내리는 모습이다. 학문적으로는 ‘LK-99’라는 물질이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체인지를 놓고 아직 매듭이 남은듯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폭풍이 몰아친 후 폐허만 남은 형국이다.초전도체 이슈는 지난달 22일 국내 퀀텀에너지연구소가 "LK-99가 섭씨 127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낸다"는 내용의 논문을 공개하며 촉발됐다.초전도체는 물리학계에서 100년 이상의 난제였다. 현재 버려지고 있는 엄청난 양의 전기 에너지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신물질 개발. 이 위대한 연구가 한국의 한 연구소에서 풀렸다니. 전세계 학계가 들썩였다. 하지만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등 세계 유수한 연구기관의 검증 결과는 회의적이었다.문제는 주식시장에서 벌어졌다. 곧바로 테마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서원, 서남, 신성델타테크, 덕성, 대창, 파워로직스 등의 종목이 거론됐다. 거래량은 폭발했고 주가는 치솟았다.서원의 경우 7월 31일 5만9000주에 불과했던 거래량이 첫 상한가를 기록한 8월 2일 19000만주를 넘어섰다. 거래량이 322배 늘어난 셈이다. 서원은 4일에 거래량이 1억주를 넘기도 했다. 이는 총상장주식수 4747만주의 2배가 넘는다.기간을 넓혀보자. 본격적으로 초전도체 테마주가 움직인 8월초부터 네이처의 발표 이후인 8월 18일까지 13거래일간의 거래량을 분석하면, 서원의 거래량은 4억7275만주로 총상장주식의 10배 규모다. 거래대금은 1조354억원. 테마 형성 이전 시총이 610억이었으니 시총의 17배가 회전한 것이다.서원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서남은 같은 기간 한 번의 거래정지가 있었음에도 거래량이 3억9810만주를 기록해 상장주식의 18배가 회전됐다. 하루에 총주식의 2배 물량이 13일간 계속 거래된 셈이다. 거래대금은 3조6186억원으로 직전 시총의 32배 수준이다. 덕성, 신성델타테크, 대창 등 관련주 대부분이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전세계가 놀란 신기술을 기대했으니 이 같은 폭발적 거래 패턴이 이해된다 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해당 회사가 관련성을 부인했음에도 주가는 요동쳤다는 점이다. 서남은 지난 7일 ‘어떠한 연구협력도 없다’고 밝혔지만 해당일 주가는 상한가를 지켰고 14·15일 연속 상한가를 띄었다. 덕성 역시 16일 관련성을 부인하지만 15·1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다.정작 이 기간 대주주들은 먹튀 행태를 보였다.서남은 최대주주였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 등이 지난 14일 주식 225만주를 장내에서 매각했다. 서원은 16일 최대주주인 조시영 회장의 동생 조시남씨가 보유 주식 전량인 59만3520주를, 파워로직스는 최대주주인 탑엔지니어링의 자회사인 에코플럭스가 12만6060주를 각각 매도한다.아이러니하게도 초전도체는 증시에 ‘가뭄에 단비?’ 같은 재료였다.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이차전지주의 화려한 피날레를 초전도체주가 이어받아 증시 자금을 빨아들였다. 하지만 5배 가까운 폭등 이후 남은 건 ‘개미들의 무덤’ 위로 원위치 뿐이다.노벨상까지 운운했던 달콤한 테마가 증시를 휩쓰는 동안 정작 위험을 경고하는 금융당국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는 시세조종에 관해 다음처럼 고지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자유로운 수급상황에 의해 정상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주가를 특정세력이 인위적으로 상승·하락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종목의 주식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혹시라도 과도한 개입이 위험하다고 한다면, 어떤 개미들이 단 13일간 전체 시총의 30배, 총상장주식의 18배를 거래시킬 수 있는지 묻고 싶다.김현우 자본시장부장

[데스크 칼럼] 오세훈 시장 압구정에서도 무릎꿇을까

오세훈표 재개발·재건축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이 ‘님비현상’ 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상류층 지역인 서울 압구정동이 원하는 특별대우는 신속통합기획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렇다면 오 시장이 애초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 중 하나로 제시한 공공주택의 ‘소셜믹스’는 서울 강남에선 이상향일뿐인가. 오세훈 시장은 타워팰리스같은 공공주택, 완전한 소셜믹스 구현을 시민들에게 제안했지만 이번 압구정 공공주택의 경우, 임대주택을 일컫는데 이들과 절대 섞일 수 없다는 것이 압구정3구역 주민들의 대세적 흐름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압구정3구역은 재건축 설계공모 과정에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건축)를 선택했다. 희림건축 선정에 대한 논란은 일파만파다. 뻥튀기 용적률도 문제지만 오 시장이 약속했던 소셜믹스 공약은 우리나라 최고 부촌에서는 그저 헛구호에 그치게 됐다. 오세훈 시장은 임대주택을 타워팰리스처럼 짓겠다고도 했다. 타워팰리스같은 임대주택은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인 압구정3구역이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 오 시장은 소셜믹스 실현을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 건설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압구정3구역 소유주들의 소셜믹스 거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압구정 일대는 오세훈 시장 한강변 르네상스 정책의 핵심에 있다. 하지만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한강변 르네상스는 결국 일부 상위 계층만을 위한 정책인가. 오세훈 시장이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도 우리나라 최고 부촌에서는 그들만의 입맛대로 바뀌는 건지 우려가 높다. 특히 압구정 아파트 소유주들의 배타성은 이번 설계사 선정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들은 신속통합기획안의 소셜믹스를 지키지않은 희림건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희림은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은 준주거지역 등지로 몰아 3종 일반주거지 조합원 동과 별도 분리했다. 이뿐아니다. 희림의 설계는 공공기여로 만들어질 공공보행로를 단지 바깥쪽으로 우회하도록 해 단지 내 일반인 통행을 제한하도록 했다. 전형적인 님비현상이다. 소셜믹스란 주거지 개발의 방향을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한 장소에서 함께 거주하도록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남 최고 부자들의 이기심은 이번 압구정3구역 사태에서 엿보인다. 오세훈 시장이 추진중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신속통합기획의 혜택만 누리고 이에 따른 책임과 의무는 공유하지 않겠다는 행태다. 이처럼 특정 장소에 저소득 거주자들이 집중되는 현상은 이는 주거 문화 중 지역 및 단지에 대한 사회적 위상 구분짓기와 연계돼 그 거주자는 ‘사회적낙인’(stigmatizatin)의 대상이 되는 문제로 이어진다. 임대가구와 분양가구, 조합원 가구 등이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는 차별과 차별을 이끌어내는 요인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낙인찍기 과정은 고정관념, 차별, 배제, 분리 등을 포함하는데 압구정3구역의 이번 임대주택 결정은 주류사회로부터 차별을 강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주택가격 등을 이유로 차별이 악순환되는 소셜믹스는 오 시장이 약속한 사회적통합은 아닐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동별 구분이 없는 단지 내 혼합방식을 통해 기존 입주민과 구분이 뚜렷하지않도록 해 차별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진정한 소셜믹스란 압구정3구역 재건축 후 신축 단지에서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구분할 수 없어야 가능하다. 무엇보다 소셜믹스는 폭넓은 사회경제적 계층의 사회적 통합, 나아가 사회적 낙인과 배제를 저감하기 위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거주자들의 물리적 혼합을 전제로 해야 한다. 용적률 360% 거짓 논란으로 빚어진 압구정 3구역 설계업체 선정에 대해 서울시는 희림건축 등을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조합은 총회를 강행했고 소유주들은 희림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신속통합기획의 원래 공공성 취지와 소셜믹스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투표는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 희림과 조합의 부당행위와 오세훈 시장의 최대 치적이 될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 원칙을 위해서라도 압구정3구역 설계사 선정 재투표는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데스크 칼럼] 구조조정 직면한 위기의 부동산PF

한국의 금융시장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명할 때 빠지지 않는 국가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 지역은행의 위기는 이번에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교훈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시작으로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 등 미국 내 지역은행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한때 전문가들은 대규모 예금인출 등 은행권 시스템에 대한 위기가 미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금융시장 충격은 단기에 그쳤고, 전문가들의 경고는 기우에 그쳤다. 은행들의 파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은행을 상대로 더욱 강력한 규제를 들이대는 계기가 됐다.미국의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일시멈춤 단계에 이르렀다면,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부동산PF 연체율이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고 최근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국내 금융사들이 앞다퉈 뛰어든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 대규모 공실 문제까지 얽히고설키면서 시한폭탄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4년 전 미래에셋증권이 28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중순위 대출에 나섰던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는 보증인 파산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약 90%를 회계상 손실로 상각 처리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도 PF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운용사는 2018년 총 3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을 결국 매각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내외 PF의 위기는 곧 국내 저축은행을 포함한 상호금융권의 위기이기도 하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대출의 수익성 악화 및 자금회수 실패, 그로 인한 일부 소규모 저축은행의 정리 역시 불가피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총체적 위기를 직면한 금융당국은 바로 관리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4월 말 재가동한 PF 대주단 협약을 통해 부실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진행한 데 이어 오는 9월부터는 1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를 가동한다고 한다.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역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차츰 족쇄를 풀고 있다. 다시 미국의 사례를 보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섬뜩한 경고를 내놨다. 기준금리 인상과 지역은행 붕괴로 중소 규모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은행 간에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소식이 들려올 수 있다는 발언이다. 미국은 옐런 장관 자신이 아는 다른 국가보다 많은 은행이 있고, 결국 은행부문의 더 많은 합병은 금융시장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은 모든 은행을 살리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우리나라 금융당국 시각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관련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일부 시공사나 건설사가 어려움에 직면하겠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대출 부실에 따른 새마을금고 합병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금융사들도 과거와 달리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상당한 체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 M&A 역시 구조조정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국내 금융사의 PF부실이 임계치에 도달한 지금, 시장기능에 따라 부실화된 일부 금융사의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한계사업장의 퇴출을 활성화해야 한다. 금융부실 가능성 최소화, 건전성 강화에 대한 당국의 대원칙이 필요한 시점이다.mediasong@ekn.kr

[데스크 칼럼] 러시아-우크라 전쟁의 교훈, 드론부대 확장 서둘러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군사용 드론(무인기) 작전 능력 확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러-우 전쟁을 통해 드론이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저비용·고효율 무기체계로 적의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정찰·감시뿐만 아니라 폭탄을 탑재하고 적의 무기와 군사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에 따르면 란셋드론을 생산하고 있는 잘라 에어로(ZALA AERO)가 현재 20만기의 란셋드론을 100만기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란셋드론은 현재까지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다수의 장갑차, 자주포, 보병전투차 등을 격파했으며, 포병전력의 45%를 격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59문의 M777 곡사포, 13대의 M-109 팔라딘 자주포, 14대의 하이마스 발사대, 30대의 자주포 등을 격파했다.란셋드론은 가격이 3만달러 정도인데 1시간을 비행할 수 있으며, 평소에는 110㎞, 타깃을 공격할 때는 300㎞로내리 꽂는다. 무게는 12㎏에 포탄 5㎏을 탑재 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는 FPV 자폭드론을 하루에 120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좀더 개량된 자폭드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드론이 현대전에 필요한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무기체계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공격용 드론과 함께 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안티드론’ 체계도 주목 받고 있다. 이 분야에선 전파방해 경로이탈 유도, 레이저빔 공격, 그물망 포획 등이 개발되고 있다.대한민국은 러-우 전쟁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드론 무기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자 드론부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초 합동드론부대 창설을 지시했다. 합동드론부대 창설과 관련해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해 통합 운용하겠다"면서 "적의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략화 추진중인 장비의 도입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문제는 ‘안티드론’ 무기체계는 국내 기술로 구축해 나갈 수 있지만 공격용 드론 개발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다. 한화시스템은 드론 감시 레이더 기술 개발을 2021년 12월 마무리하고 기존 방공망으로 탐지가 불가능한 저속·저고도 소형 드론을 정확하게 탐지해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했다. 또한 미국 포르템 테크놀로지와 불법, 테러용 드론을 추적해 그물망을 포획할 수 있는 ‘안티드론’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LIG넥스원 역시 ‘안티드론’ 시스템 구축 기술력에선 실력발휘를 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하는 ‘대드론 방호시스템 구축사업’에 사업자로 선정됐다. LIG넥스원은 이에 머물지 않고 최근 공격용 드론인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을 선보였다. 이 복합드론은 수직이착륙형으로 자폭 공격이 가능하고, 레이저 거리 지시기를 활용해 정밀타격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격용 드론 자체 생산에는 많은 제약을 갖고 있다.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하지 못해 드론 제작에 필요한 다수의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조정기, 통신장비, 지상관제시스템, 센서, 짐벌, 데이터저장장치 등 9개 부품 사용금지를 명시했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방산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실사구시’의 자세로 한국적 특성에 맞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드론 무기체계 구축 로드맵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