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통중기부 이진우 부장(부국장) |
1주기를 앞두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집중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이태원 일대와 광화문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추모행사에 벌인다.
당시 온 국민과 어른 세대들을 집단적 죄 의식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이태원 참사가 1년 지난 지금,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먼저 달라진 것을 들자면, 참사 발생 뒤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심 인파밀집지역의 안전관리를 확대·강화한 점이다. 당장에 올해 핼러윈데이(10월 31일)가 다가오자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들은 오는 27∼30일 젊은이들이 몰리는 도심 인파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장비와 대규모 인력을 배치한다. 행안부는 전국의 인파밀집 위험도 높은 4개 지역으로 서울 이태원을 비롯해 홍대앞, 명동, 대구 동성로를 지정하고 경찰·지자체와 합동관리에 들어간다. 경찰도 상반기에 인파관리 집중훈련은 물론 만일의 사고 발생 시 현장에 신속히 투입하기 위한 기동훈련까지 해 왔다고 한다.
서울시는 아예 단위면적당 인원수를 자동측정하는 ‘인파감지 CCTV’를 설치해 25개 자치구 재난안전상황실과 연결·공유하는 관리대책을 제시했다. 연말까지 71개 지역에 해당 CCTV 900대 가량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다른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참사 직격탄을 맞아 침체에 빠졌던 이태원 지역상권의 회복을 빼놓을 수 없다. 사고 직후 영업활동 중단과 상당기간 이어진 추도 분위기, 이후에 여론을 의식한 방문객의 감소 등이 겹쳐 이태원 상가는 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다행히 지역상인 중심의 이태원특구연합회·로컬크리에이터와 중소벤처기업부·기업들이 한마음이 돼 본격추진한 ‘헤이, 이태원(HEY, ITAEWON)’ 사업프로젝트 등 지원정책에 힘입어 상권을 종전 상태로 회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1주기 추모행사가 있는 기간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달라진 점을 추가한다면 유통 및 외식업, 숙박업계가 핼러윈데이 관련행사를 기피한다는 점이다. 기피현상이 단기적 움직임으로 해마다 지속될 가능성이 적다고 보지만, 올해 참사 1주기라는 상징성과 추모 여론을 의식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많은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사회참사임에도 1년 뒤 달라지지 않은 점을 지목하라면 미완의 사고 진상규명과 정부의 외면이다.
유가족협의회는 여전히 참사의 정확한 사고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당시 사건 부실대응 책임을 물어 경찰청 간부 중심으로 기소하는 선에서 매듭짓는 분위기다. 실제로 검찰은 전담팀을 일원화해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피해자를 포용하려는 소통 행보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는 것도 잘못이다. 정부의 눈치를 살피면서 이태원 참사를 정치적 시각으로 대하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 외교관이 이태원 참사때 희생된 일본인 여성의 가족을 방문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정작 자국민 희생자를 위로하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이율배반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해가 거듭할 수록 이태원 참사도 세월호 참사처럼 국민들 뇌리에서 옅어질 것이다. 그러나, 참사 이후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 것 중 어느 잔상이 오래 남느냐에 따라 ‘정치적 후과’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