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에너지 대전환 시대, 핵심은 배터리다](http://www.ekn.kr/mnt/thum/202208/2022082401000993800042131.jpg)
국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히 않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작된 에너지 가격 상승 문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위한 미국의 금리인상, 500년 만에 가뭄이라는 기후변화 문제, 그리고 이제는 일상화된 코로나 19 문제 등 모든 것이 경제의 불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걱정이 태산"이라는 말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가 보다. 이런 때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서명함으로써 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주요 골자는 법인세를 늘려 마련한 재원을 에너지 안보와 기후 위기, 서민 의료 지원 등에 집중 투자하여 에너지 비용과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10년 동안 4850억달러(약 633조4100억원)를 투자하려는 것인데 이 중 에너지 및 기후변화 관련 예산이 3860억 달러, 전체 투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연평균 이익이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단 제조업은 제외)을 대상으로 15%의 최저법인세를 적용하여 청정 전력 생산과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와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 및 기술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 투자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수소, 전기자동차, 태양광 주들의 주가가 상승 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재생 에너지 확산에 따른 에너지 저장 장치 등이 모두 배터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없는 미래는 있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 간다. 이미 핸드폰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말이다. 배터리(battery)는 프랑스어가 어원인데 ‘때리다’라는 뜻의 ‘battre’이며 ‘싸움’이라는 뜻의 ‘battle’과 어원이 같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2020년 500억달러에서 2025년 16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것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 149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2030년엔 전체 반도체 시장 규모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 자동차만 보더라도 블룸버그 신에너지 파이낸스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030년 2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예측의 근거는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인식 증대, 자동차에 대한 차별화 경향, 정부의 보조금 지원, 배터리 기술 향상,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이 전기차 판매를 대폭 증가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럽 같이 환경 규제정책의 강화로 인한 내연기관의 생산 중단 등이 자연스럽게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의 각축전으로 상위 10개사 점유율이 시장 전체의 약 94 퍼센트를 차지한다. 21년 8월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1∼7월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CATL이 30.0%, LG 에너지 솔루션이 24.2%로, 파나소닉이 14.3%, BYD가 7.3%, SK이노베이션이 5.4%, 삼성SDI가 5.1% 순이다. 무섭게 중국이 치고나가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얼티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고 포드는 SK와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하였다. 볼보도 SK와 배터리 전기차 개발과 배터리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 확대에 6조원을 투자하고 2026년까지 구미 공장에 음극재 기반 26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분산형 전력에서 에너지 저장이 핵심인 미래, 전기자동차, 자율 주행 자동차, 날아다니는 드론 택시가 주를 이루어 가는 수송의 시대, 그리고 산, 강, 바다 등 어디에든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의 시기에는 배터리 기술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10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는 폐배터리를 ESS용 배터리로 재사용할 수 있다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테슬라는 ESS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 파워 월, 파워 팩, 메가 팩 등에 집중 투자 하고 있다. 미래는 항상 불확실한 것의 연속이다. 그러나 에너지 대 전환에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미래의 인간은 더 깨끗한 것을 원하고, 더 편안한 것을 원하고, 차별화 된 것을 원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충족하는 필요, 충분 조건은 미래를 때리는 배터리에 있을 것이다.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