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당내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송영길 전 대표 대응을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근 송 전 대표가 자신을 소환하지 않은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돌아선 데 대해 "저는 가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차떼기하고 한번 찾아간 게 쇼를 한 건데 그 쇼도 안 먹혔는데 두 번째 하면 먹히겠나"라고 반문했다.이 전 총재는 지난 2003년 ‘불법 대선자금 모금’ 의혹으로 측근들이 구속되자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자진 출석한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별건수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서 ‘나를 조사해라’ 하고 간 것은 심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정치인은 내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드리는가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국민이 쇼로 볼 것이다. 안 가는 것이 좋겠다’라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며 "그분(송 전 대표)도 옳다 했는데 가더라. 화날 때는 참아야 된다"고 조언했다.박 전 원장은 송 전 대표 측근이자 돈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로 분류되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자진탈당한 데 대해서는 "잘했다"고 평했다. 그는 "물론 타이밍이 좀 늦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됐든 민주당으로서는 그분들을 미리미리 설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의원 결정에도 "그렇게 결단을 해준 것은 자생당생, 자기도 살고 당도 살렸다"며 높이 평가했다.박 전 원장은 두 의원 자진탈당이 결국 검찰 체포 동의안 정국에서 ‘부결’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는 "현재 검찰이 수사도 하지 않고 있고 녹음이 나온 것밖에 없다"며 "왜 돌아올 장래의 걱정을 지금 가불해서 하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논의했다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녹취록 논란도 꺼내들었다. 그는 이에 "민주당의 녹음은 사실이고 태영호 녹음은 가짜인가? 성대모사 한 사람이 한 것인가? 왜 민주당 녹음만 질문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최근 대통령실 만남 제안에 "이재명 대표가 먼저"라고 거절한 데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꼼수제안에 대한 박광온 원내대표의 진짜 잘한 답변"이라고 추켜세웠다.박 전 원장은 다만 이재명 대표에는 "가르마를 타줘야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는 만나지 않더라도 여야 대화를 위해서, 대통령과의 대화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서 박 원내대표 당신이 먼저 만나라’(라고 해야 한다)"며 "1년 간 대화가 없는 여야 정치,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 대해 정치력을 발휘해주는 것이 이재명의 정치가 앞서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hg3to8@ekn.kr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