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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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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화제와 지역경제의 상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08 17:03
부산국제영화제

▲백솔미 유통중기부 기자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는 경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광객들에게 관광 콘텐츠로 자리를 잡으면 현지인들에게는 축제 기간의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특히 음식점이나 숙박업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예상 외의 수익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영화제를 유치하고자 한다. 영화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좋은 롤모델이 정동진독립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다.


올해 8월1일부터 3일까지 강원 강릉시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을 메인무대로 열린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사흘간 2만7256명의 관객이 영화제를 찾아 지난해 기록(1만4553명)을 경신하며 명실상부한 한여름 최대 야외 영화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무더위로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지만 관객들은 자연에 둘러싸인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낭만'에 마음을 빼앗겼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라는 주제와 걸맞은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영화를 관람하는 경험은 자동차 극장과는 또 다른 매력을 안긴다. 연인, 친구, 가족 등 방문하는 관객들도 다양하다.


하지만 올해 초만 해도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외부 변수에 몸살을 앓았다. 강릉시가 영화제 관련 예산을 지난해(1억2000만원)에 비해 7000만원을 삭감하면서 주민들이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강릉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영화제를 지키려고 힘을 모았다.




주최사 강릉시네마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제는 72억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돼 주민들의 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은 더 컸다. 결국 예산은 복원되지 못했지만 올해의 성공으로 정부의 관심 속 내년 '정상 운영'을 기대하고 있다.


오는 17일부터는 올해 30돌을 맞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1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 배우 이병헌이 진행하는 개막식 이후 10일간 영화의 바다가 펼쳐진다. 개막작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아쉽게 수상이 불발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가 선정됐다.


18일부터는 본격적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해운대 바다를 배경으로 영화의전당 BIFF 야외무대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토크가 시작한다. '어쩔수가 없다'를 비롯해 '보스', '윗집 사람들', '굿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의 주역이 참석한다.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와 다른 뜨거움을 뿜어내고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의 흥행 성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K-컬처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어 10일 동안 뜨거워질 부산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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