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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애플, 노동조합 파업에 골머리...“인플레이션 반영해 달라”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호주 내 애플 직원 약 3분의 2가량이 임금 및 복리후생 계약을 거부한 데 이어 또다시 파업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말 동안 이뤄진 노조 투표에 호주 애플 근로자 4000명 중 87%가 참여했으며 이 중 68%는 사 측이 제안한 조건을 거부했다. 애플과의 교섭에 참여한 3개의 산별노조 중 하나로 200여 명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소매 및 패스트푸드 노동조합(RAFFU)’은 애플과 이날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더 많은 파업을 예고했다. 조쉬 컬리넌 RAFWU 사무총장은 "노동자들은 매우 행복하다. 3개월 동안 공정한 합의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 조합원들은 꽤 심각한 업무 금지(방해)와 파업에 가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회원들이 일련의 작업 중단을 지지하기를 원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RAFWU 노동자들은 지난 18일 1시간, 지난 22일 24시간 파업을 벌인데 이어 3일간의 투표가 진행되던 지난 29일에도 1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은 지난 8월 업계 최저임금 대비 17% 이상 올리는 안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노조는 애플이 7% 안팎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임금 인상과 이틀 연속 주말을 보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애플 측은 자사의 최저 임금이 업계 최저 임금보다 17% 높으며 정규직 근로자들은 주말을 보장받는다고 밝혔다. daniel1115@ekn.krZM6TRQZMNFPV3KZ45KYYO7YPUM 호주 시드니의 한 애플 매장. (사진=로이터/연합)

러 흑해 수출 협력 중단에 세계 곡물값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 선언 이후인 지난달 31일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후 1시 8분 현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연질 적색 겨울 밀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5.73% 뛰어올랐다. 옥수수는 2.28%, 대두유는 2.27% 각각 상승했다. 러시아는 지난 29일 크림반도 주둔 자국 흑해함대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공격했다며 협정 참여 중단 선언에 나섰다. 지난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 아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했다. 흑해 통과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1월 19일까지 한시적으로 보장한다는 게 협정 내용이었다. 이 협정으로 우크라이나가 흑해의 3개 항구에서 밀 같은 농산물 수출을 재개하면서 수출량이 전쟁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하고 세계 곡물 가격도 다소 안정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자국 흑해함대 공격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서방은 최근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가 ‘식량 무기화’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의 협정 중단으로 세계의 물가 상승이 더 가팔라지고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흑해 지역은 세계 밀·보리 수출량의 4분의 1 이상, 옥수수 5분의 1, 해바라기씨유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에너지 컨설팅기업 헤지포인트 글로벌 마켓의 크리스 트랜트 미국 농업 담당자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조기 종료되면 이를 통한 곡물 수출은 감소할 뿐 아니라 비료 수출로도 막히게 된다”며 “우크라이나 농민들이 재배한 밀과 옥수수를 저장할 공간도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UKRAINE-CRISIS/RUSSIA-GRAINS 지난 8월 9일(현지시간)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의 밭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밀을 수확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가계저축 늘어 금리인상 효과 약해질듯"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효과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 가계의 저축액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연준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내년 초까지 금리는 4.6%로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에서 이보다 더 높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처럼 보도했다. 2020년 시작된 팬데믹 기간 중 미 정부는 가계 보조금을 지원하고 초저금리 유지로 차입 비용을 줄이는 등 재정·통화 부양 정책에 나서 가계 저축이 늘었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까지 미 가계의 저축액은 총 1조7000억달러(약 2420조원)다. 이는 미 가계가 팬데믹 이전의 소득과 지출 증가 추세에 따라 저축했을 법한 금액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기업과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2020∼2021년 기업들은 초저금리에 따라 낮은 차입 비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 가운데 앞으로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분량은 3%뿐, 2025년 이전 만기인 분량도 겨우 8%다. 주정부·지방정부도 현금이 풍부해 세계 금융위기를 전후한 2007∼2009년보다 상황이 훨씬 낫다. 금리 인상에 민감한 주택 시장만 침체를 겪고 있을 뿐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잔액은 늘고 있다.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전월보다 0.3% 상승해 물가 상승률이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근로자 급여와 각종 혜택을 측정하는 고용비용지수(ECI)도 3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1.2% 올랐다. 급여 상승률이 이처럼 높게 유지된다는 것은 가계가 저축분을 다 써도 계속 지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준이 물가 안정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GLOBAL-FOREX/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차 업계 3분기 고수익에도 투자자들 회의적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의 많은 자동차 관련 업체가 월스트리트의 3분기 수익 예상치를 충족하거나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수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자동차 판매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거시경제적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일부 소비자는 시장에서 이탈한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저렴한 모델에 눈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게다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는 업계에 불길한 역풍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시장환경이 소비자들에게 버겁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차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금 비싸게 지불하더라도 신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있다고 확신한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컴퓨터 칩과 기타 부품 부족으로 대리점에 신차 재고가 고갈되면서 판매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신차 가격은 32% 급등해 지난해 말 평균 4만5743달러(약 6520만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앞으로 높은 수익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폴크스바겐(VW)·테슬라 같은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3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하락율은 18%다. 대형 은행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신차 마진을 압박하는 새로운 가격 압력이 곧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구매자는 높은 대출금리 탓에 시장에서 발을 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고객은 금리가 6%에 이르자 신차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갈지 내년 봄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심산이다. 포드의 경영진은 요즘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민감한데다 할부기간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고가 모델에 눈 돌리는 소비자가 감소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환경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몇몇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동차 구매자들은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해왔다. 이로써 자동차 메이커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을 상쇄할 수 있었다. 현재 많은 원자재 가격이 봄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원자재 가격이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부품 공급업체들로부터 2년간 이어진 자동차 고가행진 기간 중 거둔 짭짤한 수익 가운데 일부를 분담하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다. 포드 측은 원자재·물류 비용, 공급업체에 대한 지불금 증가 등으로 올해 9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VW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장기 투자 전략 업데이트를 내년 봄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자동차 제조업계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는가 하면 전기자동차 공장을 확장하면서 수년간 수익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GM-RESULTS/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의 안내에 따라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을 타본 뒤 내리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 사장부터 자르고 "퇴직금 못 준다" 했던 머스크, 해고 폭풍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대대적인 인력 감원 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회사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해고 계획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NYT에 머스크가 이르면 주말부터 직원 해고를 시작할 계획이었고, 일부 매니저들은 해고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WSJ도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위터가 광범위 해고 계획 초안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전체적인 감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내부 관계자들은 엔지니어를 포함해 다양한 직종에서 해고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직원 75%를 해고하겠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로스 거버 ‘거버 가와사키 자산투자운용’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머스크 측 인사로부터 "대략 50% 정도가 해고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과정에서 자금을 지원한 인물이다. 머스크는 지난 6월 트위터 직원들과의 원격 회의에서 ‘해고는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트위터 직원들은 트위터 인력 구조조정이 10월 안에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1일이 특정 계약 조건을 채운 트위터 직원들에게 주식 매수 권리를 부여하는 ‘베스팅 데이’라는 점에서다. 결국 머스크가 해고 대상 직원들에게 주식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그 전에 감원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만 트위터 인수 계약에 따라 머스크는 해고 직원들에게도 주식 대신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머스크는 이미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와 네드 시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자신이 사실상 해고했다. NYT는 머스크가 이들에게 ‘황금 낙하산 조항’에 따른 특별 퇴직금 지급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황금 낙하산은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비해 경영진 신분 보장을 위해 이들에게 거액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는 조항을 말하다. 머스크 논리는 ‘타당한 이유’에 따라 해고된 경영자에게는 ‘황금 낙하산’ 퇴직금을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초반 머스크는 감원 등을 통한 회사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 인수로 부채가 130억달러 급증한 트위터가 앞으로 매년 10억달러 이상 이자 비용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hg3to8@ekn.krTWITTER-M&A/MUSK-INVESTOR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로이터/연합뉴스

"75% 해고?" 초조한 트위터 직원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 미디어 트위터 인수를 완료하자 직원들은 해고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후 인력 75%를 해고할 것이라는 사실이 보도된데다 실제로 인수가 끝나자마자 경영진을 대거 내보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 체제가 현실화하면서 직원들은 그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직원들은 사내 메시지창으로 누가 해고됐는지, 그들의 업무가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 등등 새로운 소식을 검색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미 파라그 아그라왈 전 CEO와 네드 시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같은 최고경영진이 해고된 상황에서 다른 고위 간부들도 머스크의 인수팀과 얘기를 나눈 뒤 사라지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고 있다. 사내에서는 머스크 CEO가 이끄는 테슬라 엔지니어들이 이례적으로 진 치고 앉아 업무를 살피고 있다. 머스크 CEO 측 변호인단도 측면에서 지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머스크 CEO 측 관계자는 현재 그가 트위터와 직원들의 재능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날로 고조되는 것은 인력 감축과 변화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들은 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머스크 CEO는 직원들에게 최대한을 요구하고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의 경우 가차 없이 교체하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앞서 트위터 투자자 등에게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 인수 후 인력 75%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올해 들어 1000명 이상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가 기정사실화한 이달 들어서만 530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TWITTER-M&A/MUSK-INVESTORS 트위터 로고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 "곡물 협정 참여 중단"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러시아가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농산물 수출에 관한 협정 이행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이날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영국 전문가들의 참여 속에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에 대해 테러 공격을 가한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날 새벽 4시 20분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이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에 테러 공격을 가했다"며 "이번 공격은 도시에 대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드론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드론 공격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16대를 동원해 흑해의 러시아 선박 공격에 나섰다면서 영국 군사 전문가들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대부분 격추됐지만 자국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작은 손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의 밀·옥수수·해바라기씨유 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흑해를 통한 수출 길이 막히자 세계 식량시장은 요동쳤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 아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을 체결했다. 흑해 통과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 동안 한시적으로 보장한다는 게 협정 내용이었다. 이로써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이 재개됐다. 러시아도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금융 제재 등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협정 덕에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90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출했다. 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세계 식량 가격도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하면서 세계 곡물 가격은 다시 들썩일 것으로 우려된다.FILES-UKRAINE-RUSSIA-UN-CONFLICT-US 지난 8월 14일(현지시간) 기아에 직면한 나라들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이 임차한 첫 선박 ‘브레이브 커맨더’호가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밀을 선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2만3000t을 실은 배는 이날 에티오피아로 출항했다(사진=AFP/연합뉴스).

[화제의 인물] ‘변화’ 택한 영국…인도계 리시 수낵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57대 영국 총리로 선출된 것은 ‘변화’라는 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그가 42세로 210년만의 최연소 총리라는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과거 대영제국 식민지 혈통인 인도계로서 총리직에 올랐기 때문이다. 영국 내각 역사상 비(非)백인이 총리 자리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임은 분명하다. 이로써 영국에서 유색인종이 총리와 런던 시장직을 맡게 됐다.이는 미국이 과거에 변화를 보여준 것과 모양새가 비슷하다. 미국에서 사회적 소수인 흑인이 제44대 대통령(버락 오바마)으로 선출되고 연임까지 성공한 것은 다양성 확대에 대한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에서 유색인종 대통령이 나오는 데 232년이나 걸렸다.영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수낵 총리는 전임 리즈 트러스를 44일만에 사임하도록 만든 ‘경제 실패정책’의 여파로 영국 경제가 충격에 휩싸인 상황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트러스 내각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에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는 대규모 감세까지 추진해왔다. 하지만 파운드화 가치 급락, 국채금리 상승, 국가신용도 불안 같은 결과들이 초래되고 말았다.수낵 총리는 56대 총리 선출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었던 올해 여름 내내 트러스 당시 외교장관이 내세운 감세와 차입확대 정책을 강력히 비판한 인물이다. 따라서 수낵 총리는 트러스의 경제정책과 뚜렷한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수낵 총리는 "영국이 위대한 나라지만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며 "그게 내가 보수당 지도자이자 차기 총리로 나서려는 이유"라고 개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첫 내각 회의에서 수낵 정부는 연금·사회수당 인상, 국방예산 증액, 셰일가스 시추 허용 등등 트러스 내각이 추진한 경제정책은 거의 모두 버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재정지출 확대를 뼈대로 한 트러스 전 총리와 반대되는 정책으로 재정건전성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게다가 수낵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공공부문 지출을 줄일 계획이다. 현지 일간 가디언은 관리들을 인용해 수낵 정부의 새로운 조치에 따라 앞으로 4년간 예산이 적어도 7.8% 절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영국 경제와 사회에 깊은 변화를 몰고 온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 시절과 비슷한 긴축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낵 총리는 각종 개혁안이 담긴 ‘중기재정전망’을 다음달 17일(현지시간) 발표한다. 이번 재정 계획에는 400억파운드(약 65조8000억원)로 추산되는 재정 부족분을 메울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의사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수낵 총리는 영국 최고 명문 사립고교와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정치·경제를 공부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까지 밟았다. 이후 금융계에 진출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파트너 등으로 일하다 2015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EPA/연합).

英, 에너지 기업 ‘횡재세’ 부과 카드 만지작?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영국 총리실이 지난주 에너지 기업에 대한 초과 이윤세, 이른바 ‘횡재세’ 부과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글로벌 석유 메이저 셸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덕에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의 일이다.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이날 셸이 올해 3분기에 94억5000만달러(약 13조4700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1억달러의 배를 넘는 액수로 셸 창사 이래 두 번째 규모다.미국의 석유 재벌 엑손모빌은 3분기에 197억달러의 영업수익을 올렸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는 2분기의 179억달러를 뛰어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미국의 7대 정유업체 셰브런도 3분기에 112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도 올해 3분기 순이익이 66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업계의 역대급 호조가 계속되는 셈이다.현재 영국의 재정에서 부족분은 400억파운드(약 65조9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이 타는 총리실은 이달 31일로 예정했다 다음달 17일로 발표를 연기한 ‘중기재정전망’에 모든 선택지가 올려져 있다고 강조했다.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리시 수낵 총리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기존 ‘에너지기업 초과 이윤 세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나딤 자하위 국무조정실장은 수낵 총리와 헌트 재무장관이 다음달 17일에 앞서 모든 선택지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했다.총리실은 은행에 대한 횡재세 부과도 배제하지 않았다. 은행들 역시 금리 급등으로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셸은 유럽 최대 석유·가스 기업이다. 세계 전역의 고용 인력만 8만명에 이른다. 셸은 석유·가스 시추, 주유소 운영 사업을 영위 중이며 발전 사업도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수낵 총리가 에너지 기업 초과 이윤세 도입을 선언한 것은 재무장관 시절인 지난 5월이다. 그는 당시 도입 첫 해에 50억파운드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셸 측은 초과 이윤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북해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셸의 시니어드 고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셸이 과거보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익이 없으니 과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영국 시민들 사이에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그동안 석유 기업들은 감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북해에 대한 투자 덕이다. 다시 말해 최근 몇 년 동안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셸 같은 에너지 기업들이 영국에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 뜻이다.총리실 대변인은 횡재세 증액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선택지가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고 답하는 게 정확할 듯하다"고 말했다.이에 에드 밀리밴드 전 노동당 대표는 "적절한 횡재세로 에너지 기업들이 적절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거들었다.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총리 질의응답 시간에 리시 수낵 총리(왼쪽)와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이 나란히 앉아 미소를 주고 받고 있다. 총리실 대변인은 횡재세 증액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가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사진=AP/연합뉴스).

글로벌 겨냥하는 韓 게임사…PC 신작으로 눈 돌린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잇달아 PC온라인 게임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PC온라인 신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 넥슨, PC 신작 줄줄이 글로벌 출격 대기 중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 중 PC온라인 게임을 가장 많이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넥슨이다. 넥슨이 준비 중인 신작 중 PC 플랫폼을 지원하는 신작은 ‘워 헤이븐’과 ‘퍼스트 디센던트’, ‘베일드 엑스퍼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이다. 넥슨은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도 이들 게임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워헤이븐’은 중세풍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16대16으로 나뉜 플레이어들이 전장에서 백병전을 벌이는 액션 게임이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글로벌 베타 테스트에서는 시원한 타격감의 액션, 팀 단위로 벌어지는 전략적인 싸움이 주목을 받고 있다. 넥슨 산하의 개발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와 TPS(3인칭 총싸움게임) ‘베일드 엑스퍼트’도 글로벌베타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오래 전부터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은 PC콘솔 멀티플랫폼 장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연내 출시를 확정지었다. 그밖에 넥슨의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데뷔작 ‘데이브 더 다이브’는 지난 27일 스팀(Steam)에 얼리액세스로 출시됐다. ◇ 넷마블 "모바일에서 PC로"…지스타 출품작 모두 PC 플랫폼 지원 올해 실적 악화로 고민이 커진 넷마블도 모바일에서 PC온라인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분위기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ARISE) △아스달 연대기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등 신작 4종을 선보인다. 4종 모두 PC 플랫폼을 지원한다. 이중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과 ‘하이프스쿼드’는 PC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은 TPS와 진지점령(MOBA) 장르가 혼합된 장르로 다음달 10일부터 파이널테스트를 진행한다. ‘하이프스쿼드’는 미래 도심에서 펼쳐지는 실시간 배틀로얄 게임으로, 다양한 무기를 선택해 근접전 위주로 진행되는 3인 스쿼드 전투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밖에 ‘나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아스달 연대기’는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작품으로 개발 중이다. ◇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도 PC 게임으로 ‘눈도장’ 게임업계 ‘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로 불리는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PC온라인 게임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30일 ‘문 브레이커’를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후 최근 첫 번째 업데이트를 통해 인게임 유료 화폐를 삭제하며 수익모델에 변화를 줬다. 단기적인 수익에 매몰되기 보다는 이용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12월 2일 PC·콘솔 신작인 서바이벌 호러 장르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24일 생존 FPS(1인칭총싸움게임) ‘디스테라’를 얼리액세스로 출시한다. PC 게임 ‘디스테라’는 박진감 넘치는 슈팅 기반의 전투 시스템은 물론 채집, 제작, 건설, 등 생존 게임의 요소도 함께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네오위즈는 해외 게임쇼를 휩쓴 ‘P의 거짓’(PC 콘솔 지원)과 함께 힐링 어드벤처 게임 ‘아카‘(PC)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hsjung@ekn.kr카트라이더: 드리프트.넷마블이 다음달 지스타에서 선보일 작품 4종.문브레이커.디스테라.P의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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