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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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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 업계 3분기 고수익에도 투자자들 회의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31 11:49

앞으로 높은 수익 달성 어려울 것… "신차 마진 압박하는 새로운 가격 압력 곧 나타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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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오토 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의 안내에 따라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 픽업트럭을 타본 뒤 내리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의 많은 자동차 관련 업체가 월스트리트의 3분기 수익 예상치를 충족하거나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수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자동차 판매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거시경제적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일부 소비자는 시장에서 이탈한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저렴한 모델에 눈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게다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는 업계에 불길한 역풍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시장환경이 소비자들에게 버겁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차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금 비싸게 지불하더라도 신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있다고 확신한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컴퓨터 칩과 기타 부품 부족으로 대리점에 신차 재고가 고갈되면서 판매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신차 가격은 32% 급등해 지난해 말 평균 4만5743달러(약 6520만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앞으로 높은 수익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폴크스바겐(VW)·테슬라 같은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3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하락율은 18%다.

대형 은행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신차 마진을 압박하는 새로운 가격 압력이 곧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구매자는 높은 대출금리 탓에 시장에서 발을 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고객은 금리가 6%에 이르자 신차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금리가 내려갈지 내년 봄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심산이다.

포드의 경영진은 요즘 소비자들이 가격인상에 민감한데다 할부기간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고가 모델에 눈 돌리는 소비자가 감소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환경이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몇몇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자동차 구매자들은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해왔다. 이로써 자동차 메이커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통을 상쇄할 수 있었다. 현재 많은 원자재 가격이 봄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원자재 가격이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부품 공급업체들로부터 2년간 이어진 자동차 고가행진 기간 중 거둔 짭짤한 수익 가운데 일부를 분담하라는 압력까지 받고 있다.

포드 측은 원자재·물류 비용, 공급업체에 대한 지불금 증가 등으로 올해 9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VW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장기 투자 전략 업데이트를 내년 봄까지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자동차 제조업계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수십억달러를 투입하는가 하면 전기자동차 공장을 확장하면서 수년간 수익이 그리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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