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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日 경제 위축은 美와 금리차이 탓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경제가 지난 7~9월 예상밖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 0.3%, 연간 환산 성장률(연율)로는 마이너스 1.2%다. 9개월간의 성장은 끝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엔화 약세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잠식하고 기업들의 힘을 약화시킨 탓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판에 일본은 금리를 최저로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쓰비시UFJ리서치앤드컨설팅의 고바야시 신이치로 수석 연구원은 이번 깜짝 발표 결과가 "수입 서비스 가격의 급등과 관련 있다"며 "일본 경제는 다음 분기에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즈호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의 사카이 사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일본 내 소비가 전보다 원활했다"며 "이는 일본이 ‘코로나19와 더불어 사는 삶’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엔화 가치 급락은 금리를 낮게 유지한 일본은행 탓이다. 미국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면서 엔화와 달러화 사이에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이에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챙기고자 달러화로 몰리면서 엔화 매도를 견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출기업, 해외 수익과 투자가 많은 다른 일본 기업에 어느 정도 득이 됐다. 그러나 기업과 소비자 모두 원자재든 완제품이든 수입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일본 내수 시장에 가해지는 플러스 요인보다 스트레스가 더 큰 것이다. 엔화 약세 탓에 일본은 기록적인 무역적자를 경험해야 했다. 2021회계연도 상반기(2021년 4~9월)에 수입액은 거의 45% 급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연료 가격 때문이다. 반면 수출액은 20%도 채 늘지 못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앵그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자료에 나타난 무역 측면과 관련해 "3분기 수입 급증은 기업과 가계가 소비로 돌아서면서 일본의 회복 속도에 견인력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보폭을 맞추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해외 수요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코로나19와 더불어 사는 삶에 적응 중이라는 것, 지난달 재개된 관광업, 인플레이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밑도는 내수의 완만하고도 지속적인 회복에 기여할 것 같다고 고바야시 연구원은 말했다. 게다가 일본은 경제의 디지털화를 밀어부치고 있다. 이 역시 기업 투자를 계속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Japan Financial Markets 지난 1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엔/달러 환율 표시 전광판 앞에 마스크를 쓴 어느 남성이 서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판에 일본은 금리를 최저로 유지해 엔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사진=AP/연합뉴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애플·삼성 공급망 다각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과 대만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공급망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미국으로부터 반도체를 조달받기 위한 준비하는 등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들에게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공급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애플 내부 회의에서 "애플은 애리조나 주에서 칩을 사들이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애리조나 공장은 2024년에 가동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2년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관련 계획이 구체화되면 유럽에서도 반도체를 조달받을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재조정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의 생산역량과 능력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아시아 의존도를 줄이는 데 있어 중대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쿡 CEO가 언급한 구매처는 현재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인 대만 TSMC로 보인다. TSMC는 120억 달러를 들여 2024년부터 애리조나에서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TSMC는 애플의 핵심 공급처로 꼽힌다. 애플은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있지만 생산은 TSMC에 위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쿡 CEO는 "전 세계의 프로세서 공급 중 60%가 대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 또한 TSMC와 마찬가지로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인텔 또한 쿡 CEO가 언급한 공급처 중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인텔은 수년 동안 애플의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 해왔다. 그러나 애플이 인텔에서 받던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한 부품으로 교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럴 가능성은 낮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애플이 아시아 위탁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과 유럽 등 현지에서 반도체를 조달받기 위한 움직임은 중국과 대만의 갈등을 포함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따른 직격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만 의존도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더 이상 중국에서 경영을 이어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한 듯, 반도체 위탁생산에 있어서 대만 TSMC보다 자유롭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15일 투자자 설명회에서 "요즘 만나는 고객들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위험해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삼성 파운드리는 새로운 공급처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5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위한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이어왔으며 퀄컴 등의 거대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애리조나에서 건설 중인 공장이 애플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짚었다. TSMC에 따르면 이 공장은 5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월 2만장의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향후 3나노미터 공정을 원하는 애플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TSMS가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공정 수준을 높이거나 애플이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덜 복잡한 제품에 적용하는 가능성이 거론된다.USA-RUSSIA/SOFTWARE 애플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삼성전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

인플레 둔화에도 매파적인 美 연준…"더 많은 금리인상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연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몇 줄기 희망이 있다"면서도 "광범위한 물가상승률 완화의 지표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물가상승률을 우리의 목표치(2%)로 되돌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의 통화정책을 달성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더 많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 물가의 상승세도 둔화해야 한다며 "아직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비스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경직돼 있고 이로 인해 임금에 상방 압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실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걸리는 정책 시차에 대해선 일부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18개월에서 2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따라서 연준은 "물가상승률 외에 다른 경제 지표들도 통화정책 경로의 이정표로 삼아야 한다"라고 보스틱 총재는 밝혔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8.2%)은 물론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7.7% 상승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물론 4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에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기대 속에 연준의 통화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일찍 막을 내릴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이 연준 고위 인사들의 다수 견해다.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이날 한 온라인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나 높다"라며 "연준의 초점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둔화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최근 들어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통화정책이 이미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진입한 상태라며 "향후 몇 달 안에"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블룸버그 인터뷰와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하커 총재는 "신용카드 구매 데이터를 보면 미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느려지고 있다"며 "주택 투자가 감소했고 제조업 호황마저 꺾이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USA-FED/BOSTIC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뉴욕증시, 인플레 둔화·폴란드 미사일 소식 속 상승…나스닥 1.45%↑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뉴욕증시는 생산자 물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다. 다만 폴란드에 러시아 발사 추정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상승분이 축소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7% 오른 3만 3592.9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87% 상승한 3991.73으로, 나스닥지수는 1.45% 상승한 1만 1358.41로 장을 마감했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도 이전보다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났다는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폴란드에 러시아 발사 추정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한때 하락세로 전환됐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그러나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미 국방부는 이후 일단 해당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달러-엔 환율도 장중 전날보다 1.4%가량 하락한 137.690엔까지 떨어지며 위험회피 심리에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 엔화 강세 속에 달러지수도 한때 105.300까지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는 이미 미국의 생산자물가가 둔화했다는 소식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였던 0.4% 상승보다 낮은 것으로 전월치인 0.2% 상승과 같은 수준이다. 10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8.0% 올라 전월치인 8.4%보다 상승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 월가 예상치인 8.3% 상승도 밑돌았다. PPI는 지난 3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급등하며 역대 최고 상승률을 찍었었다. 이후 상승 폭이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위험회피 심리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소식에 9bp가량 하락한 3.76%까지 밀렸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 금리는 10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하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고, 이후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조만간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언급해 속도 조절론에 힘을 보탰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보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면서도 정책은 시차를 두고 작동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소매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 점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 월마트는 3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하고, 연간 전망치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6% 이상 올랐다. 건축자재 유통업체 홈디포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주가는 1.6%가량 올랐다. 미국 뉴욕주의 11월 제조업 활동도 4개월 만에 확장세로 전환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전월보다 13.6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 지난 10월에는 수치가 -9.1을 기록한 바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생산자물가의 둔화도 연준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이번 수치는 연준의 피벗(가능성)을 끌어올린다"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 가격이 어떠한지, 그리고 그것들이 오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투자 오피스에 마이크 로웬가트는 CNBC에 "PPI는 확실히 인플레이션 추세가 아래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기름을 부었다"라며 "시장은 지난주 소비자물가 하향 소식을 받아들였고, 이날 초기 반등도 그와 비슷했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1포인트(3.41%) 오른 24.54를 기록했다.USA-STOCKS/ (사진=로이터/연합)

세계 4위 부호 베이조스 "재산 대부분 기부하겠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 세계 4위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14일(현지시간) 자기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산 규모가 1240억달러(약 165조원)에 이르는 베이조스는 이날 방영된 CNN 방송과 인터뷰 도중 "이 돈을 나눠줄 수 있는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 중대한 문제가 많다”며 “이런 중대 문제들을 끝내는 방법은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해결과 분열된 정치 지형 통합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돈이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조스가 재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베이조스의 기부는 2020년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100억달러 기부를 공약하고 그보다 앞서 노숙자 돕기와 어린이 교육에 20억달러를 내놓은 게 거의 전부였다. 베이조스는 세계 억만장자들의 기부 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공동 설립한 더 기빙 플레지에는 28개국의 억만장자 23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스콧도 동참 중이다. 기부에 인색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베이조스는 인터뷰에서 "효율적이지 않은 기부 방법이 너무 많다"며 기부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경기침체에 놓여 있진 않지만 곧 그런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지금 상태가 "기술적인 경기침체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면서 "경제가 지금은 좋아 보이지 않는데다 여러 경제 분야에서 해고가 잇따르고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가 해줄 수 있는 충고는 리스크를 가능한 한 줄이라는 것"이라며 TV나 자동차 구매 같은 지출 계획은 미루고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최선을 희망하면서 최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FILES-US-TECHNOLOGY-AMAZON-BEZOS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사진=AFP/연합뉴스).

영국,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심사 보류…"독과점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영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심사를 보류했다. 양사의 합병이 런던∼서울 노선 여객과 화물 운송의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시장경쟁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런던과 서울을 직접 오가는 유일한 항공사이고 지금도 승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CMA의 이런 발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런던에서 서울로 향한 항공수요가 회복될 전망을 전제로 뒀다. 지난 2019년 기준 서울행 탑승객은 약 15만명으로 집계됐다. CMA는 두 항공사가 합병할 경우, 직항편이 없는 다른 항공사들의 경쟁력이 약해질 뿐더러 탑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서비스 저하 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물 운송 부분에서도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CMA는 "(합병은) 한국으로 제품을 운송하거나 한국에서 제품을 운송하는 영국 기업들에게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CMA는 다만 두 항공사의 합병 결정 유보는 최종 반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CMA는 양측에 이달 21일까지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CMA는 이를 토대로 합병 승인 여부를 28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제출안이 독과점 우려를 잠재우지 못할 경우 CMA는 28일부터 2차 조사를 실시한다. CMA의 콜린 래프터리 선임 이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런던∼서울 직항을 담당하는 핵심 항공사인데 이번 합병은 영국인과 기업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저하된 서비스를 받게될 리스크가 있다"며 "양측이 CMA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더욱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기 위해선 주요 14개국 승인을 얻어야 한다. 영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이미지.

韓 산업계, G20회의·美中회담 ‘글로벌 정치 이벤트’ 예의주시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국내 산업계 주요 기업들의 시선이 인도네시아 발리를 향하고 있다. 현지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미국-중국 정상회담 등 글로벌 정치 이벤트가 열리는 만큼 경제 관련 그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무역갈등 완화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유예 같은 희소식을 기대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대만 문제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며 서로 날을 세웠다. 다만 경제적 협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며 갈등 완화 여지를 남겼다는 게 이번 회담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위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시 주석이 적극적인 외부 활동에 나선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시 주석이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을 쌓으며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한다"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중국은 현존 국제질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유럽 정상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지 여부도 우리 기업들의 관심사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IRA에 반발하며 이를 개정하거나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달 초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나 협력 관계를 모색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 3연임이 확정된 이후 중국을 찾은 서방 지도자는 숄츠 총리가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 역시 눈길을 끈다.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는 만큼 산업계는 이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윤 대토령은 14일(현지시간) 개최된 ‘한-인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 등과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김영섭 LG CNS 사장 등 기업인들이 대거 함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자리에서 IRA 관련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를 감안해 IRA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IRA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보조금 약 7500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자국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우리나라와 유럽 일부 국가는 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G20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20개 국가의 모임이다. 이번 회의는 ‘함께 하는 회복, 보다 강한 회복’을 주제로 15~16일(현지시간) 발리에서 열린다. 회원국 중 러시아와 브라질, 멕시코 등을 제외한 17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이들은 식량·에너지 안보와 보건, 디지털 전환 등 3가지 세션에서 의견을 나눈다. 각자 이해관계에 맞게 국가 간 양자 회담 등도 연이어 개최된다. yes@ekn.krPYH2022111419550034000_P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

중국 10월 소매판매 0.5%↓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중국의 10월 소매판매가 추락한 반면 산업생산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0.5%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달 전인 9월의 2.5%와 시장 전망치1.0%보다 낮은 수치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같은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내수경기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난달 16일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기반해 고강도 방역을 펼치면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0% 늘었다. 그러나 이도 시장 예상치 5.3%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여파에 따라 4월 마이너스 2.9%로 떨어진 뒤 5월 0.7%로 반등했다. 이후 6월 3.9%, 7월 3.8%, 8월 4.2%, 9월 6.3%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10월에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1∼10월 누적 고정자산투자는 5.8%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1∼9월 누적치 5.9%보다 낮은 것이다. 국가통계국은 "중국 경제가 예상하지 못한 국내외 여러 변수의 영향을 견뎌내며 계속 회복해갔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내 경제회복 기반이 확고하지 않다"고 평했다.CHINA ECONOMY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재래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마스크 차림으로 채소와 과일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에서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고강도 방역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EPA/연합뉴스).

美 인플레 다시 살아날까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지난달 한풀 꺾였지만 소비자들의 물가 예상치가 다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14일(현지시간) 내놓은 10월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에서 1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이 5.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0.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도 한 달 전보다 각각 0.2%포인트 높아진 3.1%와 2.4%를 나타냈다. 조사에 응한 응답자들은 1년 뒤 휘발유 가격이 4.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름 값이 오르리라는 우려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휘발유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전달 0.5%보다 4%포인트 이상 커져 2013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1년 뒤 식품 가격도 전달의 6.8% 상승을 넘어 7.6%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집값은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인 2% 상승이 예상됐다. 이번 조사에서 1년 후 실업률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42.9%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러나 1년 뒤 가계수입이 4.3% 늘고 소비지출 증가율도 전달보다 1.0%포인트 높아진 7%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US-DECLINING-GAS-PRICES-HELP-TO-EASE-INFLATION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엘크그로브빌리지의 한 주유소에서 고객이 주유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기름 값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게 아닌가 하는 낙관론이 일고 있었다(사진=AFP/연합뉴스).

비둘기인 듯 매파 같은 美 연준?…"할 일 아직도 많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긴축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발표된 것을 계기로 불거진 연준 피벗(정책 변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워싱턴지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가 지금까지 많은 것을 해왔지만 할 일이 아직도 남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연준이 75bp(1bp=0.01%포인트)와 같은 속도에서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금리인상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금리인상이 중단되기 전까지 "갈야 할 길이 남았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떨어질 때까지 기준금리는 앞으로 계속 오르고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았다. (기준금리 인상은) 다음 회의나 두 번의 회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인 스탠스가 지속되고 있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둔화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의 상승 랠리를 억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정책 선회 기대감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준은 자금조달비용 상승과 증시 하락을 통해 경기활동을 둔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파월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거두절미하고 매파적인 발언들을 쏟아낸 것도 증시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 힘입어 강한 반등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 당시 경제고문으로 지내왔던 제이슨 퍼맨 하버드대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상승랠리가 나온다면 연준은 금리를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게 올려야 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상승분이 모두 반납되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저질렀던 정책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볼커 전 의장은 1980년 초반 당시 경기가 침체에 빠진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같은 해 7월까지 9%대로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자 결국 연준은 몇 개월 뒤 금리를 20%대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우리가 제약적인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두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최대 고용보다)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고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 역시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몇 가지 증거를 목격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인플레 하락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에서도 최종금리 상단이 더 높아질 것이란 방향으로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5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30분 기준,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0.6%로, ‘빅 스텝’이 거의 유력시되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3.75%∼4.00%에서 4.25%∼4.5%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내년 1월의 경우 금리가 최소 50bp 인상될 가능성이 전날 46.8%에서 51.3%로 올랐다.USA-FED/JOBS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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