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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2인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워싱턴지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빠른 속도로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가 지금까지 많은 것을 해왔지만 할 일이 아직도 남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연준이 75bp(1bp=0.01%포인트)와 같은 속도에서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금리인상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금리인상이 중단되기 전까지 "갈야 할 길이 남았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떨어질 때까지 기준금리는 앞으로 계속 오르고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았다. (기준금리 인상은) 다음 회의나 두 번의 회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인 스탠스가 지속되고 있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둔화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의 상승 랠리를 억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정책 선회 기대감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준은 자금조달비용 상승과 증시 하락을 통해 경기활동을 둔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파월 의장이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거두절미하고 매파적인 발언들을 쏟아낸 것도 증시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에 힘입어 강한 반등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 당시 경제고문으로 지내왔던 제이슨 퍼맨 하버드대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상승랠리가 나온다면 연준은 금리를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게 올려야 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상승분이 모두 반납되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저질렀던 정책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볼커 전 의장은 1980년 초반 당시 경기가 침체에 빠진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같은 해 7월까지 9%대로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자 결국 연준은 몇 개월 뒤 금리를 20%대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우리가 제약적인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두 측면에서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최대 고용보다)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고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 역시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는 몇 가지 증거를 목격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인플레 하락 추이를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에서도 최종금리 상단이 더 높아질 것이란 방향으로 조심스레 점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5일 한국시간 오후 12시 30분 기준,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80.6%로, ‘빅 스텝’이 거의 유력시되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3.75%∼4.00%에서 4.25%∼4.5%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내년 1월의 경우 금리가 최소 50bp 인상될 가능성이 전날 46.8%에서 51.3%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