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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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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日 경제 위축은 美와 금리차이 탓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16 11:21

日은 금리 최저로 유지…소비자와 기업들 수입물가 상승으로 타격

Japan Financial Markets

▲지난 1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엔/달러 환율 표시 전광판 앞에 마스크를 쓴 어느 남성이 서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판에 일본은 금리를 최저로 유지해 엔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사진=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세계 3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경제가 지난 7~9월 예상밖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 0.3%, 연간 환산 성장률(연율)로는 마이너스 1.2%다. 9개월간의 성장은 끝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엔화 약세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잠식하고 기업들의 힘을 약화시킨 탓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판에 일본은 금리를 최저로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쓰비시UFJ리서치앤드컨설팅의 고바야시 신이치로 수석 연구원은 이번 깜짝 발표 결과가 "수입 서비스 가격의 급등과 관련 있다"며 "일본 경제는 다음 분기에 성장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즈호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스의 사카이 사이스케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8월 코로나19 감염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일본 내 소비가 전보다 원활했다"며 "이는 일본이 ‘코로나19와 더불어 사는 삶’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엔화 가치 급락은 금리를 낮게 유지한 일본은행 탓이다. 미국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면서 엔화와 달러화 사이에 금리 차이가 벌어졌다. 이에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챙기고자 달러화로 몰리면서 엔화 매도를 견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출기업, 해외 수익과 투자가 많은 다른 일본 기업에 어느 정도 득이 됐다. 그러나 기업과 소비자 모두 원자재든 완제품이든 수입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일본 내수 시장에 가해지는 플러스 요인보다 스트레스가 더 큰 것이다.

엔화 약세 탓에 일본은 기록적인 무역적자를 경험해야 했다. 2021회계연도 상반기(2021년 4~9월)에 수입액은 거의 45% 급증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연료 가격 때문이다. 반면 수출액은 20%도 채 늘지 못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스테판 앵그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자료에 나타난 무역 측면과 관련해 "3분기 수입 급증은 기업과 가계가 소비로 돌아서면서 일본의 회복 속도에 견인력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보폭을 맞추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해외 수요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코로나19와 더불어 사는 삶에 적응 중이라는 것, 지난달 재개된 관광업, 인플레이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밑도는 내수의 완만하고도 지속적인 회복에 기여할 것 같다고 고바야시 연구원은 말했다.

게다가 일본은 경제의 디지털화를 밀어부치고 있다. 이 역시 기업 투자를 계속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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