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이슈분석] ‘킹달러’ 시대 막 내리나?…"내년부터 흐름 반전될 듯"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때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돌파하지 않을까 우려하게 만들었던 ‘킹달러’의 기세가 최근 들어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 하락, 미국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 도달 등의 영향으로 미 달러화가 내년부터 본격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거래소의 12월물 달러인덱스 선물은 지난 18일 106.826으로 마감했다. 20년래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9월 27일(114.047)과 비교하면 7% 가까이 빠졌으며 이달에만 4%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 경우 월간 기준으로 2010년 9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게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40여 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던 미국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둔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좁힐 수 있다는 관측이 달러화 약세를 이끌었다고 FT는 분석했다. FT는 또 미국의 주택시장과 제조업 분야 등의 경기지표를 살펴봤을 때 미국 경제 전반이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호주 투자은행 맥쿼리의 씨에리 위즈먼 전략가는 "미국 내 모든 것들이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을 가리키고 있어 내년 1분기에 경제가 둔화될 것"이라며 "이는 달러 약세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세계 주요국 통화들의 가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 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 9월 1유로당 0.95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1.04달러까지 오르는 등 ‘1유로=1달러’라는 패리티가 본격 회복됐다. 지난달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엔을 돌파하면서 32년만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일본의 엔화가치 또한 최근에 달러당 139엔∼140엔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킹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 역시 연말까지 달러당 1500원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됐었지만 지난 18일 달러당 1340.3원에 마감하는 등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서 달러화가 이미 고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긴축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금리인상이 곧 종료될 것이란 방향에 무게를 실으면서다. 영국 금융기관 HSBC의 외환 전략가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1년 동안 지속됐던 달러 강세 흐름이 내년부터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화가) 고점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HSBC는 이어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곧 사라질 것이라며 채권시장에서의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달러화가 앞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베팅하는 트레이더들이 최근 들어 1년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달러화가 강세를 다시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타나시오스 뱀바키디스 주요 10개국 외환 전략 총괄은 "이번 달러화 가치 하락이 과잉반응으로 보인다"며 달러화가 지난 9월 최고점을 돌파하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 해도 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콘베라의 조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달러가 고점을 찍었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연준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미 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대형 은행들, 경기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 월스트리트의 일부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대형 은행들의 펀드매니저 대다수는 이를 일축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해본 결과 응답자 가운데 무려 92%는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답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티그룹은 미 경제 성장률이 곤두박질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계속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이른바 ‘파월 푸시(Powell Push)’ 시나리오에 빠져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블랙록의 웨이 리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각국 중앙은행이 과도하게 긴축해 경제를 중간 정도의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따른 피해가 한층 분명해져야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전략가는 미국의 성장둔화, 기업 수익 하향 조정 및 높아진 물가 압력에 대해 지적하며 자사의 선진국 시장 주식 비중 축소를 정당화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임박했다고 보는 BofA의 투자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BofA의 최근 조사 결과 투자자들은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 비중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7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행사 도중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려면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설에 사용한 차트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5~7%로 제시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16일 경제 전문 채널 CNBC와 인터뷰하면서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미국의 최종금리가 4.75~5.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리인상 ‘일시 중단’이 현재 테이블 위에 없으며 심지어 토론 대상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연준이 경기침체 유발 없이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가 점차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15일 경고한 바 있다. 금리인상이 주식 시장을 약세로 몰아가자 연준은 호황기의 친구에서 새로운 적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비둘기파적인 정책 전환이 가까운 시일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시티가 파월 푸시를 들먹이는 게 좋은 예다. 시티의 알렉스 손더스 전략가는 현재를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으로 분류했다. 그는 파월 푸시 시나리오에 따라 미 주식을 팔고 원자재 매입을 추천했다. 자산운용사 인베스코 또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연준이 금리인상 일시 중단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가 더 위험한 신호일 것"라고 표현했다.US-DOW-JONES-AVERAGE-FALLS-TO-LOW-FOR-YEAR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매장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심 어린 눈으로 주가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0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사진=AFP/연합뉴스).

COP27, ‘손실·피해기금’ 극적 합의 이뤘지만…구체화는 아직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사국들은 20일 그간 회의의 결과물인 ‘최종 선언’과 ‘손실과 피해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기후변화의 악영향은 주민의 비자발적 이주, 문화재 파괴 등 엄청난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면서, 손실과 피해에 대한 충분하고 효과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당사국들은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는 총회 내내 뜨거운 화두였다. 지난 6일 개막한 올해 총회는 당초 18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견해차로 20일 새벽까지 마라톤 연장 협상 끝에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세계 최빈국 연합을 대변하는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 장관은 "이번 합의는 기후 취약국의 목소리에 대한 응답"이라며 "우리는 지난 30년간 분투했고, 그 여정은 오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첫 긍정적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기뻐했다. 올해 파키스탄은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로 17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조 원의 물적 피해를 보았다. 수재민은 전체 인구의 약 15%인 3300만 명에 이른다. ‘손실과 피해’는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 비경제적 손실을 뜻하는 말이다. 해수면 상승, 홍수, 가뭄 등에 의한 인명 피해나 이재민 발생, 시설 파괴, 농작물 피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동안 개도국들은 보상을 위한 기금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선진국들은 이에 반대했다. 온난화의 주요 유발자로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데다 보상 액수도 천문학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COP27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어떤 종류의 피해를 보상 대상에 포함할지 또 언제부터 발생한 피해를 보상 대상으로 할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은 지난 20년간 발생한 기후 재앙으로 인한 피해액을 5250억달러(약 705조원)로 추정한다. 다른 조사에서는 그 액수가 2030년까지 5800억달러(약 77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다. 개도국은 이번 총회에서 선진국이 개도국을 위해 연간 1000억 달러(약 132조 원)의 기후변화 재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도 촉구했다. 이 막대한 재원 부담을 누가 질지에 관한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앞으로 정말 어려운 문제가 다가올 것이라면서 펀드 설정과 재원 조달과 관련한 당사국 간의 합의는 아직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총회에서 다수의 국가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해 되돌릴 수 없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행동계획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화석연료 감축 결의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과 석유 수출국 등의 행동에 아쉬움을 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합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생 에너지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화석 에너지 사용 중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총회 결과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유럽의 기후정책을 조율해온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은 (기후 대응의) 성패가 좌우되는 시기다. 그런데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인류와 지구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개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주요 배출국’의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위한 새로운 약속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영국에서 개최된 COP26의 의장인 알록 샤르마는 "과학자들은 2025년 전에 탄소배출이 정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번 합의문에는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석탄의 단계적 감축에 관한 명확한 후속 조치와 모든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약속도 빠졌다"며 "마지막의 에너지에 관한 문구가 최종 순간에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국과 산유국들이 온실가스 저감과 화석연료 에너지 이용의 단계적 중단을 방해하는 것을 지켜보고 크게 좌절했다"고 밝혔다.COP27 Loss and Damage Explainer 파키스탄 홍수(사진=AP/연합) EGYPT-UN-CLIMATE-COP27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사진=AFP/연합) Germany COP27 Climate Summit (사진=AP/연합)

경유 가격,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비축량 감소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원유 가격까지 따돌리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미자동차협회(AAA)와 에너지 데이터·분석 제공업체 OPIS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휘발유 가격이 14% 상승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편 경유 가격은 50% 껑충 뛰어 갤런당 5.35달러(약 7100원)에 이르렀다. 이로써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1.61달러까지 벌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23센트였다. 경유도 원유에서 정제돼 농업·제조업 설비 엔진과 트럭·기차의 연료로 쓰인다. 소비자 가격에는 정제 비용이 포함된다. 이는 정제 공정에 종종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가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경유 부족의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은 원유 수출보다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던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자 유럽에서 정제 비용이 치솟았다. 그 결과 발전소 같은 최종 소비자들은 천연가스에서 경유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해 이미 혹한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경유 공급은 억제됐다. 코로나19로 격리생활 중이던 미국인들이 음식·생필품 배달 주문을 늘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연료 수요 감소는 거의 없었다. 고물가는 숱한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경유 비용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가중된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돼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 한편 발레로에너지, 마라톤석유, 엑손모빌 등 메이저 정유사들은 이례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세 기업 모두 올해 들어 주가가 80% 넘게 껑충 뛰었다. 경유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 같진 않다. 그러나 다가올 겨울 날씨가 예년보다 춥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시티그룹의 원자재 시장조사 담당자인 에드워드 모스에 따르면 경유의 수요와 공급 차이는 하루 200만배럴에 이른다. 최근 프랑스 정유사 노동자들의 파업도 경유 부족의 한 원인이 됐다. 미국의 경유 재고는 2020년 여름 이래 계속 줄어 현재 이전 5년의 최저치를 10%나 밑돌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전체 소비량보다 2억배럴 더 많은 경유를 생산했다. 현재 미국 내 경유 부족 사태는 주로 수출, 그 중에서도 특히 유럽 수출에 기인한다. 투자은행 매쿼리그룹의 비카스 드위베디 글로벌 석유·가스 전략가는 WSJ에 "대서양 연안의 경유·난방유 비축량이 2500만배럴"이라며 "겨울이면 으레 이 가운데 2000만배럴이 소비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혹한이 찾아오면 2300만~2500만배럴도 쉽게 사라지고 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멕시코 연안 지역의 정유사들이 유지·보수 시즌을 끝내고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정유업체들은 파업에서 벗어나 속속 정상 가동에 들어가고 있다. 쿠웨이트에 새로 들어선 대규모 정유시설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요인들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지난해의 혹독한 겨울이 올해도 반복되면 경유 가격은 급등할 게 뻔하다.GLOBAL-MARKETS/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자리잡은 메이저 석유업체 마라톤석유의 유류 저장시설(사진=로이터/연합뉴스).

COP27, ‘손실과 피해’ 보상기금 조성에 극적 합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기후변화로 영향받은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촉발한 재난의 피해자인 개발도상국들은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의장인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조성 등 내용을 담은 총회 결정문이 당사국 합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개막한 올해 총회는 18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견해차로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 연장 협상 끝에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오랫동안 선진국들에 금전적 보상을 요구해온 개발도상국들의 승리로 평가된다. 올해 처음 정식 의제로 채택된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는 총회 내내 뜨거운 화두였다.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카리브해와 남태평양 등의 섬나라들이 피해 보상 촉구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손실과 피해 보상에 합의할 경우 기후 위기 촉발의 무한 책임을 지고 천문학적인 액수를 보상해야 하는 선진국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개발도상국도 보상금 공여자에 포함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처럼 기금 조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어떤 종류의 피해를 보상 대상에 포함할지 또 언제부터 발생한 피해를 보상 대상으로 할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은 지난 20년간 발생한 기후 재앙으로 인한 피해액을 5250억달러(약 705조원)로 추정한다. 일부 조사에서는 그 액수가 2030년까지 5800억달러(약 77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COP27 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와 지난해 글래스고 총회에서 합의한 온실가스 저감장치가 미비한 석탄화력발전(unabated coal power)의 단계적 축소도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총회에서는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발전뿐만 아니라 석유·천연가스 등 모든 종류의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당사국 모두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CLIMATE-UN/ 20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이 이집트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폐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COP27, ‘손실과 피해’ 보상기금 조성 합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에서 쟁점 사항이던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문제가 합의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기금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 선진국들이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그간 회의 참가국들이 설립 여부와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놓고 논의를 벌여 왔다. 지난 6일 개막한 올해 총회는 당초 18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을 비롯한 주요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견해차로 애초 일정을 넘기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 처음 정식 의제로 채택돼 총회 내내 뜨거운 화두였던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가 극적으로 합의된 것은 오랫동안 선진국을 상대로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해온 개발도상국의 승리로 평가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겪은 파키스탄,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카리브해, 남태평양 등의 섬나라들이 피해 보상 촉구에 앞장섰다. 한편,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는 우여곡절 끝에 의견이 모였으나, 온실가스 감축 등과 같은 다른 쟁점을 두고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최종 합의문은 아직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CLIMATE-UN/ 이집트에서 진행 중인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사진=로이터/연합)

[글로벌 증시 전망] 추수감사절 연휴로 한산할 듯…11월 FOMC 회의록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추수감사절 연휴라는 이벤트 속에서 방향성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공개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증시 향방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한 주 동안 약세를 보이면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01%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 1.6% 가량 떨어졌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대로 떨어지면서 탄력을 받았던 연준의 기준금리 속도조절 기대감도 힘이 빠진 모양새다. 이번 주에는 추수감사절 연휴로 거래량이 축소된다. 추수감사절 당일인 24일은 금융시장이 모두 휴장하고 다음날인 25일에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각각 오후 1시,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한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열리는 일은 총 3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한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23일에는 1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번 의사록을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스탠스는 물론 12월 금리인상 폭과 최종 금리 상단을 가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연준은 11월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4차례 연속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까지 올렸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회의 직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최종적인 기준금리 수준은 이전 예측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2월부터는 자이언트스텝이 아닌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다는 것은 비둘기파적이었지만 최종금리가 9월 점도표의 4.75%보다 높아질 가능성은 매파적이다. 또 지난 한 주 동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닐 카시카리 총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도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 부었다. 불러드 총재는 "과거엔 4.75∼5.0%로 제시를 했지만 금리를 최소 5%∼5.25%로 올려야 그나마 제약적인 영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도 "금리 추가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전까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멈췄다는 것을 확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높게, 더 오래 제약적인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침체 우려는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내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가까스로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기준 인플레이션은 현재 5%에서 내년 말에 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1.25% 포인트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는 5.00~5.25%까지 오르고, 내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이러한 관측은 업계에 비해 낙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성장이 둔화되어도 연준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랙록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연착륙이 일어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92%는 향후 12개월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주에는 베스트바이, 딕스스포팅굿즈, 노드스트롬, 달러트리, 아메리칸이글, 달러트리 등 소매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나온다.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지수 내 475개의 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평균 4.2% 증가했다. 그러나 에너지 업종을 제외할 경우 순이익은 3.6% 감소했다.NYSE WSTREET (사진=UPI/연합)

“美 경기침체 피할 가능성 높아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한 고위 이코노미스트가 소비자 지출, 임금·물가 관련 최신 데이터로 판단컨대 연준이 미 경제의 연착륙을 달성할 가능성은 약간 개선된 듯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안드레아 라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연구이사는 1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일부 데이터가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 다시 논의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며 "연착륙 달성 가능성에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은의 연구이사들은 정책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앞서 각 연은 총재가 받는 일련의 브리핑은 연구이사들의 감독 사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FOMC가 분기별 금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라포 연구이사는 다음달 13~14일 워싱턴에서 열릴 차기 FOMC 회의에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받을 브리핑 프레젠테이션 준비도 막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로 들어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40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덕이라는 것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17일 "많은 수요가 있고 그 수요를 충족시킬 노동자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네소타 상공회의소의 2022년 이코노믹 서밋에서 "경기 냉각의 증거를 많이 발견하지 못했다"며 "연준이 금리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라포 연구이사는 고용비용지수(ECI),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실업률 등 여러 데이터를 가리키며 최근의 수치가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2주 전 이미 다소 긍정적인 ECI가 발표되고 이어 CPI가 뒤따랐다"며 "PPI 역시 일부 상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줘 한동안 당황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개선점을 더러 접하니 안심됐다"며 "이는 연착륙 이야기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라포 연구이사도 다른 연준 인사들처럼 연준이 강경 입장에서 선회하려면 한 달 이상 지표를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 노동부는 다음달 13일 FOMC 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CPI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날 보고서에 좋은 소식이 담겨 새로운 금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Defining a Recession Explainer (AP) (사진=AP/연합뉴스).

"테슬라는 덤으로"…뉴질랜드서 집 팔기 위한 ‘통 큰’ 매물?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통화긴축 정책 등으로 뉴질랜드 주택 시장이 얼어붙자 전기차 테슬라를 무료로 주겠다는 주택 매물이 올라와 주목받고 있다. 19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부동산회사 바풋 앤 톰슨에 등록된 매물 중 하나는 "새로운 집과 함께 새로운 테슬라"라고 홍보되고 있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외각에 위치한 방 7개짜리 집으로, 가격은 180만 뉴질랜드 달러(약 14억 8500만원)지만 8주 동안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회사와 집주인은 주택구입 시 테슬라 모델Y를 무료로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해당 매물을 담당하는 프린스 카푸르는 "지난 8주 동안은 문의가 15건 밖에 안들어왔지만 테슬라를 내세우자 전화가 100통이나 왔었다"며 "집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작년 7월 선진국 중 처음으로 양적완화(QE) 정책을 중단했고 같은 해 10월에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리는 선제적 인상에 돌입했다. 이후 기준금리를 2차례 더 0.25%포인트씩 올린 후 이달까지 5차례 연속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뉴질랜드 기준금리는 3.5%인데 전문가들은 최소 4%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인상이 지속되자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뉴질랜드에 등록된 매물 호가는 작년 동월대비 평균적으로 3.4% 낮았고 평균 집값 또한 같은 기간에 7.5% 하락했다. 주택 판매량은 34.7%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또 뉴질랜드에서 집이 팔리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TESLA-RESULTS/ (사진=로이터/연합)

줄줄이 퇴사하는 트위터 엔지니어들…월드컵 앞두고 먹통 사태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트위터 시스템을 책임지는 엔지니어들이 잇따라 사퇴하자 먹통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이번 주 플랫폼 안전성 업무와 관련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20여 명을 해고했고, 머스크의 업무 지침에 반발한 엔지니어 수백 명도 회사를 그만뒀다. 머스크는 이달 초 전체 직원의 50%를 해고했고 최근에는 남은 직원들에게 "고강도 업무가 싫다면 퇴사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한 뒤 전날 오후까지 퇴사 여부를 결정하라고 일방 통보했다. 이에 기술직 인력을 포함한 많은 직원은 온라인 게시판에 작별 메시지를 올리며 퇴사를 알렸다. 특히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핵심 서비스 엔지니어의 3분의 2가 이탈하면서 트위터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AP 통신은 진단했다. 트위터를 떠난 한 엔지니어는 월드컵 관련 정보가 트위터에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먹통 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로버트 그레이엄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날려버릴 것 같다"며 "(트위터 시스템의) 불이 어느 순간 어떻게 꺼질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회사에 남은 일부 엔지니어들은 머스크가 적절한 테스트 없이 기존 서비스를 바꿀 경우 시스템 차질이 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 기술직 직원은 과거 자신의 팀에 엔지니어 15명 있었으나 현재 3∼4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모든 것이 부서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고의 사람들이 회사에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직원들 퇴사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엔지니어 전체 회의를 소집했다. 머스크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회의에 직접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난 6개월간의 소프트웨어 작업 성과를 요약해 보고하고, 두드러진 컴퓨팅 코딩 작업을 보여주는 스크린샷 10개를 찍어 자신에게 이메일로 발송하라고 엔지니어들을 더욱 압박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활동 정지 징계를 당한 미국 코미디언 캐시 그리핀과 캐나다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 보수 패러디 사이트 바빌론 비의 계정을 복구했다고 발표했다. 그리핀은 최근 머스크를 사칭한 메시지를 올렸다가 계정이 정지됐고, 피터슨은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에 대한 혐오 콘텐츠를 게재했다가 징계를 먹었다. 머스크는 이번 복원 결정에서 트위터에서 영구퇴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복구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USA TWITTER HEADQUARTERS 트위터 본사(사진=EPA/연합)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