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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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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1.20 15:13

올해 휘발유 가격 14% 오르는 동안 경유 50% 껑충…올해 혹독한 겨울 반복되면 더 급등할 것

GLOBAL-MARKETS/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자리잡은 메이저 석유업체 마라톤석유의 유류 저장시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비축량 감소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원유 가격까지 따돌리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미자동차협회(AAA)와 에너지 데이터·분석 제공업체 OPIS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휘발유 가격이 14% 상승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한편 경유 가격은 50% 껑충 뛰어 갤런당 5.35달러(약 7100원)에 이르렀다. 이로써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차이는 1.61달러까지 벌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23센트였다.

경유도 원유에서 정제돼 농업·제조업 설비 엔진과 트럭·기차의 연료로 쓰인다. 소비자 가격에는 정제 비용이 포함된다. 이는 정제 공정에 종종 사용되는 천연가스의 가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경유 부족의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은 원유 수출보다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던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이자 유럽에서 정제 비용이 치솟았다. 그 결과 발전소 같은 최종 소비자들은 천연가스에서 경유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해 이미 혹한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경유 공급은 억제됐다. 코로나19로 격리생활 중이던 미국인들이 음식·생필품 배달 주문을 늘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연료 수요 감소는 거의 없었다.

고물가는 숱한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경유 비용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가중된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돼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

한편 발레로에너지, 마라톤석유, 엑손모빌 등 메이저 정유사들은 이례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세 기업 모두 올해 들어 주가가 80% 넘게 껑충 뛰었다.

경유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 같진 않다. 그러나 다가올 겨울 날씨가 예년보다 춥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시티그룹의 원자재 시장조사 담당자인 에드워드 모스에 따르면 경유의 수요와 공급 차이는 하루 200만배럴에 이른다.

최근 프랑스 정유사 노동자들의 파업도 경유 부족의 한 원인이 됐다. 미국의 경유 재고는 2020년 여름 이래 계속 줄어 현재 이전 5년의 최저치를 10%나 밑돌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전체 소비량보다 2억배럴 더 많은 경유를 생산했다. 현재 미국 내 경유 부족 사태는 주로 수출, 그 중에서도 특히 유럽 수출에 기인한다.

투자은행 매쿼리그룹의 비카스 드위베디 글로벌 석유·가스 전략가는 WSJ에 "대서양 연안의 경유·난방유 비축량이 2500만배럴"이라며 "겨울이면 으레 이 가운데 2000만배럴이 소비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혹한이 찾아오면 2300만~2500만배럴도 쉽게 사라지고 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멕시코 연안 지역의 정유사들이 유지·보수 시즌을 끝내고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정유업체들은 파업에서 벗어나 속속 정상 가동에 들어가고 있다. 쿠웨이트에 새로 들어선 대규모 정유시설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요인들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지난해의 혹독한 겨울이 올해도 반복되면 경유 가격은 급등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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