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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내년 금리인하 기대감 솔솔…"시장 틀렸다" 일침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기대감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짐 캐런 채권 최고전략가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내년 미국 기준금리가 5%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아직도 저평가하고 있다"며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중앙은행의 의지에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상 사이클이 가격에 아직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반영되고 있는데 우리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등에 무엇을 말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2월과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가능성은 각각 74%, 54.4%로 반영됐다. 이럴 경우 내년 3월 미국 기준금리는 4.75%∼5.0%로 오르게 된다.그러나 내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이 수준보다 떨어질 확률이 86.8%로 반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캐런 최고전략가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통제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5.25%에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은 해야 할 일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 인사들은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더 올리고 통화정책을 더 긴축해야 한다는 매파적인 입장을 최근에도 내비쳤다. 연준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2%)로 내리기 위한 연준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필요한 것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만 있다면 최종금리는 우리가 제시한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하락 추이를 보일 때까지 내년에 금리를 5% 이상 올려야 하는 것이 내 견해"라며 최종금리에 대한 자신의 예상치는 중간 값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지난 주 화상 연설에서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왜 이렇게 낙관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주식] 뉴욕증시, 기업 호실적·소비자신뢰지수 개선에 상승…다우 1.6%↑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과 소비자신뢰지수 개선으로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6.74포인트(1.60%) 오른 33,376.48로 장을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6.82포인트(1.49%) 상승한 3,878.44를, 나스닥지수는 162.26포인트(1.54%) 오른 10,709.37로 거래를 마감했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와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 소비자신뢰지수의 반등 등이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3대 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소매업체 나이키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개장 전부터 주가지수 선물이 강세를 보였다.나이키는 11월 말로 끝난 회계 2분기에 주당 85센트의 순익을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64센트를 크게 웃돈 것이다. 매출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재고와 비용 증가에도 견조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나이키의 주가가 12% 이상 올랐으며 다른 소매업체인 룰루레몬과 언더아머의 주가도 각각 3%, 5% 이상 상승했다. 페덱스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고,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3% 이상 올랐다. 장 마감 후에는 마이크론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말 재료 부재 속에 시장은 긍정적인 뉴스를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현 수준에서 올해를 마감할 경우 3대 지수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지수는 이날까지 올해 들어 8.1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8.63%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31.55% 밀렸다. 팩트셋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평균 5,264.51)는 실제 수익률을 40%가량 고평가할 정도로 빗나갔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격차로 그만큼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빗나갔다는 의미다. 전날 급등세를 보였던 미국 국채금리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수정을 소화하며 소폭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마감 시점에 1bp가량 하락한 3.67% 근방에서 거래됐다. 미국 소비자 신뢰도가 개선된 점은 주가 부양에 일조했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미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3을 기록해 전달의 101.4보다 개선됐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101.2도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올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콘퍼런스보드는 12월 인플레 기대치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반면 기존 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7.7% 줄어든 연율 409만채를 기록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날 수치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로 시장이 예상한 417만채보다 더 부진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에너지와 산업, 금융, 기술,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올랐다. 개별 종목 중에 스타벅스의 주가는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보유’로 내렸다는 소식에도 0.7%가량 올랐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테슬라의 주가는 회사가 내년 1분기에 감원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17%가량 하락했다. 크루즈업체 카니발의 주가는 분기 주당 손실이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는 소식에 4%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낙폭 과대에 연말로 갈수록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지표가 회복력을 보여주는 점도 내년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인다고 말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키란 가네쉬 멀티에셋 전략가는 CNBC에 "지난 4~5일 동안 시장이 상당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따라서 이러한 매도가 연말에 약간의 매수세를 몰고 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바 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은 침체 우려에도 아직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생각을 버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으로 가면서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경제의 견조함과 지표 수치에 회복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장기간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0.1%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29.9%에 달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1포인트(6.56%) 하락한 20.07을 기록했다.(사진=로이터/연합)

일본 금융완화 축소에 엔달러 환율 하락…마이너스 금리 포기하나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 수정으로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은행의 다음 단계로는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나오히코 바바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일본은행이 일본 국채시장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을 더 강조한 것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행은 전날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의 허용 범위를 기존 ±0.25%에서 ±0.5% 범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단기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0.1%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를 넘지 않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는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게 골드만삭스의 관측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은행은 이번 조치가 통화완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바바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다음 정책 결정은 중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단기 금리를 변경하거나 수익률곡선통제(YCC)를 중단하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에서 채권 총괄로 지냈던 스티븐 밀러는 "지금 우리가 보고있는 것은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재검토"라며 "이젠 마이너스 금리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8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2.29엔을 보이고 있다. 달러당 137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이 일본은행 발표 직후 133엔대로 크게 떨어졌다.일본은행 건물(사진=로이터/연합)

日, 초저금리 정책 출구전략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그동안 고수해온 초저금리 정책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는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이 그동안 고수해온 통화완화 정책을 기습적으로 수정한 이후 시장 반응에 대해 이처럼 진단했다. BOJ는 이번 조치가 통화완화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뭐라고 부르든 이는 초저금리 정책의 출구를 향한 조치"라며 "내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퇴임 이후 신임 지도부 아래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수석 전략가는 장기채 금리 허용폭 확대가 BOJ의 정책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면 통화완화 정책은 사실상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금융 기업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수석 환율 전략가는 시장이 BOJ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자세에 대응해가면서 엔/달러 환율은 12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자산시장 변동이야말로 초저금리 정책의 정상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며 차기 BOJ 총재가 실수할 경우 여파는 세계 시장에 미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게다가 일본의 정책 전환으로 엔화 선호도가 높아질 경우 달러 자산 매각을 촉발할 수 있다. 일본의 기관투자자들이 채권·주식 등 해외자산을 대대적으로 팔아치우는 ‘쓰나미’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초저금리를 지속해온 일본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글로벌 금융자산에 투자해온 ‘엔캐리 트레이드’가 일본 금리 상승으로 급속히 청산될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규모는 3조달러(약 3870조원)를 넘는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에 투자돼 있다. 일본이 해외자산을 처분할 경우 네덜란드·호주·프랑스가 취약해질 수 있다. 더욱이 일본의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60%를 넘는 등 일본 사회는 장기간 초저금리 정책에 익숙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혼란과 일본 국채 보유에 따른 잠재적 손실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JAPAN-YEN/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주가 2년 사이 최저로 곤두박질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몰두하는 사이 테슬라 주가는 추락을 지속해 2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21일 연합뉴스가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머스크의 최고경영자(CEO)다운 리더십과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머스크는 불만을 토로하는 유명 테슬라 투자자까지 조롱하는 등 투자자와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후임을 맡아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는 대로 CEO 자리에서 사임하겠다"며 "이후 소프트웨어 및 서버 부서 운영만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여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창업자이자 테슬라의 장기 투자자인 로스 거버가 트위터에서 테슬라의 리더십 부재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자 머스크는 이를 조롱하는 트윗을 올렸다. 거버는 트위터로 "지금 테슬라 주가는 CEO 부재에 따른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개편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에 머스크 복귀 계획이나 CEO 승계 계획, 언론 홍보팀이 필요하며 회사가 머스크의 주식 매각에 대해 투자자와 소통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는 "집에 가서 오래된 증권분석 기초 교과서나 읽어보라"고 비꼬았다. 거버는 앞서 지난 16일 테슬라 이사진에 참여하기 위해 입후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최대 개인 투자자인 리오 코구안 등 다른 투자자들도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도 애널리스트들이 머스크의 ‘트위터 올인’에 대해 우려하면서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춘 가운데 8.1% 급락해 2년 사이 최저인 137.80달러(약 17만8000원)로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60% 추락해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자금 부담으로 테슬라 주식 추가 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점, 최근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행보가 테슬라 브랜드를 훼손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300달러에서 200달러로, 일본 다이와캐피털마켓은 240달러에서 177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Twitter Musk 일론 머스크가 유명 테슬라 투자자를 조롱하는 등 투자자와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트위터에서 사의를 밝히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유가 상한제 시행 후 러시아산 원유 수출 54%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해상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가 실시된 이후 러시아의 원유 해상 수출이 절반 이상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합뉴스가 21일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유조선 이동 데이터로 추산해본 결과 지난 10∼16일 해상을 통한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60만배럴이었다. 전주보다 54% 줄어 연간 최소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러시아 정부가 원유 수출 관세로 벌어들인 세수도 6600만달러(약 850억원)로 54% 급감했다. 특히 해상을 통해 유럽연합(EU)으로 수출된 러시아산 원유는 최근 4주간 하루 14만6000배럴에 불과했다. 수출 대상국도 불가리아뿐이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 수출량, 최종 목적지가 공개되지 않은 물량 역시 4주 이동평균 기준 하루 230만배럴로 아직 비교적 많았으나 전주보다 감소했다. 최종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은 러시아산 원유는 보통 인도·중국으로 향한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대표적 원유 수출 항만인 발트해 프리모르스크항의 유지·보수 작업에 따른 수출 차질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만 운영이 정상화하고 있어 앞으로 일정 부분 수출량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항이 있는 극동지역에서는 선주들의 기피로 원유를 실어나를 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앞서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이 어렵도록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지난 5일부터 도입했다. 이들 국가는 배럴당 60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보험·운송 같은 해상 서비스를 금지했다. 한편 독일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독일 경제기후보호부 대변인은 자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주문했다는 보도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며 내년부터 러시아산 대신 카자흐스탄산 원유가 수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 원유 파이프라인 운영사 트랜스네프트의 니콜라이 토카레프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독일과 폴란드로부터 내년 원유 수출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Russia Oil Price Cap 지난 10월 11일(현지시간)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셰스하리스 석유터미널에 유조선 한 척이 정박해 있다. 지난 5일부터 시행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로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출이 절반 이상 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AP/연합뉴스).

‘달러 약세·경기침체’에 심상찮은 금값시세…2023년은 금투자의 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 들어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왔던 국제금값이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킹달러’ 기조가 진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가 조만간 고점을 찍고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이유로 안전자산인 금이 내년에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825.4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금 시세가 1820달러선을 웃돌은 적은 지난 6월 28일(1821.20달러)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국제금값은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지난 3월 2000달러선 위로 치솟았지만 연준의 본격적인 통화긴축으로 지난달 3일 1630.90달러로 고꾸라졌다. 그 이후 지금까지 12% 가까이 오르면서 빠른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올 4분기 수익률은 9.4%에 달하는데 이는 2020년 초반 이후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연준의 긴축정책으로 촉발된 달러 강세 현상이 본격 누그러진 영향으로 보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월 초까지만 해도 110선 위에 있었지만 이날 103.60으로 추락했다. 금은 경기가 불확실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이자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에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이날 금값이 전 거래일 대비 1.54% 상승 마감한 것도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 수정으로 인한 엔화 강세 및 달러 약세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11월 신규주택 허가 건수가 전월보다 11.2% 급감한 134만 건으로 나타난 것이 안전자산 금 수요증가로 이어졌다고 RJO 퓨처스의 밥 헤이버콘 수석 시장 전략가가 설명했다.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R(경기침체)의 공포’가 최근 뉴욕증시를 덮치듯이 금 시세에도 영향을 조금씩 미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내년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금값을 짓누를 만한 요인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2월과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가능성은 각각 70%, 54.8%로 반영됐다. 이럴 경우 내년 3월 미국 기준금리는 4.75%∼5.0%로 오르게 된다. 그러나 내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이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이보다 떨어질 확률이 96.8%로 반영되고 있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원자재 전략가는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인상을 멈추고 내년말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금값이 2000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금값이 내년에 18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비해 덜 낙관적이긴 하지만 미 달러화의 약세 전망을 상승 이유로 꼽았다. 일각에선 내년 금값 전망과 관련해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다니엘 하인스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그동안은 강달러 현상이 금값에 무게를 가했다"며 "2023년에는 통화긴축과 고물가 현상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금 시세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값은 경기침체를 앞두고 하방 압박을 받는 경향이 있지만 불황이 닥쳤을 경우 주식 등 다른 자산들을 아웃퍼폼한다"고 덧붙였다.골드바(사진=AFP/연합)국제금값 추이(사진=네이버금융)

"브라질, 빡빡한 글로벌 곡물시장의 구세주"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부터 가뭄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앙으로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들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브라질의 옥수수 대풍작이야말로 더 바랄 나위없이 좋은 소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 곡물수출업협회(ANEC)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량이 사상 최대인 4400만t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최근 소개했다. 미국 미시시피강의 낮은 수위로 미국산 수출이 막힌 지난 10월 이후 브라질산 옥수수 선적은 가속화했다. 금융서비스 업체 마렉스노스아메리카의 비니시우스 이토 이사는 "브라질이 빡빡한 글로벌 곡물시장의 구세주가 됐다"고 표현했다. 브라질은 이미 대두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세계적인 곡물 부족을 메울 기회가 생기면서 브라질은 옥수수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브라질산 옥수수는 옥수수 가격 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동안 세계 제1의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 내의 선박 병목현상과 4위 수출국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옥수수 수출이 좌초됐던 것이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하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20% 떨어졌다. 여기에는 브라질 덕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무역 패턴이 엉망으로 변해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씨름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다. 소비자들은 예상치 못한 브라질의 옥수수 소출로 득을 보는 반면 미국의 농민들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발 수출이 억제되고 있는데도 미국은 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같은 다른 나라들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달리 브라질에는 훨씬 많은 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경작 기반도 존재한다. 농산물 시장 조사업체 애그리소스의 벤 버크너 곡물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브라질의 경우 총 경작지를 언제든 확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며 "미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브라질은 저렴한 인건비, 통화가치 하락이라는 혜택까지 받고 있다. 브라질이 미 농민들에게 위협적일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옥수수 수입국인 중국은 최근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브라질산 구매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2020~21 시즌 중국의 옥수수 수입 물량 가운데 70%를 미국산이 차지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옥수수 관련 시설 수백 곳이 수출용으로 정리되면서 미국의 이런 지배력은 위축될 듯하다. 향후 3개월 동안 인도될 옥수수만 놓고 보면 브라질산이 미국산보다 싸다. 브라질 농민들이 내다팔 수 있는 옥수수는 아직 1900만t 남아 있다. 농업 전문 컨설팅 업체 아그후랄의 다니엘레 시케이라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가격과 환율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변해주기만 하면 브라질 농민들은 그때마다 엄청난 양의 옥수수를 시장에 쏟아낼 수 있다. 미 농무부는 내년 브라질이 옥수수를 4700만t이나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치 5270만t에 육박하는 셈이다.USA-CORN/BRAUN 미국 인디애나주 로치데일의 한 농장에 쌓여 있는 옥수수. 미국 미시시피강의 낮은 수위로 미국산 수출이 막힌 지난 10월 이후 브라질산 옥수수 선적은 가속화해 글로벌 옥수수 가격 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주식] 일본은행 ‘깜짝 행보’에 놀란 뉴욕증시…테슬라 등은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강보합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2.20p(0.28%) 오른 3만 2849.74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6p(0.10%) 오른 3821.62로, 나스닥지수는 1.08p(0.01%) 오른 1만 547.11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다만 S&P500과 나스닥은 국채금리 상승에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강보합권 마감했다. S&P500지수 내에선 에너지, 통신, 산업, 금융 관련주가 올랐다. 반면 임의소비재, 부동산 관련주는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는 회사가 유럽연합(EU) 당국과 반독점 혐의와 관련해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에 0.3%가량 올랐다. 애플 주가는 JP모건이 목표가를 내렸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05%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에버코어가 목표가를 300달러에서 200달러로 낮췄다는 소식에 8% 이상 내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으로 새 트위터 CEO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반전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식품 제조업체 제너럴밀스 주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비용 상승 우려에 4% 이상 하락했다. 3M 주가는 1% 이상 하락했다. 2025년 말까지 불소중합체, 불소화액체, 과불화화합물(PFAS) 활용 첨가제 등과 같은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13억~2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 은행(BOE) 금리 인상에 이은 일본 은행(BOJ) 정책 변화가 긴축 우려를 강화했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정책 유지라는 예상을 뒤엎고 10년물 금리 목표치 허용 범위를 ±0.5%로 확대했다. BOJ는 이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장기간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전 작업 중이라는 해석이 강화됐다.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에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달러지수는 올해 6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BOJ 정책 변화로 동반 상승해 기술주들 상승 폭을 제한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0bp 이상 상승한 3.7%까지 올랐다. 채권 시장이 글로벌 긴축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1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5% 감소한 연율 142만 7000채를 기록했다. 이날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8% 줄어든 140만 채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3개월 연속 감소세 기록으로 특히 수요가 준 단독주택 착공이 큰 폭 감소를 이어갔다. 미래 주택 건설 업황을 가늠하는 11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연율 134만 2000채였다. 이는 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대비 3%(148만채) 보다 낙폭(11.2%)이 두드러진 수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BOJ 정책 변화가 장기 금리에 미칠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면서도 올해 시장을 짓누른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고 봤다. 도이체방크의 헨리 앨런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BOJ가 더 긴축적인 정책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그동안 차입금리를 전방위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던 마지막 글로벌 닻이 제거되는 일이기 때문에 이것이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LPL파이낸셜의 로렌스 길럼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90%가 올해 금리를 올렸다"라며 "이런 글로벌 공조는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소식이라면 "이런 금리 인상 사이클의 끝에 다다르고 있으며, 이는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어 닥친 역풍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증시가 과매도 상태라며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적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미국 주가지수가 단기적 지지선에 가까워졌다며 이달 추가 하락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특히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주식 비중이 한 자릿수대에 근접해 강세론자들에게 안도감을 준다고 말했다. 뉴튼 분석가는 S&P500지수가 소폭 반등하기 전에 3775~38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주 금요일까지 이를 시험할 수 있지만, 일시적 반등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주부터 연말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내년 2월 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0.25%p 인상이 69%, 0.50%p 인상이 3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4p(4.19%) 내린 21.48을 기록했다. hg3to8@ekn.krPYH2021012711050034000_P4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연합뉴스

일본은행, 사실상 금리 인상…엔달러 환율 급락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사실상 금리 인상에 나섰다. 경기부양을 위해 이어왔던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를 변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엔달러 환율은 급락했다(엔화 강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단기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0.1%로 동결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 0.25% 정도’에서 ‘± 0.5% 정도’로 확대해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장기금리 변동 폭을 ±0.2%에서 ±0.25%로 넓힌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폭을 확대했다. 일본은행은 또 장기 국채 매입 규모는 내년 3월까지 1개월에 7조 3000억 엔(약 71조원)에서 9조 엔(약 88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 금리가 그동안 변동 폭 상한선(0.25%)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어 이 조치는 사실상 금리 인상에 해당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장기금리 변동 폭을 확대한 것은 급격한 엔저(엔화 약세)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타격을 받자 이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엔화는 통화 긴축에 나선 주요국 중앙은행과 달리 일본은행이 금융완화·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약세를 보여왔다. 미일 간 금리 차 확대로 엔·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21일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오르는 역사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선을 넘은 것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이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일본은행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당 130엔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엔저로 에너지와 원자재 등 수입 물가에 부담이 커지면서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오르며 4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일본은행이 목표로 삼은 물가 상승률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교도통신은 "대규모 금융완화는 경기를 살리는 것이 목표였으나, 엔저와 역사적 고물가를 유발하는 등 폐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일본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이 커졌다. 일본은행의 발표 뒤 장기 금리는 이날 오후 한때 0.460%까지 상승했으며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엔대에서 133엔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장중 약 3% 급락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사실상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외국과 금리차가 줄어들고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약 10년간 추진해 온 대규모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내년 4월 이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해 온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임기는 내년 4월 8일에 끝난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두 번째로 집권한 직후인 2013년 1월 정부와 일본은행이 발표한 공동 성명을 처음으로 개정할 방침을 굳혔다. 물가 상승률 2%를 가능한 이른 시기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이 성명은 그동안 일본은행이 금융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근거가 됐으나, 최근 급속한 엔화 가치 하락으로 고물가가 지속되자 정부가 정책 선회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JAPAN-ECONOMY/BOJ 일본은행이 20일 장기금리 변동 폭을 넓히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3엔대로 떨어졌다(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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