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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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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빡빡한 글로벌 곡물시장의 구세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2.21 10:20

올해 옥수수 수출 사상 최대인 4400만t…브라질산 옥수수가 가격 억제에 결정적 역할

USA-CORN/BRAUN

▲미국 인디애나주 로치데일의 한 농장에 쌓여 있는 옥수수. 미국 미시시피강의 낮은 수위로 미국산 수출이 막힌 지난 10월 이후 브라질산 옥수수 선적은 가속화해 글로벌 옥수수 가격 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수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부터 가뭄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앙으로 세계 최대 옥수수 생산국들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브라질의 옥수수 대풍작이야말로 더 바랄 나위없이 좋은 소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 곡물수출업협회(ANEC)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량이 사상 최대인 4400만t으로 배 이상 늘었다고 최근 소개했다. 미국 미시시피강의 낮은 수위로 미국산 수출이 막힌 지난 10월 이후 브라질산 옥수수 선적은 가속화했다.

금융서비스 업체 마렉스노스아메리카의 비니시우스 이토 이사는 "브라질이 빡빡한 글로벌 곡물시장의 구세주가 됐다"고 표현했다. 브라질은 이미 대두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세계적인 곡물 부족을 메울 기회가 생기면서 브라질은 옥수수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

브라질산 옥수수는 옥수수 가격 억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동안 세계 제1의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 내의 선박 병목현상과 4위 수출국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옥수수 수출이 좌초됐던 것이다.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하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20% 떨어졌다. 여기에는 브라질 덕이 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글로벌 무역 패턴이 엉망으로 변해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씨름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반가운 소식이다.

소비자들은 예상치 못한 브라질의 옥수수 소출로 득을 보는 반면 미국의 농민들에게는 걱정거리가 생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발 수출이 억제되고 있는데도 미국은 브라질·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같은 다른 나라들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달리 브라질에는 훨씬 많은 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경작 기반도 존재한다.

농산물 시장 조사업체 애그리소스의 벤 버크너 곡물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브라질의 경우 총 경작지를 언제든 확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며 "미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브라질은 저렴한 인건비, 통화가치 하락이라는 혜택까지 받고 있다.

브라질이 미 농민들에게 위협적일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세계 최대 옥수수 수입국인 중국은 최근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브라질산 구매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2020~21 시즌 중국의 옥수수 수입 물량 가운데 70%를 미국산이 차지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옥수수 관련 시설 수백 곳이 수출용으로 정리되면서 미국의 이런 지배력은 위축될 듯하다.

향후 3개월 동안 인도될 옥수수만 놓고 보면 브라질산이 미국산보다 싸다. 브라질 농민들이 내다팔 수 있는 옥수수는 아직 1900만t 남아 있다. 농업 전문 컨설팅 업체 아그후랄의 다니엘레 시케이라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가격과 환율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변해주기만 하면 브라질 농민들은 그때마다 엄청난 양의 옥수수를 시장에 쏟아낼 수 있다.

미 농무부는 내년 브라질이 옥수수를 4700만t이나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치 5270만t에 육박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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