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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엔비디아 주가, 테슬라처럼”…‘거품 전망’ 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 급등이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전철로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전기차(EV)에서 AI로 시장이 뒤집히면서 엔비디아가 테슬라의 후계자(Successor)가 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블룸버그는 특히 두 회사를 비교하면서 엔비디아가 테슬라처럼 주가 급등기 이후 큰 폭 하락장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매체는 “엔비디아의 놀라운 상승세가 S&P 500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얼마 전까지 기술 혁신의 꿈으로 치솟았다가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땅으로 굴러 떨어진 또 다른 투자자들의 애정주(investor darling)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2017년 투자자들에게 전기차가 세계를 장악할 것이란 기대를 품게 했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를 “제2의 애플"로 부르기도 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테슬라 주가 랠리가 벌어져 기업가치가 1조 2000억달러(약 1603조원)를 능가했을 때를 언급, “그 시절은 이제 백미러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가 2021년 최고점 대비 50% 넘게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투자회사 밸류포인트 캐피털의 사미르 바신 대표는 “테슬라는 무인자동차(자율주행차)와 사이버트럭 등 많은 잠재력이 있는데도 주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시장점유율과 마진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를 AI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베팅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이 모든 것을 냉철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프티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 애덤 새런은 “우리는 투자자들이 최신 기술 혁신이란 생각에 빠질 때 논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엔비디아 이익 전망치 대비 주가가 18배 수준으로 S&P 500 주식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현상이 테슬라가 최고점에 있을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또 엔비디아가 AI 모델에 사용되는 그래픽 칩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AMD 같은 경쟁업체들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엔비디아 고객사들조차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전기차나 AI의 파괴적인 힘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절대 도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미래 성장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이어 “닷컴 시대에 시장의 사랑을 받았던 시스코시스템즈는 여전히 성공적인 기업이지만, 주가가 정점에 달했을 때(2000년) 주식을 사서 계속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관리사 롱보드 애셋매니지먼트의 콜 윌콕스 CEO는 “거품은 그 바탕이 되는 아이디어가 현실이기 때문에 존재한다"며 “하지만 일반적인 거시(macro) 흐름이 현실이라고 해서 이런 모든 벤처(투자)가 좋은 투자로 판명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글로벌 빅테크 ‘AI 경쟁’ 불붙었다…‘AI 동맹’ 찾아 합종연횡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는 가운데 AI 기술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며 'AI 파트너'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AI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도 손을 내미는 등 '연합 전선' 구축이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29일 한국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등을 잇달아 만나 AI와 확장현실(XR)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저커버그 CEO는 특히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불안을 언급하며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작년 3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7.9%다. 메타가 자체 개발한 AI 칩을 올해 데이터센터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향후 AI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좀처럼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AI 열풍으로 TSMC의 생산 능력이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업체들의 수요를 채우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메타는 2014년 가상현실(VR) 헤드셋 '기어 VR' 출시에 협력하는 등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28일 저녁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 저커버그 CEO 부부를 초대해 별도 배석 임원 없이 한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저커버그 CEO는 조주완 사장 등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며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등을 논의했다. 양사가 협력해 개발하는 XR 기기는 이르면 내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최근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한 애플과 XR 기기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1월에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한국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한국을 방문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면담했다.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업 등의 얘기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만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에 나섰다.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G42,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인텔의 파운드리 전략 발표 행사에도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이어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 AI에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스트랄 AI의 일부 지분을 인수할 것으로 관측됐다. AP통신은 이번 투자 계약으로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픈AI의 지분 49%를 보유한 MS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챗GPT 등 오픈AI가 개발한 AI 모델을 자사의 제품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픈AI와 MS, 구글, 메타 등이 잇따라 생성형 AI를 출시하며 AI 경쟁이 가속화됐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10년간 공들인 자율주행 전기차(EV) '애플카'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대신 AI에 집중할 전망이다. 한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도 국내외 AI 관련 협력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최태원 회장은 부스를 안내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에게)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언급하면서 “뭔가 조금 더 논의할 부분이 있어 따로 나중에 (이야기하자)"라고 제안했고, 노 사장도 “잘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세계 유력 통신사들과 함께 공통의 AI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한 바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AI가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대해 굉장히 관심이 높다. 그런 부분에 대해 삼성하고 같이 좋은 것을 만들면 정말 좋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김영섭 KT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세의 인간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AI를 아는 사람과 AI를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AI라는 21세기 마지막 열차가 플랫폼에서 출발했다. 속도를 더 내기 전에 빨리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 AI와 무선통신 기술 융합을 통해 6G 기술 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AI-무선접속망(RAN) 얼라이언스'도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연합뉴스

천장 뚫는 뉴욕증시…S&P500·나스닥 최고 마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100선을 돌파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3% 오른 3만 9087.3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0% 상승한 5137.0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4% 상승한 1만 6274.9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이날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장중 역대 최고치도 넘어섰다. 델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30% 이상 급등세를 보이면서 AMD와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델은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했다. 델의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컨퍼런스콜에서 AI 서버 출하가 8억달러에 달한다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AI 서버 주문량은 40%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델 주가는 32%가량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4% 이상 올라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시가총액 3위에 이름을 올렸다. AMD의 주가도 5% 이상 올라 시가총액은 3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날 나온 1월 PCE 가격지수가 전월보다는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전년 대비로는 하락 추세를 보여주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0%대까지 높였다. 연준 당국자들은 최근 나온 1월 물가 지표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금리 인하에 있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을 시사하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할지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결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노동시장이 크게 악화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계속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대차대조표의 축소는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한동안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5~6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통화정책 반기 증언을 주시하고 있다. 제조업 지표는 발표 기관에 따라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ISM이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전달의 49.1에서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9.5도 밑돌았다. ISM의 제조업 PMI는 16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반면, S&P글로벌이 발표한 2월 제조업 PMI는 52.2로 1월 기록한 50.7을 웃돌았다. 이는 시장 예상치 51.5도 상회했다. 한편, 상업부동산 우려를 부추겼던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은행의 주가가 26%가량 폭락한 점은 지역 은행권의 우려를 높였다. NYCB는 전날 대출 관련 내부통제에 “중대한 취약점"이 있었다며 실적보고서 정정 공시를 내면서 주가가 급락 중이다. 회사는 경영진도 교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NYCB 이슈는 해당 은행만의 문제라며 다른 은행들로 전이될 위험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P500지수 내 기술, 에너지, 부동산, 헬스, 통신 관련주가 오르고, 유틸리티, 금융, 필수소비재 관련주가 하락했다.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에도 2% 이상 올랐다. 유나이티드헬스의 주가는 사이버공격 소식에 1%가량 하락했다. 스피릿에어로 시스템스의 주가는 보잉이 스피릿에어로 시스템스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15%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경제가 잘 버티는 가운데, 고금리 환경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은 증시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약간 끈질기긴 하지만 경제가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 느리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점차 더 높은 금리 주기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좋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3.7%에 달했다. 이는 전날의 63% 수준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9포인트(2.16%) 하락한 13.11을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1월 PCE 안도…메타·MS·알파벳·엔비디아 등 주가↑

2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7.37p(0.12%) 오른 3만 8996.39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51p(0.52%) 뛴 5096.27로, 나스닥지수는 144.18p(0.90%) 상승한 1만 6091.92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021년 11월 19일 기록한 1만 6057.44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소식으로 안도했다. 올해 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월 0.1% 상승을 웃돌았다. 이는 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이지만,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수치는 2.8% 상승으로 전달 2.9% 상승보다 둔화해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1월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3% 오르고, 전년 대비 2.4% 올라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달에는 각각 0.1% 오르고, 2.6% 상승했었다. 전년 대비 수치가 전달보다 둔화했는데 전월 대비 수치 상승이 가속화된 모습은 물가 둔화세가 고르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이는 1월 계절적 요인 등과 연초 기업들 가격 인상 등이 맞물려 나온 이례적 상황이라는 점에서 물가 둔화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시장은 이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이런 상황을 예상해왔다는 점에서 다소 안도했다. 미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6월 연준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강한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음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월 인플레이션이 반등했으나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장기적으로 매우 큰 진전을 이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이 일부 정부 업무를 일시적 중단하는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도 나왔다. 기존 임시예산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하원은 농업, 보훈, 교통 등 6개 부문에 대한 예산안을 3월 8일까지로, 3월 8일이 시한인 국방, 국토안보, 노동, 보건복지부 등 나머지 6개 부문 임시예산은 3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는 헬스와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기술과 통신 관련주가 1% 이상 오르고, 부동산, 자재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스노플레이크 주가가 실망스러운 가이던스와 최고경영자(CEO) 퇴임 소식에 18% 가량 하락했다. 베스트바이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5%가량 올랐다.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고 손실은 예상보다 작았다는 소식에도 올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10% 이상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메타가 1.2%, 마이크로소프트(MS)가 1.4%, 알파벳이 1.5%, 엔비디아가 1.8%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지표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정체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시장은 이를 무시하는 모습이라고 봤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PCE 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가속화됐다"면서도 “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미래에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며, 이는 결국 완만한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4.3%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1p(3.68%) 내린 13.33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S&P의 경고 “반도체 업계 물 부족 위험…TSMC 등 가격 올릴수도”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물 부족 위협에 직면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를 비롯한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감) 미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공정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물 부족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 기계를 냉각하고 웨이퍼 시트에 있는 먼지나 일물질 등을 세척하기 위해 반도체 업계는 상당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 보고서는 “물 사용과 칩의 정교함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각 공정에서 웨이퍼를 세척하는데 극한의 순도로 가공된 담수인 초순수(ultrapure water)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의 물 소비량은 이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S&P에 따르면 2015년 TSMC의 제조공정 기술이 16 나노미터(nm)급으로 발전하자 물 소비량이 35% 이상 증가했다. 기술 발전으로 제조공정이 더 많아져 물 소비량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S&P는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TSMC가 지닌 지배력을 감안할 때 물 부족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은 글로벌 첨단 기술 공급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TSMC는 시장 지배력으로 언제든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수요가 있는 만큼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TSMC가 기술력 측면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생산량 변동에도 사업과 수익성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물 공급이 제한적일 때 수익성이 낮은 저성능 반도체보다 첨단 반도체에 집중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S&P는 설명했다. 현재 TSMC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칩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S&P는 반도체 산업의 물 소비가 생산 규모 확장과 첨단공정 기술 발전으로 인해 매년 5∼10% 정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현재 인구 750만명이 사는 홍콩의 물소비량만큼의 물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S&P는 “수자원 확보가 반도체 업계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며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와 잦은 가뭄, 강수량의 변동성 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안정적인 생산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어느새 6만2000달러…한국 시세는 이미 최고가 경신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7개월 만에 6만 달러선을 돌파했다. 한때 6만4000달러의 문턱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가와의 간격을 크게 좁혔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9일 한국시간 오후 3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0% 가량 오른 6만2932.06 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7거래일 동안 20% 가량 급등한 비트코인은 올 들어 40% 넘게 치솟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역사적 고점이었던 2021년 11월의 6만9000달러선 가시권에 두게 됐다. 한국 거래소에선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 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881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8300만원 선을 돌파한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이날 오후 3시께 8842만 6000원까지 치솟았다. 직전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9일의 8270만원으로, 약 2년 3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이처럼 비트코인 시세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승랠리의 핵심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단순한 원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비트코인 수요가 매물로 나온 물량을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제임스 세이파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10개 비트코인 ETF에 대한 28일 하루 거래대금이 76억 9000만달러로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직전 최고치는 ETF 출시 당일인 지난달 11일의 46억 6000만달러다.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경우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ETF에 대한 자금유입으로 업계에서는 공급부족 가능성에 경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6개월동안 비트코인 공급 중 80% 가량은 손바뀜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비트코인이 새로 유통되는 비율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반감기가 오는 4월로 예정됐다. 반감기가 오면 비트코인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 상장된 9개의 ETF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30만 코인 이상으로, 지난달 11일 이후 새로 채굴된 코인의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암호화폐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 FOMO(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 심리, 숏 스퀴즈(공매도 청산) 등도 비트코인 상승세를 부채질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플릿 캐피털의 자히어 엡티카 창립자는 “꽤 명확한 FOMO 종류의 랠리를 보기 시작했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매수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AnB 인베스트먼트의 제이미 바에자 창립자는 “시세 상승세는 매우 가파르고 레버리지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20% 이상의 조정이 나와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승세가 지금 흐름대로 움직일 경우 공매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박스권 국제금값, 기후위기로 시세 변할까…“안전자산 수요 부추겨”

국제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대에서 3개월 넘게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이 기후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글로벌 투자은행 HSB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임스 스틸 수석 귀금속 애널리스트 등은 커지는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HSBC의 이같은 관측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후변화가 올해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된 지 한달 뒤 제기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국제금값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온스당 2000달러 위에 유지되고 있는 배경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과 이에 따른 중동지역 불안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킨 영향도 있다. 여기에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요동치케 만드는 요인으로 주목받으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게 HSBC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말라위와 모잠비크에 발생한 사이클론 프레디(2023년 3월), 미얀마와 파키스탄을 강타한 사이클론 모카(5월), 캐나다 산불(6월), 마우이 산불(8월) 등을 포함한 자연 재해는 핵심 인프라의 취약점을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에너지 및 교통 시스템이 기후변화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안됐는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전 세계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속했는데 이러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경제와 사회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또 기후위기가 경제에 영향을 끼쳐 금이 주목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경기 수축은 금투자 수익율을 올리는데 기후변화는 성장을 둔화시킨다"며 “최신 경제 모델링을 살펴보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2.2도 오를 경우 세계 GDP(국내총생산)이 최대 20% 감소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기후변화로 글로벌 식량생산 감소, 경제적 혼란, 이주,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불안 등이 일어나는 것도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단일성 자연재해보다 세계 기온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이상기후보단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금 수요와 금값 상승세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포트폴리오에 금을 보유할 경우 투자자들의 ESG 평가가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광산업 섹터에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금은 탄소발자국이 작으며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될 수 있다. HSBC는 세계금협회(WGC)의 분석을 인용해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함으로써 전체 탄소발자국이 감소될 수 있다"며 “금에 대한 중장기 투자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S&P500 지수에 대한 유사한 규모의 투자와 관련된 배출량보다 적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금값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올해 국제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금값 전망치를 직전 대비 50달러 하향 조정한 2100달러로 제시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가격은 204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잠시 후퇴…엔비디아·알파벳·테슬라 등 주가 엇갈려

2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39p(0.06%) 내린 3만 8949.02로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42p(0.17%) 떨어진 5069.76으로, 나스닥지수는 87.56p(0.55%) 밀린 1만 5947.74로 마감했다. 시장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비트코인 급등세 등을 주시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작년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연율 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와 앞서 발표된 속보치인 3.3%를 밑도는 수치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4.9%에서 4분기 3.2%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3%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음날 나오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자료는 관망세를 강화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시장은 다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으로 관심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준이 올해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는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세 번의 인하가 (금리 인하 논의에서) “합리적인 출발선"이라고 언급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지속적이고 광범위해져야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내" 금리 인하 시작이 적절할 것이라는 동료들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이달 초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올해 금리 전망치와 관련해 “내 기준선도 비슷하다"고 언급해 연내 3회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저금리 환경 대체 자산으로 부각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만 4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치는 2021년 11월에 기록한 6만 8982.20달러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연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관련 ETF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데다 오는 4월에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상승 기대감을 흡수하고 있다.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관련주인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 주가가 2% 이상, 마이크로스트래터지 주가도 10% 이상 상승했다. 코인베이스는 장중 6% 이상 올랐다가 거래 오류 소식에 1%가량 상승 마감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코인베이스 일부 고객 계좌 잔고가 '0'으로 표시되고, 트래픽 증가로 로그인, 전송, 수신, 일부 결제 방법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S&P500지수 내 부동산, 금융,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주가 오르고, 통신, 기술, 헬스 관련주는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비욘드미트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30% 이상 올랐다. 이익률이 올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쇼트 스퀴즈에 따른 매수가 랠리를 부추겼다. 노바백스 주가는 실적 실망에 26%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3%, 알파벳이 1.8% 이상 내렸고 테슬라가 1.1%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1월 PCE 지표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길 수 있으나 이는 일회성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2월 물가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S&P글로벌의 사팀 판데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3%의 경로에 있다는 더 많은 확신을 갖기 위해 더 많은 자료를 보고 싶다고 계속 언급해왔다"며 한 달 치 자료로는 추세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1월은 길 앞에 놓인 돌 모퉁이에 불과하며 올해 상반기 근원 PCE가 2.5%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은 계속 둔화할 것이라며 2월 지표가 “1월 가속화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회성인지 연준이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의 시작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오는 6월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과 비슷한 63.6%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1p(3.05%) 오른 13.84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심슨의 애플카 실패 예언?...“그냥 컴퓨터 사업만 하지”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의 9년 전 에피소드에 애플카가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애플카 개발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애플카를 야심차게 추진해왔다. 당초 리무진형 인테리어와 음성 가이드 내비게이션을 갖춘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 전기차로, 또 한 번의 혁신이 기대됐다. 이런 가운데 2015년 12월 심슨 가족 에피소드에서 애플카가 등장했다. 여행 준비를 마친 마지 심슨이 리사 심슨과 대화 도중 “택시 왔다, 저게 새 애플카구나"라고 말했다. 화면에 등장한 애플카는 사과 모양의 내연기관차로,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힘없이 집앞에 도착했다. 운전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자율주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전기차가 아니며 최첨단 차량일 것이란 인식과 상당히 거리가 멀다. 이를 지켜본 마지는 “그냥 컴퓨터 사업만 하지"라며 다소 실망한 반응을 보였다. 애플카가 실패할 것이란 전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심슨 가족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예측해 관심을 끌어왔다. 도널드 트럼프의 2017년 미국 대통령 당선과 2024년 재선 출마 공식화, 월트디즈니와 폭스사의 합병,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로 머스크는 2022년 11월 26일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심슨의 시즌 26 에피소드 12에서 내가 트위터를 살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적은 바 있다. 2015년 1월에 방영된 이 에피소드에선 머스크가 실제로 만화에 등장해 호머 심슨과 친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분석] 애플카 개발 포기는 예견된 일?…테슬라는 ‘방긋’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10년 동안 공들여왔던 전기차 애플카를 포기하기로 한 것은 아무리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라도 전기차 시장 진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이번 결정은 애플이 앞으로 인공지능(AI)에 몰두하겠다는 의미로, 빅테크간 AI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전기차 개발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이같이 결정했으며 애플카를 개발하는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에 속한 약 2000명의 직원들은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른 부서로 전환될 예정이다. 애플의 이런 발표가 예견된 일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자율주행 전기차의 개발을 추진해왔지만 개발에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애플카 시제품 단계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고 지난달 지적했다. 그 결과 애플카 출시일이 두 차례 밀리고 성능 또한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5'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레벨 2+' 단계로 낮아졌다. 이에 애플은 기대치를 확 낮춘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프로젝트를 아예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는 단계까지 왔다고 블룸버그는 지난달 밝혔는데, 결국엔 애플카 개발 계획이 폐기됐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 진입에 대한 난이도를 애플이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컨설팅 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제프 슈스터 자동차 리서치 부회장은 “애플은 '우리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관련 기술력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어려울 게 뭐가 있겠냐'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10번 중 9번은 테크 업체들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도전적이고 역동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급성장했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에 위축되고 있는 점도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가 여전히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이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카 가격은 약 10만 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고작 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65%씩 성장해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황 둔화에 전기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리비안은 지난 21일 올해 전기차 생산량 전망치를 5만7000대로 제시해 8만대 이상 생산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리비안은 또 인력 10%를 감축하겠다는 소식도 발표하자 주가는 21일 당일에만 최대 26% 급락해 2021년 상장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또 다른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던 루시드도 올해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소폭 늘어난 9000대로 제시했다. 루시드 주가는 지난 한주에만 19%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대형 렌터카업체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 2만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전기차 목표를 축소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테슬라도 올해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이 10년간 추진해온 애플카를 접으면서 AI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구글, 메타 등은 앞다퉈 생성형 AI와 이를 접목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애플은 이렇다 할 AI를 내놓지 못해 경쟁사들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생성형 AI를 탑재한 갤럭시폰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야 AI 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만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와 비교했을 때 AI의 잠재적 수익창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생성형 AI에 자원을 배치하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애플의 자진 포기로 테슬라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확실한 전기차 시장에 61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스스로 시장 탈출을 택한 것은 테슬라에겐 주요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애플카 개발 포기로 실직하는 인재들도 새로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수차례 가격할인에 나선 테슬라는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애플과 같은 빅테크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것을 우려해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크 램지 애널리스트는 “그들(자동차 제조업체)은 아마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라며 “애플은 시장 진입 초기에 업계를 놀라게 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테슬라는 전기차 기술을 상징한다는 면에서 큰 수혜를 받고 있다"며 “애플카도 이와 같은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경례하는 것과 담배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면서 애플의 철수 소식을 축하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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