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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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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국제금값, 기후위기로 시세 변할까…“안전자산 수요 부추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9 11:13
FILE PHOTO: Gold bulls hope short-term bank contagion sparks longer-term rally: Russell

▲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국제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대에서 3개월 넘게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이 기후위기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글로벌 투자은행 HSB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임스 스틸 수석 귀금속 애널리스트 등은 커지는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HSBC의 이같은 관측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후변화가 올해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된 지 한달 뒤 제기됐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국제금값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온스당 2000달러 위에 유지되고 있는 배경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갈등과 이에 따른 중동지역 불안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킨 영향도 있다.


여기에 기후위기 문제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을 요동치케 만드는 요인으로 주목받으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게 HSBC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말라위와 모잠비크에 발생한 사이클론 프레디(2023년 3월), 미얀마와 파키스탄을 강타한 사이클론 모카(5월), 캐나다 산불(6월), 마우이 산불(8월) 등을 포함한 자연 재해는 핵심 인프라의 취약점을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에너지 및 교통 시스템이 기후변화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안됐는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전 세계가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약속했는데 이러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경제와 사회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BC는 또 기후위기가 경제에 영향을 끼쳐 금이 주목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경기 수축은 금투자 수익율을 올리는데 기후변화는 성장을 둔화시킨다"며 “최신 경제 모델링을 살펴보면 2050년까지 지구 온도가 2.2도 오를 경우 세계 GDP(국내총생산)이 최대 20% 감소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기후변화로 글로벌 식량생산 감소, 경제적 혼란, 이주,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불안 등이 일어나는 것도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단일성 자연재해보다 세계 기온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이상기후보단 이상기후의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금 수요와 금값 상승세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또 포트폴리오에 금을 보유할 경우 투자자들의 ESG 평가가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집약적인 광산업 섹터에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금은 탄소발자국이 작으며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될 수 있다.


HSBC는 세계금협회(WGC)의 분석을 인용해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함으로써 전체 탄소발자국이 감소될 수 있다"며 “금에 대한 중장기 투자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S&P500 지수에 대한 유사한 규모의 투자와 관련된 배출량보다 적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금값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올해 국제금값이 온스당 2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올해 금값 전망치를 직전 대비 50달러 하향 조정한 2100달러로 제시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가격은 2042.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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