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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 통화, 원화가 달러 제쳤다…거래량 1위

한국 원화가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에서 미국의 달러화를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된 통화인 것으로 조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리서치회사 카이코(Kaiko)를 인용해 올해 1분기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이뤄진 거래량은 4560억 달러(약 632조 원)로 달러화 거래량 4450억 달러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원화와 달러화에 이어 유로화(590억 달러), 튀르키예 리라화(500억 달러), 일본 엔화(420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원화 거래량이 급증한 것은 국내에서 진행되는 거래소간 수수료 전쟁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근 빗썸과 코빗 등 거래소가 현물 거래량의 80%를 차지하는 업비트의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zero-fee) 판촉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예외적으로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이나 시총 2위 이더리움과 같은 대형 가상화폐보다 변동성이 큰 고위험의 소형 가상화폐를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소형 가상화폐 거래 비중이 전체 가상화폐 거래의 80%를 차지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에는 고위험 고수익 전략의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2x 비트코인 전략 ETF'(티커 BITX)에 한국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한국 내 가상화폐 수요는 최근 치러진 총선의 의제가 될 정도로 달아올라 있으며, 정치권은 이에 맞춰 가상화폐 과세 유예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제한을 해제하겠다는 공약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 금융당국은 '테라-루나' 사태를 계기로 하반기부터 한층 강화된 이용자 보호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7월 19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가상자산 관련 불공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거나 부당이득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절대 사랑’ 테슬라에 속타는 돈나무 언니…주력펀드 수익률 추락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의 주력 펀드 수익률이 5개월 사이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펀드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시 우드의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는 전반적인 시장 안정세에도 이날 1.6% 하락했다. 67억 달러(9조3000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올해 들어서는 약 15%나 떨어져 S&P500 지수 6% 상승, 나스닥100 지수 5% 상승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펀드의 부진에는 펀드 보유액의 거의 10%를 차지하는 테슬라의 급락이 크게 작용했다. 테슬라는 이날 2.7% 하락하며 157.11달러로 마감했다. 3일 연속 내리면서 10% 이상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만 37% 폭락했고, 시가총액은 2021년 최고치의 절반도 안 된다. 최근들어 테슬라에서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달 초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인도량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10% 이상 감원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5.6% 하락했다. 이 펀드에서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4억 달러(약 2조 원)가 빠져나가는 등 4개월 연속 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팬데믹 전성기에는 한 달에만 무려 30억 달러(4조2000억 원)를 유치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지난달 중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여러 ETF가 테슬라 주식 총 21만7000주(약 470억 원)가량을 사들였다고 전한 바 있다. 이 펀드들의 매수 규모가 지난해 12월 테슬라를 재매입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라며, 주가 폭락을 투자할 기회로 활용했다고 전한 바 있다. 우드는 지난 3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로보택시(무인택시) 출시 계획을 언급하며 테슬라 목표주가를 2000 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는 최근 수일간 사이버트럭의 인도를 지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구매자들 말을 빌려 테슬라가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사이버트럭의 예정된 인도일을 미뤘다면서, 영향을 받은 구매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사이버트럭은 지난해 11월 출시됐다. 이밖에 WSJ은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보이길 원한다면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며 테슬라로서는 자율주행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 소진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멀어지는 美 금리인하…“내년에 경제 폭풍우 겪을 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미국 경제는 내년에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담당 투자전략책임자인 알타프 카삼은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연준이 금리에 대해 곧 조치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내년에 폭풍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삼 책임자는 또 고전적인 통화 정책 메커니즘이 무너졌거나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취하는 정책이 실물경제에 반영되기까지는 과거보다 더 오래 걸리면서 파급효과를 뒤로 미뤄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가계와 기업이 코로나19 때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두었고 당장 고금리의 타격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들로서는 저금리 시대에 대체로 더 장기의 고정 금리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받았고, 미국 기업들도 대개 더 낮은 금리 수준에서 대출을 연장해 놓았다는 것이다. 카삼 책임자는 “대출 연장을 해야 하는 내년까지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되면 더 많은 문제를 겪기 시작할 것"이라며 “소비자와 기업은 현재로선 더 높은 금리의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자사의 오는 6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도 같은날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기준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한다는 게 내 기본 시나리오"라며 “다가오는 경제 지표가 내가 지금 예상하는 수준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연준 주요 인사들이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가까운 미래의 금리 인하 전망은 최근 더 멀어지는 모습이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도이체방크는 올해에는 오는 12월에 단 한 번의 금리 인하만 예상한다고 물러서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이타이 골드스타인 교수는 이날 CNN 방송에 연준이 금리를 더 높게 유지할수록 가계와 기업에 더 많은 고통이 가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골드스타인 교수는 최근 소매 판매 보고서를 보면 아직은 그렇지는 않지만, 이자율이 높으면 소비자들은 투자와 지출보다는 저축을 택하게 되고 결국 경기가 둔화한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그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두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제 균열이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메리클은 “경제가 충분히 강한 만큼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퀸스 칼리지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학장은 달러 강세와 미국의 고금리로 인한 두려움 탓에 세계 각국이 대응 방법을 놓고 다소 얼어붙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도 이 두 가지가 너무 심해지면 그 어디에선가 피해를 보는 일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작지만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악화하면 인상할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지역은행 위기 등 시장에 온갖 종류의 피해를 줄 것이라고 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매파 파월에도 국제금값은 신고가…시세 어디까지 뛸까

국제금값이 16일(현지시간) 사상 신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특히 이날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금 가격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세를 이어간 것이다. 투자자들이 미국 금리보다 인플레이션과 중동불안에 무게를 더욱 기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국제금 선물가격은 1.04% 상승한 온스당 2407.80달러에 장을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처음으로 2400달러를 넘어섰다. 연초 2000달러대에서 횡보하던 국제금값이 지난 3월 2200달러대까지 급등하더니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금값 시세는 올 들어 16% 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특히 이날엔 파월 의장이 미국 금리인하 전망에 찬물을 끼얹음에도 금값이 상승해 주목을 받는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지표는 확실히 우리에게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오히려 이런 확신을 얻는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가격 압박이 지속되면 연준은 금리를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시킬 수 있다"며 “강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의 진척을 감안하면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추가로 허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연방상원 청문회에서 “더 큰 확신을 갖기까지 멀지 않았다"고 말해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돌자 금리가 현 5.25~5.50% 수준에 더 길게 유지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 국채수익률은 급등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이날 장중 5.01%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66%에 달해 약 5개월 만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통상 금값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은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무이자 자산인 금은 보유하고 있어도 얻는 게 없기 때문에 고금리 환경이거나 금리 인상기에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금값은 달러화와도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구입 비용이 증가해 수요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06을 기록, 5개월만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금값 시세가 상승세를 이어간 배경엔 투자자들이 금리 전망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 중동불안, 경기 위축 등에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정세 불안, 경기 불확실성 등이 고조되면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기도 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전날 투자노트를 통해 “최근 금값 상승세는 지정학적 갈등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밤 170기의 드론과 순항미사일 30기, 탄도미사일 120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습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당장 군사적 행동에 나서기보다 시간을 끌면서 이란에 불안감을 주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이스라엘 전시내각 회의가 끝난 뒤 이스라엘 당국자가 '계획은 (이스라엘) 대응이 무엇인지 이란이 계속 추측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또 미국의 3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가 급감한 것도 이날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신규주책 건설착공 건수는 연율 102만2000건으로 집계, 전월대비 12.4% 급감했다. 이는 2월의 152만건은 물론, 예상치인 148만건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국제금값이 앞으로 더 크게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씨티그룹의 아카시 도시 북미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향후 6~18개월에 걸쳐 금값이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값 지지선 또한 1000달러대에서 2000달러대로 상향 조정했다. 또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최근 금값 시세와 관련해 “흔들리지 않는 강세장“이라며 올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2300달러에서 27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 엔화 환율 급등에…한일 “변동성에 대응” 공동 구두개입

최근 달러 대비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 환율이 급등한 것에 대해 한일 재무장관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WB)에서 면담하고 이렇게 밝혔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양국 통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등 중동 정세의 불안이 심화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도 커지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400.0원까지 오르며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 또한 지난 15일 1990년 6월 이래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달러당 154엔대까지 급등했다. 이에 양국 재무장관이 이번 면담에서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동으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구두개입성 발언인 셈이다. 이날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장관은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도 합의했다. 특히 국제 이슈와 역내 이슈에 대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도 지속해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서 열릴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의 일정 등도 조율해나가기로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금리인하 물건너가나…파월 “물가 확신 더 오래 걸릴듯”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태도로 돌변했다.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에 이르기까지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즉, 현 통화정책 수준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대처하기에 좋은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 지표는 견조한 성장과 지속적으로 강한 노동시장을 보여준다"면서도 “동시에 올해 현재까지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데 추가적인 진전의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노동시장이 예상 밖으로 위축된다면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화 여지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일 때까지 현 5.25∼5.50%인 기준금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세 진전을 전제로 연내 3회 금리 인하 방침을 시사해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연방상원 청문회에서 “더 큰 확신을 갖기까지 멀지 않았다(not far)"라고 말해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월과 2월에 이어 3월 들어서도 물가 지표가 예상 밖으로 높게 나오면서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fewer)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커져 왔다. 월가 전문가들 역시 연준이 통화정책 신호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반면, 파월 의장은 최근까지만 해도 “최근 물가 지표가 단순한 요철(bump)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고 말하며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기존 전망을 수정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4.6%대로 뛰어오르면서 연준도 뒤늦게 기존 정책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요철' 발언에서 '진전 부족'까지 그리고 더 커진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그의 (늑장 대응) 캐릭터를 더욱 굳히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치솟던 2021년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뒤늦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물가 상승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혼조’…테슬라·애플·엔비디아 등 주가 엇갈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86p(0.17%) 오른 3만 7798.97에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41p(0.21%) 내린 5051.41을, 나스닥지수는 19.77p(0.12%) 밀린 1만 5865.25로 마감했다. 지난 주말부터 이어져 온 중동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지속됐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후 이스라엘이 즉각 반격하지 않으면서 전면전 가능성은 완화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보복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NBC는 미국 당국자 네 명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 관료들은 이란 본토 밖 병력과 이란 대리 세력 등에 대한 공격 등으로 이스라엘 대응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여타 국가들에서는 이란 제재 가능성도 불거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 기자회견에서 “나는 수일 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들을 채택할 것으로 완전히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전반적 위험회피 심리가 이어지며 조심스러운 양상이었다. 이날 오후 나온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파월 의장은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했다. 연준이 지속적 인플레이션 하락 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면 그만큼 첫 금리인하 시점은 늦어진다. 필립 제퍼슨 부의장도 이날 워싱턴D.C 통화정책 포럼 연설에서 “입수되는 데이터가 현재 내가 예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임을 시사한다면 현재 제약적 정책 기조를 더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예상다. 이렇게 연준 당국자들 발언이 금리인하 지연 쪽으로 기울면서 시장은 무거운 흐름이었다. 미 국채수익률은 10년물이 4.65%대를 웃돌고, 2년물이 5%에 육박하면서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증시를 지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종전보다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성장률도 전년대비 2.7%로 지난 1월 전망치보다 높였다. 미국 3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들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이날 1분기 실적 호조를 보인 기업들 주가가 올랐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은 1분기에 예상을 웃돈 실적으로 5%대 상승해 다우지수에 힘을 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가는 3%대 하락했다. BofA 1분기 순이익은 순이자 이익 감소 여파로 전년 대비 18% 급감했다. 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부과한 특별 부담금 7억 달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웃돌면서 2%대 상승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의료 기기 매출 급증에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주가는 2%대 하락 전환했다. 최근 인력 10%를 감원하겠다고 밝힌 테슬라는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다. 장중 한때는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1%대 상승했다. 인공지능(AI) 칩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기대가 지속되며 주가를 떠받쳤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애플이 2% 가까이 내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83.1%로 반영했다. 6월 25bp 인하 가능성은 16.4%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3p(4.32%) 오른 18.40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중동불안에 천장뚫는 국제금값…“시세 3000달러까지 뛴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갈등이 고조되자 대표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국제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2383달러로 종가 기준 신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금값 시세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기준금리 인하 전망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8.9% 급등했다. 그러나 끈적한 미국 인플레이션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9월에 처음으로 내리고 인하 횟수 또한 2회로 줄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금값은 이달에도 6.5% 가량 더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금은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무이자 자산인 금은 보유하고 있어도 얻는 게 없기 때문에 고금리 환경이거나 금리인상기에 금값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최근 금값 상승세는 지정학적 갈등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밤 170기의 드론과 순항미사일 30기, 탄도미사일 120기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습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향해 '고통스러운 보복'에 무게를 두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보복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금융서비스 업체 코노톡시아의 바토츠 사위키 애널리스트는 중대한 반격은 갈등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금값과 국제유가는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정학적 위기가 확산되면 금, 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것이다. 씨티그룹의 아카시 도시 북미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향후 6~18개월에 걸쳐 금값이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값 지지선 또한 1000달러대에서 2000달러대로 상향 조정했다. 또다른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최근 금값 시세와 관련해 “흔들리지 않는 강세장"이라며 올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2300달러에서 27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연준, 금리인하 대신 추가 인상 택한다?…“6.5%까지 오를 수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오히려 기준금리를 6.5%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아직 기본 시나리오는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까지 둔화하지 못하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채권과 주식의 급격한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도 최근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최근 경제지표가 놀랄 정도의 강세를 보여주면서 이미 정책 완화에 대한 베팅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너선 핑글과 바누 바웨자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UBS 전략가들은 메모에서 “경기 확장세가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이 2.5% 이상에서 고착화된다면 내년 초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을 재개해 내년 중반 6.5%까지 오를 수 있는 리스크(위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연준이 이미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린 1980년대 이후 가장 공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해 주요 은행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UBS는 이미 올해 미국이 금리를 2.75%포인트나 내릴 것으로 봤던 공격적인 전망을 0.5%포인트 인하로 수정 전망한 바 있다. 추가 금리 상승을 의미하는 이 같은 '노 랜딩'(무착륙, no landing) 시나리오에 따라 장단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비슷해지면서 수익률 곡선 기울기의 급격한 평탄화가 이뤄지고 주식은 10∼15% 하락할 것이라고 UBS는 예측했다. 이 분석 메모는 지난주에 예상보다 강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된 데 이어 이날 예상치를 웃도는 소매 판매 발표에 앞서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부채질하는 이 같은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을 연초 1.5%포인트에서 0.41%포인트로 대폭 낮췄다. UBS는 “투자자들이 경제가 너무 과열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는 국채 매도와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이뤄지면서 주식 밸류에이션(multiples)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1분기 깜짝 성장…‘5% 안팎 성장’ 청신호?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5.3%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일부 지표는 여전히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자 중국 경제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중국 1분기 GDP가 작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9조6299억 위안(약 570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중국의 1차산업은 3.3% 성장했고 2차산업은 6.0%, 3차산업은 5.0% 각각 커졌다. 2차 산업이 성장률을 견인한 것이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로이터통신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5.2%)과 4분기 성장률(5.2%)보다도 다소 높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전날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4.6%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다른 세부 경제지표도 전년 동기에 비해 대체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4.7% 증가했고 1분기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에 비해 6.1% 증가했다. 다만, 3월만 놓고 보면 소매판매는 3.1%, 산업생산은 4.5%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각각 4.8%, 6%)를 크게 밑돌았다. 1∼3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대비 4.5% 늘어났지만,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투자는 9.5% 하락해 부동산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수출입 규모는 위안화 기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 중 수출은 4.9%, 수입은 5.0% 각각 늘어났다. 다만 3월 수출입 총액은 전년 대비 1.3% 줄었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고 통계국은 전했다. 1∼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과 같은 보합세(0%)를 유지했지만, 3월 CPI는 0.1% 상승했다. 중국 소비자물가는 2월부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1분기 중국 실업률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국가통계국은 “정책 효과가 계속 나타나고, 생산 수요가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취업과 물가도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국민 경제가 지속적으로 반등하고 좋은 출발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1분기 성장률은 중국이 설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0% 안팎)를 상회하는 것이어서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중국이 여전히 올해 5% 성장이란 목표보다 낮은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중국 경제의 강력한 스타트는 이미 희미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세우며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전문가들은 1분기에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지만, 3월 들어 수출이 눈에 띄게 부진한 데다 중동 정세 악화 등 외부의 악재도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루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1분기 경제성장은 광범위한 제조업 성과, 설 연휴로 인한 가계 지출 증가, 투자 촉진 정책에 의해 뒷받침됐다"면서도 “3월의 수출 부진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수요 상황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중국 경제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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