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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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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환율전쟁의 서막?...엔저에 亞통화 평가절하 잇따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9 11:26
JAPAN-FOREX-CURRENCY

▲엔/달러 환율(사진=AFP/연합)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34년래 최고 수준에 오른 가운데 한국, 중국 등 이웃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한테 밀린 수출경쟁력을 되찾아 경제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가치를 낮추려는 새로운 환율 전쟁(currency war)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엔화가치가 저점을 갈아치우자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평가절하가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에 엔/달러 환율이 현재 시점에서 더 오를 경우 일본 이웃국가들이 자국내 통화가치 하락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엔화가치가 아시아 지역에서 유독 약세를 보여온 만큼 엔저가 지속되면 한국, 중국 등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위안화 대비 엔화 가치는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한국 원화 대비로는 엔화가치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대만 달러 대비로로 31년 만 최고치다.


이러한 역대급 엔저로 일본 수출기업들은 호황을 누렸고 이로 인해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이러한 관측은 소수 의견에 불과하며 현실화하더라도 아시아 외환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조금씩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헨리 쿠엑 글로벌 시장 총괄은 “오랫동안 경쟁적 평가절하란 단어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엔화 약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일련의 경쟁적 평가절하가 발생할 가능성에 있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박기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현재 일어나고 있다"며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평가절하가 일어나고 있으며 나머지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당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핵심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롬바드 오디에의존 우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화의 역대급 약세를 관찰하면 경쟁력 차원에서 우려가 나올 수 있고 특히 중국이 이에 해당된다"며 “이와 관련한 리스크가 현재 아시아에서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치텔 글로벌 외환 총괄은 “수출 확대, 디플레이션 대응, 성장 회복 등을 위해 중국이 평가절하에 나서야 한다"며 “실제 단행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도 금융 안정성을 위해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대폭으로 평가절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달러당 7.7위안 돌파를 막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5년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해 전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9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15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5.61엔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엔화 환율은 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지난 3일 달러당 151.86엔까지 급락했지만 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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