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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실리는 에너지전환 회의론…UAE “현실성 파악해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도 '에너지 전환 회의론'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특별회의에 참석한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특히 장기적인 예측을 제시할 때마다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며 에너지전환과 관련해 JP모건의 최근 경고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에 대해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는 데 있어 수 세대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JP모건은 또 고금리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중동지역 전쟁으로 인해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줄이려는 노력이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하일 장관은 JP모건의 보고서와 관련해 “매우 합리적인 내용"이라며 에너지 전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상황과 재정적 능력이 다양하다고 짚었다. 이어 “세계는 동일하지 않다"며 “일부 국가는 재정 변화와 에너지 비용 조정으로 여유가 있지만 나머지는 그러지 못해 여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UAE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 3배를 목표로 하는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 Zero Nuclear Initiative)를 선언한 국가 중 하나다. 앞서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더 높아지는 것을 제한하고 더 나아가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년까지 45% 감축돼야 하고 2050년엔 탄소중립(넷제로)가 달성돼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전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JP모건에 이어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도 최근 노트를 통해 고금리 환경으로 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우드맥킨지의 피터 마틴 이코노믹스 총괄은 “고금리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에 과도한 영향을 미친다"며 높은 자본집약도와 낮은 수익성으로 미래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높은 조달비용은 석유, 가스, 금속, 채굴 등보다 재생에너지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스코틀랜드 정부는 이달 2030년 기후목표를 철회했다. 마이리 맥앨런 스코틀랜드 에너지부 장관은 “2030년 기후 목표가 범위 밖에 있다"며 “영국 정부의 예산 제한 또한 이러한 결정에 한몫했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75% 감축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여기에 브리티시페트롤리엄, 셸 등 글로벌 석유공룡들도 올해 기후목표를 축소했다고 CNBC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160엔→155엔’ 순식간에 급락…당국 개입 있었나

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던 엔화 환율이 순식간에 155엔대로 급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57엔대로 개장한 엔/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30분께 최대 160.20까지 급등, 1990년 4월 이후 34년만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엔화 환율은 그러나 오후 1시들어 급락세를 보이더니 한국시간 오후 2시 36분 기준 달러당 156.12엔을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은 엔화 환율이 이날 155.48엔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엔화 환율이 갑자기 급락한 배경엔 불분명하지만 일본 금융당국의 직접 시장개입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베스팅닷컴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은행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칸다 마사토 재무관은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코멘트가 없다"고 답했다. IG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시카오머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번 움직임은 일본은행의 시장 개입 특징을 갖고 있고 시기 또한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교도통신도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공휴일인 쇼와의 날로 유동성이 얇은 점도 급격한 움직임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오늘은 일본 휴일이어서 아시아 시장에서 엔화가 거래됐다"며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도 엔화를 파는 흐름이 빨라졌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주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예정된 만큼 엔화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인베스팅닷컴은 덧붙였다. 올해 연초 140엔대 수준이었던 엔화 환율은 지난 몇 달 동안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일본은행이 지난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국채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히자 엔화 환율은 결과 발표 전 155엔대에서 급등했다. 이날은 엔화가 달러뿐만 아니라 유로화에도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유로 환율은 이날 유로당 170엔을 돌파했는데 이는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처음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돌아온 킹달러…“세계 경제에 리스크 초래할 것”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런 현상이 글로벌 경제에 리스크를 초래하고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강달러의 위험'이라는 제목의 28일자 사설에서 “이달 초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다른 통화 대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 달러화로 인해 아시아 일부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 가치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추락했고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 등 다른 통화들도 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현재 달러화 강세는 깜짝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로 인해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2022년 9월과 달리 미국 경제의 견조한 호황과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시장은 이에 따라 미국 금리가 다른 국가들과 달리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더 나은 수익률과 강한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달러화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달러화 가치에 대한 상승압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강달러는 무역 흐름을 변화시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다른 나라 제품을 쉽게 구매하게 되는 동시에 물가 억제에 성공하기 시작한 다른 국가들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지 소비자와 기업들이 달러화 가격의 상품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원자재 가격도 달러화에 연동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무역 변화로 인해 미국은 특히 수입이 늘어나고 수출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부양책과 무역적자와의 싸움을 약화시킬 수 있는 데다 중국 기반 공급망에 대한 글로벌 디리스크(de-risk·위험 제거) 정책 역시 훼손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이 시장에 넘쳐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달러는 또 신흥국의 부채 상환 부담을 늘려서 금융시스템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미국의 높은 금리가 많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FT는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많은 국가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어 달러 매각에 나설 수 있지만 미국 금리가 다른 국가들과 달리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어떤 개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FT는 달러화에 대한 장기 전망은 11월 대통령선거로 귀결될 것으로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달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공동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한 바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달러를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참모들은 달러화 강세와 부채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달러화 평가절하를 포함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이 당장의 목표는 달성할 수 있지만 경제에 대한 글로벌 신뢰를 약화시키고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WEF의 경고 “글로벌 부채 역대급…10년간 저성장에 직면할 수도”

전 세계에서 부채가 크게 불어나 올바른 경제 대책이 없을 경우 세계 경제가 향후 10년간 저성장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총재는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EF 주최 '글로벌 협력, 성장 및 에너지 개발 특별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글로벌 부채비율이 182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에 근접했으며, 선진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올해 전 세계 성장률(추정치)이 3.2% 수준으로 나쁘지 않지만 우리가 익숙해져 있던 수십년간 4% 수준이었던 것과는 다르다"면서 일부 주요 국가들은 1970년대와 같은 경기둔화 위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브렌데 총재는 저성장을 피하는 방법을 물은 데 대해 “우리는 무역 전쟁을 벌일 수 없으며, 여전히 서로 무역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런 다음 글로벌 부채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이런 부류의 부채를 본 적이 없으며, 부채 규모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부채를 줄이는 등 올바른 재정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브렌데 총재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개발도상국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공공부채가 GDP 대비 93%까지 증가했으며,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9%포인트 높다면서 2030년 무렵 전 세계 공공부채가 GDP의 10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브렌데 총재는 이어 세계 경제의 현재 가장 큰 위험에 대해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정학적 경기침체"라면서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긴장을 꼽았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많아서 쉽게 통제 불능상태가 될 수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했다면 하룻밤에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았을 것이며, 이는 당연히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달러 환율 고점 찍었다?…“연말 1335원까지 떨어질 듯”

최근 달러당 140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출 주도 경제회복, 원화 가치절하를 막기 위한 당국의 노력 등으로 원화 약세와 관련해 최악은 지났다는 분석이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한미일 재무장관이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의 가치 하락에 대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선 이후 원화 환율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은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첫 3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원화 강세 전망에 대한 또다른 이유로 지목됐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DP는 1.3%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4% 증가해 시장 전망치(2.5%)를 대폭 상회했다. 여기에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5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35억7000만 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기관들의 전략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크리스토퍼 웡 외환 전략가는 반도체 수출 회복,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올 연말 달러당 1335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1400원 수준에서 환율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 이후 1400원선에서 심리적 저항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원화 강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딧 애그리콜의 에디 청 선임 신흥시장 전략가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리의 긍정적인 펀더멘털 견해를 반영해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올 연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일각에선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의 알빈 탠 아시아 외환 전략 총괄은 “전반적인 달러 강세 흐름에서 당국이 특정 수준에 환율을 방어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원화 가치절하를 막기 위해 노력하되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가 도화선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29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높은 1379.0원으로 개장했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달들어 급등세를 이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라지는 美 금리전망…한국 주식은 ‘이것’ 담으라는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자 아시아 주식에 대한 투자전략도 바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아시아 증시 전반이 부양될 것이란 기대감이 꺾이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욱 선택적으로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통화가치 절하를 막기위해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매파적인 태도를 이어가자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 반면 특정 주식들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오는 11월에 첫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금리가 6차례 인하될 것이란 연초 전망에 비해 상당히 후퇴한 것이다. 그 결과 해외 펀드들은 이달까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70억 달러 넘는 주식을 매도해왔다. 각국 국채와 환율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미 국채를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시켜주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측정하는 각국 국채 지수는 올 들어 1.7% 가량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특정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개리 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아시아로의 자본 유입에 역풍을 일으킨다"며 “이에 각국 시장에 집중하는 섹터가 안전한 투자처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한국 밸류업 관련주, 중국의 소비재 및 유틸리티 관련주, 인도 인프라 관련주 등을 예로 제시했다. 또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주목하고 있고 M&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밸류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인 중국 주식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지지안 양 아시아태평양 다자산 운용 총괄은 한국의 반도체 섹터 또한 관심분야라고 전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가하고 있어 대만 업체들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반도체 시장 성장, 미국의 수요 회복, 중국 바닥론 등으로 한국 수출이 경제 회복을 주도했다"며 “우리는 전술적으로 한국 주식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코스피 상장사들의 내년 실적은 73% 성장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코스피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로, 대만의 17배보다 낮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일본의 경우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 자산운용사는 “엔화 약세와 글로벌 수요회복으로 수출이든 관광이든 일본 주식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일본 국채금리 상승으로 일본 은행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피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켈리 글로벌 다자산 운용 총괄도 “일본에 꽤 많이 투자했다"며 금융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일본은행이 점진적이지만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증시 또한 일부 운용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디플레이션 대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국 경제는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경기 모멘텀 및 기업실적 개선으로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HSBC 전략가들은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글로벌 신흥시장 펀드는 중국 본토 주식에 대한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돌아섰다"며 “아시아 펀드의 익스포져 또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M&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가우탐 사마스 다자산 펀드매니저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란 이유로 중국과 홍콩 주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뿐만 아니었네…원·엔화 가치 위안화 대비도 약세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화뿐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원/역외위안 환율이 한국시간 26일 오후 3시 29분 기준 전장 대비 0.3033원 오른 189.4518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175원 아래에서 움직이던 원/역외위안 환율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2022년 한때 200원을 넘긴 바 있다. 이후 지난해 7월에는 175원대까지 떨어졌다 다시 상승 전환했으며, 지난해 연말 대비로는 4.09% 오른 상태다. 엔화 가치 약세는 더 두드러지며, 엔/역외위안 환율은 올해 들어 8.57%나 오른 상태다. 원/역외위안 환율 상승 시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있는 반면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또 한국인의 중국 여행 시 환전에 불리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증가 요인이 된다. 실제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다음 달 중국의 노동절 연휴(1∼5일)를 앞두고 중국인들의 여행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특히 환율 상승과 항공운임 하락에 따라 한국·일본으로 가려는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BI와 시장조사기관 어테스트가 8∼12일 중국인 11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월까지 3개월간 해외 여행을 예약한 응답자는 58%를 기록, 1월 조사 당시의 54%보다 증가했다. 이는 적어도 최근 2년간의 조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해외여행을 예약한 응답자 가운데 한국행을 준비 중인 경우는 31%를 기록, 1월 조사 때의 21%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행을 준비 중인 응답자도 23%에서 33%로 증가했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응답자들은 비자 문제에 이어 환율을 두 번째로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은 가운데, BI는 원화와 엔화 가치가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심리 회복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난 1월 조사 당시 50% 수준이었던 홍콩·마카오 여행 수요는 급감했는데, 홍콩이 홍콩달러 가치를 미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1.84%가량 올라 중국 여행객들의 구매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 선호에는 항공 운임 하락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행 통계 업체 포워드키스 자료를 보면 1분기 한중간 편도 항공운임(평균)이 전년 동기 대비 72% 하락한 77달러 수준으로 내려와 주요 여행지 가운데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중국 여행객들의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의 면세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BI는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진종화 한국관광공사 중국지역센터장은 중국매체 펑몐신문 인터뷰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 약 8만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대비 75∼80%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중앙TV(CCTV)는 노동절 연휴 해외여행객이 전년 동기 대비 370%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으며, 한 온라인 숙박 예약 플랫폼 관계자는 “한국 검색이 전년 동기 대비 27배 폭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슬라 주가 오르고 메타 떨어지자…머스크-저커버그 희비 교차

테슬라와 메타 주가가 최근 들어 서로 상반된 방향을 보이자 두 최고경영자(CEO)간 희비 또한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순자산 가치가 1570억달러(약 216조3000억원)로 낮아져 1840억달러(약 253조6000억원)를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3위를 내줬다. 이는 전날 메타 주가가 약 11% 급락하면서 저커버그의 순자산 가치가 180억달러(약 24조8000억원)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메타 주식 3억45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자산 대부분이 메타 주식으로 구성돼 있어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앞서 메타 주가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탄 덕에 저커버그의 자산가치 역시 불어나면서 이달 5일 머스크를 누르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3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약 3주 만에 저커버그는 이 타이틀을 다시 반납하게 됐다. 지난 24일 발표된 메타의 1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2분기 가이던스(자체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반면 테슬라는 지난 23일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머스크가 저가 전기차 출시 시기를 이전 계획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히고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다음 날인 24일 약 12% 급등한 데 이어 25일에도 약 5% 상승했다. 그 영향으로 머스크의 자산가치는 이틀간 58억달러(약 8조원)가량 늘었다. 머스크의 자산은 테슬라 주식 외에도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 지분이 있어 저커버그보다는 주가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메타가 엑스(X, 옛 트위터)의 대항마 격인 '스레드'를 출시한 것을 계기로 대립각을 세우다 현실에서 종합격투기 싸움으로 맞붙는 방안을 놓고 온라인 설전을 벌여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격투기 대결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계 1위와 2위 부자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2170억달러)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1960억달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뉴욕증시, PCE 발표에도 빅텍크 호실적에 급등…나스닥 2%대↑

견조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뉴욕증시는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0% 상승한 3만8239.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2% 오른 5099.96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3% 오른 1만5927.90을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2%대 상승했다. S&P500 지수 역시 1%대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에 발표된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전일 장 마감 후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A의 실적에 주목했다.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해 시장 전망치 2.7% 상승을 웃돌았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직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3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3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해 예상치 2.6% 상승을 소폭 웃돌았다. PCE 인플레이션은 견조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전보다 크게 뜨겁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둔화했지만 반등폭이 크지 않아 시장에 안도감을 불어넣었다.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는 호조를 보였다. 전일 장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A의 실적이 호조를 보여 주가지수를 견인했다. 알파벳A는 10%대 급등했다. 이는 2015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폭이다. 특히 알파벳A는 구글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순이익을 달성하고 사상 첫 배당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 가까이 올랐다. 주요 투자은행 분석가들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알파벳에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을 확인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 450달러에서 515달러로 상향했다. 엔비디아 주식은 6%대, 아마존닷컴은 3%대 상승했다.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주가는 하락하다 소폭 상승 전환했다. 한편, 테슬라는 1%대 하락했다. 1분기 실적이 감소한 엑슨모빌은 이날 장 초반 2%대 하락했다. 엑슨모빌은 실적 보도자료에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인텔은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9% 급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전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장 설립 지원을 위해 61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한 후 주가가 2%대 상승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주에 있을 애플과 아마존닷컴의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오는 4월 30일과 5월 1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이번에는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종지수 별로는 기술 지수가 1.85% 올랐고,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가 4.7% 급등했다. 반면 에너지,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1%대 하락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6월 미 연준의 금리동결 확률은 88.6%, 25bp 금리인하 확률은 11.2%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4포인트(2.21%) 내린 15.03을 나타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후변화에 죽쑤고 인플레에 외면당하고…와인 업계 비상

극심한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으로 와인 수요도 위축되면서 글로벌 와인 소비량은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디종에 있는 국제 포도 및 와인 기구(OIV)는 전년도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 홍수 등 극한 환경 조건으로 인해 2022년보다 10% 감소한 2억3700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1961년 생산량 2억1400만 헥토리터 이후 기록한 최저치다. 지난해 11월 당시 추정치였던 예상량(2억4410만 헥토리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호주의 생산량 하락 폭이 26%로 가장 컸고 이탈리아가 23%로 뒤를 이었다. 스페인은 약 20%의 하락 폭을 기록했고,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량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생산량이 4% 증가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한 국가가 됐다. OVI의 존 바커 국장은 세계 와인 생산량의 급격한 하락의 원인이 기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기후변화는 이 분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세계 주요 와인 생산 지역에서 발생한 가뭄과 극심한 더위, 화재, 홍수·폭우 등 곰팡이를 일으키는 습한 날씨를 언급하며 생산량 감소와 이들 기상 조건 사이에 “명확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와인 소비량은 2022년보다 2.6% 하락한 2억2100만 헥토리터로 집계,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와인 소비량은 5년 연속 하락세다. OIV는 인플레이션으로 와인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의 구매력은 약화한 것을 소비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경기 침체를 겪는 중국에서 와인 소비량이 25% 감소한 것도 일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버커 국장은 와인 소비의 감소는 “인구 통계학적인 요인과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며 감소세가 계속될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와인 수요에 영향을 미친 지배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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