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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투자는 야수의 심장으로?…밸류에이션 아무도 모른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증시에 비싸게 거래되고 있지만 기업가치 산정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주가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주식이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대비 23배 높게 거래되는 등 S&P500 상장사 중 가장 비싸지만 밸류에이션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은 회사가 향후 얼마의 수익을 낼 것이며, 이에 따라 지금 주가는 얼마나 적정하다는 방식으로 목표 주가를 잡곤 한다. 그러나 AI 붐이 모두에게 생소한 만큼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물론 엔비디아 경영진 조차 기업 실적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몰라 주가가 비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고공행진 해왔던 배경엔 AI 열풍으로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2023회계연도 1분기(2022년 2~4월) 매출은 기업 자체 예상치의 중간값을 13% 가량 상회해 지난 10년 동안 평균의 2배 이상 넘어섰다. 또 엔비디아의 지난해 8월 실적발표 당시 매출은 기업 추정치를 23% 웃돌았는데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엔비디아 실적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도 꾸준히 웃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지난 5개 분기 동안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와 엔비디아의 실제 실적간 평균 격차가 12%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AI 열풍으로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월가의 분기별 실적 전망치는 1년 넘게 조롱거리의 대상이었다"며 “애널리스트들이 숫자를 지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엔비디아 경영진은 앞으로 3개월 동안 얼마나 수익을 낼지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엔비디아의 실적 예측이 어려운 배경엔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 속에서 공급이 가장 불확실한 변수로 거론되기 때문이라고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코렐로 애널리스트가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 엔비디아 주가 전망치를 91달러에서 105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 21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26.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코렐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앞으로 성공적으로 공급을 확대할 경우 분기 매출이 최대 40억달러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멜리어스 리서치의 벤 리트제스 애널리스트도 지난 21일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기존 125달러에서 1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실적이 앞으로 얼마나 예상치를 상회하는지가 주가 향방을 좌우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 럴크 최고 시장 전략가는 엔비디아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폭이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사항으로 꼽으면서 현재 주가 수준이 정당화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폭발적 성장이 둔화하고 그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주가를 높게 매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엔비디아 매출과 이익은 각각 284억달러, 147억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111%, 13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엔비디아가 최근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미 경제매체 CNBC는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순위 조사결과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상위 100위 안에 들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가가 2022년 말 이후 9배 가까이 올랐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맥도날드, 스타벅스, 디즈니, 넷플릭스 등보다 뒤쳐진 것이다. 반면 애플과 MS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가 뒤를 이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인하 속도 차이 확대…유럽 앞서는데 美 출발 자꾸 미뤄져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스위스가 예상외로 또 내리는 등 이달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속도를 올린 반면 미국은 출발이 자꾸 미뤄지고 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3월에 이어 20일(현지시간)에도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SNB는 물가 압력이 낮아졌다며 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로이터통신은 스위스가 최근 경제 성장률이 상승하고 4월 물가 상승률도 1.4%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기 때문에 일부에선 이번 결정을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선 잉글랜드은행(BOE)이 이날 통화 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지만, 8월에 개최되는 다음 회의에선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 반영된 BOE의 8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하루 만에 34%에서 63%로 뛰었다. 또, 회의 후 파운드화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서는 BOE 회의에서 기대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몇몇 투자은행들은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BOE 전망치를 웃돌았는데도 일부 통화정책위원들이 향후 물가 흐름에 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 점에 주목하며 이처럼 평가했다고 한은은 전했다. 영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2.0%로 약 3년 만에 BOE 목표치(2%)로 돌아왔지만,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5.7%로 예상치(5.5%)보다 높았다. BOE 통화정책위원 9명 중 7명이 동결 의견을 냈는데 그중 일부가 이번 회의 결과에 관해 “균형이 정교하게 잡힌 결정"이라고 말한 점도 다음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앙은행들 사이에 유행하는 '매파적 인하'에 BOE도 동참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 금리를 낮추면서 금융 여건은 계속 긴축적으로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물가 압박이 다시 커질 경우에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WSJ이 설명했다. 다만 7월 4일 영국 총선 후 상황은 금리 전망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ECB는 지난 6일 예고한 대로 기준금리를 연 3.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관해선 신호를 주지 않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스웨덴은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연 3.75%로 0.25%포인트 내렸고 오는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선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외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연 4.7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앞서갔다. 캐나다는 올해 1회 더 내릴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금융시장에서 10월 인하 확률을 40%로 본다. 반면 미국은 금리 인하 시작 시기가 자꾸 후퇴했으며, 최근엔 9월 전망을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아직 금리인하 출발선 근처에도 서지 못했다고 묘사했다. 금융시장은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전망을 새로 쓰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20일 미시간 은행 연합회 연설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2%)로 돌아가려면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자 9월 인하 기대감에 다소 힘이 빠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보는 9월 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20일 기준 59.5%로, 지난 18일 61.7%보다 낮아졌다. 한 달 전엔 51.6%였다. 연준은 지난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 유지키로 했다. 점도표에 반영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횟수 전망은 3회에서 1회로 줄었다. 연합뉴스

“엔화 환율도, 밸류업도 호재 아냐”…해외 투자자들, 일본 증시 ‘탈출 러시’

올해 일본 증시의 호황을 주도한 해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증시 상승의 호재로 작용했던 일본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엔저 등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 해외 기관들은 증시 전망을 두고 부정적으로 돌변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시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21일 3만8596.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닌 3월 22일(4만888.43)대비 5.6% 가량 하락한 수준인데 이 기간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1%, 4.4%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지난 3월 22일부터 지난 21일까지 1.3% 상승했다. 일본 증시 상승을 견인한 해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쿄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6월 둘째주까지 4주 연속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둘째주 순매도 규모만 2500억엔(약 2조1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증시 전망 또한 부정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분 증시가 고점을 찍었다고 응답한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엔 일본 증시를 이끌었던 호재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불확실한 통화정책도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에 씨티그룹, 애버딘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일본 주식에 대해 비관적으로 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씨티그룹의 사카가미 료타 애널리스트는 “일본 주식은 실질적인 조정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호재가 새로 떠오르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G 마켓의 헤베 첸 애널리스트도 “일본 주식에 대해 연초부터 제기됐던 낙관론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상승 요인들이 지속가능한지 스스로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버딘의 경우 향후 3~6개월 동안 일본 대신 중국과 인도 주식을 선호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전에 기업 지배 구조 개혁에 대한 더 많은 진전을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수출기업들에게 호황을 안겨준 엔저도 더 이상 호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들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빠른 속도로 급등하자(엔화 약세) 투자자들은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1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78엔을 기록,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JP모건 자산관리의 오고시 아이사는 엔화 약세 흐름에 대한 바닥이 확인될 경우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채 매입을 줄이되, 그 규모를 내달로 미루자 일본 은행 섹터가 이달에만 5.2% 떨어져 1.7% 하락을 보인 토픽스 지수와 대조를 이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 일부 해외 기관들은 지배구조 개선, 자국내 투자, 임금 상승 등을 지목하면서 장기적으로 일본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세계 설탕가격 석달째 하락세…국내업체들 설탕값 언제 내리나

글로벌 석ㄹ탕 가격이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자 국내 제당업체들도 설탕 제품 가격을 내릴지 주목된다. 2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설탕 가격 지수는 올해 1월 136.4에서 2월 140.8로 올랐지만 3월 133.4, 4월 126.6, 지난달 117.1 등 하락세로 전환했다. 가격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지난달 설탕 가격 지수는 지난 2월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16.8% 내린 것이다. 세계 설탕 가격 지수는 이상 기후 여파로 태국, 인도 등에서 설탕 생산량이 줄어들자 지난해 9월 162.7까지 올라 2010년 11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브라질에서 수확이 원활하게 이뤄지며 점차 가격이 내렸고 지난달에는 117.1로 2022년 수준(월평균 114.5)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고점과 비교하면 28.0% 내린 상태다. 소비자단체들은 세계 설탕 가격이 하락해 이를 수입해 가공하는 국내 제당업체들도 제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업들은 재룟값이 오르면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해 왔다"면서 “인하 요인이 생겼는데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도 “세계 설탕 가격이 내려가면 국내 제품 가격에도 반영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알려 선택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제당업계는 일단 세계 설탕 가격 변동과 작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 설탕 가격은 내렸으나 원/달러 환율이 높은 상황이라 수입 단가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식품업체들은 재료를 사전에 수개월치 확보해 두고 사용하는 만큼 세계 설탕 가격 하락이 시차를 두고 수입 단가에 반영되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설탕 물가 상승률은 20.4%로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가장 높았다. 설탕은 과자와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에 많이 사용되는 재료다. 이 때문에 가공식품 물가에 영향을 미쳐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요소 중 하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또 엔비디아…퀄컴·애플·메타 등 주가↓, 알파벳·아마존 등은↑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57p(0.04%) 오른 3만 9150.3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55p(0.16%) 내린 5464.62를, 나스닥지수는 32.23p(0.18%) 밀린 1만 7689.36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지난 19일 휴장일을 제외하고 이번 주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에서 2거래일 연속 마이너스로 내려왔다. 이날도 시장 시선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로 향했다. AI 투자 열풍이 엔비디아에 집중된 만큼, 전일에 이어 3%대 떨어진 엔비디아 주가는 주가지수에 부담이 됐다. 주간 기준으로도 엔비디아는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다 9주 만에 하락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55% 가까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AI와 반도체 투자를 위한 기술주 인기가 약간 주춤해졌지만 본격 조정 장세가 나타날지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은 주요 파생상품 3종 만기일이 겹치는 이른바 '세 마녀의 날'(Triple Witching Day)이기도해서, 시장 전체 거래량은 급증했다. '세 마녀의 날'은 주가지수선물·주가지수옵션·개별주식옵션 등 주요 파생상품의 계약 만료일이 겹치는 날로 3월·6월·9월·12월의 셋째주 금요일에 해당한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린 양상을 보인 가운데 시장은 금리인하 힌트가 될 만한 경제 둔화 조짐을 살피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5월 미국 기존주택 판매(계절조정치)는 전월대비 0.7% 감소한 연율 411만채로 집계됐다. 5월 기존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 대비 5.8% 급등한 41만 930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콘퍼런스보드는 5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대비 0.5% 하락한 101.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0.3% 하락보다 악화한 수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6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5.1을 기록해 월가 시장 전망치 54.0을 웃돌았다. 6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51.7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51.0을 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 전망에 큰 변화는 없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 5월 같은 진정세를 계속 보인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 미 연준의 25bp 인하 확률은 61.6%로 반영됐다. 9월 동결 확률은 32.3%를 나타냈다. 올해 12월 두 번째 금리인하 가능성은 45.1%로 높게 반영됐다. 종목 별로는 알파벳A가 1.8%대, 아마존닷컴이 1.6%대 올랐다. 반면 퀄컴은, 애플,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는 1%대 내렸다. 대형 은행주는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주가는 모두 1%대 내렸다. 이날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2023년에 제출된 일부 대형 은행들 정리의향서(living wills)에서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정리 방식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약 개발사 사렙타 테라퓨틱스 주가는 30% 정도 뛰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사렙타 테라퓨틱스 희귀 근육질환 치료제에 대한 사용 확대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업종 지수는 헬스, 소재, 부동산,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수는 올랐으나 에너지, 금융, 산업, 기술, 유틸리티 관련 지수는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8p(0.60%) 내린 13.20에 거래됐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AI 혁명, 고임금 전문직이 더 위험하다?…취약한 직업군 살펴보니

인공지능(AI) 혁명으로 고임금 노동자들이 저소득 근로자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영국 비영리 기관 'AI 거버넌스 센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연구진은 20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이러한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미 학습을 마친 GPT-4 거대 언어 모델과 인간을 대상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이 작업 결과물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소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을 시도했다. 검증 대상이 된 직업군은 모두 923개였다. 분석 결과 근로자의 5명 중 1명은 자신들이 하는 업무의 절반 이상이 AI 기술의 발달로 잠재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AI의 영향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군으로는 블록체인 엔지니어와 임상 데이터 관리자, 홍보 전문가, 금융 분석 전문가 등 고소득 직종이 꼽혔다. 반면 오토바이 정비사나 석공 등은 AI 혁명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FT는 이번 연구 결과가 AI의 발달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컴퓨터가 대중화하면서 정보혁명이 일어났을 당시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컴퓨터화로 인해 단순 사무직 노동자들이 대거 퇴출당했던 것과는 달리 AI 기술의 발달은 보수가 낮은 직업보다 고소득 직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 저자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대니얼 록 교수는 “지식 노동자들은 정보를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 거대언어모델이 하는 일은 결국 정보 처리 속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고소득 직종이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생성형 AI가 불평등을 부추기고 고도로 숙련된 산업을 포함한 노동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IMF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AI로 인해 고숙련 직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으며 블루칼라 직종에서도 자동화를 더욱 심화해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록 교수는 “지금 단계에서는 AI가 노동수요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AI의 영향에 노출되는 것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당선 대비해야”…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이것은?

미국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8일자(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금 매수를 권유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20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관세 등 지정학적 충격,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약화, 부채 공포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강화할 위험에 대응할 방안으로 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파이낸스 릭 뉴먼 선임 칼럼니스트는 골드만삭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할 경우라고 명시하진 않았지만 거론된 사안은 모두 트럼프 경제정책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편적 10% 관세, 중국산 수입품 60% 관세 카드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관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일반 가구에서 연 1700달러(약 236만 원)를 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기본적으로 연준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2025년 말 만료되는 각종 세금 감면 조치를 연장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하면 국가 부채가 4조 달러에서 5조 달러(약 6952조 원)로 늘어난다고 뉴먼 칼럼니스트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 인플레이션 심화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단속 정책이 노동력 부족을 야기하며 임금 상승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공화당 승리 시나리오에선 물가 상승, 경제 성장 둔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비슷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이 물가 상승률을 2026년과 2027년에 0.5%∼1%포인트 더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릭 뉴먼 칼럼니스트는 '트럼프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보류하거나 오히려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분개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2026년 임기 종료 전에 나가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먼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을 때 인플레이션이 안정됐지만 이후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상황을 다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에 물가 상승률이 급등했지만 다시 안정되고 있으며, 많은 경제학자는 재선 시에도 비슷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소비자와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모든 수입품 가격을 광범위하게 높이고, 수입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에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연중 최고치로 다시 급등…‘슈퍼 엔저’에 당국 또 개입?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7일 연속 오르면서 34년만 최고 수준을 향해 다시 치솟고 있다. 이에 일본 당국이 또다시 시장개입에 나설지 시장참가자들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주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82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부터 7 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엔/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올해 최고치다. 엔화 환율이 159엔대를 다시 넘어선 적은 지난 4월 29일 이후 약 2달만으로, 이때 당시엔 환율이 161엔 코앞까지 빠른 속도로 치솟자 일본 당국이 달러를 팔고 엔화를 매수하는 등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그 영향으로 엔/달러 환율은 151엔대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 전환하더니 결국 올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엔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과 일본의 금리차가 여전히 확대된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은행이 최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채 매입 규모 감축 계획 발표를 내달로 미룬 것이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된 탓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알빈 탠 아시아 외환 전략 총괄은 “국채 매입 규모 축소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감보다 더 비둘기파적"라며 “일본은행이 구체적인 축소 계획을 결정했는지 다음 회의에 결정할지 현 시점에서 불분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회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이로 인하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엔저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5주 연속 오르면서 지난 21일 1268.09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16일 직전 최고치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넥스의 헬렌 기븐 외환 트레이더는 “연준이 금리를 나리지 않는 한 달러가 반전될 여지가 거의 없다"며 “연준이 완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기 전까지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카도타 신이치로 전략가는 “미일 금리차가 특정 수준을 넘어서는 한, 일부 좁혀지더라도 캐리 트레이드를 위한 엔화 매도세가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 연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 근처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이 또다시 외환 개입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29일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서자 약 9조8000억엔을 들여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개입에도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원인인 미일 금리차가 크게 줄어들기 힘든 상황이어서 개입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븐 트레이더는 “당국이 엔화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갈수록 확신하고 있다"며 “금리차를 극복하기엔 너무 큰 데다 미국에선 올해 한 차례만 인하를 시사하고 있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최소 163엔을 찍어야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당국은 '급격한 환율 흐름'을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는데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은 1개월 이내 달러당 10엔 움직여야 급격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20일까지 28일간 엔/달러 환율은 최저점에서 5.35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 재무부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환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을 포함해 총 7개 국가가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올해 일본 당국이 10조엔에 육박한 규모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음에도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되지 않은 것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공매도 금지에…韓, MSCI 선진지수 편입 또 불발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다시 한 번 불발됐다. 한국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원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MSCI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현재 신흥국(EM)에 속하는 한국 지수 관련 변경 사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MSCI는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한국 주식시장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제안된 조치를 인정하고 환영한다"면서도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재분류를 위해서는 모든 이슈가 해결되고 개선 조치가 완전히 이행돼야 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경 사항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MSCI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려면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이번에도 후보군에 들지 못한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다음 기회인 내년 6월로 넘어갔다. 내년 6월 후보군에 들어가면 2026년 6월에 지수 편입이 정식 발표되고, 2027년 6월에 실제 편입이 이뤄진다. MSCI가 이번 시장 재분류에 앞서 이달 초 발표한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한국 증시는 지난해 대비 '공매도' 관련 항목에서 마이너스 평가를 추가로 받으면서 18개 항목 중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6개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받은 바 있다. MSCI는 올해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의 공매도 접근성에 관해 플러스“(+)에서 개선이 필요한 "마이너스“(-)로 바꾸면서 악화 요인으로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언급했다. 아울러 정부가 그동안 선진국 편입을 위해 추진해 온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영문 공시, 배당절차 개선 등 각종 정책적 노력에 대해 진전이 있으나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철저히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배당에 관해서는 “국제 기준과 달리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배당락 이후에야 배당금액을 공시한다"며 “배당절차 개선 방안이 시행됐으나 아직 소수의 기업들만 개선된 배당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접근성 평가가 시장 재분류를 위한 사전 절차 격인 점을 고려하면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한국 증시의 관찰대상국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지난 13일 정부가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 기준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자금 규모 결정에 활용돼 국가 자본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한국은 지난 1992년부터 신흥시장에 편입돼오다 2008년 선진국으로 승격 가능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됐으나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환율관찰국에 韓 2회 연속 제외…中·日 등 7개국 지정

한국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미 재무부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환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 국가가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한국은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미국의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된 데 이어 이번에도 빠졌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 노동자들에 대해 부당하게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조작하려는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특히 중국에 대해 투명성 강화를 강조해 요구하면서 “외환 개입을 공표하지 않는 점과, 환율 정책의 주요 특징을 둘러싼 광범위한 투명성 결여로 인해 중국은 주요 경제국 중에서 '이탈자'가 됐다"며 “재무부의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 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정책 및 환율정책을 평가하고 일정 기준에 해당할 경우 심층분석국 내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평가 기준은 ▲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 등이다. 이 중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이 되며,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한국은 3개 요건 중 무역흑자 기준에만 해당해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우리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445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354억9000만달러로 명목 GDP(1조7131억 달러)의 2.1% 수준이다. 최근 달러 강세 기조로 지난해 하반기 환율보고서 공개 당시 외환당국이 밝힌 달러 순매도 기조도 계속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7년여간 13차례 연속 미국의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이번에 2회 연속 명단에서 빠진 것은 대외적으로 투명한 외환 정책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환 당국이 시장에서 환율의 쏠림 현상에 대응하는 과정에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환율관찰대상국에서 제외돼도 한국이 직접적으로 얻는 이익이나 혜택은 없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설명이다. 환율관찰대상국은 말 그대로 '모니터링' 대상일 뿐 제재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어 곧 한국이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정부도 긍정적인 평가나 전망을 애써 자제하는 분위기다. 일본은 작년 6월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서 빠졌다가 1년 만에 다시 명단에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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