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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3개 획득한 금메달…알고보니 가격도 120만원대 ‘신고가’

한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면서 메달 순위 8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번 올림픽에 수여된 금메달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값과 은값이 상승하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가격이 900달러(약 122만9000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메달에는 금 6g이 포함됐으며 은은 전체 무게의 92.5%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물 금·은 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17.5%, 14.6%가량 상승한 상태다. 금값은 각국 중앙은행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및 금리 인하 기대, 지정학적 긴장 등의 영향 속에 지난달 중순 온스당 2483.73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으며 현재도 242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값 상승과 메달 무게 증가 덕분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이번 대회 금메달 가격이 가장 비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로서는 금메달 자체보다는 포상금이나 군 복무 의무 면제 등을 통해 더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금메달 가격은 귀금속 가격 이상으로 매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36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는 당시 독일 나치 정권을 비판한 바 있으며, 2013년 경매에서 그의 금메달은 150만달러(약 20억 4000만원) 가까운 금액에 낙찰됐다는 것이다. 한편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파리 올림픽을 비롯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럽 투어 콘서트 등이 유럽 지역의 인플레이션 요인이 된다면서, 올림픽으로 호텔·항공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UBS는 그러면서도 이는 주로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행사 개최가 현지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활비 상승으로는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밖에 2028년 올림픽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미 CNN방송은 올림픽 유치가 재정적으로 부적합해지고 있다는 이코노미스트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과도한 예산과 장기적인 부채, 낭비되는 인프라 시설, 주민 이주, 정치적 갈등과 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홀리크로스대학의 빅터 마테존 교수는 “파리 올림픽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총비용이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 미만인 대회가 될 것"이라면서 개최 희망 도시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 캐리 청산’에 취약한 금융시장…엔화 환율에 흔들릴 가능성은?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장의 주요 원인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부터 투자자들이 한숨을 돌렸지만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촉발된 지난주 시장 급락이 '짧은 진동'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멕시코 페소 등 고금리 통화 자산이나 엔비디아·비트코인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며, 그동안 일본의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이러한 공식이 약해졌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자산 매도세가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일본은행이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더욱 늘어났던 만큼, 시장에서는 정확한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이 자금 규모를 두고 경계심이 여전한 상황이다. JP모건은 엔화를 포함한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의 4분의 3이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주 밝혔고, 시티그룹 측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위험 구역'을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반면 BNY는 아직 추가 청산 여지가 있다면서 엔/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30% 더 내려가 100엔에 이를 수 있다고 봤고, 스탠다드은행의 스티븐 배로는 “추가 청산 가능성이 있지만 가장 크고 파괴적인 거품은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시 미일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달러 하락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유인이 존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존스트레이딩의 데이비드 루츠는 “현재로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여전히 시장 모든 것의 진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상승(엔화 약세) 전망이 힘을 잃으면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엔화 약세에 베팅한 순포지션은 6일까지 일주일간 6만2000계약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엔화 강세 전망으로의 변동성이며, 1986년 이후 세 번째에 해당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연 0.0∼0.1% 정도였던 단기 정책금리를 0.25% 정도로 인상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추가 인상 여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일 2.49%, 2일 5.81% 내렸고 미국의 실업률 상승에 따른 침체 우려까지 겹친 5일에는 12.40%나 급락했다. 3거래일간 시가총액은 1조1천억 달러(약 1500조원) 줄어들었다. 이후 6일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10.23% 급등했고 7일에는 금융시장 환경이 불안정할 경우 금리 인상을 자제할 수 있다는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의 발언 이후 1.19%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지난주 닛케이지수 주간 하락률은 2.46%였다. 코먼스자산운용의 데츠로 리는 “주요한 경제·금융위기 같지는 않다"면서 2∼3개월이면 시장이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봤고, 스미모토생명보험의 무라타 마사유키는 시장이 저평가 상태라면서 “'특가상품 사냥' 수준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와 유사한 일본판 '공포지수'인 닛케이 변동성 지수는 5일 한때 85에서 9일 45로 내려갔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인 2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주 증시 변동이 기술적 수준일 뿐 경제는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장밋빛 전망이 사라진 만큼 시장이 악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증시전망] 롤러코스터 장세 이어질까…7월 CPI·경제지표 주목

지난 주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줫던 글로벌 증시가 이번 주에는 미국의 물가지표에 따라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5일 3.00% 급락하면서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1일에는 2.3% 급등하면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처럼 뉴욕증시는 지난 주를 급락으로 시작했지만, 침체 우려가 약해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끝에 낙폭을 대부분 지웠다. 그 결과 S&P500지수는 지난 주 하락률이 -4.25%까지 기록했으나 -0.04%로 한 주를 마감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증시 폭락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나서서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막대한 엔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쌓인 만큼 이번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최근 JP모건체이스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50~60% 완료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칠 단기적 변수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있다. 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서로 비슷한 확률로 9월 25bp 인하와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미 7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 3.0% 올라 6월(3.0%)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전월 대비의 경우 0.2% 상승을 기록해 6월(-0.1%)에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3.2% 올라 6월(3.3%)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근원 CPI 또한 마찬가지로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을 기록해 6월(0.1%)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근원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7월 CPI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은 이 소식에 랠리할 수 있다"며 “그러나 CPI를 PPI와 같이 봤을 때 연준이 선혼하는 PCE(개인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지표들도 줄줄이 발표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불식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5일에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미국인들이 견조한 소비력을 이어갔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는 약간 후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주간 실업보험 충구자 수, 산업생산,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제조업 지표, 신규주택착공 등도 공개된다. 아울러 막바지로 향하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시즌은 앞으로 미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올 2분기에 마침내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결과, M7을 제외한 S&P 500 상장사들의 수익이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런 광범위한 플러스 실적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소비심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홈디포, 월마트, 타겟 등은 이번 주에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들이 부진할 실적을 낼 경우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일단 다 주웠다…애플·메타·알파벳·일라이릴리·TSMC 등 주가↑

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05p(0.13%) 오른 3만 9497.5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85p(0.47%) 뛴 5344.16,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5.28p(0.51%) 오른 1만 6745.30에 마쳤다. 격동의 한 주가 강세로 마무리된 셈이다. 다만 주간 수익률은 약보합을 기록했다. 주요 주가지수는 이번 주를 급락으로 시작했지만, 침체 우려가 약해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끝에 낙폭을 대부분 지웠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하락률이 -4.25%까지 기록했으나 -0.04%로 한 주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6.36%까지 벌어졌던 낙폭이 -0.18%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말부터 시장을 흔들었던 요인은 미국 7월 고용지표 악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실기 우려, 과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이었다. 이번 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호전되고 서비스업 경기와 고용도 확장을 이어가면서 이런 불안감은 다소 누그러졌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는 “최근 증시 투매 상당 부분은 장기 투자자들보단 헤지펀드 거래에 기인했다"고 평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반등하는 것은 말이 된다"며 “변동성 큰 투매와 반등은 시장이 얇고 헤지펀드가 과격하게 행동하며 비이성적 급락이 생기는 8~9월의 일반적 모습"이라고 했다. 거대 기술주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애플과 메타, 알파벳 등이 1%대 올랐고 엔비디아는 0.21% 내려 이번 주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비만치료제 매출 급증 소식에 전날 10%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5% 넘게 뛰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8033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 1130억달러 메타플랫폼스를 바짝 뒤쫓았다. 일라이릴리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한 마운자로(Ma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가 비만 치료제로 관심을 모아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98% 증가한 113억 280만달러,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은 3.9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78% 급증했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기존보다 30억달러 늘어난 454억~466억달러로 상향 책정됐다.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은 일라이릴리에 일제히 투자의견 '비중확대' 혹은 '매수'를 권고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대만반도체제조회사) 매출 급증 소식도 관심을 모았다. TSMC는 인공지능(AI) 수요가 지속되며 지난 7월 매출이 전월 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79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TSMC 주가는 1%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날 6% 넘게 급등한 여파로 이날 약보합을 기록했다. AMD와 퀄컴 등 주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약세였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 증시 전략가 테리 샌드벤은 “시장의 기본적 배경은 여전히 주가가 상승 추이를 보이는데 유리한 상태"라면서 “특히 투자 기간을 연말 이후까지 길게 잡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상승을 자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광범위한 시장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계절적 추세로 볼 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기간, 증시 수익률은 하락하는 경향을 띤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1% 이상 강세를 보인 업종은 없었다. 재료만 유일하게 0.1%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할 확률을 50.5%로 반영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50bp 인하가 대세였으나 어느새 25bp 인하 확률이 다시 앞질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42p(14.38%) 내린 20.37을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역대급 폭락’에 백기 든 일본은행…‘추가 인상’ 가능성 사라졌나

지난달 금리 인상으로 '블랙먼데이 쇼크'의 방아쇠를 당겼다는 비판에 휩쌓인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일본은행이 추가 인상을 예고한 뒤 일주일 만에 항복 선언을 한 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마침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는 자신감에 일본은행은 금융 정책 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과거에 두 차례나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신중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시장 달래기에 성공했지만 이같은 '갈지자 행보'에 금융완화에서 벗어나겠다는 일본은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추가 인상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엔/달러 환율은 회의 직전 달러당 152엔대에서 지난 5일 141엔대까지 추락했고 일본 증시는 물론 한국,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블랙먼데이를 맞았다. 그러나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7일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금융완화를 계속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즈오 총재가 회의 당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감안하면, 일본은행이 약 일주일 만에 백기를 든 셈이다. 우치다 부총재의 발언 이후 달러당 엔화 환율은 146~7엔대로 약세 전환했고 글로벌 주요 증시는 지난 5일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렇듯 일본은행의 태세 전환으로 글로벌 증시의 폭락장세가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이 정상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는 언제든지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은행이 최근 공개한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요 의견'에 따르면 정책위원 중 한 명은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후반에 물가 목표를 실현한다는 점을 전제로 정책금리를 중립금리까지 올려야 한다"며 “가장 낮아도 1% 정도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쿠마노 히데오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진정되면 일본은행은 다음 금리인상에 대해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BOJ 워처(일본은행 통화정책 분석가)의 65% 가량은 올 연말까지 금리가 한 차례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금리인하를 예고한 만큼 미일 금리차 축소로 엔/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 의견도 제기됐다. 가이타메닷컴 리서치연구소의 간다 다쿠야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렸지만 이제는 주식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멈추려는 것 같다"며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일본은행이 시장을 많이 살핀다면 금리를 많이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라졌다"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시장 트레이더들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주일 만에 60%에서 30% 가량으로 축소시키는 등 위축된 모습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미국 경제 상황이 관건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9조달러를 운용하는 JP모건 자산운용의 시머스 맥 고레인 글로벌 금리 총괄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는 경로가 있는데 이는 연준의 금리인하로 미국 경제가 안정화되는 것"이라며 “미국이 침체에 빠졌다면 (일본 금리인상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를 피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행은 과거에 미국발 침체로 금융정책 정상화에 실패한 적이 있다. 버블경제 붕괴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하던 일본은행은 2000년 8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다음해 미국에서 닷컴붕괴가 일어나자 세계 최초로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이후 2006~2007년에 정책금리를 0.5% 수준으로 다시 올렸지만 다음 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다시 금리를 낮췄다. 이와 관련, 맥 고레인은 일본은행이 내년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경제환경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주식] 증시, 美 고용·엔화에 ‘환호’…엔비디아·메타·브로드컴·일라이릴리 등 주가↑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급반등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3.04p(1.76%) 뛴 3만 9446.4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9.81p(2.30%) 급등한 5319.31,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64.22p(2.87%) 치솟은 1만 6660.02에 마쳤다. 이날 상승에는 미국 고용지표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3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3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1만 7000명 감소한 수치다. 연합인포맥스 시장 예상치 24만 1000명 또한 밑돌며 직전주보다 청구건수가 둔화하는 흐름이었다. 다만 실업보험 지표는 매주 발표되는 만큼 통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날 실업보험 청구건수도 평소와 비교해 대폭 개선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7월 미국 고용지표로 촉발된 공포 압력이 시장을 채웠던 만큼 약간의 개선만으로도 매수심리에 불이 붙었다. S&P500은 이날 강세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이날 6.86%나 폭등하며 공포심을 털어냈다. 지난달 31일 7.01% 급등한 이후 또다시 5%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이날 주가를 밀어 올린 또 다른 요인은 달러-엔 환율의 상승이다. 엔화 약세는 이번 글로벌 증시 폭락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더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SoFi의 리즈 영 토마스 투자 전략 책임자는 “오늘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반등"이라고 반응했다. 다만 “반등 자체를 위한 반등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려면 좋은 소식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실업보험 지표 발표 후 주가가 급등한 데 대해 “입수되는 모든 데이터에 시장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아울러 “충돌할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오면 변동성은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게이트웨이 투자자문의 조지프 페레라 투자전략가도 “최근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은 올해 남은 기간의 프리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 지정학적 갈등, 11월 대선 등이 투자자들을 계속 긴장 상태에 놓여 있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더 많은 고용지표를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혀 신중함을 이어갔다. 그는 “연준은 시장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문제는 고용 시장이 현재 흐름을 유지할지 아니면 더 나빠질지 여부"라고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엔비디아가 6.13%, 메타플랫폼스가 4.24% 급등해 상승세를 주도했다. 브로드컴(6.95%), ASML(4.82%), AMD(5.95%), 퀄컴(5.66%)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모두 랠리에 동참했다. 특히 눈에 띄는 종목은 제약 대기업 일라이 릴리다.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 몬자로를 생산하는 일라이 릴리는 시장 기대를 훌쩍 뛰어넘은 호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일라이 릴리 시총은 7338억달러까지 급증해 시총 6126억달러인 테슬라를 제쳤다. 브로드컴 또한 일라이 릴리 뒤에 위치했다. 멀티미디어·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99억 9000만달러 분기 순손실을 발표한 여파로 주가가 8% 이상 급락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주가는 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데이팅 앱 범블은 올해 매출 성장 전망을 기존 8~11%에서 1~2%로 하향 조정한 여파로 주가가 30% 가까이 폭락했다.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임의소비재와 에너지, 헬스케어, 산업, 커뮤니케이션서비스가 2% 이상 급등했다. 기술 업종은 3.31% 상승률로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마감 무렵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12월까지 기준금리 100bp 인하 확률을 47.0%, 125bp 인하 확률은 26.0%로 반영했다. 75bp 인하 확률도 22.8%까지 반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4.06p(14.58%) 내린 23.79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리플 시세 ‘환호’…가격 전망 반전 이유는?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환호하며 급등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 8일(현지시간) 낮 12시 3분(서부 시간 오전 9시 3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6.27% 급등한 5만 9643달러(8217만원)에 거래됐다. 전날 5만 6000달러선 안팎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날 단숨에 6% 이상 뛰어 지난 3일 무너졌던 6만 달러선 회복을 시도 중이다. 최근 한때 5만 달러선 아래까지 하락했던 데 비해서는 20%가량 상승했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 가격도 4.64% 오른 2527달러를 나타냈다. 솔라나는 9.20% 급등했고,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한 리플은 22% 폭등했다. 비트코인 급등은 이날 발표된 미 고용지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줄었고, 전문가 전망치보다 낮았다. 지난주 7월 실업률은 전문가 전망치(4.1%)를 넘어 빠르게 상승해 경기 침체 우려로 이어졌고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7만 달러선을 터치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5만 달러선 아래까지 폭락했는데, 이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반등한 모습이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예상치보다) 낮은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비트코인에 좋은 소식"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예상치를 밑도는 청구 건수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경제에 긍정적 이야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 新실업수당 예상보다↓...나스닥 ‘쑥’, 엔비디아·테슬라 등 주가↑

최근 주식 시장 폭락장을 촉발한 미 경기침체 관련 지수로 주목받은 실업 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주가 지수도 장 초반 반등한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 3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 7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건)도 밑돌았다. 다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 21∼27일 주간 187만 5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6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21∼27일 주간(187만 8000건)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7월 14∼20일 주간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7만 7000건에서 186만 9000건으로 8000건 하향 조정됐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증가는 실업 후 새 일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는 지난 4월 하순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고용지표 여파로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시장은 고용시장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일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 4000명 늘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7월 실업률이 전문가 전망치(4.1%)를 넘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다만 이날 소식으로 주요 지수는 일단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전 10시 23분 기준 다우존스는 1.27% 오른 3만 9258, 나스닥종합지수는 1.75% 뛴 1만 6480.34, S&P500 지수는 5282.86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테슬라 등도 일제히 1~2%대 상승 중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해운사 머스크 “미 경기침체 징후 안 보여…수요 여전히 견고”

글로벌 무역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기침체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빈센트 클럭 머스크 CEO는 7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소매업체와 소비자 브랜드의 미국 수입용 주문을 살펴보고 있는데 수요가 여전히 꽤 견고한 것 같다"며 “적어도 우리가 보는 자료들은 현재 소비 수준이 계속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클럭 CEO는 “미국 재고는 올해 초보다 많지만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거나 당장 상당한 둔화가 예상되는 수준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NBC는 5월 미 소매업 재고가 7939억 달러(약 1094조 원)로 작년 동월보다 5.3% 증가했고, 컨테이너 익스체인지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표들은 재고가 수요보다 많다고 시사한다고 말했다. 클럭 CEO는 지난 수년간 컨테이너 물량 회복세에 놀랐으며,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소, 세계 경기 침체 위험, 유럽 에너지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서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겹쳐서 2023년에 운임이 하락했다. 올해는 홍해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상황이 일부 달라졌다. 클럭 CEO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선박들이 홍해를 피해서 운항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회로 인해 선박이 더 많이 필요해졌고 2분기와 3분기에 일부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며 “단기적으로 선박 확보 등에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런 배경에서 2분기 순이익이 7억98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로 작년 동기의 14억5000만달러에서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는 홍해를 우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이 더 커지고 고객에게도 전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아시아에서 유럽이나 미국 동부 해안을 오가는 노선 비용이 20∼30%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머스크가 선박을 최대 60척 신규 발주할 예정이고 이 중 많은 수가 탄소 기반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라고 보도했다. 신규 선박들은 벙커유로도 작동이 가능하며, 2026년부터 2030년 사이에 인도된다. 이는 LNG 추진선을 피하고 탄소 배출이 적은 메탄올 추진 선박에 집중하겠다던 약속과는 배치된다. 클럭 CEO는 “한가지 기술에 전적으로 베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회피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분의 1로 줄이고,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첫 그린 메탄올 선박이 머스크에 인도됐다. WSJ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액체 메탄올을 포괄하는 그린 메탄올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며 가격이 벙커유의 최대 두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공포의 대상 된 ‘엔화 환율·엔 캐리’…투자자 불안 언제까지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 급락(엔화 강세)과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앞으로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지난 수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에 대한 자금 청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CNN은 7일(현지시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일본이 유일하게 거의 공짜로 돈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자가 거의 없는 엔화 대출을 받아서 미국 국채에 투자해서 5% 이익을 거두는 것은 안 하면 이상한 일 같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 밖에도 엔화를 빌려서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대만 주식, 부동산, 멕시코 페소화 등 신흥시장 통화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존 오서스는 빅 테이크 데일리 팟캐스트에서 “2000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투자 수익보다 엔화를 빌려서 페소화에 투자한 경우 수익이 더 많았을 것"이라며 “정말 이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엔화는 일본 주가지수인 토픽스보다 뉴욕 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상관관계가 더 높았다고 말했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로 돈을 빌려 금리가 더 높은 지역의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인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규모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 패밀리 오피스, 민간 자본, 일본 기업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 주체가 매우 다양하고 폭넓다고 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UBS 글로벌 전략가 제임스 말콤은 2011년 이후 누적된 달러-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가 5000억달러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이 지난 2∼3년간 추가됐다고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넓은 의미에서 일본 정부 전체가 거대한 캐리 트레이드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매우 낮은 실질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서 외국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공적연금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은 자금 약 절반을 외국 주식과 채권에 할당했다. 다만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 가치가 급등하지 않는다는 전망이 전제가 된다. 빌라노바 경영대학원의 존 세두노프 교수는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진정한 차익거래는 아니다"라며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인상을 예고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미국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이를 엔화로 바꾸는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됐다. 그 결과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5일 12.4% 폭락했고, 코스피는 8.77%, 코스닥은 11.3% 떨어졌다.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실제 일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말콤은 지난 몇 주간 이중 약 2000억달러어치가 청산됐으며, 이는 예상 청산 규모의 4분의 3에 달한다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의 아린담 산딜야 글로벌 외환 전략 공동 총괄은 “투자 커뮤니티 내에선 청산이 50~60% 완료됐다"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일본 고위 관리 또한 “최근 몇 년간 캐리 트레이드가 비이성적으로 많이 이용됐기 때문에 언젠가는 크게 청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T는 일부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가 사용된 더 투기적인 거래는 대부분 청산됐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선 헤지펀드에 이어 다른 투자자들이 처분에 나서면서 더 많은 거래가 청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경우 엔화 강세로 이어져 청산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딜야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티은행 통화 애널리스트 타가시마 오사무는 “지금 조정은 시작일 뿐"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현재 140엔대에서 2026년엔 129엔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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