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줫던 글로벌 증시가 이번 주에는 미국의 물가지표에 따라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5일 3.00% 급락하면서 지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1일에는 2.3% 급등하면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이처럼 뉴욕증시는 지난 주를 급락으로 시작했지만, 침체 우려가 약해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끝에 낙폭을 대부분 지웠다. 그 결과 S&P500지수는 지난 주 하락률이 -4.25%까지 기록했으나 -0.04%로 한 주를 마감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증시 폭락의 뇌관으로 지목됐던 일본은행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불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BOJ) 부총재가 나서서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막대한 엔 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쌓인 만큼 이번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최근 JP모건체이스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50~60% 완료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칠 단기적 변수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있다. 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서로 비슷한 확률로 9월 25bp 인하와 50bp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는 14일 발표 예정인 미 7월 CPI는 전년 동월대비 3.0% 올라 6월(3.0%)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전월 대비의 경우 0.2% 상승을 기록해 6월(-0.1%)에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3.2% 올라 6월(3.3%)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근원 CPI 또한 마찬가지로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을 기록해 6월(0.1%)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근원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7월 CPI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은 이 소식에 랠리할 수 있다"며 “그러나 CPI를 PPI와 같이 봤을 때 연준이 선혼하는 PCE(개인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에 대한 지표들도 줄줄이 발표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불식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5일에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미국인들이 견조한 소비력을 이어갔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는 약간 후퇴할 수 있다.
이외에도 주간 실업보험 충구자 수, 산업생산,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제조업 지표, 신규주택착공 등도 공개된다.
아울러 막바지로 향하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시즌은 앞으로 미국 증시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메타 테슬라)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올 2분기에 마침내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결과, M7을 제외한 S&P 500 상장사들의 수익이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런 광범위한 플러스 실적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소비심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홈디포, 월마트, 타겟 등은 이번 주에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들이 부진할 실적을 낼 경우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