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다음주까지 줄줄이 예고됨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이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앞으로 2주간 달러화와 유로화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10대 통화 가운데 7개 통화에 대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우선 유럽중앙은행(ECB)가 14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동결 전망 가능성이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독일경제가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를 근거로 수신금리를 4.0%로 10차례 연속 인상할 확률을 지난달 60% 이상에서 45%로 낮췄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은 상황이며, 연말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등 ECB 인사들이 이번에 어떤 선택을 하든 시장을 상대로 경제성장이 주춤하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필요한 만큼 통화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기가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ECB 다음으로는 오는 19∼20일 이틀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다. 연준 인사들은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초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의 초점은 연말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경제 전망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BOE)은 2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BOE는 지금까지 14차례 연속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해 왔으며, 이번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대신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BOE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현재 금리가 충분히 높거나 거의 근접했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박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스위스국립은행(SNB)은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 21일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이에 비해 같은 날 노르웨이 중앙은행 노르게스 은행은 0.25%포인트 인상 이후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전망했으며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다.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최근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축소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임금 상승의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연말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BOJ는 22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이런 기조가 정책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주요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마이너스 금리가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호주 중앙은행(RBA)과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지난 5일과 6일 기준금리를 각각 4.1%와 5%로 동결했다.이처럼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 현재의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는 기조는 금리를 추가 인상한 후 빠르게 인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주겠지만 기업과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이처럼 금리를 동결해 중앙은행의 통화 기조가 완화적으로 전환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경우 다시 긴축정책을 꺼내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실제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상을 건너 뛰는 것이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최근에 강조한 바 있다.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