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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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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하락에도 "당국 개입 가능성 존재…美 CPI·연준이 도화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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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이번 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엔화는 여전히 변동성과 일본 정부의 개입 가능성에 취약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다가오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핵심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8월 CPI는 오는 13일에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지난 7월의 0.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대비로는 3.6% 올라 7월의 3.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8월 CPI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여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다시 찍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럴 경우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 또한 주목을 받는다. 당국 관계자들은 이달 들어 구두개입에 잇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외환시장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 또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6엔대를 웃돌고 있는 와중에 시장 분위기는 1년 전의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환시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미일 금리격차가 작년보다 더 벌어졌기 때문에 동맹국들에게 시장 개입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과정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다만 올해에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이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엔화 환율을 방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들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즈오 총재의 이런 발언 이후 엔·달러 환율은 전날 장중 145.91엔까지 급락해 그동안 지속됐던 엔저 흐름이 반전됐다.

이런 와중에 연준의 9월 FOMC와 일본은행의 9월 금융정책결정회의가 각각 20일, 22일 종료된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의 지난해 9월 시장 개입은 연준과 일본은행 회의 이후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더 올라도 거시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당국의 시장 개입 필요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SMBC 니코 증권의 오쿠무라 아타루 선임 환율 전략가는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엔화에 무게가 가해질 것이라며 "시장 개입은 헛될 수 있으며 심지어 엔화 약세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88엔을 기록, 지난 주 대비 1엔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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