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개발 명가’ 펄어비스가 그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장기간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차기 기대작 ‘붉은사막’의 개발이 내년 하반기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규 성장 동력 확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9일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붉은사막’ 플레이 영상을 연내 공개하기 어려울 것 같다. 개발 완료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한다"며 "‘도깨비’는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펄어비스의 대표적인 기대작 ‘붉은사막’과 ‘도깨비’ 모두 내년 안에 만나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붉은사막’이 내년 하반기 개발이 완료되면 정식 서비스는 그다음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붉은사막’ 이후 ‘도깨비’ 개발에 주력한다고 해도 ‘붉은사막’과 같은 해 출시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작 부재가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며 실적 둔화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등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했지만, 전성기 대비 아쉬운 성적이다. 펄어비스는 2017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2018년 4048억원, 2019년 5359억원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을 이뤘다. 그런데 2020년부터 성장 그래프가 반대로 꺾이기 시작했다. 연 매출은 2020년 4888억원, 지난해 4038억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2018년 1600억원을 넘어섰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년 동기 보다 72.6% 감소한 430억원에 그쳤다. 올해 3분기까지 합산한 영업이익은 130억원에 불과해 4분기 기존작 성과로 상쇄한다고 해도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인 것은 지난 2분기 4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보여줬고, 기존 지식재산권(IP) ‘검은 사막’과 ‘이브 온라인’이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증명해냈다는 점이다. 3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인은 기존작인 ‘검은사막’과 ‘이브온라인’의 매출 반등과 비용 효율화 덕분으로 분석된다. ‘검은사막’은 콘텐츠 업데이트와 오프라인 유저 행사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2% 상승했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인건비, 지급수수료, 마케팅 비 모두 감소했다. 다만,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이 출시되는 내년 하반기 또는 그다음 해까지 수익성 방어를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신작이 출시되더라도 성과 반영까지는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소위 긴축 경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케팅 비용, 인건비 등은 4분기에도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이라며 "지급 수수료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효율화에 주력하고 있어 그 절감 효과가 3분기에 나타났고, 4분기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973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으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sojin@ekn.kr붉은사막 이미지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 이미지. 도깨비 메인 이미지 ‘도깨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