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이 8일(현지시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CES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은 눈에 띄는 제품과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글로벌 기업 등과 잇따른 업무협약은 물론이고, 잠재 고객 확보로도 이어졌다. 산업계는 이번 CES를 계기로 미래 신사업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 ‘퓨처빌더’ 꿈 꾼다…HD현대의 한국조선해양, 글로벌 기업과 MOU 체결 두 번째 CES 무대에 오른 HD현대의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퓨처빌더(Future Builder)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이 CES를 통해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여러 사업 부문을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독일 연구기관 프라운호퍼, 에스토니아 기업 엘코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및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프라운호퍼는 독일 전역에 72개 연구소를 둔 유럽 최대 응용 연구개발 기관으로, SOFC와 수전해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엘코젠은 SOFC 핵심부품인 셀과 그 집합체인 스택을 제조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한국조선해양은 이번 MOU로 선박·발전용 연료전지 개발 및 친환경 수소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두 기관·기업과 선박·발전용 대용량 고체연료전지시스템 상세 설계 및 시제품 테스트를 시작한다. 전날에는 미국선급협회(ABS)와 자율운항 선박의 기관 자동화시스템(HiCBM)·통합 안전관제시스템(HiCAMS) 개발과 실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최신 기술을 탑재한 무인 선박 현실화를 위한 또 하나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내년까지 기관 자동화시스템과 통합 안전관제시스템을 실제 선박에 탑재해 세계 최초로 실증할 계획이다. ◇ SK지오센트릭, 英 기업과 계약… 美 CES서 ‘울산 ARC’ 밑그림 완성 SK지오센트릭도 이번 CES 무대에서 영국 플라스틱에너지와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내 열분해 공장 설립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을 맺으며 ‘울산 ARC’의 밑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SK지오센트릭은 현재 울산에 플라스틱 에너지 열분해 기술을 도입, 오는 2025년까지 아시아 최대 연 6만6000t규모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짓는다. 이에 플라스틱에너지와 손잡고 올해 열분해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뜰 예정이다. 플라스틱 열분해 기술로 생산한 재활용 플라스틱은 아이스크림과 화장품 용기로 쓰이는 등 품질과 친환경성을 인정받는다.SK지오센트릭과 플라스틱에너지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 울산에 이어 수도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공장 신설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종합단지의 공식 명칭을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로 확정했다. 플라스틱에너지를 비롯해 미국 PCT, 캐나다 루프 등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모을 방침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인 CES에서 친환경, 탄소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핵심 기술 확보를 완료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핵심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울산ARC 조성이 순조롭게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HL클레무브와 LG이노텍 등 K기업, 잠재 고객 확보하며 긍정적 결실 맺어 HL그룹의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인 HL클레무브도 CES에서 모빌리티(이동수단) 소프트웨어 기업 소나투스와 차세대 전장 아키텍처(구조)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기존 차량에는 대부분 수십여 개의 모빌리티 전자 제어기들이 개별 기능을 수행하는 ‘분산 제어 아키텍처’가 적용됐는데, 각 제어기의 하드웨어적 한계와 복잡한 상호관계 탓에 기능 추가나 업데이트 등 신규 소프트웨어 제공이 매우 제한적이다.HL클레무브는 기존 아키텍처의 이런 한계를 해소하고자 소나투스와 협업해 ‘영역 통합 제어기’(Z-ECU) 등 차세대 전장 아키텍처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윤팔주 HL클레무브 CEO는 "CES에서 선보인 CCU가 소나투스와 1차 결과물이었다"며 "차세대 전장 아키텍처 구축을 통해 SDV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계획을 나타냈다.올해 첫 오픈 부스 형태로 CES에 참가한 LG이노텍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LG이노텍은 그간 비공개 전시 형태로 CES에 참가해 특정 고객사에만 제품을 소개해왔다.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광학솔루션, 기판소재·전장부품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전시 기간 2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LG이노텍 부스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또한 잠재 고객도 확보도 전망돼, 수주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시 시작 전부터 이미 확정된 고객사 미팅 건수가 예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부스 현장에서도 100건이 넘는 미팅이 즉석으로 성사돼 잠재고객 확보와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CES 2023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독일 프라운호퍼 IKTS, 에스토니아 엘코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및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좌측부터 엘코젠 한나 그라뇌-파브리티우스(Hanna Grano-Fabritius) 최고상업책임자, 한국조선해양 김성준 미래기술연구원장, 프라운호퍼 IKTS 알렉산더 미카엘리스(Alexander Michaelis) 연구소장(왼쪽부터) 잉 스탠튼(Ying Staton) 플라스틱에너지 사업개발담당(Head of Corporate Development), 브루노 귀용(Bruno Guillon)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Chief Commercial Officer),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종혁 SK지오센트릭 그린사업개발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