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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 1년새 '반토막'… 국내선사 비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2 15:24

발틱운임지수(BDI) 1일 기준 668…1년만에 '반토막'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교역 왜곡으로 시황 부진 지속

팬오션

▲벌크선 운임이 1년 새 반토막이나며 국내 선사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팬오션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석탄·광석·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의 운임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침체된 벌크선 시장이 올 하반기에나 개선되리란 전망에 국내 선사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발틱운임지수(BDI)는 668으로 1년전(1440)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999년 발틱해운거래소에서 제정한 BDI는 벌크선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1985년 1월 4일 당시 운임을 1000으로 산정해 발표된다. BDI는 2021년 10월 최고치 5647을 기록한 이후 우하향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연평균 BDI 지수는 1934를 기록, 전년 대비 34% 하락 마감했다.

BDI가 빠지는 이유는 건화물(석탄·철광석·곡물 등 건조한 화물) 물동량 감소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건화물 물동량은 약 53억4400만t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세부적으로는 철광석 물동량이 14억9000만t(전년 대비 1.9%↓), 석탄 물동량 12억3000만t(0.4%↑), 흑해 곡물 562만t(63%↓), 북미 옥수수 5100만t (19%↓) 등 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동산 침체 장기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발생한 석탄과 곡물의 교역 왜곡, 중국의 춘절 연휴와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시황 부진에 일조하고 있다.

올해 건화물 물동량은 53억9100만t으로 전년 대비 0.9% 가량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와 올해 벌크선 선복량이 각각 2.8%, 1.6%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도 수요(건화물 물동량)보다 공급(벌크선 선복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체 선대의 90%와 80% 이상을 벌크선으로 채우고 있는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실적도 감소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팬오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0% 감소한 1765억원으로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대한해운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10% 줄어든 영업이익 7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운송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말 기준 10척의 대형 LNG 운반선 장기계약을 확보하며 LNG운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달 5일에는 17만4000CBM(큐빅미터,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박스부피 단위)급 LNG운반선도 인도받았다. 대한해운LNG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과 LNG운송 계약을 체결 후, 지난해 8월 17만4000CBM급 LNG운반선을 인도받았다.

벌크선 시황은 올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도 하반기에는 완화돼 건화물선 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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