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삼성·SK가 전자기기 전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전력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용 부품 시장에서 해당 제품이 각광받고 있는데다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전력반도체 1위 기업인 독일의 인피니언으로부터 전력반도체 생산물량을 수주했다. 이어 반도체(DS) 사업부문에 ‘전력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차량에 쓰일 전력반도체 포트폴리오도 강화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삼성전자 전력반도체 TF는 실리콘카바이드(SiC)·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 구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파운드리 라이벌인 대만 TSMC가 지난 2020년 이미 GaN 반도체 생산 사업을 시작한 만큼, 삼성 파운드리와 연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SK㈜는 국내 최초로 SiC 웨이퍼 생산(SK실트론)부터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SK파워텍)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SiC는 실리콘과 탄소로 구성된 화합물 반도체다. 기존 실리콘(Si) 반도체보다 강도가 10배가량 높고 저항은 300분의 1 가량 낮다.SK실트론은 오는 2025년까지 6억4000만달러(8500억원)를 SiC 웨이퍼 개발에 투자해 생산량을 확대한다. 현재 국내 구미2공장에 일부 SiC 웨이퍼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미국 현지에는 신공장을 세운 상태다. 이어 SK㈜는 지난달 덴마크 댄포스그룹의 전력반도체 자회사인 세미크론 댄포스와 SiC 전력반도체 분야 협력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SK㈜는 이번 MOU를 통해 전력반도체 자회사인 SK파워텍,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인 실트론과 시너지를 높이고 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장동현 SK㈜ 부회장은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SiC 전력반도체 분야와 다양한 친환경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SK가 추구하는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성과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DB하이텍 역시 차세대 전력반도체 GaN·SiC 디바이스 제조에 필요한 핵심장비 도입 등 초기 투자를 단행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고전압(UHV) 전력반도체 공정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며 사업 본격화에도 나섰다.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 2위 사업자인 미국 온세미도 SiC 전력반도체 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1조4000억원을 들여 국내 생산 시설을 증설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SiC 전력 반도체 생산 시설이 국내에 들어선 것으로 온세미는 생산 확대를 위해 국내에서 1000여명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규모는 5957억달러(약 785조원)로 메모리 반도체가 1440억달러(24%), 시스템반도체가 3605억달러(61%)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 점유율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59%(D램 71%·낸드 47%)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3% 수준에 불고하다.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점유를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점유율 늘리기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공표하기도 했다.Si 전력반도체 대비 SiC 전력반도체 장점과 사용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