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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반짝 오른다지만, 정제마진 꺽인 정유업계 ‘울상’

국내 정유사들의 올 2분기 성적표는 1분기 보다 좋지 않았다. 미국 휘발유 수요 부진 등으로 정제마진이 하락한 탓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과 운송비 및 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이다. 해상운임 급등으로 유럽향 경유 수출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업황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지난달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전월 대비 소폭 증가한 모양새다. 주차별로 봐도 점진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 지도자 암살로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어진 하향 흐름은 끊어졌으나, 지난 4월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9달러 가량 낮은 상황이다.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4.7%에 머무는 등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탓이다. 오래된 자동차·가전제품을 새 것으로 바꿀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6월 중국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치고, 승용차 판매량은 2.7% 감소했다. 6월 원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부진은 글로벌 지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분기 글로벌 석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일일 71만배럴 늘어나는 등 2022년말 이후 가장 적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도 4개월 연속 불어나면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많아졌다. 업계는 △드라이빙 시즌 진입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상회하는 글로벌 항공 수요 △냉방용 연료 사용 증가 △금리 인하 등에 따른 경기 활성화 등이 하반기 업황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멕시코 정제설비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점도 언급된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올해 일일 108만배럴에 달하는 순증설이 이뤄질 것이라던 예상이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큰 손'들의 행보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우선 중국의 경우 하반기 수출량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원유 처리량을 줄였음에도 산업 수요 부진으로 발생한 공급과잉을 외국에서 해결하겠다는 심산이다. 전유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국 정제품 수출량은 1억9800만t으로 기존 쿼터의 60%를 소진했으나, 9월 중 3차로 1500만t 쿼터 할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 중국 수출량 증가는 정제마진 상단 제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유가격이 높아졌음에도 지난달 마진이 6월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오히려 경유는 낮아진 것도 정제마진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지난해 11월부터 자발적으로 줄였던 산유량을 늘리기로 한 것도 국제유가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 OPEC+는 현재 일일 586만배럴 규모의 감산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내년까지 정해진 물량(366만배럴)을 제외한 만큼을 오는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일일 최대 220만배럴에 달하는 증가가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 확대 등으로 석유 수요 피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올 경우 미국발 공급과잉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급차라더니…벤츠 상위 전기차엔 모두 중국산 배터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판매하는 전기자동차 중 대부분이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벤츠 측이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EQE 350 모델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EQE 350+, AMG 53 4MATIC+, 350 4MATIC에도 파라시스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EQE의 경우 300 트림에만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최상위 전기 세단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EQS의 나머지 트림에는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다른 전기 세단인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EQA에는 CATL과 SK온 배터리가, EQB에는 SK온 배터리가 각각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QE SUV 500 4MATIC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350 4MATIC에는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 EQS SUV와 마이바흐 EQS SUV에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와 관련해 벤츠코리아는 “소비자 및 시장의 요구에 따라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본사, 유관기관, 국토교통부 등과 논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배터리 팩)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된다"며 “배터리 셀은 벤츠의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자사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내놨다. 벤츠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재 사고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또 오는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벤츠 전기차에 대한 무상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벤츠에 앞서 현대차가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 업체를 공개했고, 이후 기아차도 제조 업체를 밝혔다. 외국산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BMW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BMW 전기차 10종 정보를 전날 공개했다. 전기 SUV인 iX1과 iX3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다른 전기 SUV인 iX xDrive50과 iX M60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됐다. 전기 세단 모델은 i4(eDrive40·M50), i5(eDrive40·M60), i7(xDrive60·M70) 모두 삼성SDI가 배터리가 적용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게임사 ‘3N·2K’ 엇갈린 2분기 실적…‘신작 흥행·IP 파워’가 희비 갈라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로 불리는 국내 대형 게임사의 올 2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은 호실적을 거둔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작 흥행과 지식재산권(IP)의 파워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2분기 영업이익이 3321억원으로 전년 동기(1315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매출은 7070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해(3871억원)와 비교해선 82.7% 늘었다. 넥슨과 넷마블도 역대급 실적을 써냈다. 넥슨은 2분기 매출 1조762억원(1225억엔), 영업이익 3974억원(452억엔)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9028억원·944억엔) 대비 29.8%,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2640억원·276억엔)와 비교해 63.8% 증가한 규모로 모두 역대 2분기 중 최대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7821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6033억원) 대비 30% 증가했는데 이는 회사 설립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부진을 겪으며 우울한 2분기를 보냈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88억원으로 전년 동기(353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당초 적자를 점치던 증권가 전망과 달리 흑자 성적표를 내놨지만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매출은 3689억원으로 전년(4402억원) 대비 16% 줄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전년 동기(265억원) 대비 89% 쪼그라들었다. 매출은 2356억원으로 지난해(2711억원)와 비교해 13% 감소했다. 이들 게임사의 희비를 가른 건 신작 흥행 여부와 IP 파워다. 넷마블은 동명의 웹툰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나혼렙)가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흥행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아스달 연대기', '레이븐2' 등 신작 2종의 흥행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넥슨은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PC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던전앤파이터 IP의 힘을 모바일에서도 증명했다. 크래프톤은 고유 IP인 배틀그라운드(배그)의 해외·모바일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그는 맵 업데이트와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트래픽과 매출 효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늘었다"며 “모바일 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배그 모바일'과 '배그 모바일 인도(BGMI)'가 현지화 콘텐츠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흥행작이 부재한 점이 뼈아팠다. 각각 '배틀크러쉬', '롬' 등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아울러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모두 각각 대표 IP인 '리니지'와 '오딘'의 매출이 하향 안정화한 점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두 회사는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대형 신작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는 8월 14일 신작 실시간 전략 게임(RTS) '스톰게이트'의 국내 이용자 대상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서비스를 시작으로, PC 핵앤슬래시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의 후속작인 '패스 오브 엑자일2'를 4분기 국내 시장에 앞서 해보기 형태로 선보인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되기 위해선 신작이 소위 '대박'이 나는 수밖에 없다"며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등 모두) 공개될 신작의 흥행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터리 제조사’ 공개…현대차·BMW·벤츠까지 업계 확산

연달아 발생한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우선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추진한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 BMW코리아에 이어 벤츠까지 속속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단행하고 있다. 향후 일부 수입차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중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전기차 생태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차관 회의를 열어 전기차 화재 대응방안 대해서 논의한 결과 국내 보급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모든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또 정부는 다음달 전기차 안전관리를 위한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주요 차량 제조사를 중심으로 전기차 특별 무상점검을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12일 환경부 차관 주재로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소방청 등이 참석했던 전기차 및 지하 충전소 화재 관련 긴급 회의를 열기도 했다. 12~13일 진행된 회의에서는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이후 확산되는 '전기차 포비아'를 잠재우기 위한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이 논의됐다. 회의에서 가장 우선 논의된 대책으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가 꼽힌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를 일으킨 전기차는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이에 대한 제조사의 정보를 영업 비밀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 손실 위험이 주목을 받으면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한 완성차 업체들도 속속 배터리 제조사 공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기차 13종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의 계열사인 기아도 지난 12일 자사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또 지난 12일 BMW코리아도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3개사는 당초 소비자가 문의할 경우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왔으나 최근 전기차 포비아 확산으로 문의가 크게 늘어나면서 홈페이지 공개를 단행하게 됐다. 13일에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자사 전기차 8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전격 공개했다. 벤츠는 화재 사건 이후 소비자의 문의가 폭주하는데도 배터리 제조사가 영업 비밀이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또 최근 국토부 정밀조사로 화재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가 중국 '파라시스'인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뚜렷한 입장 표명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지적이 거세지면서 결국 배터리 제조사 공개하기에 이르게 됐다.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거부해왔던 벤츠까지 공개를 단행하면서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베터리 제조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마케팅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지만 대부분 업체들이 공개하기로 나선 마당에 혼자서만 영업 비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아울러 해외에서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국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중국은 지난 2018년부터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을 통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다. 또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일부 주들도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 BMW에 이어 벤츠까지 공개하기로 하면서 향후 다른 업체들도 모두 공개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율이 오히려 낮은 편이지만 소비자들의 공포심이 너무 큰 상황이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승자독식’ 반도체 전쟁… 美처럼 韓도 보조금 지급 정책 탄력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두고 여야가 모처럼 정책 대결을 펼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형평성의 문제로 꺼리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직접 보조금도 불사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여야 모두 '반도체 특별법' 추진... 정책 대결 본격화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반도체 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더불어민주당의 이언주 의원도 반도체산업에 대한 특례 내용을 담은 관련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에서는 고동진, 박수영, 송석준 의원 등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법안을 이미 발의했으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태년 의원 등이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담은 법안을 내놓았다. 양당이 반도체 산업 지원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정책 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업계 vs 우려…글로벌 추세는 지원 강화 이에 대해 반도체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세제와 금융지원으로 한정되었던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이 직접 보조금으로 확대될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반도체 지원 정책이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 세금을 특정 기업에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이는 정부 지원 정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글로벌 추세를 보면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EU는 2021년 '유럽 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43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EU 내 반도체 생산량의 비율을 현재 10%에서 20%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대만의 경우, TSMC가 정부의 지원을 통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로 성장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2022년에 제정한 'CHIPS Act'를 통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최대 64억 달러(약 8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확보했고,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최대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막대한 초기비용 필요…정부 지원이 '치킨게임' 승리 열쇠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하는 주요 요인은 투자 및 운영 비용, 인력 및 인재, 인프라, 규제 환경, 통합 생태계 등이다. 이 모든 요소가 막대한 초기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금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지원 정책들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관련 소재, 부품, 장비(SME)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민 소득 증가에 기여한다는 것이 SIA의 연구 결과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정부의 지원은 더욱 중요한 승리 요인으로 작용한다. 과거 수차례의 '치킨게임'을 겪은 이 산업에서, 정부 지원은 종종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다. 과거 인텔이 D램 시장에서 철수한 것도 정부 지원을 힘입은 일본의 반격 때문이었으며, 그런 일본마저 시장을 다시 한국 기업에 내어준 것 역시 미국의 규제 강화와 함께 한국 정부 차원의 화력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은 64조원이 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서의 국가 차원의 지원은 치킨게임에서의 승리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생생한 XR 경험” “AI 최적화된 저전력 ”…삼성·LGD 미래비전 제시

인공 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정보 교환량이 많아지고 있고 사용자 경험 역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 역시 이 같은 물결을 타고 성장세가 기대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13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401호에서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4'를 개최했다. 이동욱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또 한 번의 도약의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올레드(OLED) 화질과 친환경적인 특성 등을 바탕으로 해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자동차·확장 현실(XR)·인공 지능(AI) 등과 융·복합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은 'AI 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를 주제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은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AI의 초기 모델은 197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50여년의 역사가 존재한다. 급격한 발전을 거쳐온 AI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 또는 이상의 능력을 보여 '스마트 워크'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조사 업체 '마켓 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AI 시장은 18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시장은 올해는 220억달러, 2033년에는 1960억달러로 연 평균 27.3%씩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크기에 무관하게 디스플레이를 통해 정보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는 정보 소통 창구라고 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노트북·웨어러블 등 모바일 시장은 AI 활용 주요 무대가 될 것이며, 디스플레이 탑재량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복합 정보 처리(멀티 모달) AI와 XR의 사용자 경험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멀티 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이 부사장은 “멀티 모달 AI는 시선이나 손동작을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시의적절한 이미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해 제공하는 XR 기기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고휘도의 올레도스(OLEDoS) 기술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고해상도 기술로 멀티 모달 AI를 뒷받침해 XR 경험의 매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센서 통합 디스플레이' 또한 AI 시대에 주목받는 기술이다. 이 부사장은 화면 일부분이 아닌 전면에서 지문 인식이 가능케 하겠다고 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터치 동작만으로 사용자의 심박수·혈압·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유기광 다이오드(Organic Photodiode) 내장 패널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 부사장은 “클라우드를 통하지 않고도 고성능 기기로 데이터를 축적,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온 디바이스 AI가 작동한다는 것이고, 정보 보안·사용자 경험·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의 우수성이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윤 부사장은 “고화질·고명암비·유연한 디자인 등을 갖춘 OLED는 모바일·TV·IT·자동차 산업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OLED는 2018년 관련 기술 시장 내 23.6%를 점했지만 작년에는 42.6%로 연 평균 13%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내 업체들은 대형 OLED 제품 시장에서는 96%, 중소형 시장에서는 72%를 차지해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는 IT용 OLED 시장이 본격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부사장은 “태블릿 PC를 시작으로 노트북에도 OLED 채택이 급증하고 있다"며 “온 디바이스 AI 기기에 최적화된 저소비 전력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OLED 연구·개발(R&D) 방향성과 관련, 그는 “TV 분야에 관해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효율이 향상된 WOLED 기술을,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곡면·슬라이더블·롤러블 등 자유로운 형태 구현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파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카카오엔터, 올 상반기 불법 웹툰·웹소설 2억7000만건 삭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상반기 2억7000만여건의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물을 확인해 삭제·차단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31개 불법사이트 운영자 90여명도 찾아내 7개 대형 불법 유통 사이트를 폐쇄하는 성과도 이뤘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상반기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 대응 성과를 담은 제5차 불법유통대응백서를 13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백서에는 기존 진행해온 불법물 삭제 내역과 불법사이트 운영자 특정 기술 등 더 진화한 대응 전략에 대한 성과가 공유됐다. 이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삭제·차단 건수는 지난해 12월까지의 누적 통계치(2억3000만여건)보다 약 17.39% 증가했다. 특히 불법 사이트 운영자 특정 기술을 통한 대응이 이번 백서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카카오엔터 불법유통대응팀은 구체적인 신원 특정에 성공해 상반기에만 전 세계 31개 불법사이트 운영자 90여명을 찾아냈다. 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 자발적인 폐쇄를 유도하고 현지 수사기관과 협력해 법적 대응에 착수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아랍어권 최대 불법사이트인 'G망가(Gmanga)'를 포함해 아랍어권 2위 불법사이트, 영어권 10위 내 불법사이트 등 7개 대규모 불법 사이트가 완전 폐쇄됐다. 또 검색엔진에서 불법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차단 활동을 집중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기준 구글 투명성 보고서 저작권자 기준 '콘텐츠 삭제 분야' 글로벌 신고 수 6위에 등재됐다. 구글 투명성 보고서는 구글이 정부·기업 정책과 조치가 개인정보 보호·보안·콘텐츠 삭제·정보 이용 등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보고서다. 이밖에 지난달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구글 '저작권 제거 신뢰 프로그램(TCRP)' 공식 파트너사에 선정됨으로써 저작권 보호 노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5차 백서에는 저작권 유관 분야 전문가 인터뷰가 새로 수록됐다. 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장, 마사하루 이나 일본 콘텐츠 해외 유통 촉진기구(CODA) 해외저작권보호국장, 박성인 삼양씨앤씨 대표, 김동훈 작가, 한승호 수사관(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등과 함께 더 나은 협력과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 등을 다뤘다. 카카오엔터 불법유통대응팀을 총괄하는 이호준 법무실장은 “불법사이트 폐쇄 초석이 되는 운영자 특정 기술과 국내외 저작권 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성과를 지속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전자, AI가전 홍보 위해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제작

LG전자가 자사 AI가전을 홍보하기 위해 서바이벌 리얼리티쇼를 제작해 아마존의 글로벌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했다. LG전자는 12일(현지시간)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하우스 오브 서바이벌(Estate of Survival)'을 프라임 비디오에 런칭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프라임 비디오와 LG채널을 통해 시청 가능하며, 국내에서는 8월 말부터 LG webOS TV의 무료 콘텐츠 플랫폼인 LG채널에서 볼 수 있다. '가전 없는 가전쇼'를 주제로 한 이 프로그램은 총 6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약 900명의 지원자 중 인터뷰와 심리 검사 등을 통해 선발된 8명의 참가자들이 빈 집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LG 가전을 획득하고 그 기능을 사용하는 내용이다. 참가자들은 양말 짝 찾기, 눈 가리고 머핀 만들기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가전과 생활용품을 획득한다. 매회 투표로 탈락자가 발생하며, 최종 우승자에게는 1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프로그램 중 참가자들은 LG 워시콤보, 냉장고, 오븐 등 다양한 LG AI가전의 기능을 사용한다. LG 워시콤보로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하고, LG전자 냉장고의 '크래프트 아이스(Craft Ice)'로 얼음을 만든다. 오븐의 '스캔투쿡(Scan-to-Cook)' 기능으로 밀키트의 바코드나 QR코드를 스캔하여 요리를 한는 장면이 방송된다. 또 참가자들은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의 '씽큐 케어(ThinQ Care)' 서비스도 사용한다. 이 서비스는 AI 기반으로 제품 작동상태를 분석하고 고장이 예상되면 씽큐 앱으로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LG전자 류주현 H&A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LG전자 AI 가전의 기능과 편의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NG추진선, 친환경선박 1위 굳건…암모니아 치고 올라올까

각국의 해양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이 시장을 리드하는 중으로, 향후에는 암모니아 등 다른 연료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가격경쟁력과 인프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에서 신조 발주된 선박 301척 가운데 117척(38.9%)가 대체연료 선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포함한 올해 대체연료 선박의 발주 비중은 50% 수준으로 2014년의 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 발주 잔량은 1377척 규모로 파악됐다. 이 중 LNG연료를 사용하는 비중이 970척(73%)으로 가장 많았고, 메탄올 추진선과 암모니아 추진선은 각각 226척(17%)·27척(2%)로 집계됐다. LNG추진선이 압도적 1위를 수성하는 것은 LNG연료를 운영한 경험이 많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용이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LNG연료를 제공하는 항구가 많다는 점도 힘을 싣고 있다. 특히 MSC와 CMA CGM을 비롯한 대형 해운사가 LNG추진선을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향후에도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및 탱커선 등의 선종에서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메탄올추진선은 컨테이너선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머스크·ONE·에버그린 뿐 아니라 HMM도 메탄올 추진선 발주 대열에 합류했다. LNG 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어 향후 도입될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LNG에 비해 낮은 공급안정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메탄올 연료를 공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항구가 27곳으로, LNG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그린메탄올을 선택하면 탄소배출을 더욱 감축할 수 있으나, 천연가스에서 만든 그레이메탄올 보다 2배 가량 비싸다는 점도 언급된다. 해진공도 '글로벌 선사 친환경 선박 발주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메탄올의 경제성 부족을 지적했다. 메탄올추진선 물량이 LNG추진선으로 전환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최근 LNG 2중연료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조선소와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CMA CGM도 지난해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던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및 HD한국조선해양과 건조의향서(LOI)를 맺은 컨선 18척을 LNG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향후 블루암모니아 등을 앞세운 암모니아추진선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산화탄소(CO2)와 황산화물(SOx) 배출이 거의 없고, 저감 장치를 통해 연소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을 처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체연료 선박 중 암모니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8%, 2040년 29%, 2050년 46%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독성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누출시 빠르게 퍼지고 독성도 강한 탓이다. 온실효과가 강한 이산화질소(NO2)가 나오는 것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도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 확보 등을 위해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차례에 걸쳐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드론도 활용해 암모니아 누출사고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운반선(VLAC)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한화오션도 미국 아모지의 암모니아 전력발전 시스템을 접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LPG추진과 수소연료전지추진을 비롯한 방식도 있으나, 경제성 및 안정성 이슈 등으로 인해 LNG·메탄올·암모니아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전자 구독사업 초읽기…성공 키워드는 금융 계열사와 ‘시너지’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전 시장에서 잃어버린 존재감을 되찾기 위해 최근 주목도가 높아진 구독 서비스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전 구독 시장은 이미 LG전자가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선점한 만큼 차별화 포인트가 절실하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삼성카드·삼성생명 등 그룹 금융 계열사 혜택을 연계한 서비스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에 참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독 서비스는 다양한 제품에 대해 월 사용료를 내고, 정기 세척이나 성능 점검 등 관리를 제공 받는 것을 일컫는다. 삼성전자 측은 “(가전 구독 시장 진출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최근 구독 비즈니스 한국 총괄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 뛰어들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르면 내달부터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구독 사업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는 가전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올 2분기 기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7400억원) 대비 34% 급감했다. 통상 삼성전자는 양 사업부를 합산한 실적을 공개하기에 DA 사업부가 어느 정도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는지 가늠할 순 없지만,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구독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관련 사업 진출은 가전 부문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0년 40조원 수준이던 국내 구독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불황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구독의 강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의 경우 소비자들의 초기 구매 부담이 적어 불황에 강한 편"이라며 “중도 계약 해지 시 위약금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자 이탈이 쉽지 않은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인 LG전자가 라인업을 늘리며 구독 시장을 선점하고 관련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꼽힌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로 처음 시장에 진출한 이후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2022년부터는 구독 서비스를 냉장고나 TV 등 대형 가전으로 확대 적용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웠다. 이달 기준 LG전자의 구독 제품은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청소기 등 총 23종에 달한다. 성과도 눈에 띈다. LG전자 구독 가전 매출은 2021년 6400억원에서 지난해 1조1341억원으로 2년 만에 77% 성장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G전자 구독 서비스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융계열사인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을 보유한 건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삼성카드 결제 할인 및 삼성화재 보험 등의 혜택 제공이 가능하다. 보안업체 에스원을 통한 자체 보안솔루션과 서비스를 가전 구독에 접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삼성 계열사 한 관계자는 “(가전 구독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전해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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