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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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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항공업계 ‘터뷸런스’…공정위 “현 상황 대한항공-아시아나 좌석 90%↑ 공급 유지, 입장 못 밝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03 06:43

대한항공, 4월부 본격 시행…유가·환율 ‘더블 악재’에 고정비 급등
아시아나 ‘단발성 감편’ 결정…“공정위 시정 조치 범위 내에서 시행”
LCC업계도 ‘삭풍’…제주·티웨이, 지출 점검·노선 스케줄 조정 돌입
위기 속 신규 취항·공급 확대 선택, 항공기 리스 비용 벌충 ‘고육책’

한진그룹 지상 조업 계열사 한국공항 차량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로 급유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한국공항 제공

▲한진그룹 지상 조업 계열사 한국공항 차량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로 급유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한국공항 제공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한 국제 유가 폭등으로 국내 항공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비상 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하며 생존을 위한 고강도 비용 절감에 나섰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는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129달러, 항공유(Sing-Jet)는 19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4월 급유 단가가 갤런당 450센트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사업계획에서 설정한 기준 유가인 220센트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항공사 운영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연료비가 폭등하면서 연간 경영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지난 31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유가 급증에 따른 원가 상승에 대비해 4월부로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이번 조치는 구조적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완수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임직원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025년 대한항공 사업 보고서 50페이지에 명시된 '위험 노출 정도 및 관리 전략'.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캡처

▲2025년 대한항공 사업 보고서 50페이지에 명시된 '위험 노출 정도 및 관리 전략'.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캡처

대한항공은 2025년 사업 보고서를 통해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이 3050만 배럴이고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3050만 달러(한화 약 466억 원)의 손실을 입는다고 명시했다. 또 환율 10원이 오르면 550억 원의 외화 평가 손실을 보고, 현금 흐름 측면에서는 160억 원씩 변동이 발생한다고 했다.


진에어 역시 박병률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를 통해 비상 경영 합류를 알렸다. 진에어는 수익성 극대화와 불요불급한 지출 최소화를 주문하는 한편,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5일부터 이미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투자 우선 순위를 재정비하고 운영성 비용 절감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국제선 일부 노선에 대해 4~5월 중 단발성 감편을 결정했다. 감편 대상은 인천발 프놈펜(2회), 창춘(7회), 하얼빈(3회), 옌지(2회) 등 4개 노선으로 총 14회(왕복 기준) 운항이 취소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접 일자 대체 항공편과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787-10 이코노미석.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787-10 이코노미석. 사진=대한항공 제공

한편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40개 노선에 대해 2019년 대비 공급 좌석수 90% 이하 축소 금지 조건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현재와 같은 위 상황에서 공정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시정 조치를 유연하게 적용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공정위 기업결합과 관계자는 “시정 명령 변경이나 기업 결합 조건을 거는 등 일체의 것은 모두 '사건'으로 처리하고 있고,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별 다른 요청은 없었다"며 “전원회의에서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까지 당사 내에선 노선 감축이 거론되지 않고 있고, 하더라도 공정위 규제 범위 내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인천-프놈펜 노선이 공정위 시정 조치 대상 노선이지만 이는 단발성 비운항에 해당해 공급 유지 의무 기준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시행됐다"고 답했다. 또한 “추가 감편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경쟁 당국의 시정 조치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티웨이항공·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서울·섬에어·에어로케이·에어부산 CI. 사진=각 사 제공

▲티웨이항공·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서울·섬에어·에어로케이·에어부산 CI. 사진=각 사 제공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업계에서 가장 먼 국제 정세 불안과 고환율·고유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전사적 비상 경영 체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 차원의 조치다.


티웨이항공은 향후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투자 계획과 비용 구조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이거나 집행 시기를 조정하되, 정비·안전·운항 등 핵심 분야의 필수 예산은 기존대로 유지해 '항공 안전'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지킬 방침이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는 항공사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류 할증료 인상만으로는 상승하는 연료비를 상쇄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티웨이항공은 주요 경영 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아직 비상 경영 선포를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한 이래 그에 준하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천-하노이 노선은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총 44편을, 인천-방콕 노선은 5월 8일부터 6월 30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총 48편을,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5월 8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주 7회에서 주 4회로 감편해 총 18편을 비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을 위시한 베트남 노선 위주로 감편했다. 파라타항공은 기재 도입이나 신규 노선 확대 등 사업 계획상 변동 사항이 없으나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나간다. 에어프레미아는 4·5월 인천-호놀룰루·로스앤젤레스(LA), 5월 인천-샌프란시스코·뉴욕·워싱턴·방콕 노선 스케줄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신생 소형 항공 사업자인 섬에어 역시 고환율·고유가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섬에어 관계자는 “외생 변수로 인해 2호기 도입은 당초 계획 대비 다소 늦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유류 할증료를 항공권에 대폭 반영했고 외환·원유 헷징을 하며 버티고 있다.


9월 9일부터 12일까지의 제주항공 인천-나고야 노선 왕복 항공권 가격은 종전 23만원이었으나 유류 할증료가 붙은 이후 35만1400원으로 폭등했다.


이처럼 업계에서 줄줄이 감편 등 사업 조정·항공권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해오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운항을 확대하는 사례도 보인다. 항공기를 공항에 주기해두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기재 리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매출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에어부산은 부산-시즈오카(주 3회), 지난 31일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인천-밀라노(주 3회), 인천-홍콩(주 7회)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당사는 2023년부터 계속 비상 경영을 해와 올해 1월 자본 잠식에서 벗어났다"며 “승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나고야행과 같이 하루에 한 편 뜨는 노선은 그대로 운영하고 있고, 오히려 5월부터 기타큐슈·후쿠오카·오키나와 노선의 좌석 공급량은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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