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방산 기업들이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하 마덱스)'에서 인공 지능(AI) 무인 전투 체계부터 전기 추진 스텔스 잠수함, 차세대 통합 마스트까지 미래 해양 전력의 핵심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HD현대는 유럽 기업과의 협약으로 수출 다변화를, 한화오션은 총 17종의 무인·유인 복합 함정으로 기술 우위를 과시했다. LIG넥스원은 스텔스 디자인에 강화 무장을 결합한 '해검-X'로 무인 전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K-방산의 해상 진출 가속화와 동북아 해양 안보 리더십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8일 국내 최대 해양 방위산업 전시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가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했다. 격년으로 열리는 올해 전시회는 통산 14회차로, HD현대그룹·한화그룹 방산 3사·LIG넥스원·대한항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외 200여 개 기관·기업과 30여 개국 해군 대표단과 1만5000여명의 바이어들이 참가해 K-해양 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집중 조명한다.
HD현대중공업, 국내·수출·미래 3대 테마…“개방과 융합, 확장의 가치"

▲HD현대중공업이 MADEX 2025에 전시하는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HCX-23 Plus)와 6500톤급 수출형 호위함(HDF-6000)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스텔스 함정을 형상화한 부스를 LIG넥스원과 공동으로 꾸렸다. 행사 현장에는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울산급 배치-Ⅲ '충남함' 등 국내 함정 △필리핀·페루 수출형 외 신규 공개 6500t 대양 호위함 등 수출 함정 △'HCX-25' 진화형과 인공 지능(AI) 기반 무인 전력 통제함·무인 전력 모함·전투용 무인 수상정(USV)을 소개하는 미래 함정 섹션을 가동했다.
전시 첫날 HD현대는 레오나르도·탈레스와 수출형 함정 공동 개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KAI·LIG넥스원·포스코와는 차세대 무인 전력 모함·신소재 연구 협력을 약속했다. 29일에는 포르투갈 해군과 소형 잠수함 공동 개발에 합의해 수출 시장 다변화에 시동을 건다. 군 출신 인재 채용 박람회도 29~30일 진행해 방산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선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대표는 “K-해양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개방과 융합, 확장의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화오션, 미래형 함정에 방점… 유·무인 복합 체계 17종 선봬

▲전기 추진 체계·통합 마스트·첨단함형·통합 네트워크·스마트 함교·병력 절감 스마트 함정 등 미래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구축함 조감도(상단)와 음향 추적을 최소화하는 각진 모양의 스텔스 선형, 수평발사관을 활용한 무인체계 운용, 무소음을 지향하는 림(Rim) 구동추진기 탑재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잠수함 조감도.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무인 함정 10종·수상함 4종·잠수함 3종 등 총 17종을 모형과 디지털 목업 형태로 전시했다. 아울러 전기 추진·통합 마스트·스텔스 선형 등 해군의 '스마트 네이비' 구현을 위한 기술을 집중 소개했다.
유·무인 체계 지휘 통제함은 다양한 전력을 탑재·통제하며 해상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한화오션은 세계 최초로 공기 불요 추진 체계(AIP)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한 3600톤급 잠수함, 무소음 지향 림 구동 추진기 등 최첨단 기술들을 채택한 차세대 스텔스 잠수함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국내 최초 미 해군 유지·보수·분해 후 재조립(MRO) 사업을 성료한 한화오션은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MRO 종합 관리 체계(TOMMS) 구축을 마쳤다. 이는 함정의 총 수명 주기 관리를 위한 고객 맞춤형 솔루션으로, 다양한 MRO 사업에 맞춰 고객들의 만족도를 더 높일 계획이다.
김일홍 한화오션 특수선설계담당 상무는 “이번 전시회에서 당사는 최첨단 미래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에 방점을 뒀다"며 “수출형 함정 설계·건조 기술력은 물론, MRO까지 아우르는 종합 역량으로 함정 건조 명가 경쟁력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LIG넥스원, '해검-X'·3D 프린팅 활용 수상정 공개

▲LIG넥스원이 공개한 해검-X 모형 실물. 사진=박규빈 기자
LIG넥스원은 콘셉트 모델 '해검-X'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 무인 수상정의 비전을 제시했다.
해검-X는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 △다기능 레이다(MFR) △20㎜ 원격 무장 체계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 등 강력한 무장을 탑재했다. 인공 위성·통신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통제와 임무별 장비 탈부착, 대함·대잠·대드론전 등 다양한 작전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도 지녔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자폭용 무인 수상정도 현장에 배치했다. 비용 절감과 대량 생산, 신속 제작 등 혁신적 생산 방식을 시도함으로써 해군 무인 전력 강화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다기능 능동 위상 배열 레이다(AESA MFR)와 전자전(EW) 기능 결합 수상함 통합마스트, 센서·무장 통합 전투 체계, 함대공 유도탄-Ⅱ, 근접 방어 무기 체계(CIWS-Ⅱ), 대드론통합 재머 등도 공개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해군이 추구하는 유·무인 복합 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 실현을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무인기 솔루션·군용기 MRO 역량 과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대한항공 부스 전경. 사진=대한항공 제공
무인기 체계 종합 기업인 대한항공은 무인기 기체 관련 최신 기술을 앞세웠다. 부스에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기술이 적용된 저피탐 무인 편대기와 AI 소형 협동형 전투 무인기, 중고도 무인기, UH-60 헬기 목업 등을 전시했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유인 전투기와 협업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 만큼 일부 성능을 개량함으로써 해군 무인 항공 모함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새로운 해군 맞춤형 무인기 솔루션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군용기 MRO 분야의 전통 강자로서의 면모도 선보인다. 대한항공은 1978년부터 현재까지 군용기 정비 사업을 이어오고 있고, 1997년부터는 링스(LYNX) 헬리콥터·P-3C 초계기·F-406 등에 대한 창정비를 수행하며 해군 영역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최근에는 우리 군의 UH-60 성능 개량 사업을 수주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군 특화 솔루션으로 미래 해양 무인기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전투기 창정비와 성능 개량 분야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