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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리얼미터 여론조사] 고령자·보수 성향일수록 ‘삼성의 위기’에 우려 컸다

고령자·보수 성향일수록 삼성의 위기에 대해 더욱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보수 성향은 그룹 전체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부활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삼성전자 위기론' 여론조사에 따르면,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0.5%로 과반수를 넘었다. “부활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9.5%로,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20%로 각각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대상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대상은 각각 전국 만 18세 이상 503명(남성 249명·여성 254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경기 △대전·충청·세종 △강원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제주 등 8권역에서 조사가 진행됐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 △30대 △40대 △50대 △60대 △70세 이상 등으로 구분해 조사가 이뤄졌다. 여론조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령자일수록 삼성의 위기 상황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70대 이상은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4.8%, “반대한다"는 의견이 11.8%로 찬성 쪽에 무게가 실렸다. 반면 40대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37.6%에 불과해 “반대한다"는 의견(43.1%)보다 낮았던 유일한 연령대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찬성 비중을 보면 18~29세는 40.3%, 50대는 47.5%로 집계됐고 나머지 연령대는 50%를 넘었다. 남성은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2.7%, “반대한다“는 의견이 33.9%로 집계돼 평균치(50.5%·29.5%) 보다 높았다. 반면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13.4%로 매우 낮았다. 반면 여성은 “찬성한다"는 의견에 48.4%, “반대한다“는 의견에 33.9%로 평균치보다 낮은 비율을 보였다. 지역별로 “찬성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전라 지역으로 58.3%로 집계됐다. 그 뒤를 제주(54.6%), 대구·경북(54.3%), 인천·경기(52.1%) 등이 이었다. “반대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 지역으로 39.6%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 광주·전라(32.8%), 서울(32.4%), 인천·경기(3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0%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다음으로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62.1%로 역시 과반수를 넘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24.2%로,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13.7%로 각각 집계됐다. 이 역시 앞선 질문과 유사하게 고령자일수록 찬성 비중이 높았다. 70세 이상은 “찬성한다"는 의견이 83.9% “반대한다"는 의견이 8.1%로 집계됐다. 18~29세와 40대는 각각 43.1%와 51.%로 다른 연령대보다 “찬성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낮았다. 이념적으로 보수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 회장의 복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139명 중에서 “찬성한다"는 의견이 76.2%로 “반대한다"는 의견(16.7%)을 압도했다. 진보 성향을 자처한 응답자 129명은 “찬성한다"는 의견이 46.1%로 “반대한다"는 의견 36.4%로 격차가 좁혀졌다. 중도 성향이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변한 응답자들은 보수·진보 성향보다 평균치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지역별로 “찬성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전라 지역으로 79.5%로 집계됐다. 그 뒤를 강원(72.1%), 대구·경북(64.6%), 부산·울산·경남(63.7%) 등이 이었다. “반대한다“는 의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충청·세종 지역으로 28.4%로 집계됐다. 그 다음으로 대구·경북(28.2%), 인천·경기(28.1%), 서울(22.7%) 순으로 나타났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28일 전 결과 발표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베임캐피탈과 손잡고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됐다. 이번 공개매수 결제일은 오는 28일로, 결과는 이전에 공개될 예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종가는 8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사측이 제시했던 공개매수 가격 89만원에 근접한 수치다.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펼쳐야 하는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베인캐피탈이 2.5% 공개매수에 성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하는 17.5%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MBK와 영풍은 5.34% 공개매수로 지분율을 33.13%에서 38.47%로 늘렸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우호지분을 합하면 34% 수준으로, 베인캐피탈이 2.5%를 확보했다면 36.5%로 높아진다.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트는 지분율 7.8%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MBK와 영풍의 실질 의결권이 고려아연·베인캐피탈 보다 많지만, 양측 모두 과반에 미달한 탓이다. 고려아연은 국민연금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모양새다. 김태현 이사장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금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사측이 유리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재생에너지 △2차전지 밸류체인 △자원순환 사업을 골자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기치고 내건 반면 MBK와 영풍이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기덕 대표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LG화학·㈜한화·현대차 등 최 회장 우호지분의 이탈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MBK와 영풍은 '이들 회사가 고려아연의 전략적 파트너이지만, 최 회장의 우호세력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엔씨, 대규모 희망퇴직 단행…위로금 최대 30개월치 지급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엔씨소프트(엔씨)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최대 30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키로 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이날 사내 조직장 설명회를 통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2012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근속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에서 최대 30개월까지 위로금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3년 이상 근속자는 24개월 치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1억700만원이다. 이를 토대로 지급받을 수 있는 위로금 규모를 환산하면 대략 1억7000만원에서 2억 6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 21일 임시 이사회에서 물적 분할을 통해 비상장 법인 형태의 자회사 4곳을 신설키로 했다. 분사 대상으로 언급된 곳은 게임 개발 조직 3곳·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조직 1곳이다. 이들은 내년 2월 1일 엔씨AI·스튜디오엑스·스튜디오와이·스튜디오지(가칭)로 출범할 예정이다. 다음달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안건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같은 행보는 실적 개선을 위한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엔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2022년)보다 각각 30.8%, 75.4% 감소했다. 3분기 실적 기상도도 흐린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36%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엔씨는 올 초부터 비개발·지원 부서 위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사업 조직을 재편하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해 왔다. 지난 1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한 것을 시작으로 품질보증(QA)·소프트웨어 공급(IDS) 부문을 분사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해 왔다. 이와 관련 엔씨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기업 경영 전반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진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이노텍, 3Q 영업익 1304억원…전년 동기비 28.89%↓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6851억원, 영업이익 1304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34% 늘었고 영업이익은 28.89% 줄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애플 등) 고객사가 신제품을 양산함에 따라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량이 증가했다"며 “반도체 기판·차량용 통신 모듈 매출 신장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가 중첩된 탓에 감소세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한편 전장 사업 수주 잔고는 12조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키워나가는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상승하는 데에 기인한다. 회사 관계자는 “선행 기술·제품 선제안을 확대해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겠다"며 “동시에 인공 지능(AI)·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와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사람팔 닮은 용접로봇부터 무인화 배송로봇까지… ‘로봇의 모든 것’ 킨텍스에 모였다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가 19회째를 맞았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한국로봇산업진흥원·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올해는 오는 26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23일 킨텍스 전시장에는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기업 관계자들과 진로 탐색 등에 나선 인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행사에는 291개사가 900개에 달하는 부스를 꾸렸고, 해외 바이어 초청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된다. 뉴로메카는 자체 기술로 감속기와 브레이크를 개발·생산해 100% 국산 내재화에 성공한 협동로봇 '인디-K', 용접 특화 로봇 '옵티(OPTi)'를 처음 선보인다. 이날 부스에서는 양팔로봇도 만나볼 수 있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스마트 6축 힘/토크 센서 키트 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는 레인보우 RB 라인과 뉴로메카 INDY 시리즈 협동로봇 등에 적용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메모리칩 이송 및 드로잉 시연이 진행됐다.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가 내장된 '인간형 로봇핸드', 자체 개발한 센서를 협동로봇에 적용해 연삭·연마·용접을 비롯해 힘 제어가 필요한 작업에서 쓸 수 있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로보티즈는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와 출시 예정인 맞춤형 협동로봇 '오픈매니퓰레이터(OM-Y)'가 연계된 완전 무인화 배송 시스템을 소개했다. 개미가 협동로봇 근처로 이동해서 적재함을 열고 협동로봇이 물건을 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서빙로봇 '이리온2'가 사람과 함께 근무하는 모습을 보이고, 삼성전자에 납품 중인 물류로봇도 처음 일반에 공개한다. QR코드로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 머신과 배송로봇의 협업으로 배송까지 진행되는 기술도 소개한다. 인티그리트는 △AI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플라잉렛' △온디바이스 AI 플랫폼 '인티그리트 AI 스택' △온디바이스 AI 개발 키트 플랫폼 '에어패스' 등을 알린다. 이창석 대표가 현장을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비롯한 내빈들에게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차체를 들어올리는 주차로봇 등을 소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시스템을 전시했다. 이는 케이블카와 스키장 리프트 등 케이블을 이용한 교통수단의 와이어로프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AI 기술로 결함을 검출한다. 서비스용 로봇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로보케어는 스마트 인터렉티브를 기반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선별하고 발달 치료 교육을 제공하는 로봇 '도리'를 소개했다.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삭도시설 원격 검사 로봇시스템을 전시했다. 이는 케이블카와 스키장 리프트 등 케이블을 이용한 교통수단의 와이어로프 등을 점검하는 것으로, AI 기술로 결함을 검출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식후 테이블에 놓인 식기를 수거해 치우는 모바일 매니퓰레이션 로봇, 밭과 노지를 비롯한 곳에서 자율·원격 농작업 가능한 로봇과 작업 모듈 등도 볼 수 잇었다. 사람에게 주문을 받은 협동로봇이 다른 협동로봇에게 가서 해당 제품을 받고 전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국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로봇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다른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첨단로봇은 인공지능(AI) 자율제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지능형 로봇법 전면개편, 휴머노이드 이니셔티브 추진, 연구개발(R&D)·투자 촉진 등 로봇산업의 '포텐셜'을 터뜨리고 미래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LG디스플레이, 3Q 영업손실 806억원…전년 동기비 87.8% 축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매출 6조8213억원, 영업손실 80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5% 늘었고, 영업손실은 87.8%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 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함에 따라 전체 매출 내 관련 제품 비중은 58%로, 전년 동기 대비 16%p 늘었다"고 말했다. 영업손실이 대폭 줄어든 점에 대해서는 “사업 구조 고도화 성과 확대와 전사적 원가 절감·운영 효율화 활동 등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영향이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PTV 사업자 PP 소유 제한 없앴는데…업계 “실효성 의문” 한목소리

정부가 인터넷(IP)TV 사업자의 방송채널사용사업(PP) 소유 제한을 폐지하고 진입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방송업계에선 실효성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영 제한 수(전체 PP수의 1/5)를 넘게 보유하고 있는 IPTV 사업자가 없는 데다 지역·중소PP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방송법 및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개정안(인터넷방송법)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IPTV가 PP 채널을 과도하게 소유하거나 영향력을 갖지 못하도록 규제하던 소유 제한이 폐지된다. 그동안 IPTV는 PP 전체 사업자 수의 20%를 넘기 때문에 자체 PP를 운영할 수 없었는데, 해당 규제를 없앰으로써 자체 PP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라디오·데이터·주문형비디오(VOD) PP에 대한 진입규제는 현행 등록제에서 신고제로 완화된다. PP 신청 시 자본금·시설 요건 등 사업자 부담을 완화해 진입이 용이해졌다. 이를 통해 IPTV의 콘텐츠 제작 투자 유인을 높이고 유료방송업계 등 다른 사업자들과의 규제 형평을 맞춘다는 취지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전통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시점인 내년 4월 2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크게 변화시킬 만한 조치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자들이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과포화 상태에 접어들어 성장 정체가 뚜렷한 상황에 통신 3사가 PP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과기정통부의 'PP 채널 승인등록 현황'에 따르면 현재 승인등록된 PP 채널 수는 385개다. 이 중 IPTV가 소유한 채널은 3곳에 불과하다. SK브로드밴드는 미디어에스(Btv 투데이·Btv 투데이2)를, KT는 KT알파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 초 미디어로그(더라이프·더드라마·더키즈)를 통해 운영하던 PP사업을 LG헬로비전에 양도해 보유 중인 PP가 없다. 더욱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서 통신업계의 멤버십 마케팅 전략이 바뀐 것 또한 변수다. 통신 3사는 최근 OTT·IPTV 콘텐츠 구독 결합 할인 상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의 당시엔 업계 숙원으로 꼽힐 만큼 중대했지만, 개정이 늦춰지는 사이 시장 상황이 또다시 급변해 사실상 시의성을 잃은 셈"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선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야 하는데, PP 채널을 늘릴 만큼 시장이 매력적이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PP업계는 지역·중소PP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채널 운용 자율성이 늘어나면 그만큼 업계 입지가 축소되는 구조이기 때문. 이들이 인기 위주의 PP들만 사들일 경우 중소PP의 협상력은 자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채널 편성 과정에서 IPTV 사업자들이 보유한 PP 채널을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로 배치하고, 중소PP 채널은 뒷자리로 밀리는 구조다. 단기적으론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사업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PP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PP들이 후순위로 밀릴 경우 시청률이 하락하면 프로그램 사용료나 광고 수익 등 주요 매출이 하락하는 구조"라며 “과거 발생했던 불공정 행위들이 재발할 유인이 생긴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생태계의 급속한 변화와 위기 극복에 대처하기 위해선 혁신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범사회적 미디어 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법안 통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다른 규제 완화 정책도 함께 논의돼야 하는데 법·제도 정비 범위 안에서 방안을 마련하는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시장 전반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평가, 혁신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 등을 위한 범사회적 논의기구를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인도까지 섭렵한 현대차, 다음 과제는 ‘일본 시장’

현대자동차가 북미, 동남아 시장 성공에 이어 인도법인 신규 상장까지 완료하며 파죽지세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2년 전 재진출을 선언한 일본 시장은 여전히 미미한 성과를 보이며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에 현대차는 내년 '캐스퍼 일렉트릭' 일본 출시를 통해 반등할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 22일 인도 증권시장에 사상 최대 규모로 신규 상장했다. 이번 상장은 외국계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인도 증시 사상 두 번째이며 현대차 해외 자회사의 첫 상장이다. 최근 현대차는 이번 인도 상장뿐만 아니라 매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서 현대차-기아 합산 약 165만대를 판매하며 전체 4위에 올랐고 지금도 그 흐름을 잇고 있다. 올해 말 조지아공장(HMGMA)가 완공되면 미국 내 현대차의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대차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동남아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인도네시아 현지 '배터리 셀 합작공장(HLI그린파워), 베트남 탄콩그룹 생산 합작법인(HTMV) 등을 설립해 현지 영향력을 강화했다. 잘나가는 현대차에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2년 전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일본 시장이다. 판매 부진으로 철수한 지 13년 만에 복귀했지만 현지 반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8월까지 일본 시장서 434대를 판매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4.4% 오른 수치지만 시장 점유율은 0.21%로 여전히 부족한 실적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국 브랜드 영향력이 단단한 내연기관 시장을 포기하고 전기차만 팔고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을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에 반박하는 시선도 있다.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경우 지난해에만 약 2000대의 판매고를 올렸기 때문이다. 동기간 약 500대 판매에 그친 현대차와 대비되는 기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양사의 상반된 현지 전략을 문제로 삼았다. BYD는 오프라인 매장서 3000만원대 저가형 모델을 파는 전략을 취했다. 자동차를 직접 만져보고, 가성비 상품을 좋아하는 일본 시장의 성향을 간파한 것이다. 반면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 아이오닉 5 등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이러한 작전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악재만 있진 않다. 제품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5는 2022, 2023 '일본 올해의 차' 시상식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됐다.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가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건 처음 있는 일이다. 또 현대차는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내년 현지에 출시할 예정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저렴한 가격에 차급 대비 높은 주행거리를 통해 현대차의 일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키플레이어'로 평가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은 작고 저렴한 차를 좋아하는 경향이 강한 시장"이라며 “기존의 아이오닉 5는 일본 소비자의 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분기 ‘1조 클럽’ 복귀하는 HMM…연말 악재가 아쉽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글로벌 해운 운임이 급상승한 덕에 HMM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분기에 접어들면서 운임이 차츰 낮아지는 추세라 4분기까지 기세를 이어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샴페인을 터트리기보다는 향후 공급 과잉에 의한 업황 악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23일 해운업계와 금융투자사 리서치센터 등에 따르면 HMM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3000억원과 1조2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예상이 현실화된다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758억원 대비 14배 이상 급등하는 셈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인 1조514억원보다도 더 많은 규모다. HMM이 분기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1조2588억원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코로나19 방역 탓에 선박이 항구에 묶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복량(운반하는 화물 총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화주들이 서로 화물을 배에 싣기 위해 운임이 상승하면서 HMM이 수혜를 봤다. 올해 3분기 호실적도 2022년처럼 글로벌 해운 운임 급등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함에 따라 '홍해 사태'가 발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상교통 중요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선복량 부족 현상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글로벌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홍해 사태 이전에는 1000선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지난 7월 초에는 3733.8로 전고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도 1000선 안팎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3분기는 운임이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당초 해운업계에선 HMM이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다소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3분기에 오히려 실적이 더욱 개선되는 추세다. 다만 올해 9월 이후는 운임이 다소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SCFI는 지난 8월 16일 3281.36이었으나 이달 18일에는 2062.15로 두 달여 만에 37.16% 하락했다. 이 기간 한차례 반등도 없이 두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당시 선사들이 대거 발주한 선박들이 차츰 운항에 나서면서 선복량 감소 효과가 차츰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복량 공급이 늘어나면서 3분기까지 지속됐던 공급 부족 상태가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를 감안하면 해운업계에서는 이어지는 4분기에는 HMM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4분기(1100선 안팎)보다는 높은 수준의 운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전년 대비 개선세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운업계 일각에선 오히려 향후 실적 악화를 더욱 우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HMM을 비롯한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은 대규모 선대 확장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에 선박 공급 과잉이 발생해 올해 연말부터는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HMM은 점유율 유지를 위해 선대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올해 4분기부터 컨테이너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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