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20∼30대 MZ세대 근로자들은 5일 이상 장기휴가(휴일 제외)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이 10%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대가 8%, 30대가 10%에 그쳤다. 이처럼 장기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20대는 ‘상사의 눈치’, 30대는 ‘과다한 업무량’을 상대적으로 많이 꼽아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워라벨(일과 여가의 균형)을 위해서는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만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업 문화와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 ‘카페꼼마’에서 청년노동자를 주축으로 하는 노동조합 협의체인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공동으로 ‘청년근로자-중소기업 공감소통 토크콘서트’를 열고 중소기업 사장들과 청년 근로자들이 워라벨과 노사 상생을 위해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먼저 중소기업 청년근로자의 근로현황과 근로문화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한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연차휴가 소진율은 전체 평균 76.1%, 이 중 20대는 81.0%, 30대는 78.1%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노 연구위원은 "20·30대의 연차휴가 소진율이 40·50대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2018년에 비해 2021년 더 높아졌지만, 이 수치가 결코 만족할 만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 상용 근로자 중 휴일을 제외하고 5일 이상 장기휴가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근로자는 △20대 8.2% △30대 10.0% △40대 10.9% △50대 9.5%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근로자 중 일주일 정도 온전히 휴가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비중이 전체의 10%도 되지 않으며, 그 중에서도 20대가 가장 취약한 셈이다. 20·30대 중소기업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연차수당 수령을 위해’(20대 25.3%, 30대 22.2%)를 꼽았다. 그러나 ‘업무량 과다’(20대 12.4%, 30대 15.3%), ‘상사의 눈치’(20대 10.5%, 30대 5.2%)도 40·50대 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전반적 휴가 만족도도 100점 만점에 20대 69.0점, 30대 69.3점으로 모두 60점대 수준"이라며 "휴가사용 활성화, 유연근무제 확산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중소기업 사장 패널 3명과 청년 근로자 패널 3명의 간담회에서는 근로자 개인 일정이 있는 날 야근 업무가 발생하는 경우 등 노사간 견해 차이도 불거졌지만,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애로사항을 공유해 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기중앙회와 새로고침은 이번 토크콘서트를 시작으로 향후 세부 주제별로 후속 토크콘서트를 지속 개최하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관련된 각종 노동현안 정책과제를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유준환 새로고침 의장은 "노동조합 조직률이 저조한 중소기업 상황에서는 현존하는 노동자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새로고침은 앞으로도 노사문제 해결과 노동 사각지대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청년근로자와 노동현안을 두고 처음 만나는 자리라 긴장도 되지만 노사가 상생하려면 먼저 상호 공감이 필요하다"며 "청년의 의견을 경청해 건강한 노동시장과 유연한 근로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ch0054@ekn.kr중소기업중앙회 청년근로자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왼쪽 다섯번쨰)이 10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 카페꼼마에서 열린 ‘청년근로자-중소기업 공감소통 토크콘서트’에서 유준환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의장(왼쪽 네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