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설명절 연휴 직전에 개봉한 ‘교섭’과 ‘유령’의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 대결은 일단 ‘교섭’이 박스오피스에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국내영화 2편보다 먼저 극장가에 걸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물의 길’과 인기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는 꾸준한 관객 동원력을 과시하며 한국영화의 추격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설연휴 직후인 지난 25일 개봉한 대만 영화 ‘상견니’도 예매율 상위권을 차지해 흥행몰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초반 라운드 승자 ‘교섭’, ‘유령’ 역전 드라마 쓸까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8일째인 임순례 감독의 ‘교섭’은 지난 25일 기준 누적 관객수 119만7785명으로 박스 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섭’은 2007년 발생한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소재로 인질 협상을 위한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황정민·현빈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과 요르단 현지 로케이션 촬영으로 담아낸 웅장한 영상미로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설 연휴 대목을 맞아 입소문을 타고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24일 누적 관객수 100만을 돌파했다.‘교섭’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과 달리 같은 날 개봉한 이해영 감독의 ‘유령’은 순위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봉 첫날 전국 관객 수 4만1498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해 출발은 산뜻했으나, 이튿날 19일 2만9793명으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3만4504명)’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다음날인 20일에도 3만5189명으로 4위로 한 계단 떨어진데 이어 설 연휴 직후인 25일엔 급기야 2만5625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일일관객 동원순위 5위로 쳐지며, 하루 관객 수 5만명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33년 경성(서울)을 배경으로 한 ‘유령’은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아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의 탈출 과정, 진짜 유령의 활동을 긴장감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개봉 초반 관람객 평가가 엇갈리며 흥행 발목이 잡힌 상태지만, 시대상에 걸맞은 고전 소품·의상, 액션과 추리를 합친 장르물로 화제를 모으면서 추후 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외화 강세 ‘천만’·‘백만’ 타이틀 획득…‘상견니’ 다크호스로 떠올라연말연시 극장가 최대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물의 길’은 지난 24일 오전 기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 타이틀을 얻으며 다시 관심이 쏠리면서 설 연휴 이후로도 이른바 N차 관람이 지속돼 흥행 롱런이 점쳐지고 있다.한국에서 1천만 흥행 소식에 오죽하면 카메란 감독이나 출연배우들이 한국영화팬에 직접 감사의 말을 보낼 정도였다. ‘아바타’ 2편 후속작의 성공으로향후 3편 제작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내년 12월 개봉 예정인 3편에는 불과 화산으로 대표되는 ’재의 종족‘이 등장한다는 예고소식이 들려온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한계에도 24일 기준 개봉 3주 만에 누적 관객 수 159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순위 상위 5위다. N차 관람 외에도 굿즈·만화책 구매, 배경음악까지 인기가 확산되면서 장기 흥행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기존 개봉작들의 강세 속에서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외화 신작에도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25일 개봉한 대만 로맨스 작품 ‘상견니’(니가 보고 싶어의 뜻)는 이날 신작 예매율 1위, 전체 예매율 2위를 차지하며 흥행 질주의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상견니’는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2019년 방영된 원작 드라마의 극장판으로 중국·대만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특히, 영화 주인공들의 내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2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예정된 이들의 무대인사 5회차는 단 1분 만에 전석 매진되기도 했다.inahohc@ekn.kr영화 ‘교섭’, ‘유령’ 포스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JENM영회 ‘상견니’ 포스터. 사진=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