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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의 그늘…2030영끌족 ‘눈물의 패닉셀’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자기 혼자만 집이 없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지난해 8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6억원 아파트를 급하게 구입했던 30대 초반 K씨. 그는 추후 장사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급히 5억5000만원에 집을 내놨지만, 시간이 지나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울며 겨자 먹기식’ 급매로 5억1000만원에 간신히 아파트를 팔 수 있었다.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K씨 사연처럼 지난해 ‘영끌’로 집을 구입했던 2030세대 ‘패닉바잉’ 현상이 최근 ‘패닉셀’로 전환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집값 고점인식 및 사상 첫 기준금리 네 차례 연속 인상 여파로 인한 바닥 모르는 하락이 크게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인천 지역의 경우 아파트값이 썰물 빠지듯 빠지면서 고점 대비 반토막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K씨가 내놓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11단지한화꿈에그린’은 총 12단지로 이뤄진 미니 신도시급 아파트 타운으로 불린다. 서해바다 조망권(오션뷰)과 산책로, 호수공원 등 숲세권인 동시에 초·중교 및 외고까지 근처에 있어 학세권 입지로도 정평이 난 단지다. 에코메트로 단지 일대 공인중개소 대표에 따르면 이 단지는 지난해 매달 평균 5~6건 이상은 거래가 됐으나, 최근에는 두 달에 1건 계약하기도 힘든 거래절벽을 실감 중이다.앞서 K씨는 지난해 8월 추후 신혼집으로 활용하고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급하게 본인 자산 및 대출(3억원+α), 부모님 도움까지 합쳐 ‘영끌’로 생애 첫 주택을 마련했다.한때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 투자를 생업으로 했었던 K씨는 물려받은 집이 아님에도 젊은 나이와 수익이 불안전하다는 이유로 증여세 5000만원까지 감내해야 했지만 당시에는 ‘내집마련’에 대한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다만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밑천을 마련하고 싶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되팔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거래가 되지 않고, 또 이대로 가다간 계속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 우려돼 -25% 손해를 감안하고 ‘눈물의 패닉셀’을 결정했다.사실상 증여세까지 포함하면 K씨는 1억4000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이 조차도 완전한 거래가 성사될 때까지 두 달의 시간이 걸렸다.본래 2030세대는 90% 이상이 무주택 구성원이었다. 그런 2030세대가 어떻게 지난해 부동산 시장의 주축이 될 수 있었을까.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2030세대가 주택을 마련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임대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와 부모님의 현금 증여 등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천준호의원실이 조사한 ‘서울지역 주택 매수자 중 임대보증금 활용 매수’ 비중을 보더라도 20대가 71%, 30대가 49%를 차지했다"며 "정부가 집값이 고점이라고 경고했었지만 2030은 ‘나만 집이 없나’란 불안감에 임대보증을 끼고서라도 다소 조급하게 매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앞으로 2030세대는 이같은 패닉셀 현상을 실감하며 생애 첫 부동산 매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자 수를 집계한 결과, 올해 1∼7월 전국 부동산 생애 첫 매수자는 26만7066명으로 지난해(42만8789명) 대비 37.7% 줄었다. 그중 인천은 1만8251명으로 평균을 웃도는 -36.6%로 집계됐다.특히 2030세대 매수자는 13만3702명으로 나타나 전년 22만5141명 대비 40.6% 감소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역대 가장 낮은 매수자 수 기록이다.한편 인천 지역의 거래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29일까지 인천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1.77% 하락했다. 전국 평균(-0.81%)을 넘어선 것은 물론 세종(-6.33%), 대구(-4.79%), 대전(-2.32%)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하락률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16%가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이 가운데 논현동 소래포구 일대보다 더 매력적인 바다조망권을 보유한 ‘인천의 강남’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는 수억원씩 집값이 떨어지는 중이다.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9월 12억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3억2000만원 떨어진 8억8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집값이 지속 떨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쌓이는 것도 문제다. 이를 반증하듯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절정에 달했던 9월보다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9월1일 기준 인천 매매 매물건수는 2만6614건으로 작년 9월 1만562건보다 2.5배(151.9%) 넘게 폭증했다.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1~2년 안에 서울은 20~30%, 경기도와 인천은 30~40%까지 조정받을 것이다"며 "만약 미국의 물가가 잡히지 않아 기준금리가 3.5%까지 올라가면 40%까지 조정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인천 남동구 논현동 일대 에코메트로한화꿈에그린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바라본 오션뷰 전경(맞은편 월곶 일대). 사진=김준현 기자

고금리에 월세 전환 가속화…올 가을 ‘월세 대란’ 오나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4억원에 전세 거주 중이던 40대 박 모씨는 지난달 보증금 4억원에 40만원씩 월세를 추가로 내기로 집주인과 협의했다. 박씨의 경우 수도권에 9억원 초과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로 전세대출 조건이 까다롭고 제약이 많아서다. 박씨는 "이사 비용도 아낄 겸 고금리를 피해 월세를 택하긴 했지만 월세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높아진 이자 부담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월세 수요 증가가 월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전세의 월세화가 세입자들의 임대료 부담을 높여 월세난민을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집계된 전국 주택 월세 거래량 비중은 51.5%로 전년 동월 대비 9.2%p 증가했다. 지난 6월에 월세 거래량 비중이 전체의 절반(50%)을 넘어선 이후 두 달 연속 월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서울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7117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1만7028건)의 41.7%를 차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 월세 비중이 37%였던 것보다 증가한 것이다.목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기존에는 집주인들만 월세를 선호해서 전세 거래가 더 많았는데 금리 인상 이후로 전세는 매물이 쌓이고 월세 수요는 꽤 늘었다"며 "갱신계약의 경우에도 전세금을 올리기보단 인상액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계속된 금리 인상에 대출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갱신계약이 아닌 경우 전세가격이 5% 넘게 오르기 때문에 이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차선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0단지’ 전용 105㎡는 지난 7월 보증금 5억원에 월 155만원으로 월세 계약됐다. 해당 매물은 지난 2018년 이후 전세로 계약됐지만 4년만에 월세 전환한 것이다. 기존 임대차계약은 지난 2020년 체결된 전세 6억3000만원이었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인 것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6·7차’ 전용 144㎡는 지난달 26일 보증금 5억5000만원에 월 550만원으로 월세계약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8월(보증금 5억원에 월세 215만원)보다 1년 만에 보증금은 5000만원 오르고 월세는 335만원 올랐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1년간 체결된 전·월세 갱신계약 7만335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세 갱신계약 비중은 47.1%에 달했으나 월세 갱신계약 비중은 27.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3법 중 하나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전세 시장은 소폭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전세의 월세화로 월세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건산연 관계자는 "전·월세 간 신규 계약 비율에 격차가 꽤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올해 상반기 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아파트의 월세 거래가 많아졌는데 이 중 많은 부분이 비교적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계약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월세 수요 증가와 월세 가격 상승 등 월세 시장이 재편됨에 따라 월세난민이 양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전세 대비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은 줄일 수 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가계의 임대료 부담 자체는 계속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전세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월세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월세난민을 초래할 만큼의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월세가격이 급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월세 가격이 치솟게 된다면 기존 거주 지역을 벗어나 전세가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는 거주 이동이 발생함에 따라 월세난민 문제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중견주택업체, 9월 전국서 5773가구 분양… 전월 대비 26% 증가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9월 중견주택업체들이 57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9월 주택분양계획을 집계한 결과 17개사가 18개 사업장에서 총 5773가구를 공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전월(4595가구) 대비 26%(1178가구)가, 전년 동월(5626가구) 대비 3%(147가구)가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1843가구, 기타 지역은 3930가구다. 수도권 가운데 서울은 156가구, 경기는 1687가구가 분양을 앞뒀다. 기타 지역에서는 △부산 557가구 △대구 541가구 △대전 851가구 △울산 402가구 △충북 874가구 △강원 572가구 △제주 133가구 등 총 3930가구가 공급된다. giryeong@ekn.kr9월 분양계획 중견주택업체 17개사의 9월 분양계획. 대한주택건설협회

올 1~7월 주택거래 반토막…거래절벽 심화에 청약시장도 미분양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전국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7월 주택거래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거래절벽에 청약 시장에서도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전국적으로 미분양 공포가 심화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7월까지 집계된 주택 매매거래량은 34만9860건으로 전년 동기 64만8260건 대비 46%가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은 7월 누계 거래량이 14만5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하는 등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20만9295건)은 36.2% 줄었다. 7월 한 달만 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3만9600건으로 집계됐다. 전월(5만304건)보다 21.3%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8만8937건) 대비 55.5% 감소하는 등 반토막 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6734건이, 지방은 20만929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0.2%, 51.2% 감소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였던 1, 2월에도 거래절벽이라고 걱정하는 분위기였는데 지나고 보니 7, 8월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곧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지만 시장에 호재가 없는 한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절벽 심화는 청약시장 한파로 이어졌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는 반면 미분양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집계됐다. 전월(2만7910가구)보다 12.1%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의 미분양주택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2만6755가구로 전월(2만3454가구) 대비 14.1% 증가했다. 수도권은 4529가구로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7388가구로 전월(7130가구)대비 3.6% 증가했다. 다 지은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공급한 경기 평택시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는 816가구 일반 모집에 431가구가 미달됐고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BL)’는 953가구 모집에 352가구만 접수하는 등 미분양됐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라포르테 공도’는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진행한 청약에서 일반 980가구 모집에 38가구만 접수됐다. 전체 공급물량의 96%가 미달 물량으로 남았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29일 여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2개 주택형에서 또 다시 미달이 발생했다.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전월(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이 줄어들었다. 지난 2009년 통합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이후 전국 단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청약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청약 인기가 시들해진데다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예·적금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일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점치고 있다. 분양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객 과정에서 명품백 등을 제공하는 경품 마케팅을 펼치거나 미분양 단지에서는 분양가를 할인해주기도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요 위축 현상이 짙어진 점이 거래절벽,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고 올해부터 적용된 DSR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한동안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청약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이 선별적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입지가 떨어지거나 미분양이 누적된 지역은 청약 시장 침체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서울 아파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르포] 영화 ‘기생충’ 그 동네 아현1구역 가보니…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보세요. 집은 다 쓰러져 갈 듯 노후화됐고 위에 전깃줄은 여기저기 뒤엉켜 있어요. 여기서 20년 살았는데 하루라도 빨리 재개발이 돼서 살기 좋은 지역으로 변했으면 좋겠어요."(공공재개발 사업지 아현1구역 50대 A씨)31일 기자가 찾은 서울 마포구 아현1구역(아현동 699번지 일대) 주민 A씨는 하루라도 빨리 정비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내비쳤다. 그는 사람 한 명이 지나가기도 버거운 좁은 계단 옆 내리막길 사이로 오토바이를 끌고 아슬아슬하게 내려가 출근길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나 사업성 부족으로 인해 아현1구역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용도지역 1종·2종주거(7층)·2종·3종·준주거에 구역면적 10만5609㎡인 이 구역은 3115가구 규모(기존 2246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아현뉴타운 일대 마지막 정비사업 구역이 됐다.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촬영지 ‘돼지(쌀)슈퍼’가 자리한 이 구역은 서울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6번 출구에서 5분만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그러나 현재는 서울 대표 낙후지역으로 높은 언덕과 단독주택, 다세대주택(빌라)이 밀집해 있어 정비사업이 시급했다.기자가 찾은 이날 이 구역은 지난 30일부터 계속 비가 내린 탓에 골목길 분위기가 더욱 스산했다. 구역 내에 진입하면 곧바로 경사가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했고, 이어 높은 계단을 만나야만 했다. 계단 양옆에는 반지하주택이 있는 노후 빌라가 눈에 띄었다. 창문을 열면 곧바로 거주민의 사생활이 드러날 것만 같아 보였다.계단을 오르고 조금만 걸어가면 ‘손기정체육공원’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전경에는 전형적인 재개발 달동네를 연상케 하는 다세대 주택단지들이 즐비한데, 서측에 보이는 ‘서서울삼성아파트’ 및 ‘마포센트럴아이파크아파트’와는 대조적인 풍경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체로 주민들은 공공과 민간에 상관없이 정비만 빨리 이뤄지길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다목적운동장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60대 주민 B씨는 "계단이 너무 많고 밤에는 잘 보이지도 않아 귀갓길이 너무 힘들었는데 앞으로 이 동네가 어떻게 바뀔지 기대된다"고 말했다.이 구역은 본래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구역 내 주민 간 갈등이 있어 1년 이상을 소모했다. 지난해 3월 공공재개발 후보지 발표에서 보류지역으로 묶여 무산됐는데, 당시 국토부는 ‘주민들의 반대’ 이유를 들었다.이른바 ‘지분 쪼개기’로 소형 지분을 갖고 있는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추진을 원했지만, 대형 지분을 보유한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을 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어 민간 재개발 추진을 원한 것이다. 재개발이 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은 같으나 재개발 방식에서 ‘동상이몽’을 보인 것이다.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현1구역은 좁은 택지에 비해 조합원 수가 너무 많다"며 "게다가 민간으로 개발해도 평수가 많이 안 나올 텐데 공공으로 재개발하면 건폐율이 높아져 주거환경이 오히려 쾌적해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이들은 정부가 공청회나 주민을 설득하는 절차 없이 공공추진을 강행하고 있고, 주민들을 갈라치기 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30일 서울 및 수도권 27개 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공공재개발 반대 대규모 집회를 언급하며 이 지역도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마포구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구역에 대한 개발방식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긴 했지만,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에는 아직 반대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형구 아현1구역 재개발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주민 찬성동의가 1850명에 이르러 과반이 확실히 넘었다"며 "마포구청에 따르면 이달 주민 반대동의서는 137장이고 이마저도 조합원이 아니거나 중복인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현1구역 재개발 투쟁 위원회는 사업추진을 자신하고 있다. 위원회는 추석 이후 마포구청과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주민설명회 개최 후, 준비위원회 동의서 접수 및 구성까지 올해 내로 신속히 사전기획을 마칠 방침이다. 내년에는 구역지정 입안 동의서와 시행자 지정 동의서 67% 달성을 목표로 움직이고, 2024년엔 주민대표회 구성 및 시공사 선정까지 원활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인근 건물에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내세워 ‘공공재개발 성공기원’ 현수막까지 걸며 관심을 보였다. DL이앤씨 역시 ‘아크로’를 슬며시 제안하고 갔다는 것이 조합원 전언이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의 생명은 ‘시간’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사업이 빨리 진행되는 것이 주민들에게 유리하다"며 "주민간의 갈등으로 사업이 무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해줄 수 있는 용적률과 행정적 부분에 대한 지원이 장점인데,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확실히 공공재개발이 적합하다"며 "공공재개발에서도 1군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선정될 수 있지만 공사면적이나 시공단가는 충족해줘야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서울시 공공재개발 후보지 마포구 아현1구역 일대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아현1구역 대표 명소 돼지슈퍼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손기정체육공원 부근 산책로에서 바라본 아현1구역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9월 분양, 전국 5만가구 ‘큰 장’ 열린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9월 전국에서 5만 가구 이상 공급되는 등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에는 전국 63곳, 총 5만4620가구(임대 포함)의 아파트가 분양한다. 동월 기준 지난 2015년에 기록한 5만7338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에서 2만112가구가, 지방에서는 3만450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방 물량은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최다 수준이다. 9월에 분양 물량이 대거 늘어난 데는 8월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의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월초 조사하는 8월 분양계획 물량은 전국 총 5만6394가구였지만 실제 8월 분양실적은 3만8628가구로 계획 대비 68%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방에서 계획(3만6113가구) 대비 실적(1만9728가구)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경북 등 미분양이 쌓인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일정이 조정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분양 이월로 9월 계획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전부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미분양 우려나 분양가 협의 문제뿐만 아니라 9월 추석 연휴와 규제지역 추가 해제 이슈가 있어서다. 지역별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9월 분양예정인 아파트 총 5만4620가구 중 1만2450가구가 경기 물량이다. 주요 단지는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 △평택시 장당동 ‘평택석정공원화성파크드림(1296가구)’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1180가구)’ △파주시 탄현면 ‘e편한세상헤이리(1057가구)’ 등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인천은 총 7483가구가 분양될 계획이다. 주요 단지는 ‘인천검단금강펜테리움(1049가구)’, ‘검단신도시우미린클래스원(875가구)’ 등 검단신도시 물량이다. 서울은 정비사업 분양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어 공급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5차소규모재건축(더샵)’ 179가구만 예정돼 있다. 지방은 △충남 8267가구 △경북 6833가구 △경남 4852가구 △대전 2607가구 △부산 2572가구 △충북 2148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관계자는 "9월 분양물량은 풍성하지만 과반 이상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에서 공급된다는 점에서 청약시장의 주춤한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경기 불확실성,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확대, 분양가 상승, 낮아진 시세 차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청약 당첨자의 이탈 사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연도별 분양 예정 물량 연도별 9월 전국 아파트 분양 및 분양 예정 물량. 부동산R114 9월 지역별 분양 계획 현황 시도별 9월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 부동산R114

아파트가 끈 부동산 매매 절벽, 문자 그대로 ‘반토막’ 수준…서울 등 수도권 미분양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금리 인상 및 집값 하락 전망 등 영향으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분양 주택도 지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량은 총 34만 9760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4만 8260건)에 비해 46.0% 감소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감소 폭이 더 컸다. 수도권은 총 14만 565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1% 줄었다. 지방은 36.2% 감소한 20만 9295건이었다. 수도권 중 서울은 3만 9803건으로 52.5% 줄었다. 유형별 거래량은 아파트에서 크게 줄었다. 1∼7월 아파트 거래량은 20만 5970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2.4%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14만 3890건)은 33.3% 줄었다. 7월 통계만 보면 전국 주택 매매량은 총 3만 9600건이었다. 작년 7월에 비해 55.5%, 전월 대비로는 21.3% 줄었다. 수도권(1만 6734건)은 작년 동기 대비 60.2%, 지방(2만 2866건)은 51.2 줄었다. 거래절벽 속에 미분양도 늘고 있다.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 1284호로 전월보다 12.1%(3374호)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작년 10∼11월 1만 4000호 규모로 저점을 찍고 올해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작년 말 1509호에서 지난달 4528호로 7개월 사이 3배나 불었다. 지방 역시 같은 기간 1만 6201호에서 2만 6755호로 1만호 넘게 늘어났다. 공사가 끝나고 나서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7388호로 전월보다 3.6% 증가했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1017호로 전월 대비 21.5% 증가했다. 지방은 1.2% 증가한 6371호였다.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7월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1만 90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50.3%로 조사됐다. 1∼7월 누계 기준으로는 51.5%였다. 1∼7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6.7% 증가한 전국 기준 29만 5855호였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10만 9935호로 작년보다 23.2% 줄었다. 지방은 18만 5920호로 38.5% 증가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8% 감소한 2만 8200호였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3만 7354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8% 증가했다. 아파트 외 주택은 5만 8501호로 17.1% 감소했다. 1∼7월 주택 착공 규모는 전국 기준 22만 3082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3% 감소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은 11만 6681호로 작년 동기 대비 23.3% 줄었다. 지방은 10만 6401호로 33.0% 감소했다. 아파트 착공 실적은 16만 7622호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2% 줄었다. 아파트 외 주택(5만 5460호)은 31.2% 감소했다. 7월까지 전국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3% 감소한 14만 3132호로 집계됐다. 이 중 수도권은 23.6% 감소한 6만 5405호, 지방은 21.3% 줄어든 7만 7727호였다. 일반분양은 11만 4341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감소했다. 임대주택은 1만 911호로 56.5% 줄었다. 조합원분은 21.9% 감소한 1만 7880호로 파악됐다. 주택 준공 실적은 전국적 총 21만 4154호로 지난해 1∼7월 대비 0.6%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1만 7225호로 9.4% 감소했다. 지방은 9만 6929호로 12.6%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16만 2266호로 작년보다 0.9% 늘었다. 반면 아파트 외 주택은 5만 1888호로 5.0% 감소했다. hg3to8@ekn.kr서울도 전월세 시장 침체 가속화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연합뉴스

서울 반지하주택·침수지역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하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2차 공모가 시작됐다. 지난 1차에서 102곳이 신청을 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던 가운데, 특히 이번엔 반지하주택 밀집지역 및 침수취약지역 등에 가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해당 지역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은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이 하나의 팀을 이뤄 복잡한 정비사업절차를 하나로 통합한 기획개발이다. 구역지정기간이 최대 5년에서 2년까지 단축되고 건축·교통·환경심의를 통합으로 심의하면서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 자양4동, 침수우려지역·반지하주택 가점 기대감 지난해 신속통합기획 1차 공모 탈락 후 강하게 반발했던 서울 광진구 자양 4동 1·2구역이 구역을 통합하고 재차 공모 준비에 나섰다. 광진구 대표 노후 주거지역인 자양4동은 심각한 주차난과 더불어 침수우려지역이자 반지하주택 밀집지역으로 분류돼 추가 가점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0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분석 결과 광진구는 반지하주택이 1만4112가구로 관악구(2만113가구) 및 중랑구(1만4126가구)와 함께 가장 많은 반지하주택이 밀집해 있다. 30일 기자가 찾은 자양4동 통합 재개발 추진 준비위원회는 주민 동의서 징구에 분주했다. 재개발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추진준비위는 광진구청과 지속 협력해서 현금청산 비율을 4% 수준까지 낮췄고, 어느 지역보다도 적극적으로 신통기획을 통한 민간재개발사업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현재 주민 동의율 50%(신통의 주민 동의률 30%)이상 확보했고, 향후 조합 설립 등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양4동 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역이 있다. 종로구 창신동 일대가 2차 신통기획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창신동은 지난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돼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주택공급과 기반시설 등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제기된 지역이다. 또 지난해 1차 공모에서 가장 많은 곳이 신청한 은평구(11곳)에선 응암동 일대가 2차 공모에 재도전한다. 용산 서계동 일대도 2차 공모 준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서계동 통합재개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 동의서를 징구 중이다. 동작구에선 1차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된 상도14구역에 이어 상도15구역이 신통기획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속출, 우려 있지만 기대감도 커 탈락지 중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재산권을 침해받아 주민들의 불만이 상존하고 있는 곳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차에서 총 21개 후보지 선정 이후 탈락지역 37곳을 포함해 최근 신반포2차 및 서초 진흥아파트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속 지정 중에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대해 강남역 일대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앞으로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신통기획 2차 모집은 그럼에도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일례로 이달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침수피해를 크게 입었던 강남역 인근 서초 진흥아파트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신속통합기획 추진탄력을 받는 중이다. 1979년 준공된 진흥아파트는 전용면적 101~160㎡, 615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단지는 재건축 추진에 난항을 겪다가 서초구로 지구단위계획이 편입되며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돼 재건축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초 진흥아파트가 사업에 탄력을 받는 것을 보더라도 신통기획은 기간단축이라는 큰 매력을 갖고 있다"며 "주민들이 공공재개발보다는 민간개발을 선호하기에 신통기획 2차 역시 신청자가 몰려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서울시가 신통기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구성원과의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며 "다만 신통기획이 사업성이 안 나오는 지역의 행정절차를 적극 이끌어낼 수 있고, 반지하주택을 재개발함으로써 서울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광진구 자양동 자양4동 일대에 걸린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안내 현수막. 사진=김준현 기자 진흥 서초 진흥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고금리에 고가 오피스텔도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아파트의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여파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29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총 2만596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1859건)와 하반기(3만298건) 대비 각각 18.5%, 14.3% 감소했다.가격별로 보면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오피스텔 매매는 올해 상반기 140건으로 작년 상반기(354건), 하반기(339건)와 비교해 각각 60.5%, 58.7% 줄었다. 9억원 이하 매매는 2만5821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3만1505건)와 하반기(2만9959건) 대비 각각 18.0%, 13.8% 줄었다.지난해에는 지난해 정부가 주거형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허용 기준을 기존 전용면적 85㎡ 이하에서 120㎡까지 확대하기로 하는 등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오피스텔 매매가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는 6만1878건으로 연간 처음으로 6만건을 넘어섰다.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면적을 갖춘 ‘아파텔(주거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았다.하지만 올해 들어 오피스텔 매매 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올해부터 오피스텔 매수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면서부터다. DSR 적용으로 대출 한도가 낮아진 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면서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가 올해 들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또한 물가 상승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수 심리 위축세가 확산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0.03% 떨어졌다. 지난 2020년 11월(-0.03%) 이후 1년8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도 지난달 보합(0.00%)을 기록해 2020년 11월(-0.01%) 이래 지속했던 상승세를 멈췄다.부동산R114 관계자는 "중대형 오피스텔은 소형 대비 높은 희소성과 주택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수요가 늘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가격이 높아진 데 반해 오피스텔 매수에 DSR 규제 적용,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수요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앞에 게시된 오피스텔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복비라도 아끼자"...부동산 직거래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1. 대전과 서울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인 김 모씨는 올해 안에 두 번째 주택을 팔아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 씨가 매도하려는 아파트 실거래가는 지난해 10억원에서 최근 9억원까지 떨어졌다. 연말이 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아 조급해진 김 씨는 어차피 싼 가격에 팔 바에는 직거래로 가격은 좀 더 낮추더라도 중개수수료를 줄이고 빨리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2. 40대 정 모씨는 직장을 옮기면서 회사 근처로 집을 옮기기 위해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놨지만 매수 문의조차 없자 온라인 부동산 직거래 카페를 통해 매도 글을 올렸다. 중개수수료 부담이 없어서인지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왔고 다음 달 계약 진행을 앞두고 있다.집값 하락과 거래절벽 지속으로 주택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서자 직거래 방식으로 주택을 사고파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매수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매수하면서도 중개수수료까지 아낄 수 있어 직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또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자 등 매도가 시급한 집주인들 역시 집을 빠르게 매도할 수 있는 직거래를 선택하는 양상이다.29일 부동산 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삼성광나루 전용면적 84㎡는 지난 20일 9억8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해 8월 동일면적이 최고가인 12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서울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전용 59㎡는 지난 8일 11억5000만원에 직거래됐다. 동일면적의 직전 거래는 지난해 11월로 14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9개월 새 2억8000만원이 저렴하게 거래된 것이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직거래는 총 49건으로 전체 매매 231건의 21.2%를 차지했다. 전체 매매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직거래 비율은 11.4%, 지난 6월은 8.1%로 집계됐다. 다만 아직 8월 매매 계약기간과 신고기간이 남은 점을 감안했을 때 거래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직거래는 공인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매도자와 매수자 등 거래 당사자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다. 공인중개업소를 끼고 거래하지 않아 중개수수료가 들지 않는 대신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나 직거래 카페 등을 통해 이뤄진다.집값 하락세가 최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금이 최적의 매도 시기라고 판단하는 집주인들이 직거래를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해지자 시세 수준으로는 집을 내놔도 거래가 되지 않는 등 거래절벽이 심화된 점도 직거래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하락하고는 있지만 아직 더 떨어져야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많다"며 "2년 전인 2020년 초 실거래가 정도로 돌아가야 매수세가 돌아설 것 같다"고 말했다.직거래 가운데는 직거래를 가장한 증여성 거래도 많다.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직거래가 이뤄지고 나면 인근에 소문이 나는데 나중에 알아보면 대부분 친족 등 특수관계인간 거래인 경우가 많다"며 "다른 사람에게 헐값에 넘기느니 자녀 등에 넘겨 증여세를 낮추려는 묘안인 셈"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직거래는 공인중개업자 등 전문가를 통하지 않고 계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개거래 대비 사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이 가격이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점인데 매수자 입장에서 실제로 시세 대비 저렴한 매물인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계약 전에 해당 단지의 시세를 꼼꼼하게 파악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계약 시에는 계약 당사자가 실제 집주인인지 파악하기 위해 신분증과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계약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giryeong@ekn.kr서울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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