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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공사현장 맞은편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둔촌주공아파트는 공사 중단에 따른 손해배상액에 의한 추가분담금 증가, 새 대주단에 의한 사업자금조달 비용 급증, 준공예정일 지연 등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또한 최근 잠실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락 중인데 이 역시 입주권 급락에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잠실 인근 B 공인중개업소 대표)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 최대어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권 가격이 최근 급락 중이다. 이달 1일 준공후 전용면적 84㎡(34평) 기준 16억7000만원이었던 입주권이 일주일 만에 연속 하락하더니 지난 7일 15억원으로 약 11% 정도 뚝 떨어진 가격에 팔렸다.
입주권은 재개발 및 재건축 등 정비사업장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게 되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로 바뀌는데 이때 입주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한때 둔촌주공은 약 22억원 호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가격이 지속 무너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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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 펜스 틈새 내부 한적한 현장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 |
◇ 15일 조합 총회, 공사재개 분수령 될 듯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공사현장은 서울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1·2번 출구에서 내리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5930가구를 철거한 뒤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날 건설현장 펜스에는 여전히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유치권 행사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집행부와 시공단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정률 52%였던 공사가 지난 4월15일부터 전면 중단된 이래 6개월간 이 상황을 유지하고 있던 것이다.
펜스 틈새 보이는 공사현장은 대낮임에도 한적함을 넘어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 올라선 건축물들이 현장 내 그늘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타워크레인이 건축 중인 아파트 건물 위에 지탱하고 있지만 유치권 행사 현수막과 함께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상황 반전의 기회는 있다. 둔춘주공재건축조합은 오는 15일 총회를 열고 제1호 안인 ‘조합·시공단 공사 재개 합의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17일부터 공사가 재개되는데 조합은 이때부터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5호·6호안인 상가 대표 단체 자격 복구 및 취소 관련 건은 앞으로도 추진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조합원 관계자는 "대의원 없는 이번 총회를 정상적 총회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며 "다만 공사를 시급히 재개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건설사 요구에 맞춘 손실보상금액(1조1400억원/VAT 별도)을 협의하고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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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 펜스에 붙은 시공단의 유치권 행사 경고문. 사진=김준현 기자 |
◇ 조합, 낮은 추가분담금 및 분양가 상승 시사
일각에선 둔춘주공 입주권 하락이 최근 송파 잠실지역 아파트 19억원선 붕괴와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이달 첫째 주(10월3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더라도 강남 11개구 중 송파구가 -0.27%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잠실 대형단지를 이루는 ‘엘리트레’(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팰리스)가 -20% 이상 동시 하락 중에 있다. 레이크팰리스 84㎡(35평)는 1년 전 최고가 24억8000만원(18층)에 거래됐던 것이 현재 약 26% 하락한 18억5000만원(28층) 매물까지 나왔다. 트리지움 84㎡(34평) 역시 1년 전 24억5000만원(18층)이 약 21% 하락한 19억7000만원(32층)에 나오기도 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년 뒤에나 완공될 둔촌주공 입주권이 15억원인데 여기에 추가분담금까지 얹히면 잠실 ‘엘리트레’나 헬리오시티와도 가격 경쟁력이 크게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둔촌주공 입주권 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둔촌주공 입주권 가격이 부동산 전체 하락장 분위기는 따라가겠으나 급격하게 떨어진 최근 입주권은 조합원들의 개별 사정이 들어간 부분이 많다"며 "공사가 재개되면 입주권 가격은 현재 선에서 지탱하거나 소폭 반등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조합원 관계자는 "최근 추가분담금이 2억원을 넘어 3억원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억측이자 근거없는 산정이다"며 "우리는 최대 1억2500만원까지 보고 있고, 분양가는 평당 3700만원에서 최대 4100만원을 맥시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분양 청약자들의 분양가 계산이 복잡해진다. 일각에선 둔촌주공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강동지역 분양물량이 많지 않았고 둔촌주공 입지적 장점이 커서 선호도 높은 면적유형은 순위 내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kjh123@ekn.kr